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곡동 두산건설의 주택전시관 아트스퀘어를 찾은 사람들이 전시된 미술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 곳은 전시회와 공연 중심의 문화공간으로 지은 게 특징이다. | |
도심에 있는 건설업체들의 상설 주택전시관이 직장인·주민들의 휴식·문화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동료·가족과 편안하게 앉아 음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거나, 공짜로 각종 전시회나 공연·강좌를 들을 수 있어서다. 푸르지오밸리 김용진 관장은 “푸르지오밸리에는 주택은 없고 휴식·문화만 살아있다”며 “직장인 이용객만 하루 300명을 웃돈다”고 말했다.
주택전시관은 삼성건설이 2001년 4월 서울 일원동에 상설 견본주택(래미안갤러리)을 지으면서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이후 GS건설·현대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 등이 전시관을 짓고 운영에 나섰다. 현재 서울에만 강남권 중심으로 13개의 주택전시관이 있고, 다채로운 문화 이벤트가 많이 열린다.
대우건설의 서울 역삼동 푸르지오밸리에 마련된 쉼터를 찾은 인근 직장인과 주민들. | |
그런데 주택전시관이 처음부터 문화공간은 아니었다. 초창기인 2000년대 초반에는 그저 상설 견본주택 정도였다. 분양이 없을 때는 그나마 문을 닫았다. 그러다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이 줄면서 전시관 활용도가 떨어지자 업체들이 갤러리·공연장으로 쓰기 시작했다.
이런 시도가 좋은 반응을 얻자 요즘에는 전시관을 아예 갤러리·공연장처럼 짓는다. 두산건설의 아트스퀘어는 1층은 갤러리, 2층은 공연장이다. 주택전시관은 3층으로 밀렸다. 현대건설이 2007년 도곡동에 지은 힐스테이트갤러리에도 180석의 소극장이 마련돼 있다. 아트스퀘어 박현숙 관장은 “고객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자는 취지에서 전시관 기획단계서부터 아예 문화공간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전시관을 운영하는 데는 운영비만 연간 15억~20억원 정도 든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땅 임대료를 보태면 30억원을 훌쩍 넘는다.
힐스테이트갤러리 황희정 관장은 “적지 않은 돈이지만 고객에 대한 서비스,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으로 여긴다”며 “오히려 비용 대비 브랜드 홍보나 기업 이미지 개선 효과가 더 큰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