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4년간 촬영한 내용으로 만들었다는 다큐멘터리 영화.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아니면 그 누가 이런 도전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무모한 기획이었을텐데
관객 입장에서는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진행이란 걸 해봐서 그런지
문득 카메라 뒤에서 영하40도의 추위에 떨고 있을 스탭들이 안쓰럽기 하더만
영상의 감동 속에 이내 잊혀진다.
남극의 황제펭귄들의 삶의 여정을 따라가는 이야기인데
그 중 메인 스토리 라인은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낳아 키워 바다로 무사히 보내기까지의
엄마 펭귄과 아빠 펭귄의 악전고투이다.
어느 동물이나 새끼를 지키고 종족을 보존하려는 의지는 매한가지겠지만
이곳 남극은 천적은 물론이고
특히 잔인한 추위와 싸워 이겨야 하기에 그 과정이 더 지난하다.
그 대자연에 맞서 끝끝내 새끼를 지켜내는 모습이
참으로 대견하기도 하고, 숭고해 보이기까지 할 정도로.
영화보는 내내
얄팍한 지능 하나로
자연을 해하고
여름엔 춥게, 겨울엔 덥게
살고 있는 인간들이 생각나며
무지렁이처럼 자연과 맞서 끝내 이겨내는(?),
아니 견디는 펭귄들의 모습이 참으로 감동적이다.
게다가 어찌나 다리는 짧고,
날지도 못하는 날개는 볼품없이 붙었는지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절로 나는 외모가 웃음에 한 몫을 더한다.
아, 그래도 그 쓸모 없어 보였던
다리와 날개로
바다에서 날 때의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어떤 연유로
그런 모습으로, 그 엄혹한 땅에서 살게 되었는진 모르지만
바다를 나는 새, 펭귄은
참으로 매력적인 동물이었다.
동물원에서 봤을 땐 전혀 감동을 주지 못하는 친구들이었는데 말이다.
다른 나라에선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달릴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던데
과연 우리나라에선 어떨까?
교육영화라고 홍보를 하더니 부모에게 끌려온 아이들은 꽤 되던데…
내 보기엔 아이들보단 어른들이 보기에 좋은 영화인데 말이다.
짜고, 맵고, 단 자극적인 영화에 익숙해진 어른들이 보기에
어쩌면 이 영화는 맹맹한 솜씨없는 사람이 만든 음식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무릇 영화도 음식처럼
맹맹한 듯 하면서도 깊은 맛 있는 것이 몸에 좋은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