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는 사실 인텔의 카피캣(Copycat)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해오고
있었다. AMD의 이미지는 그동안 혁신적이라거나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낸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못했고, 실질적으로 그동안 AMD의
생존 전략은 인텔이 점유한 x86 시장에 참여해서 인텔의 수익을 어느
정도 분배해 가져가자는 것이었다. 사실 이러한 전략은 초일류기업이니 세계 최고이니 하는 다른 IT 업체가 차지한 지위를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기업을 연명시키고 경쟁시장에서 살아남게 하는 데는 충분했다. IBM PC 호환 프로세서의 2번째 공급 소스로서 AMD는 자리를
확고히 굳히며 기업 운영을 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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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과 AMD와의 동침 |
AMD는 1976년 인텔과 크로스라이선스를 맺고 인텔 호환 칩 프로세서 업체로 x86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실질적으로 AMD의 당시 출시되었던 칩 중에는 인텔의 주문으로 AMD가 OEM 생산했던 칩들도 있어 현재의 AMD와 인텔의 경쟁 상황을 비교해보면 쉽게 떠오르지 않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했었다.
한편 인텔은 이후 386 프로세서를 내놓고 x86 라이선스의 종료를 주장하며 프로세서 시장의 독점 체제를 구축하려 했었다. 인텔은 크로스 라이선스가 8086/8088과 80286에만 적용되며 386의 경우에는 이것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MD의 입장은 모든 x86 프로세서에 이 크로스 라이선스가
적용된다는 것이었고 이로 인해서 법적 분쟁이 발생하게 된다. 인텔의 회장 Andy Grove는 AMD를 당시 립싱크 파장을 일으키며 사회적
논란이 되었던 가수 Milli Vanalli에 비교하며 비난했었고 AMD는 인텔이 막상 PC 사업 부분이 수십억 달러의 거대 시장으로 부상하자 이를 혼자 다 먹으려 탐욕에 젖어 있다고 인텔을 비난했다.
인텔이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코드의 사용 권한에 대해서 왜 인텔은
강력하게 AMD를 저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이는 일단 미국 공정 거래 위원회에서 반독점법 위반으로 절대 인텔의 독점을 허용하게 않을
것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이미 일반 대중이나 기업 시장에서 버리고자
하는 프로세서 모델에 대한 수요층이 분명히 있었고 상대적으로 도태된 공정의 구형 프로세서를 생산하는 것은 제조 비용 측면에서는 분명히 인텔에게는 손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한 비록 데스크탑에서 펜티엄 시리즈가 승승장구하지만 가장 큰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정부 기관, 군대 등에서는 아직 구형 프로세서
장비를 분명히 사용하고 있고 AMD가 이에 주요 공급원이었다. 예로서 토마호크 미사일에는 AMD의 386 프로세서가 장착되어 있다고 한다. 이러한 굵직한 정부 기관과의 계약으로 인해서 AMD가 라이선스분쟁에 대해서 그다지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 이유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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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386 프로세서 |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었지만 AMD는 1991년에 AM386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내놓게 되고 이 프로세서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AMD는 인텔의 독점 시장을 깨뜨릴 기대주로 주목받게 된다.
이 프로세서는 인텔이 본격적으로 경쟁상대로 가격인하를 단행하여
프로세서 가격 전쟁을 최초로 발발한 프로세서로 기록되며 이로 인해
PC의 가격은 급락, 수백 달러 인하되는 효과를 낳았다. 또한 이 프로세서는 인텔의 경쟁자로 AMD를 처음으로 각인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AMD는 AM386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텔의 그림자를 벗어나지는 못했었다. 매번 인텔이 새로운 세대의 x86 프로세서를 출시하고 새로운 기능(예를 들면 MMX나 새로운 버스 시스템)을 추가할 때마다 AMD는 이의 사용을 놓고 인텔과 법적 분쟁에 휘말려야 했으며 인텔이 AMD에게 지적 재산권에 대해서 다소 관대해지는 시점은 바로 새 프로세서 출시를 직전에 앞두고 있거나 출시 직후,
이전 세대 코어 시장이 하향세를 타고 있을 때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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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과 AMD의 프로세서 출시 내역 |
AMD와 인텔의 x86의 사용권을 둘러싼 분쟁은 94년 AMD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비록 x86 코어 사용에 대한 면죄부를 받았지만 AMD는
이 기나긴 공방 끝에 실질적으로 살아 남기 위한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인텔의 노래에 따라 입만 벙긋거리는
것이 아닌, 자신의 멜로디와 곡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
실질적으로 이후 출시된 K5는 펜티엄에 비해서 앞선 기능들도 추가하고 있었으며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프로세서로 평가 받았었다.
그러나 이후 99년 공전의 히트작 애슬론 시리즈를 내놓기 전까지
AMD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다름 아닌 공정 기술이었다. 0.35 미크론
공정의 이 프로세서는 늦은 출시로 인해서 이미 시장에서 486 기반
프로세서가 사라지는 시기에 새로운 프로세서로 등장, 결국 실패한
프로세서로 기록되게 된다.
P6 코어 시대(펜티엄~펜티엄 III)에 AMD는 인텔의 본격적인 경쟁자로 부상하려 노력했지만 인텔과의 지속적인 분쟁이외에도 공정 기술의 미완숙성으로 최적의 시장 출시 시기를 놓치는 것이 다반사였었다.
이후 K6 역시 펜티엄 프로를 앞서는 좋은 성능을 보여주었지만 마찬가지로 제조상의 문제는 항상 AMD를 공급 문제에 시달리게 했고 이는 안정적인 공급 물량을 주요 요소로 따지는 대형 PC OEM업체와의
수주 경쟁에서 인텔을 절대 이길 수 없었음을 의미한다. AMD의 K5,
K6까지 발목을 잡았던 0.35 미크론 공정은 AMD가 K6-2에서 0.25
미크론 공정을 도입함으로써 비로소 어느 정도 해소되게 되고 K6-2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게 된다.
AMD에게 마이크로프로세서 업체로써 영광을 안겨준 것은 7세대
x86 프로세서를 표명하며 내놓은 애슬론 프로세서. 이 프로세서는 당시 인텔의 꽁무니만 바라본다는 AMD의 이미지를 순식간에 뒤집어
놓았다. 당시 발표된 애슬론 500MHz는 펜티엄 III와 같은 클럭에서
앞서는 성능을 보여주었으며 펜티엄 III가 다소 노후된 P6 아키텍쳐의
한계로 인해서 0.18 미크론 공정을 앞서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클럭
증가와 생산 수율에 어려움을 겪은 반면, 승승 장구하며 1GHz 장벽을
먼저 돌파해 버리는 기염을 토한다.
그러나 곧 Netburst 아키텍쳐로 높은 동작 클럭을 지닌 펜티엄 4의
출시와 빠른 0.13 미크론 공정으로의 인텔의 발빠른 행보는 AMD를
다시 어려움으로 끌고 있다. AMD는 작년 끝내 클럭 경쟁에서 뒤쳐져
PR 등급제를 도입하고 “AMD Me”라는 캠페인을 시작했지만 지속적으로 펜티엄4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겨 큰 적자를 기록하고 1,000명의 대규모 인원 감축 계획을 발표할 지경에 이르렀다. 더욱이 누적 악성 재고를 해결하기 위해서 작년 3분기에는 프로세서 출고량을 대폭
줄이는 정책으로 인해서 실적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0.13 미크론 공정
프로세서의 출시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2700+, 2800+의 하이엔드급 애슬론 XP 프로세서의 경우 아직도 시장에 풀리지 않고 있어 이전 AMD를 괴롭혔던 신규 공정 기술의 불완전한 도입에 따른 생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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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와 인텔의 2001.2분기 -2002.3분기 시장 점유율(%) 추이
(Mercury Research 발표 자료) |
위 그래프는 2001-2002년 AMD와 Intel의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 변화로써 AMD와 인텔이 정반대의 곡선을 그리며 정확히 대치되어 있는 것이 흥미롭다. 즉 AMD가 인텔에 크게 밀리고 있지만 정확히 같은 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으며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에서 주적은 AMD임이 분명해지는 부분이다.
사실 새로운 CEO 헥터 루이즈는 AMD가 가장 잘나갈 때 새로운 리더로 오긴 했지만 이와 같은 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것은 아닌
듯 싶다. AMD는 새로운 리더와 함께 올해 대폭적인 전략 수정을 통해 기업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임을 밝힌 바 있고, 바로 이곳에
이 전략의 핵심 해머가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AMD의 희망, Hammer 프로세서
AMD의 인텔의 그림자에서 본격적으로 벗어나기 위한 결정체가 바로
올해 출시될 x86-64 아키텍쳐의 Hammer 프로세서이다. 올해 인텔과
AMD의 프로세서 경쟁은 일반 사용자용 데스크탑 시장이 아닌 기업
시장을 타겟으로 한 플랫폼에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두
업체 모두 데스크탑 시장에서 성공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모두 수익 마진이 높은 기업 시장으로 본격적인 진출을 모색해 왔기 때문이다.
인텔의 64비트 시장 진출은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되어 왔었던 것으로
94년 Merced란 프로젝트의 Itanium 프로세서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개발을 시작 했을 때 모든 하이엔드 프로세서 업체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IBM 호환 PC의 이름으로 인텔의 프로세서가 애플을 넘어뜨린 것과 마찬가지로 이 Itanium은 하이엔드 웍스테이션/서버 부분을 장악하고 있던 Sun을 비슷한 전략으로 제칠 것으로 전망되었으며,
다수의 하이엔드 프로세서 개발 업체들이 인텔에 차세대 개발 리소스를 넘기거나 인텔에 동조하는 방향으로 돌아섰었다. 사실, 이 이외의
방법으로 하이엔드 프로세서 시장에서 살아 남는다는 것은 당시 어려워 보였고 다른 프로세서 업체들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었다.
인텔의 Itanium은 애초 계획보다 2년 - 빠르게 변화하는 IT 업계에서
2년의 연기 기간은 아주 치명적이다 -보다 늦장 출시되었으며, 애초
기대와는 달리 2세대 Itanium 코드명 McKinley가 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Itanium의 초기 시장
돌파의 어려움은 어느 정도 이 프로세서의 성능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예견되었었던 것이기도 하다. 인텔은 인텔이 쌓아온 마이크로프로세서 제국의 기반이었던 32비트 x86 코어를 버리고 IA-64라는 완전히
새로운 아키텍쳐를 도입하여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개척을 선택했다.
이로 인해서 인텔은 서버 부분에서 착실히 로우 엔드 시장부터 시장
장악에 성공해온 Xeon 프로세서(역시 32비트 x86 기반이다)와는 완전히 구별되는 시장을 창출하면서 이 부분의 독점적 장악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넘쳐나는 x86 애플리케이션을 버려야 하는 매서운 대가를 지금 Itanium은 치르고 있다.
1999년, AMD는 드디어 전문미답의 새로운 길을 걷기로 결정했다.
AMD는 인텔보다 오히려 더 인텔적인 선택을 하기 이르렀으며 데스크탑/서버 분야를 통틀어 차세대 아키텍쳐를 인텔의 뒤를 쫓지 않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x86에 기반한 아키텍쳐하에 새 프로세서를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닥부터 완젆시 새로운 아키텍쳐의
개발과 이의 보급에 따른 엄청난 비용을 AMD로써 부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겠지만 AMD는 x86에 기반하면서 이를 64비트로 확장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그동안 AMD를 생존하도록 해주었던 x86을 계승하기로 한 것이다. 이 해머는 발표만으로 순식간에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인텔에 집중되어 있던 스포트라이트를 AMD로 가져오는데
일단 성공했다.
AMD의 Hammer는 급격한 변화가 아닌 점진적인 64비트로 이전을
가능하게 해준다. 실질적으로 Hammer가 금년 중에 출시되더라도 이를 지원하는 64비트 애플리케이션의 출시는 인텔 Itanium보다 나은
환경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강력한 x86 성능으로 기존 리소스를 지원하고 이후 64비트의 확장된 성능까지 지원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은 관련 기기/소프트웨어 개발자, 그리고 소비자 입장에서 넓은
범용성으로 매력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특히 기업 시장 공략 원년의 해로 AMD가 2003년을 지정한 만큼, x86-64 아키텍쳐의 솔루션은 기업 입장에서 64비트로 전환에 있어 전체 리소스를 다 교체할 필요가 없는, 엄청난 규모의 비용 절감을 누릴 수 있다는 만큼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은 Itanium과 Opteron의 성능비교 결과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프로세서 |
Intel
Itanium 2 |
IBM
Power 4 |
Intel
Xeon |
AMD
Opteron |
동작 클럭 |
1GHz |
1.3GHz |
2.8GHz |
2GHz |
64비트 정수 성능(SPECint) |
810 |
804 |
- |
? |
64비트 부동 소수 성능(SPECfp) |
1427 |
1202 |
? |
32비트 정수 성능 |
펜티엄 II
366MHz 정도 |
- |
957 |
1202 |
32비트 부동소수 성능 |
887 |
1170 |
위 결과는 싱글 프로세서 시스템에 대해서 테스트한 것으로 Itanium
2와 Power4, Xeon의 결과는 SPEC.org에서 발췌한 것이며 AMD의
64비트 서버용 프로세서 Opteron의 결과는 AMD가 AMD 개발자 포럼에서 공개한 예상 수치이다. 순수 프로세서 성능만으로 Itanium 2도 뛰어난 프로세서이지만 32비트 성능은 그야말로 처참하다. 이는
64비트 전략에서 x86 호환에 대해서 그다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인텔의 의도를 잘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AMD의 Opteron은 출시 클럭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32비트 성능의
경우 특히 정수성능에서 발군의 속도를 보여준다. 어차피 x86-64의
Opteron이 초기 출시되어도 64비트 애플리케이션 범위에서 Itanium과 비슷하게 크게 기대할 바탕이 없지만 엄청난 x86 성능을 지니고(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타 아키텍쳐의 64비트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준다), 이후 64비트로 이전이 용이하게 된다면 기업 시장에서 그
이상의 매력적인 솔루션은 더 이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MD는 이 수치를 공개하면서 64비트 성능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나 32비트에 비해서 약 10-20% 정도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언급을 했다.
x86? 아직 죽었다는 말을 하기엔 너무 이르다.
Hammer, 그러나 쉽지만은 않다
아직까지 AMD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최근 알려진 소식에 의하면 기대했던 2GHz가 아닌 Opteron은 1.6/1.4GHz의 속도로 올해 1분기중으로 데뷔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전체적인 성능은 메모리 대역폭과 시스템 기기 연결 기술등의 한계에 많은 영향을 받지만
대략적으로 클럭에 비례하여 선형적으로 추정해 볼때 SPECint,
SPECfp 모두 32비트 성능에서 약 1000점대 부근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프로세서는 1분기에 데뷔하고 2분기에 2GHz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인텔은 64비트 부분에서는 0.13 미크론 공정의 Itanium 시리즈,
Madison을 2분기중으로 출시 준비 중이며 이 프로세서는 기존
Itanium에 비해서 약 30% 정도 성능향상이 있을 것으로 인텔은 이 프로세서가 출시되면 64비트 프로세서중 최고의 성능을 보일 것으로 자신 있게 밝히고 있다. 즉 이 정도 되면 AMD의 Opteron의 성능과 견줄 수 있는 성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2비트 Xeon 프로세서의 경우 올해 하반기 Gallatin이 출시까지 현재 Foster MP,
Prestonia의 펜티엄4 코어 기반으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빠른 클럭 업데이트를 보이는 펜티엄4 기반 프로세서 업그레이드 주기를 생각하면 클럭 속도 증가만으로 인텔의 x86 서버 프로세서
Xeon의 성능 향상 역시 상당히 기대된다.
클럭 속도의 증가이건, 공정 기술의 미세화와 캐쉬 추가를 통한 성능
향상 이건간 에 필자는 직접적으로 순수 프로세서 성능만으로 시장
판도를 바꿀 수는 없다고 본다. 이전 알파 프로세서만 보더라도 성능만으로 시장을 잡을 수 있었다면 지금의 Sun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여기서 AMD의 Hammer에 대한 희망이 빛을 발한다. 인텔이 서버
시장에서 x86과 IA-64로 개발과 제조, 마케팅 리소스를 양분하고 있지만 AMD는 서버 시장에서도 표준화되어 가는 x86시장의 방대함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64비트로의 확장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강력한 x86 성능은 현재 데스크탑 프로세서 시장에서 경쟁력도 유지시켜 줄 수 있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주요 IT 관련 업계들의 Hammer 지원에
대한 약속도 잇따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Hammer용 64비트 버전의 윈도우를 출시할 것으로 작년 4월 언급한 바 있으며 IBM은
DB2 데이터베이스를 Hammer 플랫폼으로 내놓을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데스크탑, 서버 시장에서 인텔의 프로세서 기반의 시스템만을
내놓았던 세계 최대의 컴퓨터 업체 Dell도 Hammer에 기반을 둔 서버
솔루션 출시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AMD의 x86-64에 기반한 Opteron이 많은 관심을 받게 되자 인텔도
이와 비슷한 x86 기술에 기반한 64비트 기술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개발에 어느 정도 리소스를 투자해왔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Yamhill이라는 코드명의 이 프로젝트는 인텔이 공식적으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고 있어 이것이 제품화될지 아니면 단순히 실험적인 프로젝트로 남게 될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인텔이 이 새로운 아키텍쳐의 제품을 내놓을 경우 자사의 IA-64, x86 제품들과 또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선택은 쉽지 않을 것이다.
올해 기업 시장을 본격적으로 노리고 있는 AMD의 전방위적 해결사로 x86-64의 해머는 하이엔드/웍스테이션 부분에서 Opteron, 데스크탑/모바일 프로세서 부분에서 Athlon 64로 데뷔하게 된다. 인텔의
그림자를 벗어나 차별화된 솔루션으로 시장에 임하는 AMD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큰 한해가 될 것이다.
여담 : AMD의 데스크탑 시장
현재 0.13 미크론 공정의 Thoroughbred 2700+, 2800+도 소매 시장에 보급이 더딘 가운데, 데스크탑 시장에서 AMD는 올해에도 당분간은 고전을 면치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먼저 펜티엄4가 신 제품 출시를 앞당기며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AMD는 0.13 미크론 SOI 공정을 채용하고 512KB의 L2 캐쉬를 장착한 Barton의 출시를 또다시 연기 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프로세서 역시 L2 캐쉬를 늘렸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K7 아키텍쳐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클럭 향상이 쉽지 않을 것이며 이 프로세서로 인텔과
벌려진 클럭 차이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Athlon 64가 출시되기 전까지 AMD는 Thoroughbred 코어의 Athlon
XP 라인을 주축으로 하이퍼쓰레딩 지원의 펜티엄4가 호령하는 하이엔드 데스크탑 시장보다는 일반 중급형 시장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Barton에서도 그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텔의 경우 올해 800MHz의 FSB를 채용한 Prescott을 내놓을 예정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고성능 데스크탑 부분에 Athlon 64가 데뷔하게 되면 순수 x86 성능을 가지고 성능상의 우위를 점쳐 보는 것도 매우 흥미롭게 될 것이다. 모빌 프로세서 부분에서도 인텔이
자신 있게 내걸고 있는 완전히 새로운 모빌용 아키텍쳐를 채용한
Banias와 애슬론64의 경쟁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모빌용
프로세서 시장은 기업 시장에서 서버/웍스테이션 만큼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부분으로써 모바일 기기에서 애슬론 64가 지난 애슬론 기반의 모빌 프로세서가 극복하지 못했던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작년 국내 시장에서 AMD는 대기업 PC 납품에 성공함으로써
OEM 시장 진입에 성공했지만 펜티엄4의 가격인하 공세와 빠른 업그레이드 주기와 함께 일반 소매 시장에서는 A/S 정책에 대한 잡음으로
시장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또한 인텔이 1991년부터 “Intel Inside”로 명백한 이미지 구축에 성공한 것에 비해서, AMD는
뒤늦게 작년부터 전세계적으로 대대적인 AMD Me 캠페인을 시작했지만(현재까지도 주요 미국 IT 잡지나 관련 웹사이트에는 2-3페이지
분량의 기업형 시장을 강조한 AMD Me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AMD Me 캠페인을 알고 있는 사용자가 몇 명이나 될까?
AMD의 기술적 분발과 함께 총괄적이며 유기적인 마케팅 노력이 요구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