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철도 50대 조합원이 동창들에게 보낸 글입니다.
안녕 친구들아! 나 파업한다.
경제도 안좋은데 배부른 것들이 뭔짓이냐는 친구도 있을거고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서 잘 한다는 친구도 있을거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방송에서 보도하는 것만 보지말고 우리의 의견도 들어줬으면 해서야.
우리가 현재 호봉제인데 이걸 성과에 따라 연봉격차를 두는 성과연봉제로 바꾸려는거야. 이게 말은 그럴싸한데 갑질하기 딱 좋은 거야. 아 말 잘 듣는 놈 월급 더주고 눈밖에 난 놈 월급 깍는거지. 차차로 연봉을 40%까지 격차 벌려 무한경쟁을 시키는건데 이게 여기서 끝나지 않아.
더 무시무시한거는 저성과자 퇴출제라는 거야. 돈으로 요리하다가 저성과자 두 번 받으면 해고시키는 건데 상대평가라 어느 누군가는 저성과를 받아야 해. 이 퇴출제는 뒤에 살짝 숨어있는데 박근혜노동개혁(개악?) 정책의 피날레를 장식할 거야. 성과연봉제는 퇴출제가 등장할 수 있는 비단길을 깔아주는 거지. 정부는 퇴출제와 상관없다고 열심히 뺑끼치고 있지만...
철도는 안전이 최우선의 가치고 국민에 대한 공공서비스가 우선되야 돼. 이윤 실적 성과 이런거 쫒다가 큰 사고나게 되있어. 2005년 일본에서 기관사가 1분30초 늦은 열차를 정시 맞춘다고 과속하다가 탈선해 아파트로 돌진, 50명 죽고 400명 부상당한 사례가 있어.
그런데 공공기관과 공기업에서 왜 이걸 할까 궁금하지? 대한민국 전체에 성과연봉제와 퇴출제를 도입하기 위해 낙하산 사장이 있는 공공부문을 먼저 조지는 거야. 그게 오래전부터 재계의 숙원사업이었거든. 이번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재벌들 목 비틀어 삥뜯으면서 재벌에게는 뭘 해주겠냐? 공공부문이 성과제, 퇴출제 먼저 도입하면 민간부문이 받는거지. 며칠전 박근혜왈 ‘성과연봉제가 공공에서 민간으로까지 확대되면 국가경쟁력이 강화된다’고 말했잖아. 이런 젠장...
노동법에는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시는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얘네들은 법도 안지켜. 5월말까지 성과연봉제를 마치라고 정부가 다그치니 한 두차례 교섭하다 뛰쳐나가 이사회에서 통과시켰어. 노조 동의 없어도 된다고 노동부가 코치한건데 정부가 불법을 사주하면서 오늘 우리에게 불법파업운운하고 있어. 촴 나~~~
요즘 청년들이 공무원이나 공기업에 많이 몰리잖아. 그나마 얼마 안되는 좋은 일자리인데.
연봉제, 퇴출제로 불안한 일자리 만드는거지. 우리 자식들이 힘들게 취직해서 동료와 연봉경쟁 벌이고 퇴출 안당할려고 전쟁같은 직장생활 하는게 좋겠냐? 연봉제, 퇴출제는 이 나라 모든직장을 ‘자본 천국 노동 지옥’ 만드는거야.
우리에게 철밥통 귀족노조의 기득권지키기라고 거품무는데. 나는 평상시는 개돼지고 파업때는 귀족이야.ㅋㅋ 노조가 자기 권리 지키라고 헌법에 노동3권 보장한 거 아냐?
친구들아!! 철도파업에 대해 생각은 자유지만 진실을 잘 보고 판단했으면 해.
우리 친구들중에 정부나 언론을 그대로 믿는 바보는 없을거야.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