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지에 여행은 아찔한 ‘천문산 케이블카’로 다시 태어났다. 올해 9월6일 문을 연 천문산 케이블카는 구름을 뚫고 난다. 전망대를 향해 장장 7.45km의 거리를 30분이 넘게 타고가면 장자지에 시내 공장과 민가, 곡식이 익어가는 들판을 지나 대자연 깊숙한 곳으로 이어진다. 마치 인간세계와 신선세계를 넘나들기라도 하는 것 같다. 후난성의 ‘신산’이라고 불리는 천문산은 예부터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신령스러운 산으로 여겨져 왔다.
케이블카 정원은 8명. 세계에서 가장 긴 로프웨이에 매달려본 일행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오금이 저릴 정도로 무섭다, 재밌다 다양한 반응을 보였지만 모두들 흥분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장자지에의 아기자기한 맛과는 또 다른 짜릿함을 만났다고 해야 할까. 전망대에 오르는 갑작스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내 빗방울이 굵어졌다. 해발고도가 1500m에 이르는 산정상의 변덕을 누가 말리랴. 한참을 기다리니 비가 멈추고 참을성 없는 수 개의 석봉들이 구름위로 속속 고개를 쳐든다. 맑은 날보다 더 장관을 연출한다. 천문산의 하이라이트는 해발 1000m에 자리한 천연카르스트 동굴인 천문동. 천문동은 1999년에 열린 곡예비행대회 때 비행기 4대가 동굴을 꿰뚫고 지나가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곳으로 유명하다.
버스가 천문동에 이르니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동굴이 걸려있다. 동굴 사이로 엄청난 양의 구름이 수평으로 폭발하듯 들락거리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가파른 999개의 계단에도 땀으로 옷을 적시며 정상에 오르니 탁 트인 전경의 시원함과 끝까지 올랐다는 만족감까지 밀려든다. 아직은 장사꾼도, 가마꾼도 없이 때가 묻지 않은 천문동은 자연의 손길만이 머문 곳처럼 깨끗하다.
천문산을 내려오는 길, 버스가 통천대도의 아흔아홉개 허리꺾은 길을 코 앞 절벽에도 아량 곳 하지 않고 쉴 새 없이 내달린다. ‘하늘나라로 통하는 가장 높은 길’이라는 뜻의 통천대도는 몸을 비틀 때마다 폭포며, 기암절벽이며 한 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모택동의 고향 창사에서 썩은 두부를 먹다
ⓒ 여행신문 / 화궁전 요리 매운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 혁명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말한 모택동의 이야기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는 후난성. 그래서인지 이 지역은 유난히 등소평이니, 모택동이니 혁명가들의 발자취가 많이 남아있다.
장자지에가 위치한 후난성은 쓰촨(사천)요리를 즐겨먹는다. 매운 요리의 대명사격인 고추, 후추, 마늘, 파 등에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등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져 특유의 맵고 짜고, 단 맛을 낸다. 혀가 얼얼하게 마비시키는 맛이 한국의 매운 맛과는 차이가 있지만 한국인 입맛을 고려해 향신료를 거의 쓰지 않는 요리가 주로 나온다. 특히 돼지고기 볶음요리는 주 단골 요리.
모택동이 즐겨먹었다는 썩은 두부 요리 ‘취간튀김’은 두부를 발효, 건조시킨 요리를 말하는 데 썩은 냄새를 강하게 풍기면서도 맛이 일품이여서 먹을수록 식욕을 돋운다. 후난성의 성도인 창사(장사)에 위치해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화궁전’에 들러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창사·창더에서 시간의 장벽을 넘어
ⓒ 여행신문 / 악록서원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으로 꼽는 장자지에가 위치한 후난성은 모택동의 고향이자 3000여 년의 역사도시인 창사(장사)와 창더(성덕)도 둘러봄직하다. 후난성의 성도인 창사는 기원전 221년, 진(秦)의 시황제가 여기에 장사군을 설치하고 1664년에 호남성이 설치되고 나서 성도가 될 만큼 경제적, 문화적으로 발달한 곳이다.
시내에는 모택동이 청년 시절에 배우고 일하던 호남성 제일사범학교와 1921년 중국공산당 22호와 그 당시 중국 공산당이 공개 장소로서 이용하던 호남자수대학등의 혁명기념지가 있다.
-후난 지성의 산실 악록서원의 풍경
1천 여 년 전인 송나라 때 건설된 악록서원은 일찍부터 중국의 많은 사상가와 문학가는 물론 정치가들까지 배출한 곳이다. 물리학 대가 주희, 청나라의 유명한 충신 증국번, 새 중국의 창시자 모택동 등. 현재 호남대학의 분교로도 쓰이고 있다. 음악당에서는 전통 악기의 은은한 소리가 들리고, 돌계단에 앉아 책에 열중한 학생들의 모습이 천년의 역사를 이어 살아있는 서원을 만나게 한다.
-마왕뚜이한묘, 2000여 년 전의 미라
시 중심에서 1.5km 떨어진 곳에 있는 후난성박물관은 마왕뚜이한묘에서 나온 악기, 의류, 신발, 목각 인형 등을 전시해 놓았는데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방금 만든 것처럼 전혀 손상되지 않아 놀라움을 금하지 못한다. 특히 2000여 년 전 여인의 미라가 실제로 전시돼 있어 숨죽이게 한다.
-도화원기에 나온 바로 그 ‘도화원’
‘땅은 평평하고 집은 튼튼하며 기름진 밭과 아름다운 연못 그리고 뽕나무 대나무 등이 있었다. 논두렁이 사방으로 통하고 새와 개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 속에 왔다 갔다 하며 씨 뿌리고 밭가는 남녀들이 입은 옷은 모두 바깥사람들과 같았다.’ - 도연명의 도화원기 중 상덕시의 도화원현은 진나라 때 전란을 피해 온 사람들의 은거지로, 도연명이 도화원기에서 이상향으로 묘사했던 무릉도원이 마침 그곳이라고 한다. 도화원은 복사꽃이 아름답게 피는 봄이 가장 절정을 이루지만 언제가도 소박하면서 넉넉한 농촌 풍경이 인상 깊다.
첫댓글 무한감동 장가계... 한국뿐아니라 외국에서도 보기힘든 절대 비경을 감춘 신비스런 원시림입니다.. 대한항공 cf로 한때 부모님 선호여행지 1위에 올랐었죠..
아직도 가을만 되면, 장가계는 우리 부모님들의 에버랜드가 되어버린다고 합니다.. 에벌~랜~에벌랜~ (그래도 꼭한번 가볼만한 천하절경입니다. 하롱베이보다도)
위에 내용은 닭의천적을 제외한 99%의 사람들에게 해당됨.. 게으름쟁이들은 하롱베이가 더 좋답니다.. ㅎㅎㅎ
난 게으름쟁이.. 산절대 사절....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