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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가격 상승을 보면서 한국의 미래를 걱정한다.
농업은 민족 생존권의 최후 보루
마늘 한 품목으로 미래의 농업을 예측한다는 것은 잘못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인의 식생활에 필수적인 식품으로 꼽히는 마늘이 미래를 예측 가능하게 하는 지표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 본다.
마늘이 단군 설화에 나오는 것으로 봐서 우리 민족과 오랫동안 함께 해온 작물임을 알 수 있다. 현재도 마늘은 우리 민족의 음식에서 뺄 수 없는 최고의 양념으로 꼽히는데 김치는 물론 각종 나물 무침에 나물은 빠지지 않고, 삽겹살을 구어도 마늘과 곁들여 먹는 것이 일반화 된 사실을 볼때 마늘이 우리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마늘은 일반적으로 가을에 심어 이듬해 초여름 수확한다.
겨울 추위를 이기고 성장한 때문인지 약성이 강해 중증호흡기증후군(SARS) 예방, 항암효과가 있으며 그 밖에도 위장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그런 마늘이 급격하게 부족해진 것은 10여 년 전부터라고 한다.
나는 마늘 부족의 원인이 수요의 증가도 있겠지만, 1차적으로 우리나라 마늘 생산량이 감소가 큰 원인이라고 본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마늘이 부족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농촌인구의 노령화로 인한 노동력의 부족, 그로인한 생산의 감소가 원인이라고 보는 것이다.
마늘은 심기에서부터 김매기와 수확까지 전적으로 사람의 손을 가거치지 않으면 안 되는 작물이다. 마늘농사는 보리처럼 죽죽 씨앗을 뿌리는 일이 아니다. 그냥 보기에는 쉬운 것 같지만 쭈그리고 앉아 하나하나 간격을 맞추어 심는 섬세함을 요구하는 일이다. 때문에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얼마나 고된 작업임을 모를 것이다.
요즘 구멍이 뚫어진 비닐로 멀칭 후 마늘을 심기에 예전에 비해 풀매는 일이 줄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싹이 날 무렵에 한 번, 그리고 이듬에 풀이 자라기 시작할 무렵 다시 한 번은 김매기를 해주어야 한다. 또 씨알을 굵게 키우기 위해서는 거름도 뿌려야 하고, 마늘쫑을 따는 일도 해야 한다.
엎드려 마늘을 수확하는 일도 땀 없이 되는 일이 아니다.
너무 메마른 땅에서 마늘이 뽑히지 않을 수 있으며, 땅이 너무 질면 마늘을 캐는데 방해가 된다. 마늘을 그늘로 옮기고 선별하여 갈무리하는 일도 기계가 대신 할 수 없다.
한마디로 마늘 농사는 사람의 손 없으면 안 되는 일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마늘 가격의 적정 기준 제시가 없이 국제시세보다 비싸다고 하면서 마늘 부족의 구조적인 원인은 방치한 채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마늘 가격을 [안정가격]이라며 수입에 열을 올렸다.
그렇잖아도 노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으로 생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는데, 거기에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마늘가격 정책은 농민들로 하여금 생산을 포기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그릇된 농업정책이 농촌을 황폐화 시켰으며 그로 인한 노령화와 노동력의 부족으로 마늘 생산이 감소될 수밖에 없었고, 거기에 정부의 저농산물 가격정책까지 겹쳐 오늘날 마늘 생산의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젔다는 말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수입을 통한 마늘의 국내가격 안정(마늘 가격 낮추기였지만)이라는 대책이 그런대로 통할 수 있었다고 본다. 국제 시세가 쌌고 국제적인 수요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뛰어난 건강식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적인 수요가 증가했고, 그 바람에 국제 마늘 가격을 상승하였으며 거기에 이상 기후 등으로 인해 마늘 생산이 예전 같지 않게 되었다. 과거 반도체 수입 제한을 앞세워 우리에게 ‘깐마늘’ 수입을 강요했던 중국도 이제는 더 이상 마늘 수입을 강요하지 않는다.
이제 아쉬운 쪽은 그동안 수입에 의존했던 우리나라가 되어버린 것이다.
연간 우리나라 마늘 생산량은 2008년 기준 약 35만 톤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생산량이 수확한 상태의 통마늘을 기준으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깐마늘’을 기준으로 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생산량에 비해 수요량이 초과하여 2008년에 1만 5천 톤 가량의 마늘을 수입했다는 사실이다.
역시 통마늘인지 아니면 ‘깐마늘’인지는 알 수 없으나, 수입하는 마당에 부피를 줄이는 것이 상식이라는 생각을 하면 수입량은 ‘깐마늘’이었으리라는 점이 추정이 가능하다.
때문에 통마늘과 깐마늘의 양을 비교 할 수 없는 나로서는 나타난 수치만으로 우리나라 마늘의 생산량에 비하여 절대 부족량이 얼마인지는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다만 마늘의 수요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절대 생산량은 감소하고 있음은 쉽게 알 수 있을 뿐이다.
이미 농촌은 노령화 되어 마늘을 공급할 생산력을 상실하고 있으며, 남미 등 국제적으로 마늘 수요가 증가하면서 마늘의 국제 시세는 2008년 대비 3배정도 올랐다고 한다.
마늘의 수요증가에 따른 공급 부족은 마늘 값은 오를 수밖에 없게 하고 있는 셈이다.
당장 우리나라는 마늘의 생산량을 늘리기도, 수입량을 늘리는 일도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마늘 따위”는 수입하면 될 것이라는 우리 정부의 대응방식이 잘못이었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인 예측이지만 5년 후에 우리나라의 마늘 생산량은 현재의 70%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본다. 생산량이 10%만 증가하거나 감소해도 우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그런데 30% 가량 생산이 감소한다면 한국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까?
아마 아무리 식생활을 개선해도 5천년 우리 밥상을 지켜온 마늘을 일거에 줄일 수 없을 것이다.
급한대로 정부는 수입 물량을 늘려 마늘 가격 안정을 꾀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수입선을 다변화한다고 해도 국제적으로 수요는 증가하고 생산은 감소하는 마당에 국내의 절대 부족량을 싼 값으로 끌어올 수도 없을 것이다. 당연히 국내산 마늘 가격은 오르게 될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늘의 자급자족 대책 없이 마늘의 가격 안정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 예상 됨에도, 아직도 우리 정부는 마늘 부족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마늘을 대체할 수 있는 작물은 없는 것으로 안다.
설령 그런 작물이 있다고 해도 그런 작물을 재배할 농민이 없다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 농촌은 마늘을 재배할 농민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결국 마늘의 생산 부족은 가격의 요인이 되고 그렇게 되면 가격의 상승은 다른 물가가 상승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며 도시 서민 가계는 심각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예상이 가능함에도 정부에서는 당장 안전성에도 문제가 되는 마늘의 수입만으로 현재의 마늘 부족을 해결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현재 지구상에서 기아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국가들이 많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비교우위만 맹신하는 것 같다.
나는 다품종 생산이 가능한 자영 농민을 육성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그런 주장을 해왔다. 가족 수에 맞는 소규모 경작지를 활용하여 식량은 물론 마늘 등 각종 농산물을 생산하여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농촌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품종 소량 생산만으로 농민들이 농촌에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영농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농어민 자녀의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 대학 진학시 감면이 필요하며, 다음으로 농어민의 무상의료 보장, 직거래활성화로 유통구조 개선 등 실질적으로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아내의 말에 의하면 2007년 남평장에서 마늘 1접(kg단위 무게로는 마늘의 크기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시장에서 통용 접이라는 단위를 사용하였다.)가격은 1만원(소비자 가격) 내외였고, 2009년까지도 1만 5천원을 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랬던 마늘 가격이 지난 6일 나주 남평장에서 상품 한 접 시세가 4만원이었다. 지난해 2만 5천원 했던 것에 비해 60%가량 오른 가격이다.
아마 현재는 수확기 이기 때문에 더 많은 출하량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마늘 가격도 잠시 주춤거릴 수 있다.
그렇지만 최근 몇 년의 상승 추세를 보건데 정부가 싼 가격으로 대량 수입하지 않는 한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혹자는 금년 김장철 마늘 시세는 10만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현재 일본에서 마늘 한 접에 약 3만 엔, 우리 돈으로는 45만원쯤 된다니 그런 예측이 터무니없지 않다는 생각도 해본다.
지난 가을 마늘 가격의 상승으로 종자대가 비싸 마늘 심는 것을 포기한 농가가 많았다고 들었다. 더구나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로 냉해를 입은 마늘도 많다고 한다.
현재 마늘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 하나의 조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늘 가격 상승이 상승한다고 해도 소량 생산하는 농민들의 소득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가격이 올라도 팔 것이 없거나 많지 않기 때문이다.
풍년이 들면 가격이 떨어져 울고, 흉년이 들어 가격이 오르면 팔 것이 없어 우는 것이 농민들의 실상이다.
마늘 가격이 오르면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부담만 커지는 셈이다.
이제 정부는 농민도 살고 소비자도 함께 사는 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런 대책의 하나로 자영농민의 육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농산물은 공장에서 찍어낼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지금 현재의 상황도 위기라고 할 수 있는데 만약 세계적인 흉작이라도 들어 수입 선이 막히거나 수입 가격마저 대폭 오른다면 우리에게는 대 재앙이 되고 말 것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도 먹어야 산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산다,”
등등의 속담만 봐도 먹을거리가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지금은 한국 농업의 절대 위기라고 본다.
식량 자급률 30%도 안 되는 나라, 그렇잖아도 농산물 가격이 불안한 나라, 앞으로 앞으로 수입도 원활하지 못할 것이 예상되면서 계속 농산물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나라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마늘 가격 상승을 하나의 사례를 참고하면서 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수입이 능사가 아니다. 농촌의 구조적인 개선을 통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국민들도 진지한 고민이 있었으면 싶다.
2011.6.9.
(원문 출처) 5kwang
첫댓글 이른바 선진국일수록, 그것도 공업 대국일수록 농업기반도 잘 갖춰져 있더군요.
- 프랑스 식량자급율: 320%, 독일: 150%, 미국: 125%
- 한국: 25%
앞으로 10년 후면 폐가만 남는 농촌이 부지기수일 것입니다. 현재 마을마다 젊은이 축에 드는 이가 50~60대라고 하는군요. 이 분들이 청년반이랍니다. --;;
農者天下之大本이라 했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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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올인입니다..
전세계 마늘생산량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 ,수출합니다.
이제 중국은 옛날 중국이 아닙니다. 경제수준의 향상으로 모든게 부메랑으로 돌아옵니다.
북경올림픽때 원자재 블랙홀, 경제성장에 따른 곡물가격상승,위엔화상승에 따른 전세계 물가상승등...
제 생각엔 기름값 상승등 물가상승에 따른 농산물가격의 상승이며 작년 마늘 종자값 상승등 여러요인은 있으나 향후2-3년후부터 안정화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몇 년 전처럼 저가의 농산물은 없겠죠??
농자재가격상승이 농산물가격상승을 앞지런지가 옛날입니다.
참고로 올해 국내마늘작황은 10년래 최고의 풍작이랍니다.
저만 쫄딱 망했고요???
아이구, all in님 오랫만입니다.
아니, 아니, all in님이야말로 마늘의 달인이신데 쫄딱 망했단 말씀은 또 무슨 말씀이십니까?
국내 마늘작황이 10년래 최고 풍작인데.... 현재 마늘값이 폭등하는 이유는 무슨 연유인지요?
마늘이 쏟아져 나오기 직전의 일시적 현상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