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그해 마지막 봄^^1편

[파주]

1980년 5월18일 그날은 일요일이었다.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쬐는 화창한 봄 날씨였지만 전국 곳곳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신군부는 전날 24시를 기해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해놓고 있었다.

오후 4시 광주 금남로와 충장로에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총을 든 군인들과 마주하고 있었다. 군인들은 막 이곳에 투입된 공수부대원들이었다. 무장 군인을 본 시민들은 내심 겁이 났지만 애써 무리 속에 들어가 마음을 진정시켰다. 거리에는 시위대만 있는 게 아니라 구경꾼도 섞여있었다.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 어려운데 설마 어떻게 하겠나 싶었다. 조금 뒤 피의 참극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공수부대 현장 지휘관은 한동안 핸드마이크를 들고 시위대의 해산과 시민들의 귀가를 종용했다. 그러다 돌연 진압명령을 내렸고, 군인들은 시민들을 향해 돌진했다. 시위대와 구경꾼의 구분은 하지 않았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곤봉으로 때리고 군홧발로 짓밟았다. 시민들이 달아나면 골목과 건물안으로 까지 쫓아가 두들겨 패고 붙잡아갔다. 많은 시민들이 쓰러지고 죽어나갔다. 시민들은 “이대로는 안되겠다. 맞서 싸우자”는 생각을 갖게 됐다. 한국 현대사의 한 획을 그은 열흘간의 5월

광주항쟁은 그렇게 시작됐다.

광주는 열흘간의 항쟁기간에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됐다. 신군부는 광주항쟁을 ‘불순분자와 폭도들에 의한 난동’으로 규정했고, 언론은 그대로 받아쓰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었다. 지금 같으면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알려질 테지만 당시 통제상황에선 진실이 광주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갈 수 없었다. 국민 다수가 광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었다.

계엄군이 광주 시민을 향해 처음 발포한 때는 광주민주항쟁 2일째인 19일 오후였다.

광주고와 계림파출소 사이에 멈춰선 장갑차를 시위대가 공격하자 11공수여단 63대대 소속 작전장교가 M16을 발포했다. 광주를 피로 물들게 한 최초의 방아쇠가 당겨진 것이다.

공수부대원들의 행동은 날이 갈수록 거칠어졌다. 20일 충장로 5가 광주상호신용금고 옆에서 노모의 조그만 도장 가게는 문을 닫기 위해 밖으로 막 나서는 순간 공수부대원 7~8명이 휘두르는 진압봉으로 머리를 때리려 하자, 놀란 노모는 지팡이로 공수부대원들을 때리며 “이게 무슨 짓이냐”며 소리를 질렀다. 공수부대원들은 “저 할망구 죽여버려”라며 총개머리판으로 할머니 노모를 내리찍은 뒤 실신해 있는 노모를 그대로 두고 나가버렸다. 이날 오후 11시 광주역 광장에선 시민 2명이 계엄군 발포로 사망했다.

21일 오전 광주 시민들은 광주역에서 수습한 시신 2구를 리어카에 싣고 전남도청으로 향했다. 시민들은 계엄군 투입과 무차별 구타에 대한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전남도청 앞 전일딜빙과 YMCA 건물 부근에서 계엄군과 대치했다.

오후 1시, 애국가가 울려퍼지면서 분수대 앞에 있던 공수부대원들이 도청으로 밀려드는 차량과 시위대를 향해 일제히 집중사격을 퍼부었다. 도청광장을 장악한 공수부대는 금남로에 시위대가 보이는 대로 조준사격을 가했다. 심지어 부상자를 부축하기 위해 나온 시위대도 총격을 받았다.

군부대의 시위 진압은 문자 그대로 야만적이었다.

“만행, 폭거, 무차별 공격 같은 단어는 너무 밋밋해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떠올린 단어가 ‘인간사냥’이었다. 젊은 여자,

그것도 옷맵씨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고 예쁘장한 여자일수록 가해지는 폭력은 더 심했다. 옷을 찟는다든지 가격하는 신체부위가 여체의 특정 부위에 집중되었다.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되는가? 백주겁탈, 폭력난행, 성도착적 무력진압 등의 표현들이 얼핏 떠올랐으나 그것 역시 광주 상황을 전하기엔 적절치 못하였다.”

도청 앞에서 총격을 받은 시민들은 광주시 인근 파출소나 예비군 무기고로 몰려가 총기를 탈취해 무장하기 시작했다. 무장 시민군이 저항하자 계엄군은 22일 오후 광주시 외곽으로 철수했다. 광주는 시민의 자치구로 변했다. 시민의 자치질서가 공권력을 대체했다.

외곽으로 빠진 계엄군은 광주를 완전히 봉쇄했고 끔찍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다.

23일 오전 광주시 지원동 1번 버스 종점 부근에서 11공수여단 부대가 미니버스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민간인 17명이 살해됐다. 사망자 중 젊은 여성은 총상 외에 좌유방부에 자상(刺傷)이 발견됐다. 남성 2명은 피격 후 미니버스에서 부상당한 채 발견돼 주남마을 여단 상황실로 이송된 뒤 11공수여단 62대대 소속 정모 중사 등 3명에 의해 인근 야산 중턱으로 끌려가 사살됐다.

24일 오후 11공수여단 부대원들은 광주시 송암동 주변 민가를 돌아다니며 민간인에게 총질을 해댔다. 얼마전 계엄군간 오인 사격으로 다수의 군인이 사상한 데 따른 엉뚱한 분풀이였다. “공수부대원들은 송암동 일대를 집집마다 수색하고 다녔다. 그 과정에서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희생된 사람들이 많았다”

어느 집에서는 젊은 남자 셋을 끌어내 철로변으로 데리고 가 총으로 쏴 죽이기도 했고, 논에서 일하던 아주머니를 총 쏘아 죽이기도 했다. 공수부대원들은 그래도 분이 덜 풀렸는지 농가에 들어가 소를 향해 총을 쐈다. 소에서 흘러나온 피가 집 앞 고랑으로 흘러내렸다.

27일 새벽 3시, 탱크를 앞세운 계엄군이 광주시내로 진입했다. 한 여성이 “계엄군이 쳐들어옵니다. 시민여러분, 우리를 도와주십시오”라며 애절하게 가두방송을 했다. 하지만 계엄군을 막아낼 도리는 없었다. 오전 5시10분 계엄군은 도청을 비롯한 광주시내 전역을 장악하고 진압을 종료했다. 이날 새벽 전남도청에는 중학생 3명, 고교생 26명, 대학생 23명 등 총 157명이 있었다. 시민학생투쟁위원회 대변인등 15명이 현장에서 총상과 자상을 입고 사망했다.

시민들의 항쟁은 마감됐다. 열흘 동안 민간인 166명, 군인 23명, 경찰 4명이 꽃다운 목숨을 잃었다. 부상을 입고 나중에 숨진 상이 후 사망자도 376명에 달했다. 신군부로서는 공수부대 3개 여단, 10개 대대를 포함해 총 2만297명의 병력을 진압군으로 동원한 끝에 거둔 피의 업보였다.

전두환 정권은 5월 광주의 살육극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막고 싶어 했지만 언제까지 진실을 가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반독재 민주화 운동의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하는 그때 나는 광주 효동국민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국민학생이었다.

그당시, 밤에 집안 옥상으로 올라가면 조명탄이 밤하늘을 향해 올라는 것을 보았고 총성소리가 늘 귓가에 맴돌곤 하였다.

그때, 우리집은 변두리 골목의 슬라브 2층집으로 되어 있었고 어머니는 그 곳에서 동신여고생누나와 전남대학교를 다니던 대학생형들에게 하숙집을 운영하였다. 어머니는 오전과 낮에는 집근 처 서방시장에서 생선장수를 하면서 학숙집을 꾸려나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광주항쟁으로 인해 집 밖을 나서기가 엄두를 못할 정도 였는데 낮에 총을 안쏘는 날이면

어머니는 집에서 주먹밥을 만들어서 다락바구니에 꽉 채워서 나를 앞장 세우고 서방시장 길거리로 나가시더니 시민군과 대학민주투사들에게 주먹밥을 나누어 주시면서 마치 조카나 자식을 대하 듯이“제발,다치지 말어, 너희가 있음으로써 광주 시민이 있는 것인께”라고 주먹밥을 하나씩 건네 주면서 마치 당신이 민주 투사처럼 목이 쉬도록 말하는 것을 듣고 있을때, 나는 내어머니에게 저런 면이 있는 줄 새삼스럽게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당신이 나를 앞장 세우고 간 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느끼게 하려는 건지는

그때 당시는 몰랐다.

어머니가 시민군 트럭에 열심히 주먹밥을 나누어 주고 있을때,나는 트럭 안을 보았다. 세상에 내 친구인 삼석이도 트럭 안에 있는 것이었다. 나는 삼석이에게 “야,너 거기서 뭐해, 왜 네가 거기에 타고 있어.빨리 내려와” 라고 소리치자.삼석이는“오늘 총을 안쏘니까, 도청까지 가서 구경 하려고,야,연이야,너도 같이 가자”라고 손짓을 하는 삼석이를 보고 “야,이미친놈아, 거기가 어디라고 아저씨,형들 가는 곳에 따라가냐, 빨리 내려와, 너 안내려오면 나중에 선생님께 이른다”라고 내려 오라며 큰소리로 외쳤지만, 삼석이는 그때,

그 현장들이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어하는 철부지 처럼 실실 웃어가며 시민군 트럭에 몸을 맡긴채, 차를 타고 가는 것이었다. 그때 당시, 어른,청소년, 국민학생 할 것 없이 정신 없는 광주항쟁의 현장은 아이들이 탔어도 그냥 차가 도청으로 집결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어머니는 남은 주먹밥을 바구니채, 실어 주면서 “전두환을 몰아내자, 군부독재타도”라고 오른 주먹을 불끈쥐고 시민군차량이 가는 것을 보면서 목에 핏기가 질 정도로 그곳에 나와 있는 광주시민들과 함께 외치고 있었다. 그러한 광경을 보고 있는

그때, 나는 박정희 전대통령이 서거 하면서 또하나의 신군부 세력이 민간이양을 하지 않고 군인이 또 나라를 독재 한다는 것 이외에는 그때 그 현장이 너무 안타깝고 왜 이러한 시기에 나는 이곳에 있어야하고 어머니는 무엇 때문에 다른 아들들을 놔두고 나를 데리고 그 자리에 갔는지 그때는 알 수가 없었다.

시민군 트럭이 서방시장에서 집결하여 광주시민이 나누어 준 주먹밥이며 음료수를 허겁지겁 먹고는 시민군 차량은 전남도청으로 한 대 두 대씩 차량이 떠나 가는 뒷모습을 보고는 광주시민들은 한참 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박수를 치고 격려을 하고 있었다.

어머니 또한, 이마에 땀을 닦으시면서도 무언가 걱정어린 눈빛이 가득 하시더니 어머니께서“아차, 내조카..,이를 어째”하고 내 손을 잡으시더니

“석이형이 어디가 있는 줄 아느냐”라고 물었다.

외사촌 막내아들인 석이형은 전남대 농대 2학년 재학중이자, 어머니의 외조카인데 군인들이 대학생 특히, 전남대생들을 집중적으로 잡아 고문 하기 때문에 어머니의 걱정이 이마의 주름으로 보였다.

나는 어머니께“못봤는데요. 집에 있던가 없었던가? 모르겠는데요!”라고 말하자, 어머니는 부랴부랴 집을 향해 달리셨고 나는 어머니의 뒤를 따라 집으로 향했다. 숨을 헐떡이면서 집으로 뛰어 가는 어머니의 뒷모습은 마치 외조카의 생사가 너무 걱정이 되었는지 헐떡이는 가슴을 움켜 잡고 대문안으로 들어서자, 아버지께서 현관문을 여시면서 어머니께“대체 어디를 싸돌아 다니는 거여, 이 여편네야. 여편네가 겁도 없이..쯧쯧..”혀를 차며 화를 내시었다. 그러 시 더니 “석이 지금 지하실에 숨겨놨어. 얼른 자전거를 구해야 겠어”라고 아버지 또한 외조카의 신변이 너무나 걱정이 되는지 자전거 가게로 뛰어 가시고 어머니는 급히 지하실로 향했다.

어머니를 따라 지하실로 간 나는 외사촌 막내 석이형과 우리집에 하숙하는 석이형 친구들을 보고 내심 나도 모르게 안도의 숨을 내쉬는데 석이형은“이모, 나도 저 친구들과 함께 시민군에 참여해야 해요, 제발 보내주세요.”라고 말하자, 어머니는 “야, 이미친놈아, 네가 가서 뭘 어찌한다고 그 위험한 곳에 갈려고해, 너희 형과 적으로 싸울래, 이놈아, 아무 말 말고 이숙이 자전거 빌려온데로 그 걸 타고 강진 고향집에 가서 숨어 있어.”속이 타는 목소리로 어머니는 목이 쉬어 가는 줄도 모르고 석이형의 두팔을 꼭 붙잡고 애원 하듯이 말을 하였다. 그렇다. 석이형의 큰형은 군복중이었고 공군 장교 대위였다. 비상계엄령이 선포되자, 외사촌 큰형은 광주 상무대 공군기지로 복귀하고 출동준비 상태였다고 한다.

방금 전 까지만해도 시민군 트럭에 주먹밥을 만들어서 시민군 트럭에 나누어 주신 어머니의 모습에 자식 같은 외조카의 생사 앞에서 만큼은 어쩔도리가 없었는지 석이형을 붙잡고 애원하듯 석이형의 어깨를 두드리며 눈물을 흘리셨다. 그러는 가운데 잠시후, 아버지께서 싸이클자전거 3대를 빌려 오셨고 낮에는 위험하니까, 밤에 이동 하는 것이 났다며 아버지는 어머니께 빨리 간단히 가면서 요기 할수있는 도시락을 준비 하라고 어머니께 일러 두고는 대문 밖의 상황을 파악 하기 위하여 대문 틈으로 주변을 주시 하고 계셨다.

나는 비상계엄령으로 인해 학교 휴교령이 떨어져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외사촌형과 형친구들이 욱하는 마음으로 돌발적인 행동을 하여 집밖을 뛰쳐 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아버지 어머니 말씀대로 형들만 뚜럿지게 지켜보고 있었다. 해가 저물고 밤 아홉시 정도였을까.. 때마침 달도 뜨지 않아서 간판 불빛만 없으면 온통 세상이 어둠 속에 깔리 정도로 어두워졌다.

석이형과 학숙하는 형들은 자신의 동지들을 져버리고 고향인 강진 시골로 도망가는 현실도피처럼 비굴한 자신들이 싫었는지 어머니와 한참을 실갱이 하고 나서야 상기된 굳은 표정으로 싸이클 자전거를 타고 강진으로 향했다. 나중에 석이형에게 듣은 이야기이지만, 강진까지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며 산등선을 따라서 무려 8시간 여만에 강진 시골집에 도착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중흥동에 살던 우리 가족들은 학숙생 형들만 집에 보내고 당시 동신여고 다니던 누나는 우리 가족과 함께 비상계엄령이 풀리기만을 기다리면서 좀 처럼 집밖을 나가지 않았고 간혹, 밤이 되면 대문 밖에서 누군가가 쫓기고 쫓아가는 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비상계엄령이 해제 되면서 광주시민들은 하나 둘씩 전남도청으로 향하였고 나는 학교 휴교령이 해제가 되어 학교에 등교를 했는데 이게 무슨일인가, 삼석이가 보이지가 않았다. 다른 친구 들에게 삼석이 학교에 나오지 않았냐고 물어 봤지만, 교실은 여느때 처럼 말썽장이들로 인해 웅성웅성 시끌시끌 하더니 담임 선생님이 교실 안으로 출석부를 들고 들어오셨다.

반장은 일어나서 “차렸, 선생님께 경례‘라고 큰소리로 구령 하더니 ”안녕하십니까“라고 반친구들은 선생님께 경례를 하는데 선생님의 얼굴을 보니까 표정이 굳어져 있는 모습이 역력 했다.

삼석이는 그때, 시민군 트럭 차량에서 내가 본게 마지막 이었다.

반 친구들은 비상계엄령으로 인해 집에만 있었고 나는 우연히 어머니를 따라 서방시장에 갔던 그때, 삼석이를 마지막으로 보았던 것이다. 삼석이는 학교에서 공부는 못했지만,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친구였다. 호기심이 많았던 삼석이는 그날 시민군 차량을 타고 전남도청으로 간후, 돌아오질 않았던 것이다. 강한 카리스마로 대한민국 정권을 군사적 힘과 무력으로 최고의 권력자를 움켜 잡았던 전두환은 어린생명까지 앗아가면서 까지 그렇게 대통령 자리에 올랐고 그렇게 광주는 군사독재 타도를 온몸으로 막으려고 피를 토한채, 외쳐 보았지만 결국 군부의 힘은 막강 했다.

전두환은 대통령의 권력을 승계받고 민심을 얻기 위하여 각종 기술자격증제도를 펼치고 그에 걸맞는 기업과 공기업 그리고 공무원 일자리 창출에 많은 제도와 민심얻기 공략을 만들어 가는 가운데 모든 것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상생활로 안정을 찾을 무렵 어느덧, 시간이 무수히 흐르고 나는 중학생이 되었다.

나는 조선대 부속중학교에 입학 하게 되었고 중학교 1학년 첫 담임 선생님이 음악 선생님이었다. 미술에 재능을 가지고 있던 나는 부모님의 반대로 인하여 붓을 잡을 수가 없었고 아버지 처럼 숙부님 처럼 서울대학교를 보내려는 완강한 부모님의 김해김씨 종갓집 종부의 둘째 손자로 태어났다. 당시 난 미술에도 두각을 나타냈지만, 공부에도 남못지 않는 두뇌를 가지고 있었다. 평소 학교수업시간에 별도로 공부하는 것은 없었지만, 수업시간만큼은 선생님의 입술에서 나오는 말과 칠판에 써내려가는 선생님의 필서 만큼은 누가 옆에서 떠들어 대도 오직 한 곳에만 정신을 집중하는 묘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수업이 끝나면 나는 학교 책보다는 역사책이나 특히 인물 위인전을 책을 주로 많이 읽었다.

특히 인물전을 읽다보면 나는 내가 그사람인 것 처럼 책에 흠뻑 빠져 버리고 읽고 난 다음은 나는 내 자신 스스로 상상의 날개를 펼치곤 했다.

중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은 유독 내게 관심이 많아 었다. 그때, 선생님은 가곡을 전공하였고 중학교 교사로 오면서 당신의 제자들의 재주와 특성들을 발견하여 당신의 제자들이 나중에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을 갈 때, 자신의 적성에 맞는 쪽을 가기를 바라며 늘 제자들에게 아침마다 가곡을 들려 주시던 선생님이 반 학생들의 노래를 개별 테스트 하는 시간이 있었다. 개별 테스트를 받던 음악시간, 내 차례가 오자 평소 선생님의 노래가 좋았던 나는 나도 모르게 선생님 처럼 똑같이 따라 불렀고 선생님은 내노래를 피아노 반주를 쳐주면서 듣고 나더니 다시 한번 다른 노래로 불러 보라는 것이었다. 다른 노래의 제목은 그리운 금강산이었다. 나도 모르게 감정을 몰입하게 되었고 반 친구들은 조용히 내 노래에 매료 된듯이 음악강당은 마치 내 자신 콘서트가 되어 있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노래가 끝나자 친구들은 일제히 일어나서 기립 박수를 치는 것이 었다.

담임선생님도 감동을 하셨는지 피아노의자에서 넋이 나간 듯이 제자들의 박수에 천천히 박수를 치는 것이었다.

한번도 누구에게 기초를 배우지 않고 그저 아침 마다 담임선셍님이 들려 주신 노래를 듣고 감상 하면서 따라 불렀던 것이 전부였는데 친구들 기립 박수를 받을 정도로 불렀다는게 나도 내심 놀라웠다. 맨 마지막 수업이 음악시간이었고 음악시간이 끝나자, 담임 선생님은 나를 교무실로 방과후에 잠깐 들리라는 것이었다.

교실에서 가방을 챙겨 들고 교무실로 들어 갔는데 담임선생님과 교감선생님께서 무언가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계셨다. 나는 담임 선생님 책상이 있는 곳에 의자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지나가는 남자선생님과 여자 선생님은 나를 쳐다보면서 “노래를 그렇게 잘 불러” 하고 웃으시면서 교감선생님과 담임선생님 쪽으로 모여 들며 무언가 진지한 회의가 이루어 진 것처럼 웃다가 진지해졌다가 하더니 담임 선생님이 나를 부르시는 것였다.“연이야, 이리와봐”하자 나는 “네”하고 일어서서 선생님들이 있는 곳으로 가자“연이야. 여기서 그리운 금강산 노래를 한번 불러 볼래,”라고 말하자 교감 선생님은 “아니, 그러지 말고 피아노가 있는 강당으로 가서 노래를 들어 봅시다”라고 말하자, 선생님들도 손벽을 치면서 나를 데리고 강당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강당에 들어간 선생님들과 나는 담임선생님께서 피아노 건반위에 앉으시고 교감선생님과 다른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앉은 자리에 앉고는 나를 한가운데 서놓고 내게 노래를 청하였다. 무슨 일인지 무슨 뜻인 줄 모르고 엉겹결에 나는 담임 선생님의 피아노 소리에 맟추어 그리운 금강산 노래를 아까 음악시간 처럼 내 감정에 몰입 하여 노래를 불렀고 이내 노래가 끝나자 마치 교감선생님과 다른 선생님들은 감동을 하였단 듯이 일제히 일어나서는 기립 박수를 치는 것이었다.나는 담임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은 무언가 눈 빛으로 그렇게 합시다 라는 싸인을 보내고 여자 선생님들은 다가와서 내손과 어깨를 만지작 거리며 신기한 동물을 보듯이 나를 어루 만지셨다.

담임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은 둘이서 결론을 내렸다는 듯이 대화를 끝내고 내게 다가와서 “연이야, 음악공부를 기초부터 제대로 배워 보지 않을래, 너 충분히 소질이 있어, 조금만 다듬고 하면 너는 공부도 잘하니까, 음악대학교에 가면 휼륭한 가곡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담임 선생님이 말하자, 어렸을때, 초등학교 미술선생님이 갑자기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었다.

아직 중학교 1학년 밖에 되지 않았던 나는 무어라 선생님께 말씀을 드릴 수가 없었고 그게 그렇게 쉽게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내머리깃을 스치웠다. 교감선생님은 담임 선생님께 “연이 부모님을 학교에 한번 방문을 하시게 하여 진지하게 이야기 해봅시다. 박선생!”라고 말씀 하시더니 담임 선생님께서“연이야, 내일 부모님께 학교에 나오시라고 말씀을 전하여 줄래” 라고 말씀을 하시자. 나는 내 머리 속에 걱정을 선생님께 표현 할 수가 없어서 그냥“네, 집에 가서 그렇게 전하겠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저 그만 가도 될까요. 선생님”하고 선생님은 “그래 꼭 부모님께 내일 오전 중에 학교에 방문 좀 해주시라고 꼭 말해”하며 내내 웃음을 떨치지 못하시며 무언가를 찾아서 기쁘다는 선생님의 들뜬 기분의 표정을 보면서

나는 절로 한숨만이 나올 뿐이었다. 반대가 보이는 내 예능은 불 보듯 내가 하고자 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물론 하고 싶었다. 정말이지,지금 생각 해 봐도 부모님의 반대를 왜 한 번도 거절 하지 못했던 것이었을까..

집으로 돌아 온 나는 어머니께 “내일 담임선생님이 아버지하고 어머니 함께 학교에 오시랍니다.”라고 말씀을 드리자, “왜”하고 반문 하시자. 나는 알면서도 혹 담임선생님이 설득 할 수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몰라요. 그냥 그렇게만 전하라고 해서..”나는 말이 짧았다.

어머니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알았다. 근데 작은아들, 너는 왜 학원 보내 달라는 소리를 않해, 다니고 싶으면 말해, 보내 줄게.”라고 어머니는 형과 동생이 학원을 다니는데 너는 왜 보내 달라는 소리를 안하는 것인지 내심 걱정 스런 말투로 말씀을 하시었다.

“전 학원 안다녀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라고 어머니께 말씀을 드리면서 속으로는 미술학원에 좀 보내 주면 안되나 하는 빈정이 썩히는 대답을 하고는 내 방으로 들어 가 버렸다.

태어나기를 전라남도 해남에서 7남3녀 장남인 아버지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삼형제의 공부를 가르치기 위해서 전라도 광주로 온 나는 둘째였고 유독 세 아들 중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많았던 아이였는지 어머니가 나를 낳아놓고 바로 가게문을 여셨고 나는 배가 고프거나 기저귀에 오줌이나 변을 쌌을 때만 울었고 나머지는 조용히 잠자고 혼자 노는 어린아기 였다고 나중에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들었는데 걷기를 시작 하고 말을 할 때부터 혼자서 책을 가지고 그림을 보면서 다른 여느 때 아이들처럼 엄마를 성가시게 하지 않고 마치 아이가 태어나지 않은 것처럼 혼자서 잘노는 아이였다고 한다.

그 다음날, 학교에 오신 부모님은 담임 선생님을 만나셨고 담임 선생님의 건의는 무참히 거절로 끝나고 말았다. 아버지의 바로 밑에 동생인 내 숙부님은 서울대학교 사법고시 12기 출신인 검사였고 아버지 또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셨지만, 조부님의 일찍스런 타개로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다 보니 조모님이 운영하시는 여관사업를 할 수밖에 없었고 그때, 당시는 숙박업이 가장 성행하고 인기가 있었던 사업인지 나는 세상 돈에 찌들리는 가정 속에 살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세아들 중 나에게 희망을 품고 있었고 어머니 또한 그리고 숙부님, 고모들도 자식들 중에 내게 거는 희망과 기대가 상상 이상 이었다.

더군다나, 법관 출신인 둘째 숙부님은 아버지께 학교에 있었던 일을 듣고 학교교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조카에게 다른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게 하지 말라는 권력의 엄포를 놓았고 숙부님은 집에 오셔서 내게“내가 너희 아버지의 희망이 되었듯이 너도 너희 형에게 희망이 되고 형의 오른팔이 되어 종갓집 집안의 든든한 자로 일어나기를 바란다, 너의 타고난 재주를 잘 알지만, 네가 가야 할 길은 따로 정해져 있으니까, 다시는 다른 생각 말고 공부만 해라.”라고 아예 내 미래를 점지 한 것 처럼 무뚝뚝한 엄중한 말로 단정 짓고는 일어서서 아버지께 가더니 “연이를 내 집으로 데려 가면 어떻겠습니까? 형님.”하고 숙부님은 자신의 형에게 말하더니 “아무래도 그래야겠다”하시며 어머니께“ 연이 짐을 챙겨서 둘째네로 보내시게”하자, 어머니는“꼭 그럴 필요가 있어요. 학교에서 모르고 한 일을 ..연이가 원래 예능 쪽으로 있긴 하지만, 선생님들이 우리 집안을 몰라서 하는 말인데”하자, 아버지는 “그러니까, 둘째가 데리고 있어야 학교에서 그런 말이 없을 것이고 연이게 딴생각을 못하도록 미리 조치를 취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니까,

연이가 멀리 가있나, 동생 집에 있는 것인데..”라고 아버지는 어머니께 결정 했다는 듯이 어머니의 말문을 닫아 버렸다.

며칠 후, 나는 숙부님 집으로 가게 되었고 학교에서는 담임선생님의 아쉬움 표정과 못내 학교의 자랑 거리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는 교감선생님 그리고 다른 선생님도 마찬가지 였다. 나 또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못하니까, 늘 의기소침에 져버리고 점점 나를 가두는 집안이 싫어져만 같다. 그렇게 미술에서도 음악에서도 기회를 놓치고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갔다.

나는 학교에서 전교 3등안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는 우등생이였지만, 그렇다고 방과후 시간에 친구들과 안어울리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집안에서 나를 바라보는 그런 것들이 싫어서 였는지 2학년에 올라 간 뒤로 부터는 줄 곧 싸움만 하며 친구들을 괴롭히는 사춘기 소년 시절로 접어들었다.

늘 어려서부터 얼굴이 여자같네, 이쁘게 생겼네,라는 말들이 중학교 2학년이 되고 부터는 그 소리가 무척 듣기 싫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친구들과 싸움을 하고 얼굴은 늘 반창고로 도배 하듯 일상생활이 되자, 숙부님과 작은 어머니는 내게 늘 호통을 치시고 아버지 어머니도 “장차 뭐가 되려고 갑자기 안하는 짓을 하느냐”며 걱정 속에 아버지는 내게 매일 회초리를 들고 숙부님 또한 회초리로 나를 다스렸지만, 나는 그 회초리를 맞을 때 마다 아프다는 생각 보다는 무언가 내 가슴에 짓눌려 있던 알 수 없는 통쾌감에 사로 잡혀 있었다. 그렇다고 성적은 떨어 진 것은 아니었다.

2학년 2학기가 들어서고 나는 수학여행을 갔다.

전남 구례화엄사에서 여수 오동도 까지 2박3일간의 수학여행 길에 오른 나는 학교에서도 우등생이지만, 학교에서 싸움으로도 한가닥 하는 왈짜가 되어 있었다. 수학여행 가는 버스 안에서 맨 뒷자리에 왈짜 친구들과 앉으면서 친구들은 호기심에 맥주를 몰래 사가지고 마시곤 했지만, 나는 마시지 않았다. 학생신분으로 그렇게 까지 왈짜가 되고픈 마음은 없었기에 친구들 마시는 것만 쳐다 본채, 수학여행 일박은 구례화엄사 어느 여관이었다. 선생님들도 여장을 풀고 선생님들끼리 저녁 식사에 술을 한잔 하고 친구들은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는 자신들의 여가을 즐기고 있을때, 성식이라는 친구가 포도쥬스라며 친구들에게 한잔 씩 돌리는 것이었다. 마침, 갈증도 나기에 성식이가 따라 준 포도쥬스를 마셨는데 달작지근 한게 집에서 담구어 왔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지러움증이 다가오더니 나는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그 다음날, 아침 6시 기상하라는 선생님의 목소리에 깨어 났는데 왠지 머리가 띵하게 아파오고 나의 왼팔에는 붕대가 감기어 있었다. “왠,붕대지?” 하고 붕대를 푸는 순간, 나는 감짝 놀라고 말았다. 팔에 문신이 새겨 있지 않는가! 한자로 一心하고 그리고 독일 나치 마크가 그려져 있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너무나 황당해서“누가 이랬냐,누구야”하고 벌컥 화를 내자, 성식이가 다가와서 우리도 했다며 자신의 팔을 보여주고는 이제 우리 우정은 변하지 말자며 웃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성식이에게“네가 내팔뚝에다가 새겼냐”라고 묻자,당당하게 “어때, 잘했지”라고 말하자,나는 성식이 얼굴에 주먹질을 헤대며 “이새끼가 미쳤나, 누가 너 보고 내 몸에 함부로 손대라고 했어,이새끼야, 너는 오늘 죽었어.이새끼야”하고 나는 정신 줄 놓은 듯이 성식이를 주먹으로 패고 발로 밟으며 성식의 손가락을 붙잡고 부러뜨려 버렸다. 그러자, 옆에 있는 성식이하고 친한 성태가 오더니 “야-,연이야, 뭘 그까짓거 같고 그러냐”라는 말에 나는 성태까지“이 새끼가 죽을 려고- ”하며 성태까지 주먹으로 날리면서 성태의 얼굴에 그만 옆에 있는 병으로 얼굴을 가격하여 피를 부르고 말았다. 성태와 성식이는 2학년 중에 제일 문제아 이고 친구들이 함부로 다가 서지 못하는 요즘 말로 2학년 짱들이었다. 그런 친구들을 그것도 두놈이나 한 꺼번에 나도 모르게 정신없이 패다보니 피를 보게 되고 급기야 선생님들이 와서는 그 싸움을 멈출수가 있었다.

성태는 선생님들의 부축을 받으며 병원으로 향했고 성식이 또한 마찬가지였다. 담임선생님이 내게 다가오자마자, 내 뺨을 때리면서“뭐 때문에 그래?”라고 화난 말씀을 하시자, 나는 고개를 숙인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마치 어느 누구도 내 몸에 손대면 다 죽여 버리겠다는 식으로 선생님을 째려 보고는“저 새끼들이 내 팔에...”하고 선생님께 팔을 내 보이자,선생님도 놀란듯이 먼저 물어 보지 못하고 현 상황 앞에 놓인 것만 보고 뺨을 때린 선생님은 “누가..왜...이게 뭐야...”라며 더듬는 말투로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미칠 것 같았다.

잉크로 새겼다면 지울 수라도 있는데 연탄재로 했다는 것을 듣고는 나는 정말이지, 이 수학여행이 끝나고 집으로 들어 가는 것이 엄두가 안날 정도로 미칠 것 같은 심정이었고 두려움 또한 엄습 하였다.

담임 선생님은 할말을 잃으시고 옆에 있는 친구들은 행여나 자기자신에게 불똥이 튈까봐 쥐죽은 듯이 적막이 흘렀다. 성태와 성식이는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내게 오더니 무릎을 꿇은채“연이야, 미안해. 잘못했어. 한번만 용서해줘, 우리가 생각이 짧았어.”라고 빌자, 나는 아무리 생각이 짧아도 그렇지 어떻게 한마디 말도 없이 그것도 포도쥬스라며 따라 준 것도 술이었다는게 난 “너희들, 앞으로 학교에서 날 안척하면 뼈도 못추리 줄 아라.이개새끼야, 이게 무슨 짓이야. 으이그”하고 부모님과 숙부님이 이팔을 보게 될 걱정을 하면 이녀석들을 죽여도 시원찮을 판이었다. 이렇게 수학여행은 내 팔에 문신을 안긴채, 끝나고 나는 그때부터 학교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짱이 되어 버리고 날이 가면 갈수록 친구들에게 무서운 존재로 두각 되어 버린 깡패로 변해 가고 있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되어 가면서 나는 학교를 안나가는 횟수가 나가는 횟수보다 더 많했다. 점점 학교 안에서 싸움보다 더 밖에서 싸움 하는 일이 잦아 들고 어느 순간부터 담배도 입에 물기 시작하고 삐뚤어 져만 가고 있었다. 학교에서는 내가 결석을 하면 집으로 전화를 하였고 부모님과 숙부님은 나를 찾아 다녔고 붙잡이는 날에는 집에서 초죽음이 될 정도로 아버지께 두들겨 맞고 숙부님께 회초리를 맞으며 중3학년 시절을 보내며 졸업식을 하던 나는 3년 개근상은 타지는 못했지만, 종합우등상을 타고 광주제일고등하교 명문고에 입학을 했었다. 삐뚤어진 생활을 하면서도 성적은 늘 전교 3등 밖으로 밀려 나지는 않았었다.

중 3학년 때부터 교복 자율화가 되고 난 후, 고등학교 입학은 말 그대로 패션쇼에 가까울 정도로 아니 빈부의 격차를 여실히 들어 내 는 첫 교복자율화의 여막이 시작 되었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 정권은 5.18광주항쟁을 언제 그랬느냐 하듯 민심을 빨리 얻고자 학생들 머리 두발 자율화 교복 자율화 등등 여러 가지 민심을 얻기 위하여 국민들이 원하는 것들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실천해 가는 철저히 가리려는 양면성 독재 정권정치를 펼치고 있었기에 국민을 위는 것처럼 하다가도 마음에 안드는 세력들은 여지없이 안기부로 끌려가 병신이 되거나 다시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당시, 나는 고등학교를 입학 하면서 이제는 대학을 가야겠다는 생각에 밖으로 맴돌지 않고 공부에 전념을 다했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순탄하게 다니는 가 싶더니 옛 중학교 친구들을 방과 후,

집으로 가는 길에 가끔 부딪히곤 했다. 중학교 동창들은 중학교 때는 순진하고 착했던 친구들 마저 깡패를 한답시고 지나가는 학생들을 상대로 돈을 빼았고 길거리를 방황하고 다녔다. 나를 볼 때면 시비를 거는건지 그때는 알 수가 없었지만, 무척 반가운 말투로“야, 연이야, 오랜만이다.”하고 말을 건넨 중학교 동창들은 중학교 때만 해도 내게 말을 못붙이는 친구가 깡패가 된 것이 당당하고 자랑스러운지“연이야, 밤에 뭐하냐, 콜팍스로 와라, 갈치하나 소개시켜 줄께”하고 제법 깡패 말투를 흉내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친구들에게“많이 컸다. 너,,이리와봐, ”하고 손짓하며 부르자, 아직 과거의 내 생각이 났는지 성큼 다가오지 못하고“에이, 왜그래!”하며 몸을 비꼬며 짝다리를 잡은 채, 어디서 났는지 긴 부러쉬 빗을 손에 들며 비웃는 폼으로 말했다. 이때가 바로 한순간 생각을 잘못 먹으면 착한 친구들도 비행청소년이 되기 쉬운 요지경 세상이었다. 그렇게 고1이 지나가고 고2학년 1학기 여름방학이 되었을 때, 조모님의 제사가 있던 날, 모든 식구들이 집안에 모이고 제를 마치고 식사를 하는 시간에 나는 식구들에게 “학교를 자퇴하고 다가오는 9월에 대입 검정고시를 볼까 합니다. 합격하면 바로 학력고사를 보고 대학을 갈까 하는데 허락해 주십시요!”라고 모든 식구들이 밥을 먹고 있는 가운데 말을 하자, 식구들은 내 말에 너무 놀랐는지 모두 숟가락을 놓은채, 나를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맨 먼저 검사이신 숙부님이“왜, 갑자기 친구들 처럼 정상적으로 학교를 마치고 대학을 가지. 갑자기 검정고시를 보겠다는 거냐?”라고 물으시자, 어머니께서도“무슨일 있어,학교에 잘 다니는 것 같은데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는 거야”라고 걱정이 썩힌 말씀을 하시자,“아니요, 그냥 대학을 일찍 가고 싶습니다. 충분히 대입검정고시에 합격 할 수 있을 것 같고 올해 학력고사도 쉽게 출제 될 것 같았는 소문이 들리기에 진작부터 3학년 교재를 공부 했어요. 빨리 가는 게 뭐가 잘못됐나요?”라고 말씀을 드리자, 아버지께서는“자신이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는데 왜 갑자기 그런 결정을 했는지 물어봐도 되겠느냐”라고 물으시자,“그냥 빨리 가고 싶어서 그러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라고 나는 아버지의 질문에 단적으로 말씀을 드리고 궁극적인 내 뜻을 밝히지 않았다.

부모님과 숙부님, 숙모님 그리고 고모들, 형제들이 웅성우성하면서 왜 갑자기 조용히 물이 흐르는 데로 지나가는 성격이 갑자기 대학을 빨리 가겠다고 나서니 으아 하게 생각이 되었는지 저마다 한마디 씩 내 뱉고 있었지만, 시종일관 나는 그리 하겠다고 하며 내방으로 가버렸다. 뒤를 누군가가 따라오는 느낌이 들고 방문을 열고 들어 가려는 순간, 숙부님이 내 어깨를 잡으며 “너 설마, 법대를 안가려고 하는 건 아니지. ”라고 말씀을 하시자, 문득 가슴이 질겁 했다. “아니요, 가야죠, 갈려고 해서 그런 거 아닙니까!”라고 내 자신을 감추며 숙부님을 보고 먹적은 웃음을 자아냈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해. 네 뜻이 네 결정이 섰으면 그렇게 해, 아버지하고 어머니께는 내가 잘 이야기 하마, 대신 서울대 법대에 떨어지면 재수아닌 재수를 하는 것이다. 알았어.”하고 마치 당신의 의지대로 안하면 안되는 것 처럼 말씀을 하시고는 다시 식사 하러 가시는 것이었다.

나는 긴 한숨을 몰아쉬며 책상 앞에 우두커니 앉아 앞으로 나의 대학 문제로 집안의 파장이 거세게 태풍처럼 밀려 올 것 같은 느낌에 긴 생각에 잠기었다.

대학을 일찍 가려는 것은 서울대 법대에 갈 실력도 안되지만, 나는 법을 전공 하고 싶지가 않았다. 어려서 미술에 성향을 보였지만, 지금에 와서 하는 것도 늦었고 음악 또한 변성기가 온 뒤로 부터는 하고 싶은 생각도 안들었다. 고등학교에 들어 갈 때 쯤, 한권의 책을 읽었는데 일본 소설이면서 실화였던 ‘작은사랑이야기’이라는 책을 읽은 뒤부터 세상 삶을 여행과 몸소 느끼면서 책을 쓰는 자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아무도 모르게 내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어머니는 나와 함께 학교에 가서 자퇴서를 제출했고 나는 그해에 대입검정고시를 합격 하였고 학력고사 시험을 치를 수가 있었다. 300점 만점에 나는 내가 예상했던 대로 280점 밖에 나오지가 않았다. 그때 당시 만에도 290점 정도 돼야 서울대 법대에 들어 갈수가 있었다. 그때는 법대가 최고의 학과로 장래가 보장 되는 곳이기 때문에 경쟁률이 장난이 아니었다. 나는 점수를 식구들에게 보이지 않고 조용히 혼자서 서울로 향했다. 식구들에게 보여 준 날은 바로 재수가 불보듯 뻔하고 나는 더 이상 고등학교 공부는 그만 접고 싶어서 성북구 안암동으로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고려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원서를 제출했다. 나는 서울에 간 김에 앞으로 내가 머물러야 할 하숙집이나 자취방들의 시세들과 내가 알바 하면서 다녀야 할 곳을 알아보려고 나흘 동안 학교 근처 여인숙에 머물면서 이곳저곳을 돌아 다녔다. 어차피 집에서는 재수를 시키기 위해 대학 입학금과 등록금을 주지 않을 테고

그러면 홀로 서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가 될 것임을 나는 미리 예측 할 수 밖에 없었던 터라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꿈에 그리 던 학과를 갈 수가 없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부모님이 예능계 쪽을 반대해 오면서부터 나는 부모님과 숙부님들 그리고 고모들이 준 용돈들을 한푼도 쓰지 않고 저축을 해왔었다. 학교에 가면 친구들에게 얻어먹고 군거질을 잘 하지 않는 성격 탓인지 모아 놓은 돈이 대학 입학금과 하숙집을 구하고도 1학년 책교재를 살 정도로 지독하게도 모아 놓았던 것이

마치 예견이라도 한 것 처럼 모아져 있었다. 나흘 동안 자취할 곳과 저녁에 아르바이트를 할 곳을 예상 파악을 하고 강남고속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광주로 가는 동안, 내심 걱정이 앞섰다. 분명히 나를 기다리고 있을 부모님과 숙부님들 그리고 형제들의 반발이 불보듯 뻔하기에 조금은 두려움도 앞섰지만, 이미 내가 정한 인생이기에 나는 입술을 꽉 깨물고 어차피 겪어야 할 당연한 일이면 당연히 앞에서서 이야기를 하자 하고 나는 버스에서 그동안 긴장과 두발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피곤했던 몸을 버스에 잠시 기대어 잠을 청했다. 서울에서 광주 까지 가는 버스는 중간 논산휴게소에서 10분동안 정차하여 쉬어 가는데 얼마나 피곤 했으면 나는 휴게소에서 쉬는것 조차 모르고 잠에 취해 광주까지 곧바로 오게 되었다.

광주에 도착하자마자, 화장실이 급해 화장실로 뛰어 가는데 누군가가 나를 쳐다 본다는 느낌이 머리를 스치웠다. 그러나, 나는 급한 나머지 화장실로 뛰어갔고 화장실에 일을 보고 난후, 밖으로 나오는데 바로 그 때,-이게 누구인가, 어머니 였다.

어머니는 나흘 동안 아침 첫차 도착시간부터 저녁 막차 도착 시간까지 매일 나오셔서 나흘이라는 시간 동안 터미널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건 것이었다. 어머니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 보시면서 참고 있던 울음을 터뜨리셨다. 우시면서 맨 먼저 하시는 말씀이“밥은 먹었어, 흐흑, 어떻게 그렇게 모질 수가 있냐, 누가 김씨 집안 아들 아니라고 할까봐,흐흑, 정말이지, 내아들이지만, 정말 무섭고 독하구나, 내 배속에서 이런 모진 놈이 나왔다니..”어머니는 지그시 내 손을 잡은채, 내가 끼니를 걸어 슬까봐, 터미널 근처 국밥집으로 데려갔다. 나는 아무 말도 없이 어머니가 시켜 주신 국밥을 떠먹으면서 “죄송해요, 연락을 드리면 반대 하실 것 같애서..”라고 조용히 내 뱉으며 고개를 숙인채 어머니께는 정말로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머니는“그래! 이제 어찌 할꺼야, 아버지하고 네 숙부들 한테는 어떻게 할거야, 말해봐.”라고 눈물을 닦으시며 강한 어투로 내게 물었다.

“어떻게 하긴요. 지금 내가 결정하고 계획을 세운대로 말씀 드리고 안된다고 하시면 혼자서 살 수밖에 없지요.! 어머니, 저는 서울대 법대는 실력이 안되요, 그리고 숙부님 처럼 장래희망이 저는 다른데-- 자꾸 거기로 가라 하면 제가 어찌...”라고 끊맺음 없이 말씀을 드리자, “그럼 고대나 연대 법대를 가면 되지 않니, 그래, 어느 학교 무슨학과에 원서를 냈니?” 라고 물으시자, “고려대 국문학과에 넣었어요. 합격은 걱정 안하셔도 될것 같은데...”하고 또 말의 끊 맺음 없이 하자,“국문학과에 가서 뭘 하게, 선생님 하려고, 작가가 되려고,.. 너, 집에서 너에게 거는 기대는 안중에도 원래부터 없었구나, 왜 그래, .. 그러지 말고 재수하자,응”라고 말씀을 하시면서 가슴이 답답하신지 컵에 있는 물을 마시면서 “아줌마, 여기 물한잔 더 줘요”하고 나를 물끄러미 쳐다 보시는 것이었다.

더 이상 무어라 할 말도 없었던 나는 “어머니, 그만 집으로 가시죠.! 집에 가서 얻어 맞아야 할 일이라면 맞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더 이상 저도 어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만 일어나서 가시게요.”라고 일어서려고 하자,“지금 이대로 가면 너 가서 맞어 죽어. 얼른 생각을 바꾸어서 가든지 아니면..”어머니는 말문이 막혀 버렸다. 어머니의 애처로운 눈빛을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 할 내가 아니었다.

“어머니, 일단 집에 가서 다들 계시는데 에서 말씀을 드릴께요. 여기서 어머니하고 무슨 결론을 맺을 것이고 저도 아버지께 숙부님들께 드릴 말씀이 있으니까, 그러지 말고 집으로 가요”라고 어머니의 손을 잡고 집으로 향했다. 어머니와 집으로 가면서 나는 솔직히 두려움이 내 가슴에 엄습해 오고 있었다. 그러나, 죽일 만큼 내 자신의 결정이 나쁘지는 않다고 내 자신을 위안하면서 집 대문을 열고 현관 문을 들어서자, 목침이 내 머리로 날아오고 나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정통으로 머리에 맞았다. 머리가 약간 찢겼는지 이마에 피 한방울이 고여 내리고 있었다.

“네 마음대로 세상을 살 거라면 지금 까지 우리에게 보인 것은 위선이었어, 이 나쁜놈의 자식아.”라고 큰소리로 격조된 목소리로 말하시는 것은 아버지 였고 목침을 던지는 젓도 아버지 였다. 숙부님들도 나를 때리려고 다가 올려고 하면 숙모님들이 잡고“그만해, 연이 말도 들어 봐야 하잖아, 이러면 연이가 무슨 말을 하겠어.”라고 숙모님들은 숙부님들을 잡으며 화난 가슴을 추수리게 붙잡고 계시고 형제들은 내가 안되어 보였는지 조용히 쳐다만 보고 있었다. 나는 현관 문 앞에 꿇어 앉아“죄송합니다. ”라고 말을 하자, 아버지, 숙부님들은 “잘못을 안다는 놈이 이제껏 원서 마감날짜에 내려와”라고 몸을 어찌 할 줄 모르며 숙모님 손에 잡혀서 말씀을 하시고 있었다. 생각 보다는 상당히 식구들이 격해 있었다.

그렇게 한 참을 아버지와 숙부님들의 격한 행동과 어조가 있고나서 조금 진정이 되는 가 싶더니“고려대 못가, 당장 학원 다니고 재수해”둘째 숙부님의 단호한 어조였다. 다른 숙부님도 “그래, 너 이 거 재수도 아니니까, 무조건 내년에 다시 봐서 서울대 법대에 가”라며 소리 지르듯이 말씀을 하시더니 “대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들어나 보자”라며 이제야 아버지께서 질문을 던지셨다.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꿇어 앉은채“이게 저한테는 최선이자, 최소- 제가 하고픈 것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라고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둘째 숙부님은 방석을 집어 던지면서“뭐가,최선- 너 그럴려고 학교 중태하고 검정고시를 본것이였어, 우리를 속이고 고작 국문학과에 가서 글이나 쓰는 작가나 되려고 우리를 철저히 속인 거냐, 이나쁜놈아.”라고 성을 내시자, “국문학과가 어때서요, 아니 제가 가고자 하는데 왜 못가는 이유는 뭡니까? 집안을 위안다면 장손인 형이 가야지, 왜 제가 -..형은 왜 수학과로 보냈는데요? ”라고 살며시 눈치 보며 말하자,“네가 형보다 더 공부도 잘하고 지금 껏 상위권에서 열심히 하니까, 어느 부모도 다 마찬가지야, 너, 왜 그래, 전에는 안 그러 던 녀석이 갑자기 마음을 바꾼 속셈이 뭐야.”라고 셋째 숙부님이 말씀 하시자, “마음 바꾼 적 없습니다. 지금 껏 제 재능을 누르고 닫아 버린 것은 아버지와 숙부님들 이었으니까요”라고 답하자, 다들 가슴이 답답하다면서 가슴을 치고 어루 만지시더니“잔말 말고 너는 내일부터 당장 학원 다니면서 다시 시험 봐서 서울대로 가”하고 격조된 말씀으로 아버지는 말씀 하시고 어머니와 숙모님은 내게 와서 수건으로 머리 닦으며 내방으로 나를 데리고 들어 가셨다. 방에 들어와 여섯째 숙모님이 약품 상자를 가지고 오셔서는 이마에 소독약을 발라주시더니“연이야, 네 밑으로 동생들을 생각 해야지, 동생들이 너를 얼마나 존경하고 잘 따르니. 그런 동생들 앞에서 어른 들께 이런 식으로 대항 하면 네 동생들은 나중에 어떻게 할거야.”하면서 머리에 반창고를 붙이면서 걱정이 가득하고 애타는 마음을 읽을 수가 있었다. 그도 그렇다. 친동생이고 친 사촌동생들의 우상이었던 나, 동생들이 보고 배울까 하는 걱정이 없지는 않았지만, 나는 내 미래에 동생들까지도 생각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내 방안에는 숙모님과 고모들이 앉아서 어머니께 “이를 어째”하며 웅성 거리고 밖에 거실에서는 아버지와 숙부님들이 술한잔을 하시면서 한숨만 푹푹 쉬고 있었다. 마치 내가 이 집안의 대를 잇는 장손 처럼 느껴 졌고 마치 내가 이세상에 뭔가 두각을 나타내는 대단한 인물로 변색되는 느낌을 당시에는 지울 수가 없었다. 한참 시간이 지나자, 어머니는 내머리를 어루 만지면서 푹자라면서 숙모님과 고모들을 데리고 나가시고 이내 숙부님들과 숙모님 그리고 고모들, 형제들이 하나 둘씩 각자의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목침으로 맞은 내 머리는 통증이 아직 가시질 않았지만, 그래도 가슴 속에 있는 말을 터 놓으니 한결 마음은 가벼워 졌지만, 아직은 끝나지 않았다 는게 마음이 썩 내키질 않았다.

며 칠후, 고조부님 제사가 있는날, 제사 모임에 참석한 식구들은 여느때 처럼 내가 화제거리가 되었고 고려대 국문학과를 반대 하던 아버지와 숙부님은 나를 부르더니“그래, 네 말대로 고려대 국문학과를 가는데 네 스스로 학원을 다니던 절에 가서 공부를 하던 사법시험 준비는 해라”라고 무거운 어투로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식구들과 팽팽한 긴장감 속에 여기서 그렇게는 못한다고 말을 하면 학교를 안보내 줄 것 같고 그렇다고 허위로 입에 발린 거짓말을 할 수는 없고 참으로 난감한 상황 이었다.“어째, 대답이 없어.”라고 둘째 숙부님은 워낙 성격이 급해서 바로 대답 안하면 주먹부터 앞서는 분이라서 하는 수없이 두가지를 안고 가는 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격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자, 둘째 숙부님은 “안암동에 집을 구해 줄테니까, 밥은 식당을 정해놓고 먹고 내가 법대교수들을 통해서 책을 구입 해 줄테니까, 학교하고 집이외에 다른 사교적인 약속, 엠티 같은 것도 가지 말고 공부해, 알았어.”라고 일방적으로 나를 감금 하다시피 말씀을 하시는 둘째 숙부님께 반문을 하려는데 마주보며 계시는 숙모님들이 입을 담고 네 라고 말하라고 눈치를 주는 것이었다. 말을 내 뱉어야 하는데 숙모님들과 고모들은 일단은 그렇게 고비를 넘기라는 듯이 내얼굴만 쳐다보며 제발 말대꾸를 안했으면 하는 눈치를 계속 손으로 얼굴 표정으로 하는 것이 었다.

하는 수없이“네, 알겠습니다”라고 마음에 없는 대답을 하고나서야 그 자리를 일어 설 수 밖에 없었다. 방으로 가는 나를 뛰라오는 숙모님들은 방에 들어오자마자,“잘했어, 연이야, 일단은 불부터 끄고 보자. 그리고 네가 또 공부 하다 보면 사법시험에 합격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 나는 우리 조카를 믿어.”라고 둘째 숙모님이 이야기 하자 다른 숙모님들도 “그래”라고 맞짱구를 치시면서 당신들 남편들의 급한 성격에 조마조마해서 힘들다며 나에게 제발 아버지와 숙부님들의 뜻을 내심 따라 주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아무리 형제 우애가 좋아도 그렇지, 이 건 당신 자식들에게는 안중에 없는 것인지 나를 당신들이 생각하는 목표에 꼭 올려 놓겠다는 심사였다.

그렇게 고조부님 제사로 인해 급한 불은 끄고 나는 미국 챌린저 우주왕복선 폭발사고 있던 해, 1986년 3월 3일 고려대 국문학과에 입학을 하게 되었고 집에서 구해준 안암동 단독주택 집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1905년에, 교육을 통해 민족과 국가를 구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온겨례의 염원으로 세워진 고려대학교-

그 곳은 청년의 시기를 맞는 나에게 있어서 많은 변환점을 안겨다 준 학교이자 사회로 나아가는 또 하나의 배움터의 시작이 되었다.

전두환 대통령 집권중기 말에 접어든 시대의 대학 들은 저마다 군부독재 타도와 함께 민주 정부 수립을 염원하는 어둠의 역사학습들이 각 대학마다 비밀리에 이루어져 가고 신입생들이 들어오면 저마다 동아리에서 자신들의 동아리에 들어오라고 피켓들을 들며 홍보하는 선배들의 분위기는 대학의 교정에 완연히 내가 왔음을 실감케 하였다. 국문학과 첫 수업시간이 시작이 되는 강의실에는 남녀가 함께 모여서 강의를 듣는 자리이고 나는 처음으로 여자와 함께 강의를 받는 가슴 설레이는 시간이었다. 지금은 남녀 공학으로 많이 이루어 졌지만, 예전 우리 때, 중고교시절은 남학교 여학교가 따로 되어 있어서 대학이나 가야 같이 강의를 들을 수가 있었다.

지도교수님이 들어오시고 대학에 처음 맞이 하는 출석부에 답을 하고는 지도교수님은 “이제 여러 분은 고등학생이 아닙니다. 이제 낭만과 자유공간이 펼쳐져 있는 대학교정에서 여러분이 무엇을 진정 배워야 하고 무엇이 진정한 우리말인 줄을 여러 분은 여기 국문학을 통해서 알아야 할 것이고 지금 현재 나라가 처하고 있는 암울한 이시기에 캠퍼스 교정에서 여러 분은 무엇을 해야 하고 배움의 척도의 길을 평균화 해야 하는 것인지를 공부 하는게 여러분의 과제이자 가야 할길이 아닌가 싶습니다”라는 지도교수님의 첫 인사 말은 왠지 앞으로 다가 올 미래를 예측 하듯이 상당히 진지한 어조로 새내기 신입생들에게 무거운 얼굴 표정으로 강단에서 말씀을 하시고는 과대표를 선정 하자며 누가 자신있게 해 볼 학생이 있으면 일어 서라는 것이었다. 막상 교수님이 그렇게 이야기 하자, 강의실은 웅성웅성 하면서 아무도 일어 서는 학생이 없었다. 그러자,

교수님은 무언가를 펼쳐서 보시더니“김 연 학생”하고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다.“아, 그대가 김 연 학생인가, 잘생겼네.”하고 웃으시더니“자네가 우리 학교 차석으로 입학을 했더군. 이정도 실력이면 Y대학을 가지, 굳이 K대학을 선택한 이유는 무언가?”라고 묻자, 나는 대뜸 한 다는 말이“떨어지는 건 제 체질에 안맞어서요.”라고 말씀을 드리자, 교수님과 학우들은 재미가 있는 말인가 일제히 웃음을 터뜨리고는 “그래, 안정적으로 산다는 것은 좋은 거지. 근데 자네 검정고시 출신자 이더군 맞나”라고 질문을 던지시자,“네,교등학교 2학년 1학기 마치고 바로 대입검정고시를 준비하고 그해에 바로 학력고사를 보고 이렇게 고려대학교에 오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하자,“어쩐지, 나이가 어리다고 했어. 그럼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니면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이겠군”하시자 “네, 맞습니다” 라고 교수님 말에 바로 응답하자, “머리가 꽤 남다른 친구군,그래, 자네가 과대표를 해보는 어떻게 는가, 성적도 좋고 리더쉽도 꽤 있을 법 한데, 어때?”라고 교수님은 나를 과대표로 추천 하시는 것이었다. 학우들도 좋다는 듯이 박수를 치자, 나는 난감 하기 그지 없었다. 갑자기 둘째 숙부님의 얼굴이 스쳐 지나가고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주춤 거리고 있는 가운데 내 뒤에서 한 학우가“교수님의 추천에 동의 합니다”라고 한 학우가 큰소리로 외치자, 다른 학우들도 덩달아 외치며 박수를 치는 것이었다.

교수님의 일방적인 추천에 뜻밖의 만장일치가 이루어 지고 할 수 없다는 말을 꺼내지 못하게“그럼, 김 연 학생을 과대표로 하고 부과대표는 여학생이 맡았으면 좋겠는데, 누가 자신 있게 해보고 싶은 여학생 없는가”라고 교수님이 말이 끝나자마자, 한 여학생이“제가 하겠습니다.”라고 손을 들자, 교수님께서“자네 이름이 뭐지”라고 묻자, “한수영입니다”하며 웃으며 말을 하자, 교수님은 가지고 오신 학생들 자료를 보면서 “음, 자네 서울에서 고등학교도 다녔고 서울이 집이군, 그래, 여러분은 어떻하신가”라고 학우들에게 묻자, 학우들은 박수를 치면서“동의합니다”라고 연신 박수를 쳐댔다. 순식간에 이루어진 과대표와 부대표는 이렇게 이루어 졌고 교수님은 나와 수영이에게 앞으로 나오라고 하면서 인사말을 하라는 것이었다. 내가 먼저“참, 감회가 새롭네요. 제 이름은 김 연입니다. 여러분과 같이 대학 4년을 함께 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부족한 게 있더라도 같이 도와 가면서 재미있고 즐거운 학우생활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마음에도 없는 말들이 저절로 흘러 나오는 것이었다. 이어“과대표와 함께 과와 학우들을 위해서 열심히 봉사 하겠습니다”라고 수영이는 웃으며 정중히 학우들 앞에 인사를 하자, 학우들이 “오,..”하며 좋다는 듯이 환호로 답을 했다. 그렇게 1학년 국문학과 과대표와 부대표가 선정이 되었고 오후, 2시쯤, 2학년 선배들이 강의실로 와서 “신입생 환영식이 있으니 한사람도 빠짐 없이 환영식장에 나와 주세요”라고 2학년 과대표 선배가 말하자, 전부 다 :네“하고 기분이 들뜬 어조로 답을 하였다. 나는 2학년 선배인 과대표에게 오늘 5시부터 있을 환영식 장소와 1학년 이름들이 적힌 명찰들을 받고 한사람도 빠짐없이 캠퍼스 잔디밭 앞에 모여 줄 것을 당부를 받고는 이내 부대표인 수영이하고 이름이 적힌 명찰을 나누어서 각자에게 나누어 주었다.

오후 5시가 되어서 캠퍼스 뜨락 잔디밭에 가니 막걸 리가 박스체 스무개는 넘어 보였다. 거기에 안주는 새우깡과자하며 단무지,김치등등 여러 가지를 선배들은 준비 한답시고 준비를 하고 원을 그리면서 2학년 선배 옆에 1학년 새내기를 하나씩 자리 앉히고는 이내 4학년 학과 회장이 원을 그리는 한가운데 서서 인사말을 시작 하였다.“여러분, K학교 국문학과에 입학 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순수 우리말을 알아야 부강한 국가 민족의 기틀을 제대로 잡고 걸어 갈수가 있는 것입니다. 바로 여러분과 나는

[설장군]

멋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