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 수도' 고창의 양식·자연산 평가 "쓸데없이 돈 쓰지마라" [백종원의사계MDI]
중앙일보
입력 2022.05.29 07:30
업데이트 2022.05.29 08:38
이해준 기자
스태미나의 제왕으로 예부터 소문났던 이것
미끄럽거나, 징그럽거나, 고소하거나, 느끼하거나.
티빙 '백종원의 사계' 장어편. 인터넷 캡처
‘백종원의 사계 MDI’는 티빙(Tving) 오리지날 콘텐트인 ‘백종원의 사계’ 제작진이 방송에서 못다 한 상세한 이야기(MDI·More Detailed Information)를 풀어놓는 연재물입니다.
여름. 무더위와 함께 체력과 의욕이 떨어지는 시기가 찾아오면 많은 사람들이 “뭐 좋은 거라도 먹어야겠네”라는 말을 주고받곤 한다. 몇몇 사람들은 이 보양식을 보양식(補陽食)이라고 생각하고 음흉한 표정을 짓기도 하지만,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보양식은 어디까지나 보양식(保養食), 즉 건강을 지키고 양생을 돕는 음식이다. 물론 먹고 힘이 나라고 먹는 것이니 사실 지향하는 바에서 별 차이가 없다.
한국인의 보양식은 종류도 다양하다. 삼계탕에서 자라탕, 오리탕, 염소탕, 해천탕, 그리고 논란의 보신탕. 대부분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재료로 끓인 뜨거운 탕 종류라는 공통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니까 더운 여름날, 뭔가 솥단지에 넣고 푹푹 끓여서 땀을 뻘뻘 흘리며 나눠 먹고, 낮잠 한숨 자고 일어나면 더위를 견디는 데 꽤 도움이 되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이런 ‘보양식’의 대열에서 생선 종류는 찾아보기 힘든데, 물론 두 종류의 예외가 있다. 장어와 민어.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민어는 우리 음식이지만 장어는 해외에서 유입된 음식으로 생각하곤 한다. 장어를 먹는 풍습은 일제시대 이후에 들어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460년에 편찬된 『식료찬요』를 보면 ‘노질에는 장어(鰻鱺魚)를 구워 먹는 것이 좋다’는 내용 등 장어를 식용으로 이용한 사례가 여러 기록에 남아 있다. 『동의보감』에도 장어의 효능은 치질과 가려움증, 내장이 헐었을 때 좋다고 했고, 『자산어보』에도 ‘맛이 달고 짙어 사람에게 이롭다. 특히 오래 설사를 한 사람이 장어로 죽을 만들어 먹으면 바로 그친다’고 해 놓은 것 등을 보아 어째 맛보다는 영양제로 먹었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 있다. 간혹 『식료찬요』에 ‘연산군이 장어를 즐겨 먹었다’는 내용이 있다는 주장을 보게 되는데, 『식료찬요』는 연산군이 태어나기 38년 전에 쓰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