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학교를 마치며…
사람은 늘 정리하면서
살아야 한다. 왜 그럴까? 그것은 영원할 것 같은 나의 인생에
언젠가는 반드시 끝이 있기 때문이리라. 지난 1년간 글쓰기
공부를 통해 배운 것들, 그리고 기억되는 것들,아쉬운 것들을
글로 남김으로써 내 자신을 되돌아본다.
“야곱 책을 통한 만남”
2013년 1월 창세기 33장을 읽다가 야곱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야곱의 인생이 궁금하여
출생부터 죽음까지를 묵상하였다. 대기업에 다니면서 승진에 눈이 멀어 인간적인 노력을 다한 나의 모습과
야곱의 모습이 동일시되었다. 나는 즉시 야곱에 관련 된 책을 모조리 찾아 나섰다. 과거에 나온 이동원목사님의 야곱 책을 시작으로 카톨릭 송봉모 신부의 책까지,
그러나 시중에 나와있는 책들은 주로 야곱에 대한 축복을 단순히 다루었을 뿐 야곱 인물의 내면을 심도깊게말해주는 책은 없었다. 그러던 중에 김기현 작가의 책을 발견했다. 이동원목사님의 추천사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구입하여 단숨에 읽으며, 야곱을 통해
나를 다시 바라보게 하셨다. 나의 모든 상황속에서 언제든지 은혜를 주시는 그 분 앞에서 난 계속해서
인간적인 잔머리를 굴리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 책을 통해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 (나는 감동받으면 주변에 그냥 떠들고 다닌다.) 단숨에 죠이선교회에
전화를 걸어 책30권을 주문했다. 그리고 주변 후배들과 지인들에게
뿌려대기 시작했다.
“김기현과의 만남 시작”
2013년 5월경 회사
업무가 어느 정도 한가할 시기에, 나는 작가 김기현이 궁금해졌다. 이분의
어떤 책들이 또 출간하였는지? 그래서 글쓰는 그리스도인, 10대와 함께 성경에
빠지는 성경 독서법, 예배 인생최고의 가치 등 을 연달아 구매하여 읽었다. 위의 책을 읽으면서 성경을 어떻게 어떤 자세로 읽어야 하는지, 너무
익숙해 있고 새로운 마음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내 신앙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원칙에
근거한 삶이 어떤 것인지 하나씩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청년때의 모습이 생각이 났다. “큐티하지 않으면 밥을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 순수했던 청년신앙! 4영리를
들고 캠퍼스를 들고 다니면서 전도를 하던 모습, 기독동아리를 섬기며 이끌었던 나의 모습, 1명으로 시작한 동아리가 50명까지 모였던 그 은혜들이 생각났다. 그러나, 어느새 나는 그 순수했던 청년신앙을 버리고, 이 세상의 안락과 번영만을 추구하고 사는 자가 되어버렸던가? 내
자신의 내면적 성숙보다 성과와 효율성만을 추구하며 외향적인 겉모습에 매달려 살던 나! 그래서 서울에서
시작하는 김기현목사님의 글쓰기 학교는 내 삶의 새로운 피난처로 기대하게 되었다.
“글쓰기 모임”
2013년 8월초순, 김기현 작가의 책을 읽다가 ‘로고스서원’ 이라는 곳이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래서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여 여러 자료를 구경하던 중 서울에서 글쓰기 모임이 시작된다는 광고가 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 광고를 보자마자 이거다 싶었다. 성격이
급한 나는 바로 전화를 드렸고, 그 날부로 바로 등록을 마쳤다. 서울에서
이런 분을 모시고 글쓰기를 배우면 참 좋겠다 라고 하는 평소의 생각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너무
감사했다.
2013년 9월초순 글쓰기
첫모임! 처음으로 얼굴을 뵌 김기현 목사님! 약간은 대머리에
장난기 많은 웃음을 보니 영락없이 선지자 엘리야! 말씀하시는 것도 너무 신학적으로 어렵지 않게 이야기한다.영락없이 옆집 아저씨! 권위적이거나 너무 경건하면 만남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삶의 진솔한 것들을 나누어 주셔서 첫모임의 부담감은 없었다. 그렇게 총 14명의 멋진 분들이 오셨다. 사실 이렇게 책을 읽고 글쓰기를 사모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나의 자만이였던가! 이렇게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에 더더욱 깜짝 놀랐다.
“북 토크와 글쓰기의 어려움”
글쓰기모임이
2달정도 지나니 매주 글을 쓴다는 것은 매우 곤욕스러운 일이였다.그래도 처음 1달정도는 글 쓸 주제도 많고, 글 소재들이 많다고 생각했었는데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소재들이 바닥이 났다. 또한 내 기준으로는 깊이 생각하고 여기는 것들이 결코 깊지 않고
얇은 생각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매주 모임에 가기 위한 글쓰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매주 하나씩 써야하는 글쓰기가 차츰 조용히 2주일에 한 개로
바뀌었다. 2주일에 한번 만나는 것이 더욱 기쁘게(?) 생각할
정도로 금새 생각이 바뀌었다.
그럴 쯤에 시작한 북토크는 글쓰기를 빼먹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였다. 특히 김회권 교수님의 겸손하시고 진솔한 신앙의 모습은 큰 감동이였다. 열정으로 청년들에게 설교하고, 삶으로 예수의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모습 자체가 많은 도전을 받았다. “내가
지금 소유한 차가 있고, 예전보다 내가 부자인데 너무 부자여서 교만해 질까 봐 늘 걱정이다” 라고 말씀하시며, 늘 지하철을 타고 다니신다는 말씀에 그냥 고개가
끄덕여졌다. 인생이란 바로 저렇게 사는 거구나…단순하게….
“글쓰기를 마치며 삶의 작은 변화들”
지난 1년동안 나의 삶에 작은 변화들이 일어났다. 무엇보다도 사람 만나고 축구하기에 바쁜 내가 이제 사람 만나는 것을 줄이고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있다. 나는 대학 졸업하면서 1주일에 1권의
책은 반드시 읽겠다고 담당교수와 약속하였으나 결코 지키지 못했다. 분주하게 성과주의를 목표로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바쁘게 달려왔다. 그러나 지난 1년간 120권의 책을 사고 70권정도의 책을 읽었다. 내게 있어서 이런 모습은 엄청난 변화이다. 늘 사람 만나서 맛있는
맛집 찾아다니기 바쁜 나였건만, 이제는 맛있는 책 냄새가 있는 그런 음식점(?)을 찾아 다닌다. 반디앤루니스맛집(고터점,코엑스점) 교보맛집(광화문점,강남점),알라딘
맛집(강남점,분당점),신림동
헌책방맛집, 개포서적백화점맛집, 그리고 총신대앞 기독교 중고서점
맛집 등 육신의 양식이 아닌 마음의 양식을 먹기 위해 늘 새로운 맛 집에
기웃거리게 되었다.
두번째, 책을 한번만 읽고 그냥 덮지 않게 되었다. 과거에는 책을 한번 읽고 좋은 글에는 줄치고 그 옆에 내 생각을 쓰면 그만이였는데, 이제는 적어도 2번이상은 읽게 된다. 서평을 쓰려고 하니 적어도 2번이상은 읽어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난 아이큐가 두자리인지라 잘 잊어버린다. 잘 까먹는다. 책의 좋은 내용은 컴퓨터로 저장하여 다시 곱씹어보고, 거기서 정말
좋은 깨달음은 서평에 기록함으로 생각을 정리하였다. 좋은 책은 자주 접하고 읽어야 함을 절실히 느꼈다.
세번째, 삶이 단순해졌다. 흐뜨러진
내 마음이 화요일 글쓰기모임에 맞추어 움직인다. 모든 약속이나 시간도 그 흐름을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하게
되었다. 그래서 화요일 오후는 절대 약속을 잡지 않았다. 2주일에
한번 모이지만,매주 화요일은 가장 소중한 약속이 있다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과 약속을 잡지 않으려 했다.이렇게 살아가니 삶이 참 규칙적이고 계획적이면서 단순화되었다.그리고
사람들을 별도 요일에 만나니 만남의 집중도도 더 높아져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더 들어줄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글쓰기가
삶의 모습도 바꾸게 해 주었다.
글쓰기에 미흡한 점과 아쉬운
점
첫째, 많은 글을 쓰기 위해 미리 준비하고 성실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다. 근본적으로 게으른 나의 성격상 주일오후부터 바빠진다. 미리미리
준비해서 글을 써 놓으면 좋으련만, 그게 잘 안된다. 그래서
주말에 책 읽고, 화요일 새벽에 일어나서 글 쓰고 회사에서 점심시간에는 낮잠(?)을 자는 경우도 있었다. 다시 글쓰기를 시작한다면 늘 똑같은 평정심으로
성실히 준비하리라.
두번째, 글쓰기를 통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나아졌으나 여전히
글을 잘 못쓴다. 물론 글이라는 것이 바로 일취월장 나아지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나의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진솔하고 삶에서 우러나오는 글을
쓰고 싶은데, 잘 안된다.. 시간이 필요하겠지..그런 사실을 잘 알지만, 그래도 글쓰기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
세번째, 1년의 과정으로 글쓰기를 맞춘다고 하니 아쉽다. 나같이 책읽기 싫어하는 사람은 한 3년의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인간개조를 하기 위해서는 3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예수님도 제자들도 3년을 동거동락하지 않았는가? 나 또한 3년은 매주 책의 서평은 써봐야 좀 발전된 나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목사님! 김사부님!! 저 같이 부족한 지성인을 위한 고전반을 만드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로고스 15기의 이별”
모든 과정을 마치고 나면 무엇이 남는가? 많이 생각해 본다. 그러나 여전히 거기에 남는 것은 사람이다. 학교를 마칠때마다 지금
되돌아보면 남는 것은 여전히 선생님과 친구들이다. 학교때 배운 인수분해와 미분적분은 이미 잊은지 오래지만, 그때 함께 했던 친구들의 웃음과 에피소드는 여전히 내 머리속에 남아있다. 최근
초등학교 친구를 만나면서 36년전을 이야기했다. 초등학교때
여자친구에게서 자기가 인기가 짱이였다고, 또 자기가 축구를 학교에서 제일 잘했다고 자랑질 하면서 깊은
웃음이 나온다.
마흔네살에 배운 글쓰기모임. 지금은 이 모임의 뒷태가 어떻게 나타날지
잘 모르지만, 앞으로 10년뒤 20년뒤 로고스서원을 바라보며 허허 하며 웃을 시간들이 금방 오리라 여겨진다.
늘 푸근한 얼굴로 우리의 모든 말을 수용하시는 사부님과 늘 밝은 농담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 주는 김철휘 목사님, 그 작은 눈으로 눈웃음치며 사투리로 칭찬의 말을 맛깔스럽게 해 주는 김상철 목사님, 깊은 골짜기에서 울려나오는 멋진 목소리로 우리에게 아버지에 대한 글로 마음을 맑게 해 준 김정원 목사님, 순수한 청년의 감정으로 다양한 언어로 맛깔스러운 글을 쓰는 이대로 간사님,가장
어린나이지만 늘 웃는 모습으로 나이 많은 우리 늙은이들의 말을 잘 귀담아듣는 혜림자매, 15기의 큰누님(?)으로 때로는 강한 언어로, 때로는 부드러운 감성으로 우리의 눈물샘을
자극한 조경애집사님, 또한 늘 작은 눈으로 환하게 웃으시며 세상에 대한 깊은 발언으로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해주시는 박장수집사님. 아쉽게도 처음 시작한 15기 모두 함께
마치지 못했지만, 이런 작은 예수들의 모임으로 인해 마음이 참 기쁘고 즐거운 시간이였다.
세상에서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보다 이 모임이 다른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 안에 있는 그리스도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분을 좋은 책을 통해 인격적으로 배우려는 모습이 아니겠는가!
책을 통해 나를 알고, 책을 통해 타인을 하고, 책을 통해 세상을 알게 하는 로고스서원에서의 만남은 긴 인생에서 잊지 못할 시간이 될 것 같다. 그러나, 로고스의 만남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세월이 흘러도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우리의 만남은 계속되어질 것을 기대해본다.
15기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김 목사님! 김 사부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어제 집사님의 눈가의 이슬을 잊지 못해요 신앙으로 살아보려는 몸부림~~그 진리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우린 책 읽고 글쓰고 교제하는거죠 그 길 같이 가게되어 참 좋습니다 좋은 글 감동입니다^^
늘 좋게 봐주시고, 늘 좋은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그리스도안에서 동역함에 늘 그 분께 감사를^^
11기입니다. 읽으며 우리 함께 한 동무들이 새록새록 생각나네요. 행복했었고 고통스러웠지만 지금은 그냥 행복합니다^^ ㅎㅎ 그런데......3년이라 하심에 헉~! 놀랬습니다. ㅋㅋ
이 글을 이제 봤네요 온집사님 글 읽으니 저도 글쓰기학교가 얼마나 축복이었나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온집사님과의 만남 역시 축복이었고요^^ 좋은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보았어요. 눈가의 이슬..곁에 앉았다가 그 마음에 제 마음까지 눈물로 젖었답니다.
온집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삶의 여정을 보는듯한 아름다운 글이었습니다.^^
좋은분들의 댓글에 감사함을^^.사부님 모시고, 로고스 공동체 통해 그리스도의 진한 향기가 발산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