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들은 지난 1일 페루 리마에서 개막한 당사국총회(COP20)에서 종료 시한(12일)을 이틀 넘기는 열띤 협상 끝에 '리마선언문(Lima Call for Climate Action)'을 채택하고 이날 오후 폐막을 선언했다.
◇"기여방안 내년 상반기까지 제출"…리마 회의 성과 주목
이번 리마 총회에서는 내년 파리 총회(COP21)에 앞서 2020년 이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기여(INDC) 내용을 시한에 맞춰 제출하기로 합의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INDC(Intende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란 2020년 이후 각국이 스스로 정하는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말하는 것으로 지난해 바르샤바 총회(COP19)에서 내년 12월 열리는 파리 총회 이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제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준비가 된 국가는 내년 3월까지, 준비가 덜 된 국가들은 파리총회에 충분히 앞서(well in advance) 제출하기로 했다. 사무국이 INDC의 종합보고서를 내년 11월1일까지 준비하기로 해 늦어도 내년 9월까지는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당초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당사국들이 내년 5월 말까지로 제출시한을 명시할 것을 주장했으나, 중국·사우디 등 강성개도국(LMDC)의 반대로 이와 같이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 파리 총회에서 채택하기로 한 2020년 이후 신(新)기후체제 협정문(2015 Agreements)의 주요항목이 포함된 문서(element paper)를 확정한 것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주요 항목에는 감축, 적응, 재원, 기술개발 및 이전, 투명성, 절차 등의 내용이 담겼으며 당사국들은 내년 5월까지 협정문 초안을 작성해 본격적인 신기후체제 협상에 돌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선진국의 2013~2020년 간 의무감축 목표를 담기 위해 지난 2012년 12월 도하에서 개정된 교토의정서 개정안의 비준을 촉구하는 등 2020년까지(Pre-2020) 온실가스 감축 촉진 방안도 마련했다.
특히 이번 회의기간에서 개도국에 대한 기후변화 적응 및 기술 지원에 대한 선진국들의 재정 지원 약속이 잇달아 나오면서 녹색기후기금(GCF) 초기 재원 조성규모가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도 큰 성과물이다.
회의기간 중 노르웨이(1.29억달러), 호주(2억호주달러), 벨기에(5000만유로)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페루, 콜롬비아(각 6백만달러) 등도 GCF 공여금액을 발표하면서 초기재원 조성규모가 102억달러(28개국)로 증가했다.
◇선진-개도국 감축 노력 강화 전망…접근법 이견은 숙제
이번 총회 결정문에는 현재의 감축목표가 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상승을 2도 이하로 억제하는데 필요한 온실가스 감축량에 미치지 못한다고 명시해 보다 강화된 감축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2020년까지(Pre-2020) 추가 감축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2020년 이후(Post-2020)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신기후체제를 위한 개도국들의 감축노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유럽 국가들이 2030년까지 배출량을 최소 40%까지 줄이기로 한 이후 미국은 2025년까지 2005년 수준을 상회하는 26~28%의 감축 목표를 약속했고, 중국도 늦어도 2030년까지 배출 정점을 찍은 후 감축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개도국들은 신기후체제 협상에 앞서 선진국의 추가 기여와 재정 지원 등의 조건을 선결과제로 주장하고, 선진국들은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등 선진-개도국 간의 신경전이 여전해 이견을 좁혀나가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기후대응에 대한 국제사회의 긍정적 평가가 많아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배출권거래제 등 감축정책을 충실히 이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한국 정부 대표단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기후정상회의에서 보여준 국제적 리더십을 이어가기 위해 Post-2020 감축목표를 국제적 요구에 맞게 수립하고 정부차원에서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등을 통해 기후변화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