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짜인 드라마를 갖고 있다거나, 음악이 훌륭하다거나, 혹은 그림이 예
쁘다거 나, 그도 아니면 스펙타클 하다는 그런 이유들로 영화를 보게 되
지만 그 밖에 기존의 영화들과 무언가 다른, 상큼한 별미와도 같은 영화
들이 있다.
'그로스포인트블랭크'라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제목을 가진 영화가 바로
그러 한 삐딱한 즐거움을 주는 특별한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조지 아미티지 감독은 특별히 유명하다거나 대중적인 입맛에 맞는 영화
를 만들어 온 사람은 아니지만 꾸준히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소품들을
제작한 특이 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
특히 '그로스포인트블랭크'는 특유의 블랙코미디적인 감각을 마음껏 펼
쳐주 는 바 거대예산의 블록버스터에 지치고, 정통드라마에는 식상하
고, 공포영화 는 무서운, 쉽게 말해 별난 영화를 찾는 이들에게는 제격
이라고 생각된다.
영화는 정신과의사의 상담을 받는 킬러로부터 시작해서(이러한 설정은
빌리 크 리스탈,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애널라이즈 디스'에서 써먹은
바 있다)그 킬 러의 경쟁자, 고등학교 때의 애인, 동창회등을 경유하며
특유의 삐딱한 어조 로, 흡사 농담을 하듯이 킬킬거리며 달려간다.
주인공 블랭크가 프라이팬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킬러들을 내리치며 옛여
자친구 에게'사랑해'라고 고백하는 장면은 기이하고 엉뚱한 본 영화의
색깔을 한마디 로 설명해준다고 하겠다.(고백컨대 당신은 여기서 킥킥거
리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감상적인 사춘기적 감정이나 옛친구들이 생활인이 되
어 다시 재회할 때의 어색하고도 놀라운 감정들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
으니 감독의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아련한 감정과 기억들, 그리고 폭력과 코미디가 결합되어 있는 본 영화
를 즐겨 보시기를 권한다.
카페 게시글
토끼의 시네마테크
그로스 포인트 블랭크 -- 색다른 영화보기의 즐거움
윤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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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2.1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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