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트 실화] 장대리의 신혼 여행지는 어디 였을 까?
아프로만 http://cafe.daum.net/knowhowup/Dnrw/6
- 실제 있었던 헤프닝.
점심시간이 다가오면 어느 회사 사무실이나 비슷한 분위기일 것이다.
오늘은 누가 점심을 쏘나... 책상 칸막이 너머로 서로 눈짓을 교환하다가 이윽고 부장님 동태를 살핀다. " 어이 박과장! 오늘은 박과장이 쏠 차례 아냐? " 이렇게 교통정리를 해 주셔야 하는데....
점심시간 20분 전 쯤이면 대충 기류가 잡힌다. 그때까지 부장님에게 아무 기색이 없으면 외식은 없는 거다. 그러면 대리급들은 알아서 미리 회사 구내식당이 있는 층으로 간다. 식당 줄서기 순번의 앞자리를 선점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무실 직원이 300명 정도 되다 보니, 점심 시간 구내식당 앞에는 언제나 길게 줄이 서기 마련이다. 늦게 와서 줄 뒤에 서면 배식대 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아까운 점심시간이 다 날아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각 부서마다 선발대가 먼저 와서 앞줄을 차지하고서 뒤늦게 오시는 부장님 순번을 잡아놓아야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막내인 신입사원급이 주로 선발대 노릇을 하다가, 선발대끼리 다툼이 생기자 점점 높은 계급이 필요하게 되었다. 명색이 과장급이 체신 없이 선발대 할 수는 없고 그래서 대리급들이 선발대가 된 것이다.
" 부장님 이쪽으로 오시죠!~" 하고 미리 순번을 잡아 두었던 대리가 앞 줄에서 크게 부르면, "어험!~ " 하면서 대동하고 함께 온 부서원들 모두가 그 앞줄로 새치기해 들어가는 것이다. 선발대인 대리의 임무는 그래서 점심시간 구내식당에서 실로 막중한 것이다.
드디어 점심시간 20분전 장대리가 일어나서 사무실을 나간다. 식당으로 가는 것 같다. 어이구~ 새신랑이 오늘 선발대로 가는 구만.
장대리는 일주일전 결혼식을 올린 새신랑이다. 신혼휴가를 마치고 오늘 첫 출근한 날이다. 훤칠한 키에 서글 서글한 훈남이라서 장대리를 모르는 여직원이 없다. 선망 꽤나 받았던 노총각 장대리가 결혼하는 날 다른 부서의 여직원들까지 예식장에 하객으로 몰려오는 바람에 회사에서 일약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드디어 12시 땡~, 점심시간 개시다. 부장님이 부서원들을 대동하고 느긋하게 구내식당으로 행차한다. 아까 장대리가 일찌감치 미리 나갔으니 아마도 앞줄을 미리 잡아 놓았을 거다,,, 라고 생각했는데 허걱~ 웬걸!... 길게 늘어선 줄의 앞부터 뒤까지 주욱~ 보아도 장대리가 보이질 않는 거다. 이런 낭패가,,,,, 할 수 없이 부장님과 부서원 전원이 모두 줄 후미에 설 수 밖에....
요즘은 외식하는 부서도 없나? 오늘 따라 어째 모든 부서가 전부 꾸역 꾸역 구내식당으로 몰리다니,, 길게 늘어선 줄이 좀 처럼 줄지를 않는다. 오늘 점심시간은 줄 서다가 다 보내게 생겼다. 부장님도 계신데 이걸 어쩐담...
구내식당에 하염없이 긴 줄을 서있다가 이내 이야기 꽃이 피었다. 화제는 단연 새신랑 장대리다. 결혼식장에서는 신혼여행을 태국으로 간다고 했었다. 모두들 다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결혼식 후에 장대리를 쫒아서 공항까지 갖다 온 동기들 얘기로는 무슨 사정이 생기는 바람에 태국행이 취소되어서 되돌아 왔단다. 어쩔 수없이 그래서 다음날 국내의 여행지로 신혼여행을 갔다는 데 그게 제주도인지 설악산인지 그건 모르겠단다.
" 아니? 그런 일이 있었어? 그런데 이 친구 출근하고 지금 점심 때가 되도록 일체 그런 얘기가 없었네? 장대리 이 친구 혹시 신혼여행 아예 제낀 거 아냐?"
" 아녜요 설악산으로 갔어요 "
" 어랏~ 김미선씨가 그걸 어떻게 알 어? 장대리 입사 동기생들도 모르던데 ? "
길게 늘어선 사람들 눈길이 일제히 문제의 인물 김미선씨 에게 쏠렸다.
김미선씨는 순간 흠짓~ 했다. 당황한 눈치가 역력하다.
김미선씨는 장대리 부서의 여직원도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입사 동기들도 모르는 신혼여행 행선지를 김미선씨가 어찌 안단 말인가? 그야말로 미스테리인 것이다.
그때였다 저기 뒷줄부터 멋적은 표정으로 장대리가 다가오는 모습이 보인다.
뒷통수를 벅벅 긁으면서 오는 폼새가 어딘지 어색하고 엉거주춤하다.
사람들의 시선은 이제 일제히 문제의 김미선씨와 장대리를 번갈아 가며 교차한다.
김미선씨의 당혹한 표정, 장대리의 어색한 태도. 뭔가? 있다.. 분명히 뭔가 있다....
궁금함을 참다 못해서 박과장이 소리를 질렀다 " 장대리~! 어디로 다녀 온 거야 ? "
박과장의 큰소리에 장대리는 그야말로 안절부절이다.
" 저..."
" ??...... "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장대리에게 쏠린다.
특히나 여직원들의 시선은 토끼눈으로 초롱 초롱~ 또랑 또랑~ 하다.
장대리는 이제 아예 사색이 되었다.
" 저 ~~ "
" ???.......... "
" 저.... 화장실 다녀 왔는데요.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