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캠프를 다녀와서
동심에서 찾는 자연의 소중함과 함께 어울려 산다는 것의 소중함
<들어가기전에>
어렸을 때에는 키가 작은 아이로 땅과 가까이 지내던 까닭에 모든 자연과 친구로 지내던 사람들이 어른이 되어 가면서 자연과는 점점 거리를 두게 됩니다. 풀벌레 소리, 나비의 날개짓, 개미의 세상 나들이를 보면서 마냥 신기해 하며 하루를 보내던 그시절, 어른이 되면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귀찮은 존재로 치부되어 세상의 순수함과는 동떨어져 생활을 합니다. 가나안 농장에서 짧게나마 보낸 하루는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돌아보며 잃었던 동심을 찾아가는 시간이었으며, 아이들과 아버지와 함께 알아가는 자연의 진정한 가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느끼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와서 행복했던 시간을 더듬어 봅니다.
<가자! 부자 캠프>
부자 캠프를 간다고 아픈 증세도 잊고 은서는 들떠 있습니다. 처음 떠나는 부자캠프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과연 두 아이를 데리고 가서 잘 다녀올 지 의문도 들었습니다. 떠나기 전날 일찍 오라던 아내의 말을 귓등으로 흘린 대가로 24시간 마트를 다니며, 점심 재료와 간식을 준비하느라 새벽 2시에 잠을 청했습니다. 이제 바통은 아내의 몫, 아침에 점심 준비와 간식 챙기기에 바쁜 아내, 출발 시간 가까이 겨우 출발장소에 도착해서 버스에 올라 다른 가족들에게 민폐를 끼쳐가며 부자캠프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갑니다.
버스에서 2송이반 선생님의 사회로 재밌는 게임을 하면서 성주 가나안농장으로 향합니다. 8송이 김경남 선생님과 9송이 이은희 선생님과 함께 어울려 게임도 하면서, 앞, 뒤 아버지와 인사도 건넵니다. 옆자리에 앉은 반가운 대학 선배님 채윤이 아버지를 만나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쏟아내면서 즐겁게 성주로 갑니다. 절대음감 게임, 공 릴레이, 퀴즈를 풀면서 가끔 아이들의 즐거운 노래소리로 귀를 즐겁게 하면서 오늘 하루 만큼은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어울리면서 놀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나안 농장에 도착해서 넓은 강당에 모여 짐 정리를 하고 뇌성마비인 아들과 아버지의 감동적인 동영상을 함께 봤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자식을 포기하지 않는 법이겠지요. 아버지 딕은 뇌성마비 아들이 달리고 싶다고 컴퓨터에 남긴 메시지를 보고 마라톤, 수영, 사이클을 도전하는 의지가 강한 아버지였습니다. 철인 3종 경기를 늘 아들과 함께 바다를 건너고, 180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아들을 앞에 태우고 자전거를 타고, 휠체어를 밀며 42. 195킬로미터를 달리는 딕을 보면서 ‘아버지’라는 이름의 숭고함을 생각해봤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어 달라는 ‘모란 어린이집’ 선생님의 메시지를 잘 받았습니다.
간단하게 몸을 푸는 체조를 하고 게임을 하였지만, 은채가 붙박이로 안겨 있어서, 제대로 따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자연에 나가서 소풀을 주며, 달구지를 타고, 조랑말도 탔습니다. 소풀을 줄 때는 은채가 무서워하는 바람에 은채를 안고 있었습니다. 은서 혼자서 소에게 다가가서 손이 물릴까봐 멀찍이서 친구들과 손을 내밀고 소가 받아 먹으니 씽끗 웃고 지나갑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삶이 이렇게 웃음을 자아내는 자연스러운 일인데도, 우리는 너무 어렵게 먼길을 돌아왔나봅니다. 달구지를 타는 곳에서 아이들은 해맑은 표정을 짓습니다. 줄지어 차례로 달구지에 오르고 소는 즐겁게 농장을 한바퀴 도는군요. 조랑말을 보더니 은채는 안 탄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면 그렇지, 한송이 너에게는 무서울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위험하니깐 타지 말라고 타이릅니다. 하지만, 은서와 채윤이가 나란히 타고 오는 것을 보더니 자기도 탄다고 합니다. 겁도 없이.....신나게 말에 오릅니다. 아마도 아내를 닮았나 봅니다. 저는 말 타는 것 무서워 하거든요.
점심을 채윤이 가족과 함께 먹고 오후 일정을 소화하러 논 보트가 있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먼저 닭다리 싸움을 한다고 합니다. 잘 못하는데 큰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상대팀 아버지의 공격에 풀섶에 힘없이 내동댕이 쳐 집니다. 다행히 은서와 은채는 아빠의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ㅎ ㅎ 하지만 무릎이 까졌네요.. 논 보트 타러 가서 신나게 실력 발휘하려고 했더니, 상대팀 보트에서 물이 날아오네요.. 옆에 있던 은채가 물벼락을 맞고, 무서워 계속 웁니다. 모든 선생님들을 머드팩 해드릴려고 했는데, 딸을 우선 구하기 위해서 논가운데서 내렸습니다. 원장 선생님이 물에 빠지고 여러 선생님들도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네요. 동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나이를 초월해서 즐거운 일인가 봅니다.
아이들과 미꾸라지 잡기 행사를 끝으로 오늘 행사는 마무리가 되는 모양입니다. 아이들은 미꾸라지를 잡기 위해 물에 듬뿍 잠기면서 열심히 집중합니다. 자연과 교감하는 이런 일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제가 어릴 때는 논두렁을 막고 물을 퍼내 진흙 속에 있는 미꾸라지를 잡아내던 추억이 있었는데...아이들과 어울려 놀면서 과거의 생각도 떠올려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준비해온 약간의 술과 바비큐로 아버지들과 함께 뒷풀이를 하면서 오늘 행사를 마무리합니다. 시간이 좀 더 있었더라면 여러 아버지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 텐데, 그점이 좀 아쉽네요. 그리고 원장 선생님이 행사 준비로 신경을 많이 쓰셔서 그런지 몸이 좋지 않다고 해서 걱정이 됩니다. 한송이반 이원숙 선생님께도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은서 옆에 있다보니 은채가 친구들과 선생님을 뵐 시간이 없었네요.. 아무튼 채윤이 아버지, 동현이 아버지, 지원이 아버지, 재현이 아버지 반갑습니다. 함께한 모든 아버님들 고생하셨습니다. 이번일이 계기가 되어 자주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많았으면 합니다.
<나오면서>
늘 알찬 수업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해주시는 원장 선생님 이하 여러 선생님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은 아무것도 칠해져 있지 않은 ‘흰색의 도화지’와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흰색의 도화지를 어떤 사람은 노랗게, 파랗게 물들이기도 하고, 알록달록 무지개 색을 닮은 빛으로 칠하는 사람, 어떤 사람은 까맣게 물들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잠재력을 바깥으로 이끌어 내어 다양한 색을 가진 순수하고 해맑은 아이로 키워주시는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부자캠프의 행사를 빌려 고마움의 말씀을 전합니다. 늘 열정적인 모습으로 우리 아이들의 훌륭한 선생님이 되어 주십시오.
은서, 은채 아빠 올림.
첫댓글 못오신 아버님들을 위해 일정별로 서술해 보았습니다. 장문의 글을 읽으시기에 부담이 되실 줄 압니다. 행사 준비 하신다고 많은 선생님들 고생하셨습니다. 부상의 후유증이 있는 분도 계시던데, 빠른 쾌차를 빕니다.
은서 아버지의 글 솜씨는 정말 대단하세요. 어제 왜 그렇게 글이 올라가지 않아 아쉬워했는지 이제 알겠습니다. 너무 잘 읽었습니다.
부담스럽긴요~ 첫글 부터 계속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걸요~~*^^* 아버님 덕분에 다른 분들이 좀더 자세히 알 수 있겠네요 ㅎㅎ 아버님과 은서 은채 모두 좋은 추억이 되었다니 절로 기쁘네요 이 기억~~ 오래오래 기억해주세용
좋은 추억을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앞으로도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아버님!! 완전 스타되셨어요!!! ^^* 글 읽으면서 한참을 웃었네요! 읽으면서 다시 성주로 돌아가서 캠프를 하고 왔습니다.^^ 너무 이쁜 우리 은채 은서가 참 행복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함께 들면서요.. ^^ 아버님!! 까진곳~~ 얼른 나으시고.^^ 너무 행복했던 추억 곱절로 행복하게 해주신 글에 감사 또 감사드려요~~!! 언제나 화이팅!!
최근아 선생님 덕분에 까진 곳은 아물어 갑니다. 김경남 선생님 많이 다쳤다고 하시던데 빠른 쾌유를 빕니다.
아버님의 이런 세심한 관심과 사랑에 아마도 은서,은채가 나날이 예뻐지는 것 같아요 ^^ 이 글을 읽고 아버님이 더 좋아지네요 앞으로도 우리 모란의 초대에 꼭 응해주셔서 저희를 행복하게 해주셔요 ~~
불러 주시면 기쁘게 달려가겠습니다. 아이들에게 하루하루 이어지는 교육활동에 진정성과 애정이 담겨 있어 늘 고마움 마음입니다. 우리 선생님들! 힘내세요..
저는 은서애비가 아니고 같이 사는 사람입니다 ...끼야~~이렇게 대학 레포트마냥 길~게 썼을줄 꿈에도 몰랐네요 징하네 그냥~제가 미리 알았더라면 편집 씨게 했을텐데 읽으시는분들 지송합니다 바쁜사람이 언제~ㅋ 근데 저흰천상 부부가 맞나봐요 선생님들도 당해봐서 아시겠지만 지도 문자 한번 보냈다하면 3통연속 장문으로 보내고도 모자라하는 사람인지라 달래 드릴말씀도 없네요 ㅋㅋ암튼 저도 이글을 읽고나니 사진 한장 못봤지만 상상은 마구마구 되네요 ...귀한 놀토(휴일)까지 반납하며 기꺼이 저희들에게 아름다운추억만들어주신 원장님과 우리 선생님들께 이지면을빌어 머리숙여 고마운 마음 전하옵니다 모란 만세!!!(이것도 기네^^)
이번.. 캠프에서 제일 아쉬운점~! 당연코.. 은서아빠 잠수 시켜 드리지 못한 점.. ㅋㅋ 떠나 갈듯이 우는것 보고.. 은채 얼른 구하고 아버님 빠뜨릴 계획으로 물속으로 질주 했는데 어느새 안보이던데요.. 2년 후.. 그때까지 제가 기운 있을나나.. ㅠㅠ
은채가 한송이라서 모란과의 인연은 계속됩니다. 2년 뒤에는 제가 머드팩을 꼭 해드리겠습니다...ㅎㅎ 창포로 머리 감기고, 영양가 있는 식사와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시는 선생님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명품 교육 부탁드립니다.
진짜 멋지십니다...^^... 덕분에 저도 캠프에 참여했던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장문의 글 읽으신다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모란! 이란 이름만으로도 자부심이 듭니다. 모란에서는 부모님들이 못해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참 좋은 어린이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멋진 아버님과 우리 예쁜 딸 은채랑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해서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아버님의 사랑이 그대로 은채에게 전해져 울 은채가 이렇게 예쁜가봅니다...
은채와 함께 한송이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아쉬움이 많습니다. 내년에 은서 초등학교 입학하고 나면 친구들과 많이 어울릴 자리가 있겠지요... 그때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ㅎㅎ
우왕~~~진짜루 은서아빠엄마 글쓰는 솜씨는 대단하셔요...부럽슴다..울 연경아빠도 애들과즐거운 추억만들고 왔다고 입으로만 자랑이 잘잘잘~~~ 암튼 애들과 아빠모두에게 소중한시간이었나봐요..그리고 미꾸라지잡을땐 우리애들둘이 완전삼매경에 빠졌다는데,여름마다 시골이모네 놀러간게 한몫했나봐여~~~ㅋㅋ글잘읽었습니다..우리부부는 1주일지난이제야 글을읽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