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이해하는 ‘넓고 얕은 지식’의 나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현실 편>(채사장, 한빛비즈, 2014)
대화를 하면서도 대화가 고플 때가 있다. 시시콜콜한 연예계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사고, 남의 험담 등 한참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뒤돌아 생각하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눈 건지 허무함만 가득하다. 교양이 부족한 대화가 그러하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과 생각을 나누며, 우리가 사는 세계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지식을 우리는 ‘교양’이라 부른다. 지금 현재 ‘나’와 내가 사는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변두리만 이야기하고 있으니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은 당연한 노릇이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현실 편(채사장 저)』은 위와 같이 교양에 굶주린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다섯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과 용어, 역사적 사건과 이슈 등을 이분법적으로 단순화하여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례와 함께 설명해놓았다.
지식인들은 일반 대중과 구분 짓기 위해 지식을 소수의 전유물로 여기곤 한다. 전문가만알 수 있는 복잡한 용어와 개념으로 대중이 다가가기 어려운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권력과 언론을 장악하는 것이다. 지식인들에 의한 편파적 보도와 교육은 대중의 합리적 판단을 유보하기도 한다. 저자는 민중의 우매화를 우려하며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많은 이들이 세상을 알고, 판단하고, 선택하길 원한다.
“한국은 민주주의 사회이고 대중은 주인으로서 선거를 통해 보수와 진보를 선택할 권한을 가졌다. 모든 책임은 대중에게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을 선별하는 시야를 갖지 못한 사람에게 그 선별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모든 정치는 썩었다면서 자신의 정치적 무관심을 정당화하는 사람에게, 정치적 무관심은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줄 사람이 필요하다. …(생략)… 그리고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이어야 한다. 지적인 대화는 분명 ‘놀이’지만 나의 이익을 위한 심오한 ‘놀이’다. (p.285)”
이 책은 한 분야에 깊이 있는 연구 서적이 아니다.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원한다면 전공서나 학술지를 찾아보길 권한다. 오히려 저자 채사장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독서력에 기반한 ‘넓고 얕은 지식’이야 말로 이 책이 베스트셀러로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인기는 그만큼 교양에 목마른 이들이 많았음을 방증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전쟁은 왜 일어나는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는 무엇이 다른지, 보수와 진보 그리고 민주주의는 무엇인지, 왜 사회 문제들이 발생하는지, 우리 사회는 어떤 윤리적 판단으로 선택해 왔는지 등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의 진보적인 성향이 다소 녹아들어 있긴 하지만 판단은 독자 스스로 할 수 있게끔 양쪽 개념을 균등하게 제시하고 있다. 시간이 넉넉지 않은 독자는 작가가 친절하게 정리해놓은 챕터별 요약만 읽어도 지적 대화를 위한 기본 교양을 챙길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하고 싶지 않았던)다른 견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거나 자신의 새로운 성향을 파악하게 될 수도 있다. 보다 넓은 세계관과 지식을 가진 개인이 많아질수록 그 사회는 합리적인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밝은 앞날을 꿈꾼다면 주변에도 이 책을 권해 같이 읽어 보시라. 그러면 당장 오늘의 대화와 내일의 우리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1권)』서평.hwp
첫댓글 도입부분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요즘 제가 느끼고 있는 허기거든요.^^
'보다 넓은 세계관과 지식을 가진 개인이 많아질수록 그 사회는 합리적인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저희가 이렇게 책을 읽고 끙끙대면서 서평을 쓰고 있는거겠죠? 서평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