歡樂街 크락키의 중앙광장에선 매주 목요일이면 살사 댄스 등 무료로 춤을 배우고 추는 시간인지라 라틴음악의 리듬에 맞추어 많은 연인들이 뒤엉켜 매혹적인 춤을 추고 있었다.
힘찬 전자비트에 맞추어 흰옷입은 뚱뚱한 여가수가 부르는 스티브원더의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을 열창하고 있어 나도 몰래 흥얼거리면서 따라가고 있었걸랑요.
칠리크랩으로 유명하기도 한 이곳에 우리 일행은 목을 축이기 위해 몇군데 Beer Hof집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그때 우리의 시선을 끄는 곳이 있었으니 병원모드의 주점이었슴다.
수술실에 있는 둥그런 자외선 램프와 휠체어 의자가 구경하느라 다리가 조금 아파오는 우릴 반기고 있었슴다.
근데 조금 이상타 싶어 주변을 살펴보니 이 가게는 링겔주사라 하는 포도당 식염수액과 주사기안에 술이나 음료수를 담아 파는 가게였던거 아니겠어요?
옆에서는 링거액 호스나 주사기를 입어 넣고서 장난스레 웃으면서 쪽쪽 빨아대는 그들을 보노라니 희한한 광경에 실소가 나올 수밖에 없었슴다.
우린 맥주피쳐를 주문하고서 목을 축이고 차이나 타운을 가기로 했다.
술 못마시는 저는 통닭 안주만 먹으려니 미안했지요...
클락키에서 3블럭에 위치한 중국화교들의 집단거주지인 이곳 차이나타운에도 우리와 언어는 다르지만 저마다 삶의 터전인 가게에서 손님들과 흥정을 하고 있었고 도처에서 매시꺼운 향이 피어나고 있었으며 조금 거리가 지저분함을 느꼈다.
이어 우린 패션과 명품 등으로 유명한 패션스트리트 “오차드 거리”는 페점시간이 저녁 9시라 하여 너무 늦을것 같아 괘도를 수정하여 싱가폴속의 인도와 이슬람 문화를 경험할수 있는 이국적인 “리틀 인디아”로 가기로 하였다.
인도에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등으로 이루어진 신분계급이 지금도 상존한다는데 신라시대나 조선시대의 우리 조상들처럼 신분제도하에서 그들의 삶은 어떠한지 무척 궁금했다.
그래서 지나가는 녀석들에게 “Could you show me the way to the little India" 물어보니 잘 모른다는 놈, 잘 못 알려주는 여자.... 걸어서 갈수 없다하여 우린 택시를 잡아 타기로 했다.
한국에서 처럼 엄지손가락 치켜세우며 “택시~” 소리를 외쳐도 이녀석들이 그냥 지나가는 거에요.
10여분을 헤매다 택시가 왔는데 우리앞을 휙 지나가더니 골목길 옆에 택시가 서는 거에요.
우리는 택시쪽으로 달려갔었는데 가만 보니까 택시라고 보도블럭에 써있는 곳에 주차하는거에요.
손님이 왕이니까 우리 있는데서 세워서 태우면 됐지 택시존에서만 승차가 가능하다고 하니 이녀석들이 조금 고지식하게 보이더라구요....ㅎㅎㅎ
나이드신 기사분에게 “우리 일행이 5명인데 리틀인디아 가자"고 하니까 페날티를 당할수 있으니까
안된데요 글쎄... 우리는 그냥 탈수 있는데....
자기 빼고 4명만 탈수 있다고 해서 불가피 2대로 나누어서 가는데 기사양반 하는 말이 리틀인디아 어디로 가느냐 해서 우리가 뭐 알아야 면장을 하지요?
“Do you know the famous building at the little India?" 물어보니 ”파크로얄 호텔“을 추천해서 1차 그곳을 목표로 2명이 출발하고 다시 3명이 택시를 한참후에 잡아 가자고 하니 기사가 하는말 ”파크로얄 호텔이 두군데란다!“ 이런 낭패가 있나... 할수없이 먼저 출발한 J차장에게 전화해서 두명의 기사끼리 통화시켜 목표를 정하고 가는데 아 이녀석 우리나라 총알택시 저리가라 하네요... 엄청 거칠게 운전하고 빠르게 가는거에요. 먼저간 택시보다 우리가 먼저 도착한거에요. 아무튼 목표지인 호텔에 도착해서 두리번 거리면서 계산하고 내리려니 호텔 삐끼같은 녀석이 에티켓도 없이 우리가 내리기도 전에 택시문을 열고서 내리라 하네요... 말이 조금 통했으면 뭐 이따위가 다있냐하면서 할려다 속으로만 생각했지요...?
낮에 왔었더라면 인도풍과 이슬람이 어우러진 이국적인 여러 건물들과 그들의 활기찬 모습들을 카메라 등에 담았을텐데 밤이라서 그런지 사진촬영하기도 조금 어려웠습니다.
코를 찌르는 인도의 향신료를 맡으며 인도 여자들이 지나가면 이마에 무슨 색깔인가? 구경도 하고...
인도에서 온 노동자들이 세운 힌두사원같았는데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아마 금식기도와 예배를 드린후 간식시간인지 모르겠지만 사원앞에 길게 선 줄에는 신도들이 접시에 옥수수와 스프 등을 담아 손으로 집어 먹고 있었습니다.
아픈다리를 이끌며 여기 왔으니 목이라도 축이자며 호텔앞의 맥주집으로 가서 맥주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다가 거의 새벽 1시가 되어 숙소로 도착했습니다.
조금 늦은시간이었고 많은 여행정보를 제대로 준비 못한것도 있지만 그래도 우리 한국인의 무대포 여행(?)의 전통을 답습하고자 했었던것 같슴다.
싱가폴 속의 인도인들이 거주하는 집단지역인 “리틀인디아”에도 우리와 동시대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삶의 바운더리 내에서 진솔한 삶을 영위하면서 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