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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생 中國유학 열풍>성공·실패 사례 (1) 관리가 교육 당국의 초미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구나 이들중 상당수가 치밀한 사전 준비 등이 없는 상태에서 유학길에 오르는 것으로 밝혀져 이에 관한 종합적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앞으로 더욱 거세질 중국 조기 유학의 현실과 허실에 대해 5회에 걸쳐 알아본다. 여느 때처럼 북적거렸다. 승객 많기로 이미 명성이 자자한 한국의 두 국적기가 이날도 ‘조기 유학생’들을 상당수 실어날랐다. 서울발 승객중에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어머니인 듯한 30대 중반 전·후의 여성들을 따라 나오는 20여명의 10대 전·후 학생들에게 입국 목적을 묻자 “연수 왔어요”라고 대답했다. 조기 유학을 탐색하려는 방문단인 듯했다. 당연히 영접객들도 조기 유학과 관련이 있는 인물들로, S중학교 방문단과 모 유학원 원장을 찾는다는 팻말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이날만의 풍경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3월과 9월의 신학기를 전후한 약 한달여동안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풍속도이다. 또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한국인이 상당수 거주하는 상하이(上海), 칭다오(靑島)등지의 공항에서도 이같은 장면을 목격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매년 수천명 규모의 조기 유학생들이 몰려든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 초·중·고교 학생들의 중국 조기 유학이 크게 늘고 있는 데에는 원인이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공교육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다. “한국에서는 일류만 강조해 심적 부담이 강했으나 이곳에 오고부터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이류 학생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이는 중국의 교육 풍토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꼽힌다. 중국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베이징 한인 타운인 왕징(望京)의 친척집에 거주하면서 인근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는 이모(13)군은 “한국보다 돈이 더 들지도 않는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체득하게 해줘야겠다는 학부모들의 의욕도 중국 조기유학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한 원인이다. 뚜렷한 목적 의식을 가지고 중국행에 오른 바람직한 사례도 없지 않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외교관이 되겠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진 채 중국 유학에 나서 현재 중학 1년에 재학중인 권모(14)군이나 베이징 명문 55중학 고등부의 정모(18)양이 그렇다. 특히 정양은 중국어를 완벽하게 마스터해 졸업후 한국 대학에 진학, 한·중 양국의 문화 교류에 평생을 바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안되는 일이 없다는 얘기이다. 이 속담은 한국 학생들의 중국 조기유학 현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외국인 입학이 불가능한 학교에도 한국 학생들이 버젓이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유학생을 못받는 학교는 명문학교가 아니라는 말까지 돌고 있을 정도다. 환경 탓에 조기 유학생들은 재학 내내 긴장해야 한다. 우선 국제학교나 현지 학교 부설 국제반이 아닐 경우 중국어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 적당한 수준의 중국어 실력으로는 학과 따라가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중국어 과외를 받고 있다. 이들을 괴롭힌다. 어린 나이에 정체성을 잃어버릴 가능성마저 있다. 조기 유학생 출신인 베이징 29중학 1학년인 김모(14)양은 “친구들과 공부하다보니 내가 자본주의 국가의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성상 한국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매년 중국 학생들이 수학이나 과학 올림피아드 등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다만 영어나 외국어는 국제 학교나 국제반이 아닌 한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 아무리 미국 등 다른 나라보다 저렴하지만 학비도 결코 만만한 수준은 아니다. 외국 학생이라는 특수한 신분 탓에 우선 이들은 입학시에 보통 2만위안(元·320만원) 전후의 기부금을 내야 한다. 또 수업료 등 학비도 원래는 무료지만 외국인에게는 최소 연 2만~3만위안(320만~480만원) 정도가 청구된다. 여기에 교재 구입과 기숙사 또는 하숙비 비용 등을 더하면 연 최소 10만위안(1600만원)은 기본이다. 일반 서민들이 자녀 교육비로 부담하기에는 적지 않은 수준이다. 초등학교 졸업반 조카를 맡아 키우고 있는 대기업의 한 베이징 주재원은 “한국의 부모로부터 하숙비를 포함해 매월 200만원씩 송금받고 있지만 빠듯하다. 내가 부담하는 비용이 많다”고 말했다. 학교 입학 후에도 본인의 노력이 없을 경우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 그런 실패 사례가 적지 않고 부작용 역시 상당하다. 때문에 중국유학에서 실패를 맛보지 않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적 의식과 철저한 준비로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찾을 수 있다. 베이징 모 중학 1, 3학년에 나란히 재학중인 김모양 자매의 유학 분투기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들은 3년전 중국어를 상당한 수준까지 익힌 후 어머니와 함께 중국에 발을 디뎠다. 그런 다음 주재원 자녀들이 주로 재학하는 베이징(北京) 한국국제학교에 입학, 문화 충격 완화와 중국어 심화 학습 과정을 중간 단계로 밟았다. 이 결과 이들은 현재 현지 학교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렸을 뿐 아니라 중국 교사들도 깜짝 놀라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중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능력을 과시했다. 학업 성적이 우수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현지화에 대한 부모의 강한 열망과 어린 나이임에도 중국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 프로그램을 운영중인 조선족 임희자(林姬子) 부주임은 “현재 40명의 조기 유학생을 맡아 교육중이나 문제 있는 학생은 없다. 대부분 분명한 목적 의식과 의지가 있어 현지 학교에 곧 입학할 예정”이라면서 자신은 실패한 학생을 많이 보지 못했다고 토로한다. 실패 사례는 대부분 뚜렷한 목적 없이 부모에 떠밀리거나 중국붐에 휩쓸려 부화뇌동하는 경우이다. 정작 원하는 학교에는 입학조차 못한 채 장기간 어학 코스에만 매달리는 학생들은 대개 이 경우에 해당한다. 심지어 일부 학생들은 문화적 충격과 학습 부담으로 정신적 치료를 요하는 심한 우울증이나 자폐증에 걸리는 심각한 사례도 없지 않다. 유학생들이 입학을 문의해온다. 그러나 부모 중 어느 한쪽이 동행하지 않을 경우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주 특수한 경우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정체성을 가질 나이까지는 국적 있는 교육을 받는 게 좋을 성싶다”면서 무분별한 중국행을 경고했다. 전화 받기가 겁이 난다. 한국에서 걸려오는 국제전화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조기 유학을 보내는 자녀들의 후견인 역할을 당부하는 것이거나 아예 맡아달라는 반 강제적 부탁인 탓이다 . 더구나 전화를 걸어오는 상대가 친·인척이거나 친지인 경우는 곤혹스럽다. 사이가 멀어지는 것을 각오하고 아이를 맡길 다른 방법을 알려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조기 유학 열풍은 베이징 등의 중국 전역에 과거에는 볼 수 없던 기현상을 양산하고 있다. 맡아달라는 청탁이다. 일부 한국인의 경우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이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불과 2~3년 전에는 진풍경이었으나 요즘은 당연하게 인식되고 있다. 대표적 지역으로 꼽힌다. 처음 한국인 가정 몇집이 자의반 타의반 시작한 것이 지금은 넘치는 수요로 인해 가장 확실한 소득원으로 인식되면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에게는 1인당 500달러 안팎인 하숙비가 매력적이어서 가정 주부들이 적극 나서는 실정이다. 아이를 맡아 돌봐 주다보면 자연스레 후견인이 된다. 물론 우리도 경제적 여유가 생겨 좋다”면서 하숙이 조기 유학생들의 현지 적응에 일정한 도움을 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아예 한국부를 설립한 후 조기 유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는 중국의 각급 학교가 늘어나는 것도 주목을 요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아예 담당 직원에게 학생 유치에 비례하는 상당한 인센티브를 주는 학교도 적지 않다. 최근 한국 학생들이 상당히 몰리는 베이징 근교의 명문 화이자(淮佳)중학교는 한국에 교장을 비롯한 학생 유치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왕징 난후중위안(南湖中園)초등학교 모 교사는 “한국 학생들은 솔직히 학교 재정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베이징의 대학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음식점을 비롯한 각종 상점·유학원 등의 존재는 이런 현상을 잘 반영한다. 중국 조기 유학은 과거에 보기 어려웠던 현상 및 관련 파생 산업을 계속 양산해 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게는 미국과 일본 이상 가는 중요한 나라로 부상하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너무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으로 향하다 보니 불거지는 부정적 문제점들 역시 적지 않다. 우선 학생 개개인의 심리적 위축을 들 수 있다. 너무 어린 나이에 해외 생활을 하다 보니 언어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져들 수 있다는 얘기이다. 더구나 부모의 과욕이 불러일으킨 유학의 경우 이런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베이징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는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이 학교 저 학교 전전하는 부평초같은 학생들이 적지 않다.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신영수(愼榮樹) 주중 한국인회 회장은 “한국의 어느 유학원은 최근 물량 위주로 무려 1000명을 송출한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이 한국인 학생 유치 책임자로 선정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일이다. 돈이면 다 된다는 한국인 학부모들의 금전 만능주의 역시 조기 유학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국인 학부모들의 돈 공세는 결국 중국의 각급 학교들이 커리큘럼이나 교육 환경은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평균 2만위안(元·320만원)선인 기부금만 바라보고 학생들을 마구 수용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거치지 않은 채 일단 중국에 와 비자, 입학 수속을 해결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 현실이다. 이외에 환경 부적응에 따른 음주·흡연·패싸움 등의 비행, 한국 상급 학교 진학과는 무관한 교육 과정 등도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비행의 경우는 명문인 베이징 55중 에만 최근 한국인 유학생 10여명이 무단 결석 후의 음주·패싸움 등으로 전학 조치를 당했으나 근본적 해결은커녕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어차피 중국 조기 유학이 현실이라면 유학 수요 관계자들 스스로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할 뿐 아니라 교육 당국 역시 이를 인정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하지만 중국으로 향하는 조기 유학생들의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중국 조기 유학과 관련한 숙제는 중국행에 나서는 학생과 학부모 외에 교육 당국쪽으로 넘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