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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의 첨병들이 모여서 합의를 이루었던 '워싱턴 컨센서스'가 1989년이었는데 여러모로 의미있는 시기였던거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한살림선언'이 있었고 파리에서는 '국제슬로푸드선언'이 발표되고 슬로푸드운동 국제조직이 창설된 해였거든요. 신자유주의가 완성되는 시기와 거기에 대항하는 동서양 시민생활운동이 출발하는 시기가 같다는 것이 참 재미있습니다.
또한 1989년은 전투적 농민운동 조직인 '전국농민운동연합'이 창립된 해였고 이것이 1990년 '전농'으로 확장되고 1993년에는 세계소농운동조직인 '비아 캄페시나'가 창설되었고, 1989년은 동유럽부터 사회주의에 균열이 생기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해이기도 합니다.
제 이야기를 약간 드리자면 1989년에 농민운동연합 간사로 지용진 선배와 이태옥 형수가 활동할 때 저는 대학생으로 심부름하러 다녔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한편으로는 자연농업을 하던 조한규 선생을 도와 일본에 유기농업 현장견학을 갔었고요. 1990년 대학 졸업하고 전농 창립할 때 교육국 간사로 취직(?)해서 조성우 국장 밑에서 실무자로 일했고 그후에 김포농민회에서 김규태, 정하영, 유경수, 임희정 등과 활동하다 3년을 못 채우고 서울로 귀경했습니다. 그후에 쭈욱 서울에서 이일 저일을 하며 지냈고 지금은 슬로푸드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슬로푸드운동은 로컬푸드운동과 다르지 않고, 국민과 함께 하는 농민운동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방향만 약간 바꿔서 "농민과 함께 하는 국민운동"이라고나 할까? 이번 주말에 열리는 <2012 슬로푸드대회>가 여러분들에게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1. 슬로푸드대회는 생산자와 공동생산자의 연결에 목적이 있다.
슬로푸드운동에서 '소비자'라는 개념은 '공동생산자'라고 바꿔서 부릅니다. 왜냐하면 소비, 특히 먹는 행위는 생산을 결정하는 첫번째 단계라는 인식에서 그렇습니다. 경기도 1천만 시민의 식생활에서 농업의 작부가 결정된다 뭐 그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양자간의 거리 또는 관계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고 의지하는 관계가 될때 건강하고 생산적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서로의 거리가 멀고 별로 관계도 없고 신경도 안쓰고 지낸다면 결론이 뻔하겠지요? 건강한 사회,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는 생산자와 공동생산자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2. 슬로푸드대회는 네트워크 구축에 목적이 있다.
농민은 농민끼리 단결하고 소비자는 소비자끼리 단결하고 요리사는 요리사끼리 단결하는 것도 자신의 이익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농민과 소비자, 요리사의 교류와 네트워크의 구축입니다. 서로를 알고 이해하는 기회, 만나는 자리를 대회 곳곳에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슬로푸드대회는 소비자 교육에 목적이 있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의 미각교육에 관심이 큽니다. 아이들의 입맛에 우리 농업의 앞날이 달렸다고 말하면 과장일까요? 부모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였는가, 그래서 입맛이 어떻게 변했는가가 식품 소비 패턴을 결정했고 서양영양학의 영향으로 음식을 영양성분으로 대하는 교육이 판을 치는 바람에 수입인지 국산인지에 대한 무감각한 의식을 조장했습니다. 이제 농민운동은 지난 50년의 음식 교육을 반성하면서 직접 개입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무엇을 먹는지에 대한 관심을 어머니(소비자)와 함께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국민과 함께 하는 농민운동"의 핵심 내용이 아닐까요?
4. 슬로푸드대회는 생물종다양성 보호에 목적이 있다.
농민 생존권을 지키려면 생물종다양성 보호에 나서야 합니다. 대지(땅)가 전지구 생물을 먹여 살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 대지라고 부릅니다(이태리 말로는 Terra Madre). 어머니 대지의 집행대리인이 농민입니다. 대지가 병들면 농민의 일터가 없어집니다. 소비자가 병들면 농민의 일거리가 없어집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글로벌푸드시스템에서는 단작으로 생물종이 멸종되고 있으며 대지와 소비자의 건강에 위기가 오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생물종다양성 보호에 농민운동이 나서고, 이를 소비자와 시민환경운동이 엄호하는 국민운동전선이 형성되면 자연히 농민생존권이 확보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위의 목적으로 대회를 추진하고 있으나 실무자 넷을 둔 조그만 단체에서 이를 구현하기에는 무리가 많습니다. 그래도 조금의 고민은 녹아 있을테니 와서 보시면 조금이라도 얻어 가실 것이 있지 않을까 해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처음에는 포스터 올리고 리플렛 글 복사해서 소개하려고 시작했는데 어쩌다 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2012 슬로푸드대회 포스터
2012 슬로푸드대회 사전 리플렛
2012 슬로푸드대회 '유기농 발전을 위한 국제심포지엄(환경농업단체연합회 주관)'
2012 슬로푸드대회 '슬로푸드 전국요리경연대회(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 주관)'
페이스북에 이벤트 페이지를 만들어서 홍보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친구 신청 kma411@hanmail.net 으로 친구 검색.
'맛있는 이야기마당' 보시고 지역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이런 형식 모색해 보시지요.
1. http://onoffmix.com/event/
2. http://onoffmix.com/event/
3. http://onoffmix.com/event/
4. http://onoffmix.com/event/
5. http://onoffmix.com/event/
<청소년 슬로푸드 요리경연대회>와 <청소년 슬로푸드 포럼>이라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16일에 열리는데요. 아이들과 손잡고 오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내 아이 입맛 바로잡는 것부터 중요하니까요.
재미있는 것은 요리경연대회 UCC입니다. 신청 학생들이 만든 기발난 UCC.^^
포럼에서 아이들이 식생활 체험을 발표할건데 아마 흐뭇하실 겁니다. 농사짓는 보람이랄까~
이 모델은 전국적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래에는 '한중일 슬로푸드 국제컨퍼런스 기획안'과 대회 홍보 PDF를 파일로 첨부하였으니 참고하세요.
마지막 파일(영문으로 된것)은 오는 10월25일부터 29일까지 이태리 국제대회에서 진행하는 워크숍과 컨퍼런스 요약인데요. 엑셀파일로 되어 있으니 제목을 보시면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겠구나 하고 감이 잡히실 겁니다. 비록 영어지만 이런 제목으로 맛보기 워크숍을 하는 것이 바로 슬로푸드대회의 고민입니다. 여건 되시면 [10월23일~31일] 일정으로 농식품부 지원을 얻어서 다녀오시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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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페이스북 이벤트 페이지 링크를 누르면 화면이 멈추네요. 그래서 삭제하고 여기에 옮기니 복사해서 들어가세요.
http://www.facebook.com/groups/kma411/#!/events/384934508196753/
'농민과 함께하는 국민운동' 재밌네요!
'생산을 결정하는 공동생산자의 소비' 올바른 소비가 올바른 생산을 결정한다는 말이 와닿습니다.
저는 판로를 만들어야 농민들의 생산이 따라 올수 있다! 그래서 공공급식과 같은 계획 소비 시장을 만들어야 계획생산이 가능하다 고도 생각합니다. 생산과 소비가 둘이 아니고 농민과 국민이 둘이 아닌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농민운동과 국민운동도 함께 손을 잡고 나가야 겠습니다. 슬로푸드대회 꼭 참석 하겠습니다!
구경가고 싶네요...느낄것도 많을 것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