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5차(곡두재 → 각흘고개)
2009년 5월 24일(일요일) 맑음
▶ 개요
-. 5월 24일(일요일)
-. 04:25 기상
-. 05:59 조식 후 천안 출발
-. 06:25 곡두터널 도착
-. 06:51 곡두재 출발 (마루금 회복)
-. 07:44 625봉
-. 08:06 545.2봉
-. 08:25 갈재고개
-. 09:01 395봉(헬기장)
-. 09:49 각흘고개
-. 10:24 각흘고개 출발(시내버스)
-. 10:36 유구읍 시외버스 터미널
-. 10:50 유구 터미널 출발
-. 12:30 대전 서부 시외버스 터미널 도착
-. 12:48 대전 고속버스 터미널 도착(목욕, 중식)
-. 14:40 대전 고속버스 터미널 출발
-. 18:15 울산 고속버스 터미널 도착
*금일 금북정맥 종주 도상 거리 : 6.4km / 현재 금북정맥 종주 도상 누계 거리 : 87.6km
▶산행기
-. 5월 24일(일요일)
-. 04:25 기상
-. 05:59 천안 출발
-. 06:25 곡두터널 도착
(공주쪽에서 바라 본 곡두터널:왼쪽 시멘트 임도가 들머리)
4시 반에 기상하기로 하고 핸드폰의 모닝콜을 맞혀두고 잠을 잦는데 누군가 흔들어 깨운다. 범이 형이다. 4시라며 일어나란다. 초저녁 일찍 잠자리를 잡아 꽤 긴 시간을 잤다고는 하지만 일어나기가 싫다. 아직 약속 시간 30분이나 남았는데...
조금 지나자 또 깨운다. 투덜대며 일어나 샤워를 하고 찜질방을 나서며 하루를 시작한다.
변함없이 해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비상용 중식으로 김밥을 세줄 사고, 터미널 앞 택시 승차장에서 택시로 출발을 한다.
어제 이용했던 600번 시내버스 첫차가 6시 30경에 출발을 한다. 하지만 광덕 2리에서 곡두재까지 걸어서 마루금을 연결하려면 아침부터 체력을 쓸데없이 허비해야 한다는 핑계로 택시를 이용하여 편하게 곡두터널로 향한다.
-. 06:51 곡두재 출발 (마루금 회복)
(곡두재:왼쪽이 오늘의 들머리, 각흘고개 방향)
어제 내려 온 경황을 돌이켜 보니 오늘 접근은 공주 쪽에서 하는 것이 가깝고 쉬울 것 같아 터널을 지나 공주 쪽에서 시작을 할 계획으로 한다. 터널 을 빠져 나와 오른쪽으로 절개지 보호망이 끝나는 지점에 시멘트 포장 소로가 산으로 연결 된다. 곡두재로 연결 될 것이라는 확신이 확 온다.
도로가 공터에 택시를 정차시키고 하차를 하여 차비를 한다.
등산화 끈을 조이고, 스틱을 조절하고는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마친 후 시멘트 포장 임도를 이용하여 곡두재로 향한다. 밤새 뭉쳤던 다리의 근육도 풀 겸 걸음을 천천히 하여 올라간다.
임도 양가로 활짝 핀 하얀 찔레꽃이 오늘따라 더욱 반갑다.
찔레꽃만 보면 노래가 생각나 기분을 밝게 가지려 콧노래를 흥얼대며 걷는다.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조오치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깊은 밤 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밤마다 보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판단이 옳았다. 역시 10여분 오름길 만에 곡두재 녹음 터널에 서며 마루금을 회복한다.
-. 07:44 625봉
(초원을 연상케 하는 녹음속 풀밭)
이른 아침 녹음속이라 아직은 시원한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진다. 시작은 얌전하게 하더니 서서히 가팔라진다. 아마 어제 여기를 올라갔다면?
다 오르기도 전에 탈진?
어제는 이상하게 꼬였었다. 난이도야 호남정맥을 통하여 익히 경험을 하였다 하여도 너무 안일하게 준비를 하였던 것 같다. 정신적으로도,
알바 3번으로 오랜 시간을 허비하진 않았지만 그 후유증은 크다. 더욱이 여름철 체력의 조모가 많을 때는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깔딱 고개 된비알이 시작된다. 호흡도 갚아오고 땀도 송송 맺히고...
어제의 피로가 몰려오나 보다. 쉬 탄력이 붙지를 않는다.
머리만 삐쭉 내민 바위틈을 시럼시럼 올라 봉우리를 점령하니 553봉이다.
숨을 돌리며 갈증을 풀고 쉬다 간다.
평온을 찾은 등로는 초원을 연상케 한다. 잡목아래 잎사귀가 긴 풀의 모양과 짙은 초록의 색깔로 인하여 그런 것 같다.
마루금의 왼쪽은 공주시 정안면이고 오른쪽은 천안시 광덕면이다.
작은 봉우들을 연달아 오르고 내려 다시 피치를 올리니 625봉이다. 금북정맥의 마루금 이어가기를 시작해서는 최고봉이다. 무명 봉이라서인지 별 특징도 없으면서 키만 크다. 주위 조망도 별로고 퍼질러 앉아 땀을 식힌다.
오늘은 여정을 넉넉하게 잡아 한참을 쉬다 천천히 일어선다.
-. 08:06 545.2봉
(이름을 모르는 야생화)
(545.2봉의 전위봉 로터리 ; 직진이면 알바)
큰 오름길을 소화한 후라 이제는 등로도 안정을 찾았다. 작은 봉우리들을 연달아 오르내린 후 잠시 만에 바위 무더기가 서너 개 머리를 내밀고 로터리를 형성하고 있는 삼거리이다. 기분으로는 직진을 해야 할 것 같아 자세히 보니 오른쪽으로 크게 돈다. 어제 알바를 경험을 하다 보니 오늘은 조금만 이상하여도 다시 살핀다. 지도를 판독하니 545.2봉을 조금 앞두고 있다. 직진으로 알바하기 쉬운 곳이다. 마루금은 여기서부터 정안면을 뒤로하고 유구읍을 맞이한다.
잣나무 조림지를 가파르게 내려가다.
-. 08:25 갈재고개
(갈재고개 : 공주쪽 방향)
큰 요동 없이 소나무 숲길이다. 오른쪽 가까이에 임도가 잠시 보이더니 내려서니 아스팔트 포장 공사가 이제 막 끝이 난 갈재고개이다(08:25). 왼쪽 공주 쪽으로는 2차선 구분이 되나 오른쪽 천안 쪽으로는 임도 수준이다.
-. 09:01 395봉(헬기장)
(줄기에서 핀 야생화)
(이정표 노릇을 하는 구조점 말뚝)
(산책로 같은 임도)
(395봉 헬기장)
갈재고개를 약간 오른쪽으로 내려서 가로 질러 숲길로 접어더니 큰 임도이다. 오른쪽으로 임도를 따라 간다. 꼭 큰 농장 진입도로 같다. 임도 삼거리를 만나 왼쪽으로 방향을 잡자 오른쪽에는 소나무 조림지 안이 무덤 군이다. 가족묘지 같다. 소나무 숲길이 산책로 같다. 처음 보는 하얀 야생화가 줄기 끝에 달려있다. 꽃봉오리도 제법 크다. 진욱이와 유심히 살피지만 초면이다. 대면식을 마치고 내려서니 삼거리이고 광덕산 4.5km, 각흘고개 2.0km라고 알리는 산악구조지점을 알리는 말뚝이다(08:41). 아산시에서 마련을 하였는데 설치를 한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오른쪽이면 광덕산이다. 등산복차림을 하고서 천안 사람들을 만나면 꼭 묻는 말이 광덕산에 왔냐고 묻는 산이다.
그 광덕산이 왜 여기 갑자기 나타나지? 이상한 생각에 지도를 펼친다. 지도상에는 조금 전 삼거리에서 직진으로 올랐으면 480봉 헬기장 이였고 그 지점이 광덕산과 각흘고개가 갈리는 지점 이였다. 그곳에서 이곳으로 내려오는 등로가 정로였으나 그러니까 우린 480봉을 오르지 않고 우회를 하여 여기까지 왔다.
등로는 소풍 길 산책로다. 어제의 고통 오늘 아침의 깔딱 고개가 언제였나 싶게 편안하고 좋은 길이다. 마루금은 480봉부터 오른쪽이 아산시로 바뀐다.
작은 봉우리들을 연달아 오르내리다 소나무 숲속을 깊게 내려서 큰 안부를 지나 잠시 가파르게 올라서니 395봉 헬기장이다(09:01).
-. 09:49 각흘고개
(노익장을 자랑하는 청주 정맥팀)
(각흘고개 : 아산방향)
(각흘고개 : 공주 방향)
이제 내려서기만 하면 오늘 구간을 마치기로 한 각흘고개이다. 마음에 여유를 찾고 그늘에 자리를 잡고는 비상용으로 가져온 김밥을 먹기로 한다.
저 아래 안부에서부터 인기척이 요란하더니 여러 명이 무리지어 올라온다. 나이도 지긋하신 분들이다.
서로들 반갑게 인사 나눈다. 청주에 계시는 분들이란다. 오늘은 봉수산 안부에서 시작했으며 차령고개가지 진행한단다. 그러면 금북정맥도 오늘이 졸업이란다.
연세도 많으신 분들이 함께 하시는 모양인데 대단하다. 와! 무지 부럽다.
철탑도 지나고 가족 묘지들도 지나자 차량을 질주 굉음이 들려온다. 오래된 무덤이 있는 솔밭 숲을 얌전히 내려서니 2차선 아스팔트 포장도로 39번 국도가 지나가는 각흘 고개이다. 왼쪽이 공주시 유구읍이고 오른쪽이 아산시 송악면이다. 해태 조각상도 있고 큰 도경계처럼 요란하다.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시내버스 정류소도 있고 주유소도 있다. 금계령이란 휴게소도 있지만 지금은 식당은 영업을 접었다.
-. 10:24 각흘고개 출발(시내버스)
-. 10:36 유구읍 시외버스 터미널
-. 10:50 유구 터미널 출발
-. 12:30 대전 서부 시외버스 터미널 도착
-. 12:48 대전 고속버스 터미널 도착(목욕, 중식)
-. 14:40 대전 고속버스 터미널 출발
-. 18:15 울산 고속버스 터미널 도착
(유구읍 시외버스 터미널)
정류소 간의 의자에 앉아 장비를 철수를 하고는 주유소에 들려서 시내버스 시간을 문의하니 30분에 통과한단다. 여유가 많다.
원래의 이번 원정 계획은 어제 여기까지 종주를 하고 아산시로 내려가 온양 온천욕도 하고 또 시간이 허락하면 학창시절 수학여행을 통해서도 아직 한 번도 방문하지 못한 현충사도 구경하고는 아산에서 하룻밤을 유하고 오늘 여기부터 다음그간을 타기로 하였었다.
그러나 결과는 2일간을 종주하고도 여기다. 이제 체력의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며 산행을 해야 한다는 산 경험을 하게한 산행 이였다.
생각보다는 조금 이런 시간에 버스가 온다. 아산에서 유구읍을 왕복하는 110번 시내버스이다. 차창밖에는 모내기 준비가 한창인 들녘이다. 시골길을 편안하게 달려 버스가 종점에 도착하니 바로 유구 시외버스터미널이다. 곧장 대전행이 연결이 된다. 맥주대신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는 유구를 떠난다(10:50).
시외버스가 대전에 도착을 하여 하차를 하니 서부 시외버스 터미널이다. 주변의 찜질방을 찜해두고, 대전 시내버스 길도 잘 모르고, 배도 고푸고, 다시 울산행 고속버스로 갈아타야하고, 아직 목욕도 못했고, 조급한 마음에 택시를 이용하여 고속버스 터미널로 이동한다. 14:40발 승차권을 예매하고는 부근의 사우나에서 땀을 훔치고 작은 식당을 차지하여 점심을 먹는다. 제육볶음이 입에 살살 녹는다. 시원한 소주 한잔이 그립지만 주인아주머니 술은 팔지 않는단다. 오호 통제라! 하산주가 없다니! 대신에 버스에 오르며 캔 맥주로 허전함을 달랜다.
점점 벌어져가는 접근 구간이 걱정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보려고 애써 보지만 시간의 제약이 너무도 많이 따른다. 마음은 자꾸 서해 안흥진으로 달려가는데....
*금일 금북정맥 종주 도상 거리 : 6.4km / 현재 금북정맥 종주 도상 누계 거리 : 87.6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