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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그 길, 아들과 함께 걷다
(2016. 9.23 ~ 9.26)
32년 전에는 이렇게 옆지기와 단 둘이였는데...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든든한 아들 둘이 보태져 넷이서
제주 그 때 그 길을 함께 걷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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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23(금) 13:45 항공편으로 제주 도착,
승용차로 무수천 용암계곡(16:45) 부터...
무수천의 법정 하천 이름은 광령천인데
물이 없는 건천이라는 뜻의 無水川,
지류가 많아 無數川이라 불리기도 했답니다.
여기에 강물이 꽉 차면 어떤 풍경이 될까요?
신비스러운 제주 땅, 바위를 깊게
한번 파 본 그런 느낌이 듭니다.
16:50 제주 맛집 태백산,
보통때는 줄을 서야만 먹을 수 있다는데
그 시간대는 피해서
느긋하게 토종 직화구이 5겹살을 즐깁니다.
"그래, 바로 이 쫄깃 고소한 맛이야!"
디저트는
18: 20 한림 엔트러사이트 카페
참, 분위기 요상합니다.
그냥 여기 저기, 가동 멈춘지 오래된 기계들과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묘한 분위기,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만 문을 연다고...
사람 마음 잡는 법엔 정답이 없는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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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 애월읍 곽지과물해변
하얀 모래 사장에 물을 유독 좋아하는 아들들,
금방이라도 뛰어 들 기세지만
금새 어둑 어둑해지는 분위기에 그만 포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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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고향 여름밤을 아름답게 수 놓던
청수 곶자왈에서 반딧불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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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 안덕면 사계로 팬션 '머물다' 3층 객실,
어제는 몰랐었는데 제주 바다가
바짝 다가와 있었습니다.
9.24(토) 07:00
팬션 앞 도로변 코스모스의 인사를 받으며
송악산 트레킹 코스로 출발합니다.
07:35 송악산 트레킹 코스 입구,
우리가 묵은 팬션 근처 산방산이 보입니다.
산에 방처럼 생긴 굴이 있어서 산방산이라는...
07:40 송악산 일제 동굴진지
태평양전쟁 말엽인 1943년에서 1945년 사이,
수세에 몰린 일본군이 이곳을
최후의 저항기지로 삼기위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주변에는 고사포 동굴진지, 알뜨르 비행장,
비행기 격납고를 비롯한
일본군의 여러 군사시설의 흔적들이 있다고...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가
수평선위로 아득히 보입니다.
한반도의 끝이자 시작인 셈이지요,
1883년 이후 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는데
화전민 한 사람이 달밤에 둥소를 불다가
뱀들이 몰려오니까 불을 질러
숲을 다 태우고 말았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섬 전체가
잔디로 덮혀있답니다.
그 오른쪽은 가파도,
19세기 중엽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는데
1653년 가파도에 표류된 네덜란드 선원 하멜이
돌아가 쓴 '하멜 표류기'에서
'케파트(Quelpart)'로 서양에 소개되었다고...
저기, 나란히 마주 보고 있는 무인도가 보이죠?
형제처럼 보인다해서 형제섬이랍니다.
참 쉽죠?
08:05 송악산은 지금 쉬는 중이라 패스.
08:15 되돌아 내려와
09:40
팬션 앞 식당에서 한참을 기다려
각재기(농어목 전갱이과 어류)국으로
아침을 해결합니다.
10:00
삼방산 아래다 주차하고서
10:10 사계리 용머리해안 (입장료 2천원),
난파한 네덜란드 스페르웨르호의 선원,
'하멜표류기'로 유명한 하멜이 상륙했다는
바로 그 해안입니다.
그 해안길을 아들 둘이 앞서 걷고 있습니다.
바다 수면보다 낮은 땅 네덜란드에서 온
하멜의 눈에는 이 용머리 해안 풍경은 어떻게 비쳤을까요?
또 저 산방산은 뭐라고 여겼을까요?
바위 길이라 미끄러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고
길도 끊어질 줄 알았는데 편하게 쭈욱 연결됩니다.
용머리라는 이름은 언덕 모양이 용이 머리를 들고
바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닮았다하여 붙여졌다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용머리가 왕이 날
휼륭한 형세임을 안 진시황이
사자 고종달을 보내어 용의 꼬리부분과
잔등 부분을 칼로 끊어 버렸는데
이때 피가 흘러내리고 산방산은
괴로운 울음을 며칠째 계속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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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출렁이는 형제섬이 보이고
흰구름은 저기 한라산을 넘고 있습니다.
여기가 거대한 용의 옆구리쯤 아닐까요?
한바퀴 다 돌아 가는 것 같습니다.
전체를 한꺼번에 조망할 수 없어
어디쯤이 용의 어디에 해당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기가 전설 속에서 진시왕이 사람을 보내
칼로 싹뚝 자른 잔등 쯤 아닐까요?
수천만년 동안 쌓이고 쌓인 사암층 바위가
또다시 수천만년 동안 모진 파도가 때리고 또 때려
동굴과 기암 절경을 빚었습니다.
그 위로 화산이 폭팔하여 덥기도 하고...
파도는 쉼없이 기암 절벽을 때리고 있습니다.
용머리는 지금 변신 중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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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 안덕계곡으로 내려섰습니다.
길옆에 바위 그늘집터,
곡물을 빻는데 사용한 '공이돌'이
이 곳에서 출토된것으로 보아
탐라시대 후기인 500년대에서 900년대 까지
사람들이 생활하던 곳이랍니다.
그 옆에는 그때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샘도 있고요
여기도 물은 바위 바닥에 조금있습니다.
그렇게 풍광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화가님들이 보입니다.
화폭에 담으면 몇진 구도의 풍광으로
살아 나는 명소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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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카페 루시아, 난드르로
저 건너 바다에 절벽이 있어
아름다움을 더하는 '란드르로'에는
'카페 루시아가' 있습니다.
그리고, 물고기 가슴에 품은 해녀님이 있습니다.
늘 그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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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항우지 선녀탕 가는 길
계단으로 쑤욱 내려가기전 선홍빛 상사화 한떨기,
이루어질 수 없었던 선녀탕 선녀의
애절한 사랑이 한떨기 꽃으로 피어난 걸까요?
우와 ~
선녀탕은 깊은 계곡에만 숨어 있는 게
아니였습니다.
저 저기, 비키니 선녀님 좀 보셔요,
선녀님은 요샛말로 어느새 '입수'를 했습니다.
풍덩!!!
이쪽에도 선녀님이...
두 아들, 물만난 고기가 따로 없습니다.
선녀탕을 이리저리 잘도 헤집고 다닙니다.
물속 고기가 함께 흐릅니다.
친구됩니다.
지금 이순간 만큼은
선녀탕 속 한마리 물고기 처럼
한없이 자유로운 모습에...
아무쪼록 많이 즐거웁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뒤 쪽에는 스몰 선녀탕이
다시 찾고 싶도록 유혹합니다.
13:05
선녀탕 계단 올라와 주차장 가는 길
휴게소에서 오메기떡과 커피를 이렇게 사면
간이 사워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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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0 서귀포 올레시장 한바퀴 돌고
13:50 돔베고기(2만원)와 고기국수로 점심을,
'돔베'가 뭔가 했더니
도마의 제주 방언이랍니다.
아들들은 성에 차지 않았는지 우정횟집에 들러
꽁치김밥으로 보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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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5
투명 카약이나 땟목을 타기 위해 쇠소깍으로,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조용하기만 합니다.
실망하는 기색이 확연합니다.
다음에 다시 오자고...
* 쇠소깍은 소가 누워있는 형태라 하여
쇠둔이라는 지명이었는데,
효돈천을 흐르는 담수와 해수가 만나
깊은 웅덩이를 만들어 ‘ 쇠소깍’이라고 붙여졌다.
쇠는 소, 소는 웅덩이, 깍은 끝이라는 뜻이다.
쇠소는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굳어져 형성된 계곡
15:00
감귤박물관 가는 길 가로수가 감귤나무,
승용차로 한바퀴 돌고 패스 ~~
15:25
돈내코 계곡의 원앙폭포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는데 폭포가 내려다 보입니다.
왜 원앙폭포인가 바로 알겠습니다.
두 폭포가 한쌍의 원앙 처럼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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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0
서귀포 성읍2리 백약이오름,
오르다 뒤돌아 보니 주차장이 보입니다.
예로부터 오름에 자생하는 약초가 백가지가 넘는다 하여
백약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게 되었으며
한자로는 百藥岳, 百藥山이라고...
풀 뜯는 소들이 한가롭게 오름을 돌고 있습니다.
우리도 한바퀴 돌고 싶지만
소들이 불편해 하면 어쩌나 해서
눈으로만 바퀴 돌아
내려오니 해는 뉘엇뉘엇 오름을 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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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0
성산읍 고성리 팬션에 들렀다
맛집을 찾아 나섰습니다
오후 6시가 조금 넘었는데 식재료가 동 났다고,
할 수 없어 한 식당을 들렀는데
비린내에 진한 소금맛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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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25(일) 성산 일출로 '바다의 집'
다시 찾아 성게미역국(1만원)과
성게비빕밤(1만 5천원),
역시 다시 찾은 보람이 있읍니다.
제주의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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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둘은 먼저 돌아가야겠기에
우리 부부를 성산항에 내려주고
제주시내로 가기위해 등을 돌리는 순간,
허전함이 파도처럼 몰려왔습니다.
둘만 남으면 32년전으로 훌쩍 되돌려진
기분이 들 줄로 알았는데 아니였습니다.
그게 아니였습니다.
우도 가는 배(08:20)는 태극기를
휘날고 있었습니다.
배는 어느새 우도(천진항)에 닿아 있었습니다.
08:45 우도(牛島)
설화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마는
원래 우도는 제주도와 떨어진 섬이 아니였답니다.
한라산을 창조했다는 거대한 여신 설문대할망이
외출 중에 급하게 소변이 마려왔습니다.
그래서 한쪽발은 성산읍 오조리의 식산봉에 디디고,
한쪽발은 성산 일출봉에 디디고 앉아 오줌을 쌌답니다.
그 오줌 줄기 힘이 어떻게나 세었던지
오줌은 장강수가 되어 흘러 갔고
제주섬 한 조각이 동강 나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고...
그 섬이 바로 이 우도라고 합니다.
소원기원 돌탑길을 걸어 우두봉으로 해서
한바퀴 돌기로 했습니다.
09:00 비와사폭포
비 오면 우두봉 근처 빗물이 흘러 폭포가 되어
기암절벽 위에서 우뢰와 같은 소리를 내면서
쏟아져 내리는 하얀 물줄기는 바다로 간다고...
"비가 오면 절벽에서 폭포가 만들어져
내리는 비와사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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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사 폭포 전망대에서 우두봉 길,
무성한 풀숲으로 변해 있어
한참을 돌아 올레길을 걷습니다.
09:40
우두봉이 올려다 보이기 시작합니다.
걸어 온 올레길이 한 눈에 들어오고
설문대할망이 급히 오줌을 싸기위해 디뎠다던
성삽읍 오름이 바다 건너에 있습니다.
저 성산일출봉과 우도 사이의 깊은 바다는
그때의 쎈 오줌줄기로,
지금도 물살이 빠르고 거칠기로
소문 났다고들 하지요 ㅎㅎㅎ
09:50 영화 화엄경 찰영지
우두봉 오르는 풀밭 옆 움푹한 곳은
지금 당장 꺼질듯한 아찔함이...
바로 이런 곳이 절경인지라
가까이 보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누릅니다.
아찔한 절벽 아래 우도 잠수함은
해저 탐사객을 기다리는 듯...
10:20 우두봉
아름답고 참 편안한 풍경입니다.
내려가기 싫은...
푸른 초원을 가로질러 내려갑니다.
못내 아쉬어내려다 보고 또 보면서...
그리고 등대공원으로 올라
10:40 우도 등대
빗물을 모아 정수해서 우도 주민들 식수로 하는데
빗물을 모으는 네모 반듯한 우도 담수장이 보이고
동대 앞에 서면 끝없는 검푸른 바다...
이 아름다운 우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약 150년 전인 조선
숙종 23년(1679)에 국유목장이 설치된 뒤부터였습니다.
당시 국마(國馬)를 관리하고 사육하기 위해
육지사람들의 왕래가 시작되었고,
이후, 헌종 10년(1844)에 김석린 진사 일행이
섬에 들어와 정착했다고 합니다.
몇년전 다섯 커플로 찾았던
섬속의 섬,
우도를 이렇게 다시 한바퀴 돌고 나서도
아직 2% 부족한 듯합니다.
그래서 아래 검멀래 해안으로 내려 가기로 했습니다.
우선 땅콩과 오렌지 아이스크림 하나씩,
그런데 5천원씩은 비싸도 너무~~
11:35
검멀래 해안에 내려와 모터 보트(1만원씩)를 타고
우도의 깊은 속살을 들여다 보기로 했습니다.
11:40 먼저 동안경굴
검푸른 바닷물이 손에 닿을 듯 마구 출렁입니다.
굴 속의 굴, 즉 이중동굴로 이루어진 이곳은
썰물이 되어야 입구를 찾을 수 있답니다.
입구는 좁지만 안쪽에 온통 이끼에 덮인 큰 굴이 있어,
예전에는 고래가 살았을 것이라 추측하기도 한답니다.
모터 보트도 흔들리고 바다도 흔들려서
어디가 어딘지...
소가 누워있는 모습을 제대로 볼수 있었는데
보터가 가만 있어도 바다가 심하게 출렁거려서
디카에 담을 수 없어 많이 아쉽습니다.
소가 누워있고 앞에 소를 매는 말뚝까지...
달리 우도(牛島)가 아니였습니다.
11:45 주간명월(晝間明月)
대낮에 훤한 달을 볼 수 있답니다.
그것도 기이한 해식동굴 속에서,
주간명월을 보러 보트는 서서히 동굴로
미끄러져 들어갑니다.
자, 고개 들어 동굴 위를 보세요,
보름달이 두둥실 떠 있지않나요?
세상에 우째 이런 기이한 일이?
그래도 우도에는 있습니다.
바다 수면에 비친 햇살이 동굴 천장에 반사되어
둥그런 달의 형체로 나타나는 현상이랍니다.
동굴 아래 투명한 바닷물엔 돔이 떼거리로,
뜰채만 있음 좋으련만...
앗, 저건 용머리 아닌가요!!!
그 아래엔 사람 머리 형상이...
검멀래 해안으로 돌아 가는데
길게 누운 소 한마리...
모타 보트는 텅 텅 바다를 마구 때립니다.
파도는 보트를 집어삼킬 듯 튀어 부딛치고...
11:55
보터는 멀리가 나도록 두어 바퀴 신나게 돌고서
검멀래 해안에 우리를 내려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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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
3만5천원(2시간)형 스쿠터를 타기로,
앞뒤로 보다는 나란히 바라보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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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 우도(서천항)에서 성산항 가는 배,
갈매기가 배웅합니다.
15:20 성산항에 내려
16:20 일출 썬팬션(5만원)
창문을 여니 성산일출봉이 바로 보입니다.
전화로 현지 예약했는데 실속형입니다.
18:30
저녁은 칼치 구이, 한 조각에 1만원씩입니다.
비싼 느낌에 근처 식당 메뉴판을 들여다 보니
모두 같은 수준,
그래서 내일 아침은 라면 2봉지에
즉석밥 1공기와 김치를 사서 해결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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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5 성산 일출봉 (2천원)
일출봉 오르는 길에 참새들이 옹기종기
나뭇가지에 달려있습니다.
등경돌 바위,
설문대할망이 낮에는 치막폭으로
흙을 퍼날라 이 섬을 만들고
밤에는 이 바위 위에다 등잔을 올려놓고
흙을 나르느라 헤진 치마폭을 바느질했다고,
이때 등잔 높이가 낮아 작은 바위를 하나 더 얹어
지금의 모양이 되었다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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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 오르는 길에는 이렇게 바위들이
기기묘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일출봉이 화산 활동을 할때 화산재가
가파른 사면을 형성하여 쌓였답니다.
그 뒤 빗물에 의한 침식이 오랜 세월 동안 진행되어
상대적으로 침식이 덜된 곳은 우뚝 솟아 있기도 하고
뿔 모양으로 남기도 하고...
08:40 성산일출봉(180m)
안개가 짙게 내려앉아 흐르고 있습니다.
잠시 걷히는 순간 분화구 쪽을...
분화구 왕관 돌기(?)가 뒤쪽 검푸른 바다와 어우러져야
더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데 아쉽습니다.
안개는 실비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계단으로 정비가 되어있어 편한데
빗줄기는 점점 굵어 지고 있습니다.
매표소 상가에서 쏟아지는 빗줄기가
가늘어 지기를 기다려
09:10
'해녀의 집'이 있는 해안으로 내려갑니다.
몇년 전 왔을 때 먹었던 문어 숙회도 생각나고
용암이 흘러내려 억겁 세월이 빚은
걸작품들도 다시 한번 보고싶고...
그런데 많이 변했습니다.
검은 모래와 쓰레기들이 온통 해안을 덮고 있어
디카를 들이대기가 민망할 정도입니다.
유네스코 선정 '세계 7대 자연유산'이라는데...
09:20
해녀의 집 분위기는 그대로 이고요
달라진 것은 온통 중국사람들이 라는 점,
마치 성산 일출봉이 중국으로 이사 온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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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5 섭지코지
섭지코지는 제주 방언 "좁은 땅"이라는 뜻의 "섭"지"와
"곶"이라는 뜻의 "코지"가 합져진 말이라고...
저기 우뚝 솟은 선돌바위에는
선녀와 용왕신의 아들 간에 못다 이룬 전설이
전해내려오는 바위랍니다.
지난 날이 생각 나서 말을 한번 타 보기로 했는데
까치가 축하(?)비행을 해줍니다.
10:45 협자연대
봉수대와 쓰임새는 별반 차이가 없으나
봉수대는 주로 산 정상에,
연대는 해변이나 구릉에 설치되어
낮에는 연기를, 밤에는 불은 피워
급한 소식을 전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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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0 등탑에 올랐습니다.
건너 성산일출봉은 안개인지 구름인지를
머리에 잔뜩 이고 있고...
등탑에서 내려와 해변 따라 걷고
돌아 나오는 길에
해안에 핀 용암꽃은 큰입 하마되어
막 바다 속으로 들어 가고
그 놈의 사랑 때문에 용왕신의 아들은
아직도 하늘 향해 절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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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나부끼는 '바람의 언덕' 내려와
제주 가는 큰길 찾아 걷습니다.
장대비 속을 달려
13:30 제주 동문재래시장
유명하다는 금복국수집에 고기국수 한그릇씩 한 후,
줄을 서서 오메기떡을 사기도.
씨앗 호떡 하나를 사 나눠먹기도 하고...
구경 삼아 몇 정거장 걷기로,
옛 관아인 '관덕정'이 보입니다.
조금 전까지 본 풍경들과는
색다른 제주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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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기다렸다가
18:00 부산 가는 비행기로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32년전 신혼여행 왔던 제주도를
이제 듬직한 두 아들 앞세워...
어쩌면 살아왔던 날 들 중 이번 3박 4일이
가장 행복한 시간 아니였을까요?
많은 것을 생각케하는 순간입니다.
앞으로 많이 그리워하겠지요?
지난 3박 4일을...
2016. 10. 3
갈바람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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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배님 잘보고 갑니다..
제가 제주도에 와있는듯한 느낌 팍팍 받고 갑니다...
므찐 사진에 감탄받았습니다.
갈때마다 다른 느낌의 제주도...
다음엔 또 어떤 느낌을 안겨줄까 궁금합니다.
오늘 하루도 많이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선배님! 늦게나마 멋진여행 축하드립니다. 저도 31년전 신혼때가 생각납니다만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구경하지는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감상 잘했습니다.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다녀오셨네요
그 시절엔 그래도 비행기 타고 타녀왔다고 자랑하고 그랬었지요
참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몇번을 가봐도 좋은 곳입니다.
행복한 저녁시간되시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