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취업 후기를 부탁하는 학과 후배님의 부탁을 받고 글을 쓰게 되었는데, 개인적인 경험이라 크게 도움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교육행정쪽을 생각하고 있는 후배님들께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취업 분야: 교육행정
- 제 소개를 하자면 부산시교육청 소속 교육행정직 9급 공무원으로, 부산의 한 중학교 행정실에서 근무 중입니다.
- 담당 업무는 교직원 급여/인사업무 등을 맡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학교급(유,초,중,고)별로 담당 업무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나, 부산의 경우 9급 신규로 발령 받으면 급여 및 징수 업무를 가장 많이 맡게 됩니다.
- 공식적인 근무 시간은 오전 8시 30분에서 오후 4시 30분입니다.
일이 많은 달(특히 2,3월/8,9월 같이 학기가 시작되고 마무리 되는 달)에는 오후 10시 넘어서 근무하기도 합니다.
- 저의 경우는 급여/인사가 주 업무이다보니 마감 시점이 일정하게 정해진 일들이 많습니다. 매월 초(1~10일), 월 말(25~30일)이 가장 바쁩니다.
* 업무 수행에 필요한 능력을 3가지만 꼽자면
1. 컴퓨터 활용 능력(특히 엑셀)
“교육행정” 하면 주로 글과 문서 위주의 업무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실제로는 회계 업무가 70~80%를 차지합니다.
학교 행정실에 중점을 두어 설명하면 선생님들이 수업에 필요한 물건을 구매해달라고 요청하면 행정실에서 그 물건을 구입 및 지출하는 업무부터 교직원들의 급여(월급) 계산, 4대보험 보험료 지출, 학교 세금 지출 등 회계와 관련된 일들이 대부분입니다.
전산/세무회계 자격증까지 필요한 수준의 회계 업무는 아니기 때문에, 엑셀 프로그램을 잘 다루면 회계/인사 관련 데이터 구축이 쉽고 편해서 일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2. 각종 법령 및 지침 해석 능력
신규로 발령 받았을 때 당황스러웠던 것 중 하나를 꼽자면 생소한 행정용어들 및 각종 법령 및 지침과 충돌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행정용어들은 자꾸 듣다보면 습득이 되고 감이 잡히지만, 각종 법령 및 지침은 행정 실무와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꾸준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법령에서는 “Yes”라고 해석해도 시교육청 지침에서는 “NO”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많고, 법이라는 것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바뀐 법령을 다시 읽어보고 숙지해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3. 사람들과의 친화력
학교는 생각보다 다양한 집단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 교육공무원(교장, 교감, 교사, 기간제교사 포함)
* 교육행정직 공무원(행정실에서 일하는 일반직 공무원)
* 교육실무직원(부산은 교육공무직원을 교육실무직원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세 집단은 성격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르기 때문에 이 집단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친화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른 조직도 마찬가지겠지만, 서로 마음이 맞으면 정말 즐거운 직장 생활이 되기도 하고,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서로 감정 상하고 직장이 지옥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행정실장님이 교장선생님이랑 사사건건 충돌이 있으면 다른 교직원(교사, 일반직, 교육실무직원 포함)들이 일하기 껄끄러운 환경이 조성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경험을 덧붙이면 실장님 능력에 따라 행정실이 천국이 되기도 지옥이 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현장에서 꼭 필요하고 요구되는 업무 수행 능력은 많습니다.
초,중,고...나아가 대학교때 "내가 이걸 왜 해야하지?" 싶었던 것까지 현장에서 도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ㅎㅎ
다음으로 시험 준비와 관련된 제 경험에 대해 나열하자면,
◎ 계획 및 추진노력
1~3학년 때 기억을 떠올려보면 교육행정직 공무원은 제 인생에서 Plan D쯤 되는, 거의 없는것과 마찬가지였던 계획이었습니다.
그저 여러 가지 진로를 고민해보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데 집중했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4학년이 되고 졸업시기가 되면서 교육과 관련된 직업/고향인 부산에서 평생 일 할 수 있는 직업/기타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하여 교육행정직 공무원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학습 방법
자기 자신을 제일 잘 알고 학습계획을 세우는 것이 학습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 합격수기를 보면 합격생들이 주1회는 쉬는 날을 정해놓고 공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의 경우는 조금씩, 꾸준히, 자주 공부하는 게 더 기억에 오래 남아 따로 쉬는 날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대신 스마트폰에서 ‘스터디헬퍼’라는 학습 어플을 이용하여 공부시간을 정해놓고, 그 날/그 주의 공부시간 목표를 달성하면 쉬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또 그룹을 만들어 공부하는 것보다는 혼자 공부하는 것을 선호해서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가끔 공부가 안 된다 싶으면 집 근처 도서관에 가서 다른 사람들이 공부하는 것을 보며 같이 공부했다가, 다시 혼자 공부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지막은 습관을 활용한 특이한 경우(?)인데, 책상에서 공부를 하다가 뭐가 잘 생각이 안 나거나 멍때리기(?)가 필요할 때 오른쪽으로 시선을 두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 시선이 마주치는 곳에 유독 안 외워지는 것들을 쭉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놨습니다. (이게 무의식 속에 남았는지 아니면 그만큼 간절했던건지 모르겠지만...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 스트레스 해소 방안
공무원 시험공부는 결국 체력싸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 3~5회 운동(수영)을 꾸준히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를 했고, 매주 수요일 주 1회 노인복지관에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관리했습니다. 특히 봉사활동은 공부시간을 뺏기지 않을까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지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의욕관리
공부가 안 되면 흔히 할 수 있는 잘 알려지고 뻔한(?) 사례들을 이용했습니다.
- 학습 플래너에 자기 암시(ex. 나는 2015년에 부산시 교육행정직 공무원으로 일한다) 문구를 적어놓기도 했고, 합격 후에 하고 싶은 것들, 갖고 싶은 물건들을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 공부하기 싫을 때 마다 저를 무조건 공부하게 만들었던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출퇴근 하는 직장인들을 보며 ‘나도 출근하고 퇴근할 직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던 생각과, 다른 하나는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한 시점에 남동생이 군 입대를 하면서 ‘동생이 제대할 시점에는 내가 직장인이 되어있어야겠구나’ 하는 생각 두 가지가 저를 늘 공부하게 만들었습니다.
◎ 불안감과 긴장감 관리법
앞서 말한 운동(수영)을 하면서 불안감과 긴장감을 많이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운동 자체가 불안감과 긴장감 해소에 좋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고, 운동을 끝내면 ‘오늘도 열심히 했구나’ 하는 성취감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 시험이나 면접에 대한 불안 해소법
시험에 대한 불안 해소법은 예상 문제 많이 풀기였습니다. ‘내가 붙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하면 바로 예상 문제집을 펴서 풀거나, 휴대폰 속에 mp3 영단어 파일을 재생하면서 불안을 없애려고 했습니다.
예상 문제를 채점하다가 많이 틀리면 ‘본 시험 때 안 틀린게 다행이지, 지금 틀려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본 시험 때 문제 풀 과목 순서(ex. 영어-국어-한국사-사회-교육학 순서로 풀자, 너무 어렵다 싶으면 그 다음꺼 풀자)를 정해놓고
모의고사도 최대한 비슷하게 연습했습니다.
최대한 시뮬레이션을 많이 하고 점수에 일희일비 하지 않았던 것이 저의 시험 불안 해소법이었습니다.
면접에 대한 불안 해소법은 모의 면접 연습을 많이 해본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선 공무원 시험 준비생을 위한 다음 카페(9*사)에서 같은 지역에서 면접 스터디 조원을 구한다는 글을 보고 연락하여 만나게 된 스터디 사람들과 면접 준비를 하였고, 스터디원들과 면접 예상 문제를 뽑고 추려서 계속 연습 했습니다.
면접스터디와 동시에 지인들을 섭외하여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현직에서 일하는 분들, 사기업에 다니는 친구까지 5~7명에게 제가 쓴 자기소개서를 보여 주고 첨삭을 부탁했습니다. 첨삭한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집에서는 거울을 보면서 면접 연습한 것이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면접시험장에서는 떨어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미래에 만나게 될 상사분들을 처음 이 자리에서 본다는 마음으로 면접장에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trv2175@naver.com으로 연락주세요.
(업무시간에 휴대폰을 잘 못 보지만, 업무용 메일은 자주 열어봅니다. 최대한 아는 선에서 답변 해드리겠습니다. ^^)
첫댓글 잘지내지? 씩씩하거 생활 잘하고 있기를 ㅎ 새해 복 많이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