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을 가진 건반악기라는 점을 매력으로 핑계대어
본인은 피아노를 현악기 쪽에 분류시켜 넣는 괴습관이 있다.
그냥 치면 그냥 피아노, 뚜껑열고 지휘봉 코르크 쪽으로 캥캥 때리면 양금,
손가락으로 튕기면 하프, 지휘봉으로 문지르면 찰현악기..
음역은 7과 4분의1 옥타브, 88개의 건반을 가진 것이 표준이며 평균율로 조율된다.
화성악기와 선율악기의 특징을 완벽하게 갖추어서 독주와 반주가 유연하게 가능한
가히 '악기의 왕'이라 불릴만한 만능의 악기이다.
(바이올린은 왕세자, 플룻은 공주, 피콜로는 옹주, 수서리는 무수리..)
피아노는 '악기'라는 용어보다는 복잡다난한 메카니즘을 가진 '기계'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 몇백년묵은 몇억짜리 '올드'라는 것은 피아노에는 해당없다.
피아노는 울림판기둥(wood프레임), 철골(iron프레임), 울림판 및 줄받침(브릿지),
튜닝핀과 그 핀판, 현, 타현장치(key & action), 페달, 몸통으로 형성된다.
<<PIANO의 타현구조 이야기>>
피아노의 타현구조는 크게 건반과 해머, 댐퍼, 페달,
그리고 이탈장치(escapement)로 이루어져 있다.
1.건반이야기
피아노 제작시 건반의 무게는 저음이 80-100g, 고음이 60-85g으로
저음이 고음보다 무겁고 검은 건반이 흰 건반보다 약간 더 무겁다.
건반운동과 해머운동의 비율은 1:5이며
(만약 투명피아노가 있다면 건반보다 다섯배나 광분하는 해머를
적나라하게 볼 수 있을텐데..)
그랜드 피아노의 경우 한 건반이 한 현을 타건하는데
약 100개의 부속품이 움직인다고 한다.
2.해머이야기
해머는 피아노의 타현구조 중 직접적으로 현을 때리는 기구이다.
대체로 타원꼴을 갖추고 있으며 나무막대 끝에 펠트가 단단히 감겨져있고
고음쪽으로 갈수록 작고 가벼우며 뾰죽해진다.
피아노의 현이 매여있는 장력이나 해머가 그 현을 때리는 힘을
가볍게 보아서는 곤란하다.
현은 100kg을 호가하는 힘으로 팽팽하게 매어져 있고
그 장력은 10톤 내지 20톤에까지 이른다.
열중해서 연습을 하다보면 특히 고음 쪽에서
탱강~ 소름끼치는 소음을 내며 금속현이 끊어지는 것을 수없이 경험하게 되는데
일부러 끊을래도 힘든 금속현을 잇달은 타현으로 끊는 해머의 힘은
얼마나 대단하단 말인가. (피아니스트들은 무서운 여자들이야)
3.댐퍼이야기.
댐퍼는 현의 진동을 멈추게 하는 (消音하게 하는) 기구로써
피아노의 고음 몇 현엔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고음을 쳐보면 마치 페달밟은 듯 음이 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건반을 누르면 댐퍼는 현에서 떨어져 들려있게 되고
건반을 계속 누르고 있으면 현의 진동이 그칠때까지 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그 누른 건반을 떼게 되면 해머가 제자리로 돌아가며
댐퍼도 다시 현 위로 얹어지고 소리는 멈춘다. (消音된다)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다,
"건반을 누르고 있으면 댐퍼는 들려있는데 그럼 그 동안 해머는 뭐해요?
해머는 현을 한번 치고나면 어떻게 되나요? 제자리로 돌아가나요?"
그것이 바로 조금 있다가 이야기할 이탈장치(escapement)에 관한 이야기다.
4.페달이야기
이탈장치 이야기 전에 페달을 이야기하고 넘어가자.
업라이트 피아노의 경우 페달은 왼쪽부터 soft pedal, mute pedal, damper pedal
의 순으로 배열되어 있는데 그 뮤트 페달이 너무 코미디적이다.
업라이트 피아노의 가운데 페달을 누르면 피아노 속에서 펠트직이 내려와
해머와 현 사이에 자리잡게 되고 해머의 타현은 그 펠트직에 의해
코먹은 소리가 나게 된다. 소리를 죽이는 페달인 것이다.
그랜드 피아노의 페달은 왼쪽부터 soft pedal, sostenuto(sustain) pedal,
damper pedal로 이루어져 있다.
(일부 일제 그랜드 피아노의 경우 페달이 두 개만 있기도 하다)
그 중 damper pedal은 그 기능이 업라이트 피아노와 같다.
아까 댐퍼를 설명하면서 건반을 눌렀다 놓으면 댐퍼가 제자리로 얹어져
消音시킨다고 했는데 이 댐퍼 페달은 그 댐퍼들을 제자리로 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페달이고 消音이 이루어지지 않아 소리는 울리게 된다.
그랜드 피아노의 soft pedal은 shifting pedal로써
건반(해머) 자체가 이동을 해서 3개 현 중 한두 개의 현만 타현하게 되므로
음량이 작아지고 음색이 연해지게 된다.
업라이트 피아노의 soft pedal은 거의 그 기능이 없다고 알려져있는데
기능이 없지는 않다.
업라이트 피아노의 가장 왼쪽 페달을 밟으면 해머레일 전체가 현쪽으로 밀려
타현거리가 좁아지므로 그에 따라 해머운동이 짧아져서 소리가 연화된다.
가장 흥미로운 페달은 역시 그랜드 피아노의 sostenuto pedal이다.
말 그대로 특정 음만을 잡아 울려주는 페달인데
어떤 한 건반을 눌러 sostenuto pedal로 잡은 다음 그 건반에서 손을 떼면
댐퍼 페달처럼 그 음은 울리게 된다.
sostenuto pedal을 밟은 채로 연주를 하게 되면
sostenuto pedal로 잡은 음은 댐퍼 페달 밟은 듯 울리되
다른 음은 울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발트쉬타인의 론도악장을 보자.
아타카로 이전악장에서 곧장 이어지는 가장 첫 C음을 친 왼손은
반주를 하는 오른손 위로 곧바로 엇갈려 도약해가서 멜로디를 쳐주어야 하는데
그 멜로디와 반주의 화음이 토닉에서 도미넌트 7화음으로 중간에 바뀐다.
그냥 댐퍼페달 만으로 처음의 C음을 지속하려고 한다면
소리는 무지무지 지저분해질 것이다.
소리가 지저분하므로 댐퍼 페달을 중간에 바꿔밟으면(갈면)
곡 처음의 C음은 금방 사라지고 오르간 포인트여야 하는 그 C음의 매력 역시
일순간에 날아가버리고 만다.
물론 방법은 있다, 댐퍼 페달을 쓰되 중간중간 페달을 반만 가는 거다.
'페달 반만 갈기'도 분명 중요한 페달링 중 하나이니까.
그러나 댐퍼 페달을 반만 가는 방법으로 발트쉬타인 론도악장을 치기는
거의 불가능일 것이다.
그럴 때 바로 sostenuto pedal을 이용하는 것이다.
첫 C음을 sostenuto pedal로 잡아 놓은 다음 다른 음을 치면
그 C음만 울릴 뿐 다른 음은 페달 없을 때와 다름없게 되므로
sostenuto pedal과 damper pedal을 잘 조합하여 연주하면
그러한 연주상의 문제점을 처리할 수 있다.
발라키례프의 이슬라메이 역시 세 개 페달을 왔다리 갔다리,
때때로 두 개 페달 정도는 섞어야하는 상황이 가끔 등장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sostenuto pedal을 쉽게 이야기하거나 과신해서는 안된다.
sostenuto pedal을 자유자재로 밟는 요령은 쉽게 터득되는 것이 절대로 아니며
특히나 sostenuto pedal과 damper pedal을 조합하여 연주하는 것은
연주자의 많은 수련을 요구한다.
5.이탈장치(escapement) 이야기
이탈장치란..!
연주자들마다 좋아하는 피아노가 각기 있을텐데
스타인웨이의 중후함을 사랑하는 연주자들은 상당히 마스터, 비르투오소의
경지에 비슷하게 이르른 연주자라 생각되며
본인은 일제 피아노의 약간은 경박하며 연주하기 편안한
구슬 굴러가는 감칠 맛을 좋아한다. (특히 카와이)
여기에서 흔하게 이야기되는 '중후함'이랄지 '감칠 맛'이랄지
그런 용어들은 모두 다 건반 터치 느낌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으며
건반 터치 느낌이 어떻다는 것은 건반무게와 더불어
'이탈장치'의 성능이 곰같냐 새끼고양이같냐에 좌지우지되는 것이다.
이탈장치란 건반의 운동을 해머에 전달하는 상태를 콘트롤하기 위해
삽입된 부분으로써
single escapement는 업라이트 피아노에,
double escapement는 그랜드 피아노에 장착되어 있고
물론 이중 이탈장치가 더 유려한 기능이다.
싱글과 더블의 이탈장치의 차이점을 연주시의 상례로 먼저 설명하자면..
한 음을 반복해서 치는 연타음을 치는 테크닉도 상당한 수련을 요구하는데
업라이트 피아노보다 그랜드 피아노에서가 연타음 타건하기가 수월하다.
왜냐면 더블 이탈장치는 눌렀던 건반을 반쯤 떼었을때 (건반을 완전히 떼지않아도)
벌써 다음 타건준비가 완료되므로
건반에서 미련하게 손가락을 많이 들지않아도 고르고 빠른 연타음 연주가 가능하며
그 더블 이탈장치는 오늘날 그랜드 피아노에 장착되기 때문이다.
(역시 이탈장치 차이점 설명은 실제 피아노 앞에서 해야 하는데..
정 이해가 어려우시다면 라이덴의 총알버튼을 생각해주세요.
만약 총알버튼이 민감해서 버튼에서 손가락을 약간만 떼어도 총알이 잘 나간다면
정말 잘 쏘아댈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