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지난 주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습니다.
근데 주사 맞은지 이틀만에 감기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설악산에 가기로 한달전부터 약속을 했는데...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여러날 망서리다가 하는수 없이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얼굴에 코만 달려 있는 것처럼 코의 무게를 버거워하며, 케이불카도 타고...
케이불카에서 아름다운 설악의 단풍도 보고...
불에 타서 다시 지은 낙산사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동해바다를 바라보고 선 거대한 해수 관음상 앞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단원들의 사진도 박아 주었습니다.
저녁에는 대포항에서 회감도 뜨고 찌게거리도 장만하여 예약해 둔 콘도에 돌아오니...
몸이 만신창이입니다.
저녁을 먹고는 밖에 나가지도 못했습니다.
함께 간 단원들에게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느라 힘이 더 들었던 것 같습니다.
콘도에서의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습니다.
모자를 푸욱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온통 덮다시피하고는...
준비해가지고 간 패딩점퍼를 입고...
일행들의 잠을 깨울까봐 살금살금 방을 나섰습니다.
밤바람은 차가웠지만...
파도가 철석이는 밤바다는 아름다웠습니다.
묵주알을 굴리며 외등이 비치는 바닷가를 자꾸 걸었습니다.
바다 멀리서 불빛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점점 가까이 다가옵니다.
무슨 불빛일까!
아, 언젠가 십수년 전에 일이 생각납니다.
그때도 무슨 불빛인가 하고 바라보니 오징어잡이 배였던 것을...
만선을 했을까, 생각하며 불빛을 바라보았습니다.
한밤을 홀딱 새우고 나머지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동해바다를 돌아 달리니 동해시였습니다.
차를 가지고 간, 회계를 보는 헬레나가 운전을 어찌나 잘하는지...
그렇게 해안도로를 달려 강원도 일대를 돌아 여행을 잘 다녀 왔지만....
그 후유증으로 어찌나 호되게 알았는지....
연천에서 벼베기 행사와 연천성당 국화축제에는 가지를 못하고 말았습니다.
위의 사진은 우리 성당 홈페이지에서 퍼온 사진이랍니다.
첫댓글 올 겨울은 감기 없이 잘 나실 것 같아요, 미리 앓으셨으니요, 지난 주에 설약을 다녀 온 동료말이 단풍은 아직이라
더라구요, 우ㅡㄴ전 잘하는 단원과 사진 찍으시는 단장님과 골고루 갖춘 덕에 여행도 행복하게 하셨을텐데........
감기만 아니라면요, 진솔하신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