(교수님이 쓰시기 곤란한 내용이지만 우리 운영자들의 견해를 적는 건 뭐라 안 하시리라 봅니다. 사교육에 계시지만 누구보다 공교육에 헌신하셨고 하교 계시니 예비 교사들이 사교육에 몰입하는 걸 좋게 보지 않으시니 이런 글쯤 허용해주시리라 봅니다.)
지금 교육학 논술을 한 마디로 정리,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Bad money drives out good.)"
그레샴의 법칙(Gresham's law)은 소재의 가치가 서로 다른 화폐가 동일한 명목가치를 가진 화폐로 통용되면, 소재가치가 높은 화폐(Good Money)는 유통시장에서 사라지고 소재가치가 낮은 화폐(Bad Money)만 유통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16세기 영국의 금융가였던 그레샴이 주장한 것으로 당시 영국 정부가 재정 부담을 줄이고자 표시된 금액은 같지만 이따금 순도가 떨어지는 동화나 은화를 생산했는데, 이때 사람들이 순도가 높은 주화는 저장해 두고 순도가 낮은 주화만 널리 사용한 데서 유래합니다.
앞에 바다도우미님이 '교육학 논술, 오래된 이야기~!"에서 일부 밝혔지만 제가 조금 더 보태면, 학원 교육학 논술은 가르치는 자들이 그들보다 조금 배짱이 적은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좋게 말하면 실험적 강의를, 나쁘게 말하면 사기를 치는 것입니다. 바다도우미님이 밝혔지만 교육학 논술 시험의 역사는 국가고시에서 다소 낯설지만 과거 교대편입에서는 약 10년 간 있었던 시험유형입니다. 이때 시험문제는 교육+시사+인문 등 다양한 통합 문제였고, 현재 교육학 일반 강사나 교직논술 강사들은 진출도 못하던 시험이었습니다. 그런데 객관식 교육학과 초등 교직논술이 없어지니 너도 나도 등장합니다.
뭐, 그 이유는 최근 교육학이 객관식에서 논술로 변화하는 데에 결정적 의도가 사교육 죽이기라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사범대학을 다닐 수준의 학생들, 즉 분별력이 있는 예비교사들이라면 이런 급격한 논술로의 변화에 기존 교육학 객관식 강사, 학원 강의에 몰입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교육학 강사지만 교육학 논술도 모르는 강사, 교직논술 강사지만 교육학도 모르는 강사들이 학원 강의의 주류가 된 상황에서 보면 맞는 의도입니다.
그런데 2013년 학원가를 보면 이전보다 늘어난 교육학 논술 수강생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학원과 강사들은 즐거움의 비명을 질렀을지도 모릅니다. 정부의 의도도 어긋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다시 2014년 학원가를 보면 상황이 역전됩니다. 교육학 논술 수강생들이 어느 분은 90% 이상 수강생이 줄었고, 대부분 수강생들이 20% 정도로 줄었습니다. 학원과 강사들의 위기입니다. 어느 강사들은 무슨 문제가 엉터리냐며 자기들보다 더 전문적이고 권위 있는 출제진이나 정부를 탓하기도 합니다. 뭐, 제가 보기에는 교육부가 잘 한 건 이게 유일하ㄷ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학원은 살아남으려고 노력합니다. 자기들 시간을 쪼개서 교육학 논술의 글쓰기 등의 자도 시간을 늘립니다. 뭔가 체계적으로 보이지만 글쎄요? 자기들 시간투입을 늘렸지만 수강생들 시간투입이 엄청 늘어나게 한 과정을 듣는 게 과연 올바른 것인지 궁금합니다. 강사들 자신들도 잘 모르는 글쓰기를 늘려서 누구에게 이득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만해도 전공 비중을 80% 이상 가지고 있었기에 성공했습니다. 그 전에는 교육학 객관식에 한 30~40%를 쏟아부었던 것 같습니다. 멍청하게도...
교육학 논술은 교육적 사고의 유연성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어느 분이 제가 추천한 강의를 듣고 오더니 한 영역의 이론을 다른 영역, 실제 등에 관해 설명한 내용을 듣고는 어렵다고 하더군요. 그건 그런 사고를 안 해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학원 상담자들은 그런 수강생들의 토로에 그건 강의가 산만해서 그렇다고 은근히 정리해줍니다. 제가 추천한 강의는 잘 알려진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만큼은 아니라도 교육학 논술과 관련하여 이리저리 시험에서 나올만한 것을 잘 정리해 전달하는 강의인데도 말입니다.
지금 강사들은 생존의 문제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만든 장기 프로그램에 수강생들의 시간도 투입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16시간짜리 강의도 있더군요. 교육학 논술은 사고력을 길러야 하는 영역입니다. 얼치기 글쓰기 지도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기를 바랍니다.
현현재 교육학논술 학원 강의를 양화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때입니다. 비전문가가 전문가로 행세하는 학원가...물론 이것이 저만의 편견일 수 있겠지만 6년 이상을 교육학 논술하다가 다시 객관식 2년, 다시 교육학논술 1년한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을 유위하시기 바랍니다.
이에 참고로 교육학 논술의 기원에 대한 과거 카페 여러 게시글을 종합하여 올려봅니다.
즐~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