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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박사는 세계 최초의 복제 개 ‘스너피’를 탄생시켰으며, 이후 복제개 스너피를 뛰어넘는 특수동물 '야생늑대'복제에 성공했다. 연구팀의 ‘복제 늑대’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의 개체 보존이 가능해진다는 측면에서 높이 평가받을 성과이다. 연구팀은 늑대 이외에 멸종위기 동물인 호랑이,여우 등도 복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배아줄기세포 및 복제에 관한 연구로 전 세계 생명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이 최근에는 세계 최초의 복제 개 ‘스너피’를 탄생시켜 다시 한 번 뉴스의 중심으로 떠오른 바 있다. 오랜 옛날부터 인간과 함께 공존해왔기에 ‘인류의 친구’라고도 할 수 있는 개의 복제 성공 소식에 일부 성급한 사람들은 죽음을 앞둔 정든 애완동물을 복제해주는 상업적인 비즈니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한반도에서 거의 자취를 감춘 멸종 위기 동물인 백두산 호랑이, 즉 한국 호랑이를 복제해 줬으면 하는 바람도 거론된 바 있다. 그러나 사실 황우석 교수팀은 몇 년 전에 이미 백두산 호랑이의 체세포 복제 실험을 상당부분 진척시켰었다. 백두산 호랑이의 체세포 핵을 소의 난자에 이식한 후 암사자에게 착상시켜, 임신 말기까지 유지하는 데에 성공했던 것이다. 비록 출산에는 실패하였으나, 이는 당시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종(異種)간의 핵이식을 시도했던 의미있는 연구였다. 백두산 호랑이 이외에도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들은 숱하게 많은데, 세계야생기금(WWF)은 지구 온난화 및 인간에 의한 삼림개발 등 여러 요인들로 인하여 전 세계 동식물 서식지의 3분의 1 정도가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한 여러 과학자들은 수많은 생물 종들의 멸종속도가 과거에 비해 1천 배 내지 1만 배나 더 빨라지는 등, ‘제6의 대멸종’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구약성서 창세기에는 오랜 옛날에 하느님이 내린 대홍수 심판을 받아 모든 인간과 동물이 전멸하고 말았지만, 미리 계시를 받아 거대한 방주를 만든 노아(Noah)는 자신의 가족과 한 쌍씩의 동물들을 방주에 태워서 살아남았다는 이야기가 나와 있다. 서식지가 파괴되거나 고립되어 생존의 위협을 받는 동물들을 체세포 복제 방법으로 살리려는 시도는 이른바 ‘현대판 노아의 방주’ 계획으로 불린다. 생김새와 동작이 귀여워서 동물원마다 관람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자이언트 팬더(Giant Panda)는 복제기술에 의한 보존이 필요하다고 손꼽히는 동물이다. 흔히 팬더곰이라고도 부르지만 너구리와도 유사한 이 동물은 전 세계적으로 1천여 마리 정도밖에 남지 않은데다가, 보기와는 달리 성질이 몹시 까다로워서 사육하여 번식시키기가 대단히 어렵다고 한다. 크고 구부러진 뿔을 지닌 중앙아시아의 야생 양 ‘아르갈리(Argali)’ 역시 복제 연구가 진행된 바 있고 그 밖에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호랑이, 아프리카 봉고의 영양 등이 멸종 위기의 동물로서 체세포 복제에 의한 번식이 시도되고 있다. 지난 2000년에는 미국의 생명공학회사인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ACT)가 멸종 위기의 인도산 야생들소인 가우어(Gaur)를 복제한 바 있다. 유전적으로 차이가 없는 아이오아 암소를 대리모로 하여 복제된 가우어는 노아의 방주에서 이름을 따서 ‘노아’라는 이름도 붙여진 바 있다. 세계 최초의 이종간 복제로 관심을 모았던 노아는 대리모 암소에 의해 출산하는 데에는 성공하였으나, 이질에 감염되어 태어난 지 48시간 만에 생을 달리해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뿐만 아니라, 이미 멸종되어 자취를 감춘 동물도 체세포 복제에 의한 복원 대상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태즈메이니아 호랑이(Tasmanian Tiger) 이다. 몸에 줄무늬가 있어서 호랑이라 불리지만 몸집이나 머리 모습은 늑대에 가깝고, 캥거루처럼 아기 주머니를 지닌 특이한 동물이다. 이 동물은 1936년에 이미 멸종됐으나 새끼의 표본이 1866년부터 알코올 병에 담겨져 보존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과학자들은 태즈메이니아 호랑이 새끼의 표본으로부터 DNA를 성공적으로 추출해냈을 뿐 아니라, 사체조직의 간, 심장, 근육 등의 샘플을 분석하여 DNA가 세포분열이 가능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실제로 복제에 성공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죽은 지 100년이 훨씬 넘은 동물로부터 세포분열이 가능할 정도로 양호한 DNA를 얻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920년대에 멸종한 뉴질랜드의 토착 조류인 휘아새(Huia Bird) 역시 비슷하게 복원하려는 동물의 하나이다. 커다랗고 멋진 꼬리 깃털을 지닌 휘아새는 유럽인들의 인기를 끄는 바람에 남획되어 멸종한 조류로서, 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족에게는 숭배 대상의 새였다고 한다. 1만 년에서 수천 년 전에서 이미 멸종한 코끼리의 조상 매머드(Mammoth)를 복원하려는 계획도 미국, 일본, 러시아 등이 주축이 된 국제 연구팀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77년에 추운 시베리아 지방에서 얼어붙은 채 발견된 매머드 사체의 피부, 내부 장기 등이 매우 양호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 매머드의 DNA를 추출한 후 현생 코끼리를 대리모로 하여 복제하는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오랜 세월에 따른 DNA의 손상이나 오염으로 인해 당장 매머드를 성공적으로 복제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한편에서는 이러한 멸종 동물 혹은 멸종 위기 동물의 복제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복제된 동물들이 과연 야생에서 제대로 생존할 수 있을지, 그리고 대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고, 도리어 생태계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첨단의 복제기술에 의한 노아의 방주는 숱한 멸종 위기 생물들을 다 담기에는 너무 좁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쥐라기 공원’의 공룡까지는 아니더라도, 코끼리보다 훨씬 크고 털로 뒤덮인 몸집과 거대한 상아를 지닌 매머드를 동물원에서나마 볼 수 있게 된다면 참으로 흥분되지 않는가? (글: 최성우 –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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