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도에 서강대 수학과에 입학을 했죠. 수학과 왜 선택했냐고요? 수학교사되려고... 근데 왜 사범대 가지 않고 일반 수학전공을 선택했냐면... 친구녀석이 사범대 수학과 가면 '수학의 정석' 펴놓고 공부한다는 말을 들어서... 이말을 믿을 정도로 뭘 모르는 놈이었죠.
선배들이 물어보잖아요. 넌 왜 수학과 왔니? 앞으로 뭐하고 싶니? 그때마다 '교사'되려고요... 라고 말을 하면, 그 당시의 선배들 표정은 요즘 말로 '대략난감~'... 어떤 선배는 이렇게 말을 하더이다. '넌 꿈이 참 작구나.' 물론 이 말을 한 선배가 누군지 기억도 안나고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런지 별로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지금과 달리 그 당시에는 교사라는 직업은 맘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제법 하찮은 직업이었죠. 교사자격증은 그냥 교직과정 이수만 하면 자동으로 취득하는...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운명이려니 생각하는데, 저는 교사자격증을 못받고 졸업했습니다. 이유는 학점이 모자라서였지만... 1년간 휴학하느라 90학번들과 함께 졸업했는데, 휴학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졸업했더라면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자격증이었죠. 기준이 뭐냐면, 학점을 100점만점으로 환산해서 평균 80점 이상이어야 하는데, 예를 들어보면, A+, A0, A-에 대해 100~90점까지 줄 수 있겠죠... 문제는 A+를 100점을 주느냐 97점을 주느냐 이게 문제였는데, 이전까지는 해당 구간에서 높은 점수를 주더니만 제가 졸업할 때부터 제일 낮은 점수를 주는 걸로 바뀌었답니다. 구간의 평균만 줬어도 상관없었는데...79.9점으로 탈락...
물론 이후 교육대학원 등록해서 4학기째 다니다 졸업 한학기 남겨놓고 자퇴... 영원히 교사와의 인연을 끊게 되었네요. 그러고 나서 시작한 게 세무사 공부... 강단에 서는 꿈이랄까 희망사항은 어느 정도 풀기는 했습니다. 2년제 대학인 성남의 ㅅㄱ대학에서 한 학기는 시간강사, 2년은 전임겸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켜봤고, 그 이후로도 지금까지 아마도 세무사나 회계사 중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 만큼 강의를 많이 했으니...
어쨌든... 옛날 얘기 하다보니 제 성향이 나오네요. 교사를 희망했던 사람으로서 느닷없이 세무사가 되었는데, 대상이나 양태는 좀 다르지만 여전히 남을 가르치는 일을 제법 많이 하고 있다는 것... 거의 주업으로요. 세무사가 되신 후배분들에게 앞으로 많은 기회가 있겠지만 세무사로서 강의를 하고, 저술을 하는 기회가 오게 된다면 잘 잡아보시길 바랍니다. 사실 기회가 올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알아보셔도 좋을 거에요.
세무사는 프로 직업인이므로 강의업무에 대한 수익성이 궁금할 수 있겠는데요...세무사 공부하시면서 많이 다니셨을 일반 학원 강의는 수강인원수에 따라 비율로 받게 될 것이고요, 직업전문학교에서는 시간당 2만원 정도(많이 낮아진듯), 대학 시간강사도 시간당 3~4만원 정도... '학교'에서 하는 강의의 경우는 그냥 명예직으로 생각하시면 될 듯하고요. 세무사회에서 강의를 하는 경우 시간당 10만원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사업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기업대상으로 강의를 해야 하는데, 기업체 출강의 경우 대부분 시간당 20~30만원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는 철저히 '강사평가'가 이루어집니다. 학교에서는 선생이 학생을 평가하지만(물론 학생이 강의평가도 하죠) 기업체 강의의 경우에는 수강생이 '강사/강의내용/현업적용도' 평가를 하게 됩니다. 80점이 안되면 다음 강의에 부르지 않죠. 여기서 80점이 높은 점수인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거의 새로운 강사중 6~70%는 탈락하는 듯 싶습니다. 나머지 3~40% 중에서 자기가 계속 하고싶고 계속 불림을 받는 경우는 10% 안쪽... 그래서 기업체 강의는 잘하면 독점성이 있습니다. 강의 잘 한다는 소문이 나면 여기저기서 소개받아서 연락을 주니까요. 거기다가 좀 더 사업적으로 하게 되면, 아예 직접 모집해서 강의하면 시간당 2~30만원이 아니라 '인원수당 얼마' 받다보니 잘만 하면 한번 강의하고 몇 백만원도 받을 수, 아니 '벌 수' 있죠.
강의를 잘 하면 강사료 수입도 좋지만 기장 수임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분은 강사료보다 기장 수임을 목표로 무료 혹은 아주 저렴하게 강의를 하기도 합니다만, 제가 볼 때 자존심의 문제로라도 강사료는 제대로 받으시면서 부수적으로 기장수임을 목표로 하시는 게 좋을 듯... 어디서나 마찬가지겠지만요, 강의 잘하는 사람은 무료로 하지 않고, 무료인데도 불러서 오는 사람은 강의력 무지 떨어지는 사람입니다.
강의를 제대로 하실 분이라면 책도 적극적으로 써보시길 바래요. 책 하나 잘 써놓으면 그 위력이 아주 좋습니다. 책 보고 연락이 오죠. 강의 의뢰건 업무 의뢰건... 다른 출판사에서 저술 의뢰가 오기도 하고... 어떨 때는 방송국에서도 연락이 옵니다. 세무사업을 하면서 약력이나 명함에 기재하기에도 좋고요.
오늘은 여기까지... 업무 중에 눈치보다가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첫댓글 글 잘 봤습니다.
형님은 순수한 사람이에요! 나쁜 의미가 아니에요.
진정으로 그래서 제가 사랑하죠.
징그럽다. 으이구~
세무사와 같은 전문가가 시장에서 자리잡는 이상적인 방법중의 하나이고요, 저 또한 이를 통해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정말 중요한 기장영업방법인데, 제가 동영상을 하나 올리겠습니다. 참고하세요...
동영상 보고싶네요~
죄송합니다. 파일용량이 커서 안올라간다네요.^^
재상이 형님 보고 저도 토지보상 책 썼는데, 짧은 시간 안에 인지도 올리는데 좋습니다. 물론 수수료도 비싸게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