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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공안집 1 스크랩 33칙 세존자자 世尊自恣
검산 추천 0 조회 66 17.04.14 09:4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33칙 세존자자 世尊自恣


[본칙]

세존께서 자자일1)을 맞았다. 문수가 세 곳에서 하안거를 보냈다는 소

리를 듣고 가섭〈어떤 판본에는 ‘우바리(優波離)’2)라고 한다〉이 백추를 울려 대중

에게 알리고3) 쫓아내려고4) 하였는데, 백추를 칠 망치를 잡자마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문수를 보았다. 가섭이 자신의 있는 힘을 다해 보았으나 망

치를 들 수 없었다. 부처님께서 마침내 가섭에게 “그대는 무수한 문수 중

에 어떤 문수를 몰아내려고 하는가?”라고 물었으나 가섭은 대답하지 못

했다. 〈다른 본과 대동소이한 내용이다.〉

世尊因自恣日, 文殊三處過夏, 迦葉〈一本, 優波離〉欲白椎?

出, ?拈椎, 乃見百千萬億文殊. 迦葉盡其神力, 椎不能

擧. 世尊遂問迦葉, “汝擬貶那箇文殊?” 迦葉無對. 〈有本大

同小異.〉

1) 自恣日. 안거를 마치는 날, 안거 90일 동안 각자가 범한 과실을 대중 앞에서 드

   러내고 참회함으로써 스스로 기쁨을 일으키는 것을 자자( prav?ran?,

   pav?ran?)라 한다. 견(見)·문(聞)·의(疑) 등 삼사(三事)에 대한 자신의 허물을 고

   백하는 날이다.『十誦律』권23 大23 p.166a5,『釋氏要覽』권3 大54 p.299a7, 

  『祖庭事苑』권6 卍113 p.162a12 등 참조. 이 공안은 하안거 기간 동안 돌아다

   녀서는 안 되는 금족(禁足)의 계율을 어긴 문수와 법도에 따라 그에게 벌을 주

   려는 가섭을 대비시켜 관문을 설정했다.

2)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우바리는 계율을 조금도 범하지 않고 잘 지켰으므로 지

   계제일(持戒第一)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계를 범한 문수에 대하여 그 반대편

   에 배치하기 적절한 성격이기 때문에 가섭과 혼용한 것으로 보인다.

3) 白椎·白槌. 대중에게 어떤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하여 치는 종 곧 건추

   (?槌)를 말한다. 또는 여기서 보이듯이 종을 울려 대중에게 알린다[白]는 말로

   도 쓰인다.

4) 빈출(?出). pravr?jana, n??ana, pabb?jana, n?sana. 멸빈(滅?)·빈벌(?罰)·구

   출(驅出) 등이라고도 한다. 계율을 범한 비구나 사미 등에 대하여 교단에서 축출

   하여 대중과 함께 살지 못하도록 단죄하는 방법.『十誦律』 권15 大23 p.106b26,

   『四分律』 권41 大22 p.860b9 등 참조.


[설화]

『보협인다라니경』5)의 문구이다.

5)『寶?印多羅尼經』에는 나오지 않는 내용이며,『大方廣寶?經』권중 大14 p.474a20

   의 잘못이다.


자자:스스로[自] 자신의 허물을 진술하고, 대중들의 결정에 맡긴다[恣]

는 뜻이다.『수경(手鏡)』에 “자신의 허물을 남들이 결정하는 그대로 맡긴

다”6)라고 정의하였다.

6) 종밀(宗密)의『盂蘭盆經疏』 권하 大39 p.510b22 등에도 나오는 말이다.


세 곳:안거 3개월 중 한 달은 왕후의 궁전, 또 한 달은 동자의 학당, 마

지막 한 달은 창녀들의 방에서 보낸 세 곳의 장소를 말한다. 이는 각각

탐·진·치를 가리킨다. 세 곳에서 거주하면서 궁 안의 5백 여인과 학당의

5백 동자와 창녀촌의 5백 창녀들로 하여금 아누보리(阿?菩提)에서 물러

나지 말고 최고의 바른 도에 머무르도록 하였던 것을 말한다.


세 곳에서 하안거를 보냈다:탐욕 그대로 도이고, 성냄[瞋?]과 어리석음[癡]

또한 그렇다. 이와 같은 세 가지 현상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불법이 갖추

어져 있으니, 세상 전체가 금색세계7)이고 세상 전체가 바로 문수사리이

다. 탐·진·치라는 삼독(三毒)이 진실에 부합하고 본성과 일치하는 것이

문수와 보현의 대인경계8)인 것이다.

7) 金色世界. suvarnaloka. 문수보살이 거처하는 정토(淨土)이다. “동방으로 십불

   찰미진수국(十佛刹微塵數國)을 지나 금색이라는 이름의 세계가 있는데, 그곳 부

   처님의 명호는 부동지(不動智)이고 보살의 이름은 문수사리이다.”(60권본『華嚴

   經』권4「如來名號品」大9 p.418b19. 東方過十佛刹微塵數國, 有世界名金色, 佛

   號不動智, 有菩薩字文殊師利.)

8) 大人境界. 대인 곧 불보살이 증득하여 그들만이 알 수 있고 행할 수 있는 경계.

   경론에는 보이지 않는 용어이며 선종 문헌에 ‘문수와 보현의 대인경계’라는 구

   절로써 선(禪)의 극치를 나타내는 뜻으로 빈번하게 나타난다.『雲門廣錄』권하

   古尊宿語錄18 卍118 p.393b16,『?悟語錄』권9 大47 p.753a8 등 참조.


가섭:마하가섭이 아니라 세 명의 가섭 중 하나이다.9)

9) 부처님의 10대 제자이자 선종의 초조인 마하가섭과 차별되는 소승의 가섭 삼

   형제. 곧 우루빈라가섭(優樓頻螺迦葉)과 나제가섭(那提迦葉)과 가야가섭(伽耶迦

   葉)을 가리킨다. 이들은 불법에 귀의하기 이전에 불을 섬기는 외도[事火外道]였

   다.『佛本行集經』권40 大3 p.849c7,『過去現在因果經』권4 大3 p.649c9 등 참조.


어떤 판본에‘ 우바리가 백추를 울려 대중에게 알리고 쫓아내려고 하였으나 그렇게 할

수 없었다’라고 한 말:대인경계는 소승인이 헤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여

기에 담긴 선(禪)의 뜻이 어떤 것인지 던진 질문이라는 말이다.


가섭이 백추를 울려 문수를 쫓아내려고 했다:만송행수(萬松行秀)는 “내가 대중

을 관찰해 보니 마치 맑디맑은 바닷물과 같이 계율을 어기지 않았으나 오

직 문수만이 안거의 법도를 깨뜨리고 대중의 질서를 무너뜨렸다. 가섭은

총림의 규율을 관장하고 있었으므로 문수의 허물을 보고 넘어갈 수 없었

던 것이다”10)라 하였고, 또한 “부처님까지 하나로 묶어 단번에 모두 내쫓

고, 가섭만 홀로 남겨 법당을 지키게 하라”11)고 하였다. 곧 부처도 때리고

조사도 내칠 것이니12) 도를 깨우친 사람 앞에서 거짓을 말하지 말라는 뜻

이다.

10)『請益錄』1則「文殊過夏」卍117 p.813b2.

11) 위의 책 p.813b17.

12) 부처가 되었건 조사가 되었건 그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본분을 고수하는 입

    장을 나타낸다. 본서 672則 본칙 <설화> 참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문수가 나타났다:부처도 안착시키고 조사도 안착시키는

것이니 납승의 배 속은 바다와 같이 넓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세 곳에서

하안거를 보냈다는 말에서 세 곳에 담긴 뜻이 없는 것은 아니다. 황도(皇

都)에 있는 황제의 수레, 먼지 날리는 황도의 거리,13) 높은 봉우리의 정상14)

등을 말한다. 이것은 대인의 경계에 밝음과 어두움이 뒤섞여 있다는 뜻이다.

13) 자맥(紫陌). 황도 곧 도성 외곽의 도로.

14) 아래 나오는 ‘고목법성의 상당’에 나오는 말.


가섭이 망치를 들지 못했다:만송행수는 “애초에 진실한 종풍(宗風)을 우뚝

세우려고15) 했던 것이지만, 방편으로 부처와 조사를 붙들어 두어도 무방

하다. ‘꽃을 다치게 하지 않으면 꿀은 더욱 많이 만들어진다’라는 말을 모

르는가?”16)라고 하였다. 만송이 이렇게 한 말은 가섭을 자신의 잘못에 연

루시켜 본래의 말을 두 토막으로 갈라놓은 격이다. 원오극근(?悟克勤)과

천동정각(天童正覺)의 뜻에 따르면, 가섭이 이 망치를 들지 못한 것을 두

고 한편으로는 가섭이 손해를 보았고 한편으로는 용기가 없었던 것이라

판단했으니, 이렇게 평가해야 옳다.

15) 벽립(壁立). 절벽처럼 우뚝 솟아 아무도 오르지 못하는 경계. 어떤 방편과 수단

    도 통하지 않는 본분의 종풍을 나타낸다.

16)『請益錄』1則「文殊過夏」卍117 p.813b18.


무의자(無衣子)의 송이다. “세 곳을 다니며 안거를 보낸 문수여! 무수한

금색세계를 다 드러내었구나. 말미가 흐릿했던17) 계봉의 늙은이여!18) 공연

히 선가에 비웃음만 일으켰도다.” 이 게송을 살펴보면 가섭이 망치를 들지

못한 까닭을 알 수 있다.

17) 유두무미(有頭無尾). 머리만 있고 꼬리는 없다는 말. 처음에 망치를 들기는 했지

    만 결국은 누구도 물리치지 못한 것을 가리킨다.

18) 계봉노(?峰老). 가섭을 가리킨다. 가섭이 계족산(?足山)에서 미륵을 기다리며

    부처님께서 전수한 가사를 지키고 있다가 입적한 인연에 따라 이렇게 부른다.


寶?印多羅尼經文. 自恣者, 自陳己過, 恣任僧擧. 手鏡云,

‘自己之過, 恣他所擧也.’ 三處者, 一月王后宮, 一月童子學

堂, 一月?女舍坊, 卽貪瞋癡也. 三處居住, 令宮中五百女人,

學堂五百童子, 舍坊五百?女, 不退阿?菩提, 住於無上正道

云云. 三處過夏者, 貪欲卽是道, ?癡亦復然. 如是三事中, 具

無量佛法, 則偏界是金色世界, 遍界是文殊師利. 貪瞋癡三毒,

稱眞稱性, 文殊普賢大人境界也. 迦葉, 非摩訶迦葉, 三迦葉中

之一也. 一本云, 優婆離, 欲白槌?出而不得者, 大人境界, 非

小乘人而能測量, 禪義何也. 迦葉欲白槌?出者, 萬松云, “吾

觀大衆, 如海澄淸, 唯文殊破夏破?. 迦葉旣掌叢林規矩, 又不

可放過.” 又云,“ 和瞿曇, 一時?出, 獨留迦葉看堂.” 則佛也

打, 祖也打, 眞人面前, 休說假也. 乃見百千萬云云者, 佛也安,

祖也安, 衲僧?裏如海寬. 然則三處過夏地, 三處義不無. 皇都

帝輦, 紫陌紅塵, 高岺頂上也. 此是大人境界明暗相?. 迦葉槌

不擧者, 萬松云, “旣圖壁立眞風, 不妨權留佛祖. 不見道, ‘花

又不損, 蜜又得成.’ 萬松伊?道, 累他迦葉, 話作兩?. 若據

圓悟天童義, 則以迦葉不下此槌, 爲落節, 爲無膽, 此論始得.

無衣子頌云, “三處安居妙吉祥! 刹塵金色界全彰. 有頭無尾?

峰老! 空惹禪家笑一場.” 看此頌則知迦葉槌不擧.


원오극근(?悟克勤)의 송19)


큰 코끼리는 토끼 다니는 샛길로 다니지 않으니,20)

제비와 참새가 어찌 큰 기러기의 뜻을 알리오?

법령을 시행함은 아름다운 가풍과 완연히 같았고,

과녁에 적중함은 화살촉 문 기술과 거의 같았다.21)

세계 전체가 문수요,

온 누리가 가섭이로다.

서로 각각 엄연히 구별되거늘,

망치 들어 누구를 벌주려는가?

한 번 잘 찔러주었다!

금색두타22)가 일찍이 손해 보았다.

?悟動頌, “大象不遊兎徑, ?雀安知鴻鵠? 據令宛若成風, 破

的渾如?鏃. ?界是文殊, ?界是迦葉. 相對各儼然, 擧椎何處

罰? 好一?! 金色頭?曾落節.”

19) 문수와 가섭 사이에 우열을 짓지 않고 평등하게 보는 관점의 송. 1구부터 6구까

    지 한 구절씩 각각 문수와 가섭에 대한 묘사이다. 1구·4구·5구는 문수, 2구·3

    구·6구는 가섭에 대한 서술이다.

20) 영가현각(永嘉玄覺)의 말.『證道歌』大48 p.396c27.

21) 자신을 맞히려고 날아온 화살을 이빨로 물어 방어하는 것. 제자에게도 전하지

    않는 마지막 남은 비책을 가리킨다.『朝野僉載』·酉陽雜俎續集』등에 나오는

    이야기다. 여기서는 문수가 가섭의 공격을 무난히 방어한 것을 나타낸다. 본서

    1175則 주석4) 참조.

22) 金色頭?. 마하가섭(摩訶迦葉)을 말한다. 금색가섭(金色迦葉)이라고도 한다. 과

    거세에 수행을 할 때 단금사(鍛金師)였던 가섭이 금색으로 된 비바시불(毘婆尸

    佛)의 사리탑이 낡은 것을 보고 어떤 여인과 함께 이것을 수리한 공덕으로 91겁

    (劫) 동안 온몸이 금빛이었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두타라는 명칭은 가섭

    이 출가한 후 12두타(頭陀)를 잘 행하여 부처님으로부터 두타제일(頭陀第一)이

    라는 찬탄을 받은 것에서 유래한다.『佛祖統紀』권5 大49 p.169b19,『佛祖歷

    代通載』권3 大49 p.496b16 참조.


[설화]

큰 코끼리:문수의 대인경계를 말한다. 이것은 가섭이 헤아릴 대상이 아

니므로 토끼가 다니는 샛길로 가지 않는다고 한다. 토끼가 다니는 샛길이

란 가섭을 가리킨다.

큰 기러기:가섭이 바른 법령을 높이 제기한 것을 말한다. 이는 문수가

알아맞힐 수 있는 경지가 아니므로 ‘제비와 참새가 어찌 알리오’라 말한

것이다. 제비와 참새란 문수를 가리킨다.

법령을 시행함은 ~ 같았고:가섭에 대한 묘사이다.

과녁에 적중함은 ~ 같았다:문수에 대한 묘사이다.

그러므로 세계 전체가 문수이어서 문수 이외에 가섭이 없고, 온 누리가

가섭이어서 가섭 이외에 문수가 없다는 뜻이다.

?悟:大象, 言文殊大人境界, 非迦葉所能測量故, 不遊兎徑.

兎徑迦葉也. 鴻鵠, 言迦葉高提正令, 非文殊所可?邈, 故言燕

雀安知. 燕雀文殊也. 據令云云者, 謂迦葉也;破的云云者, 謂

文殊也. 然則遍界是文殊, 文殊外無迦葉;遍界是迦葉, 迦葉

外無文殊也.


설두법령(雪竇法寧)의 송


가섭은 당시에 장부다운 기개가 부족하였으니,

망치 내려놓고 수많은 문수를 어쩌지 못했다네.

조사이건 부처이건 모조리 쫓아냈어야 했거늘,

말해 보라, 우리 문하에 할 수 있는 자 있는가?

雪竇寧頌, “迦葉當時未丈夫, 下椎不奈萬文殊. 要須祖佛都盧

遣, 且道吾門着得無?”


심문담분(心聞曇賁)의 송


세계마다 대상마다 나타나기 어렵지 않거늘,

우바리는 어찌 그다지 그에게 속았을까?

당시에 잘 따져 첩자23)를 가려냈다면,

고타마를 부처님이라 여기지 않았으리라.

心聞賁頌,“ 刹刹塵塵現不難, 波離何苦被渠?? 當時若論收

姦細, 莫把瞿曇做佛看.”

23) 간세(姦細). 간사한 사람. 정세를 염탐하기 위해 숨어 들어온 첩자.


열재거사의 송


문수가 무수한 몸 두루 나타내 보이니,

결국 아무도 진짜 문수 알지 못했다네.

대단히 고맙게도 분양이 가리켜 냈으니,

‘중양 9일에 국화가 새롭다’24)라고 하네.

悅齋居土頌, “文殊?現百千身, 畢竟無人識得眞. 多謝汾陽爲

指出, 重陽九日菊花新.”

24) 분양선소(汾陽善昭)의 말이다. 음력 9월 9일은 양수(陽數)이자 극수(極數)인 9가

    겹치는 날로서 중양절(重陽節)이라 하고, 국화절(菊花節)이라고도 한다. “3현과

    3요로는 실상을 분별할 수 없으니, 뜻을 터득하고 말을 잊어야 도(道)와 쉽게 가

    까워진다네. 한 구절에 분명히 만상을 다 아우르니, 중양 9일에 국화가 새롭구

    나.”(『汾陽語錄』大47 p.597b7. 三玄三要事難分, 得意忘言道易親. 一句分明該

    萬象, 重陽九日菊花新.)


해인초신(海印超信)의 염


“말라버린 바닷길을 알려면 그곳을 다녀본 사람이라야 한다.”

海印信拈,“ 欲知旱海路, 須是去來人.”


[설화]

문수와 가섭의 경계는 깨달은 자라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海印義, 文殊迦葉境界, 證者方知.


해인초신의 상당


이 공안을 제기하고 말했다. “대중에게 청하니, 이에 대하여 결정적인

전기가 되는 한마디를 해 보라! 만일 제대로 말한다면 가섭 당시뿐만 아

니라 그 후대 사람들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으리라.” 〈참!〉25)

又上堂, 擧此話云,“ 請大衆, 於此下一轉語看! 若也道得, 非

唯迦葉當時, 亦作後人領袖.”〈 參!〉

25) 參. 할(喝)과 마찬가지로 한 소리 크게 내지르는 말로서, 주로 문어에 쓰인다. 여

    기서는 편집자가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하여 쓴 말이다.


[설화]

대중에게 청하니 ~ 한마디를 해 보라:제대로 말할 줄 아는 사람은 어떻게 말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찾아낸다는 뜻이다.

又上堂 : 請大衆至轉語者, 解道得地人, 索得作?生道得.


고목법성(枯木法成)의 상당


이 공안을 제기하고 말하였다. “여러분, 가섭 사형은 호랑이 머리에 올

라탈 줄만 알았을 뿐 호랑이 꼬리는 매듭지을 줄은 몰랐다.26) 당시에 남

김없이 법을 시행했다면,27) 백천 명의 문수는 말할 것도 없고 황면노자

(부처님)조차도 발을 들여놓을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만일 지금 누군가

나에게 ‘당신이 올여름 안거를 보낸 곳은 어디인가?’라고 묻는다면, 나

는 그에게 ‘한 달은 황도에 있는 황제의 수레에 있었고, 다른 한 달은 먼

지 날리는 황도의 거리에 있었으며, 마지막 한 달은 우뚝 솟은 봉우리

의 정상에 있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지금 여기에 금색두타가 당한 굴

욕을 씻어줄 자 있는가? 있다면 어찌 나를 만나러 나오지 않는가?” 잠깐

침묵하다가 말하였다. “감옥에 갇혀 지혜를 기르는 잘못을 저지를 뻔했

구나.”28)

枯木成, 上堂, 擧此話云, “諸仁者, 迦葉師兄, 只解騎虎頭, 不

解收虎尾. 當時盡法而行, 說什?百千文殊? 和者黃面老漢,

也無措足之地. 如今或有人問香山,‘ 仁者, 今夏安居何處?’

香山對他道, ‘一月在皇都帝輦, 一月登紫陌紅塵, 一月在孤峯

頂上.’ 如今還有爲金色頭?, 雪屈出者?? 何不出來, 與香山

相見?” 良久云,“ ?合停囚長智.”

26) 가섭이 문수를 때리려고 시작만 했다가 마무리를 맺지 못한 것을 가리키는 비

    유. 수미(收尾)는 결말을 맺어 마무리한다는 뜻이다.『景德傳燈錄』권12「臨濟

    傳」大51 p.299c11에 앙산(仰山)이 임제(臨濟)를 평가하는 말 중에, 같은 책 권26

   「瑞鹿本先傳」 大51 p.427b19 등에 나오는 말이다.

27) 예외 없이 법 그대로 엄격하게 시행하여 문수가 되었건 부처가 되었건 모두 물

    리치는 파주법(把住法)이다. ‘부처가 와도 때리고 조사가 와도 때리는(佛來也打,

    祖來也打)’ 수단을 말한다.

28) 분별에 몰두하여 쓸모없는 지혜만 늘리는 잘못에 빠진다는 말.『雪竇語錄』권2

    大47 p.682c4,『大慧語錄』권4 大47 p.828a18 등 참조.


[설화]

가섭 사형은 ~ 호랑이 꼬리는 매듭지을 줄을 몰랐다:법령을 시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일 지금 누군가 나에게 ~ 우뚝 솟은 봉우리의 정상에 있었다:교화의 방편으로

보여준 증득과 교화이다.

지금 여기에 ~ 굴욕을 씻어줄 자 있는가:금색두타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뜻인

가? 각자 자신의 입장을 확고히 하라는 뜻이다.

감옥에 갇혀 지혜를 기르는 잘못을 저지를 뻔했구나:후한(後漢) 광무제29) 때 살

았던 두독(杜篤)의 자는 계아(季雅)인데, 죄를 지어 옥에 갇혀 있던 중 대

사마(大司馬) 오한(吳漢)의 죽음을 맞이했다. 광무제는 유학자들에게 조

문[?]을 지으라는 조칙을 내렸는데, 두독이 옥에서 지은 조문이 가장 뛰

어났다. 광무제가 훌륭하다고 칭찬하며 상을 내리고 형벌을 풀어주었다.

스스로 속박된 몸을 벗어날 길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枯木:迦葉師兄, 至收虎尾者, 令不行故也. 或有人問香山, 至

孤峯頂上者, 化門證化也. 還有, 至雪屈者?者, 扶見金色頭?

立處耶? 自固立處也. ?合停囚長智者, 後漢元帝30)時, 杜篤,

字季雉,31) 有罪囚獄, 會司馬32)吳漢夢.33) 高祖帝,34) 詔諸儒謀35)

之, 篤獄中文辭36)最高. 帝異37)之, 優賞贖刑. 言自有出身之

路也.

29) 光武帝. 후한의 초대 황제. 25~57년 군림했다. 자는 문숙(文叔). 묘호는 세조(世

    祖). 광무는 시호이다. 이름은 유수(劉秀)로 전한(前漢)의 고조(高祖) 유방(劉邦)

    의 9세손이다.

30) 『後漢書』권110상「杜篤傳」에 따라, ‘元帝’는 ‘光武’로 바로잡는다.

31) 위의 책에 따라, ‘雉’는 ‘雅’로 바로잡는다.

32) 위의 책에 따라, ‘司馬’는 ‘大司馬’로 바로잡는다.

33) 위의 책에 따라, ‘夢’은 ‘薨’으로 바로잡는다.

34) 위의 책에 따라, ‘高祖帝’는 ‘光武’로 바로잡는다.

35) 위의 책에 따라, ‘謀’는 ‘?’로 바로잡는다.

36) 위의 책에 ‘文辭’는 ‘爲?辭’로 되어 있다.

37) 위의 책에 ‘異’는 ‘美’로 되어 있다.


천동정각(天童正覺)의 염38)


“금색두타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것을 펼칠 담력이 없었다. 당시에

법령을 남김없이 시행했다면,39)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문수는 말할 것도

없고, 바로 황면구담40)까지도 쫓아내버릴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이 했다면, 진실한 가풍을 우뚝하게 세웠을 뿐만 아니라 또한 후세인

들로 하여금 우리 납승 문하에 저들 쓸모없는 부처와 조사가 붙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했을 것이다.”

天童覺拈,“ 金色頭?, 有心無膽. 當時盡令而行, 莫道百千萬

億文殊, ?者黃面瞿曇, 也與?出. 若能如是, 不唯壁立眞風,

亦令後人知, 我衲僧門下着?閑佛祖不得.”

38) 내쫓아서 법령을 시행하는 가섭의 입장을 긍정하여 그것을 더욱 확장하는 관점

    에서 내린 평가이다. 옳다면 가섭과 문수가 모두 옳고, 잘못이라면 이들 둘이 모

    두 잘못이다. 이러한 일종의 평등한 관점에 따르기 때문에 어느 편에도 기울지

    않으며 승부가 갈라지지 않는 것에 화두의 특징이 나타난다. 아래 원오극근의

    염과 유사한 뜻이다.

39) 사사로운 감정 없이 법조문 그대로 시행하는 것처럼 누구도 예외 없이 본분의

    입장에서 처리한다는 말.

40) 黃面瞿曇. 부처님을 가리킨다. 황면노자(黃面老子)와 같은 말이다.『精選 선어

    록』백운어록 주석17) 참조.


[설화]

글에 다 드러나 있다.

天童:文見.


장로종색(長蘆宗)의 거


이 공안을 제기한 다음 주장자를 집어 들고서 말했다. “지금 시방과 삼

세가 모두 주장자 끝에 매달려 있다. 모든 곳에 문수사리가 있고 모든 곳

이 석 달 안거하는 장소라 하는구나!41) 대가섭이 놓아주었다 사로잡았다

했던 기량은 참으로 볼 만했지만, 문수사리가 하는 그대로 방임한 결과가

되었다. 만일 나였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니, 곧바로 한 장의 판결

문에 두 죄인의 죄목을 함께 적어 처리해 버렸을 것이다.42)” 주장자로 선상

을 때렸다.

長盧?, 擧此話, 乃拈起柱杖云, “如今十方三世, 摠在?杖頭

上. 一切處, 文殊師利;一切處, 三月安居! 大迦葉, 雖然縱

奪可觀, 放過文殊師利. 若是新羅卽不然, 直須一狀領過.” 擊

禪床.

41) 모든 것이 주장자 끝에 있으므로 그 말도 바르지 않다는 냉소적 비판.

42) 가섭도 문수도 모두 처음 시작한 일을 마치지 못한 이유로 공범이 되었다. 꼭 마

    찬가지 이유로 상을 내리려면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야 한다. 어느 편에도 기

    울지 않고 공평하게 처리하는 안목과 화두를 수용하는 방식이 나타나는 말이

    다. 대혜종고(大慧宗?)가 부처와 도적을 화두로 삼아 처분 내린 다음의 예에도

    잘 나타난다. “‘도적은 선한 사람이 그렇게 되는 것이고 부처는 악한 사람이 그

    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부처와 도적 그리고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은 이 두 마

    디를 벗어나지 못한다. 알겠는가?’ 불현듯 주장자를 잡아 눈앞에 한 획을 그으

    며 말했다. ‘건창 지방은 종이가 귀하니, 한 장의 판결문에 두 죄인의 죄목을 함

    께 적어 처리한다.’”(『大慧語錄』 권7 大47 p.839a21. ‘賊是善人爲, 佛是惡人做. 

    佛賊善惡人, 不出這兩箇. 還會??’ 驀拈?杖, 面前?一?云, ‘建昌紙貴, 一狀領過.’)


[설화]

주장자를 집어 들고서 ~ 선상을 때렸다:가섭의 경계가 시방과 삼세 전체이

지만 바로 이 주장자 끝에 있는 것에 불과하다면, 문수의 경계 또한 그와

다를 것이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모든 곳에 문수사리가 있고 모든 곳

이 석 달 안거하는 장소’라는 말도 잘못이 없지 않으며, 대가섭 또한 잘못

이 없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한 장의 판결문에 두 죄인의 죄목을 함

께 적어 처리해 버렸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것을 벗어나서 그 이

상 높이 착안하라는 말인가? 주장자를 집어 들고 말했던 경계가 바로 그

와 같다는 뜻이다.

長蘆:拈起柱杖云云者, 迦葉境界, 盡十方三世, 在這裏, 則文

殊境界, 更無第二也. 然則,‘ 一切處, 文殊師利;一切處, 三月

安居.’ 未得無過, 大迦葉, 亦未得無過. 故云, 一狀領過也. 此

外謂更高一着耶? 拈柱杖處如是.


원오극근의 염


“종은 치지 않으면 울리지 않고, 북은 때리지 않으면 소리 나지 않는다.

가섭이 관문을 틀어막고 지키는 입장이었다면, 문수는 온 세상 전체를 깔

고 앉아 있었던 격이다. 바로 그 당시에 아주 좋은 한 바탕의 불사가 펼쳐

졌지만, 안타깝게도 잘못을 봐주고 그냥 넘어가 버렸다. 석가노자가 ‘어떤

문수를 쫓아내려고 하는가?’라고 말했을 때, 곧바로 망치 한 방을 내리치

고서 그가 어떻게 마무리하는지 살펴야 했다.”

?悟勤拈,“ 鍾不擊不響, 鼓不打不鳴. 迦葉旣把斷要津, 文殊

乃十方坐斷. 當時好一場佛事, 可惜放過一着. 待釋迦老子道,

‘欲?那箇文殊?’ 便與擊一槌, 看他作?生合殺.”


[설화]

종은 치지 않으면 ~ 소리 나지 않는다:문수와 가섭이 한편은 북을 치고 다른

한편은 비파를 울리며 잘 어울렸다는 뜻이다.

가섭이 관문을 ~ 깔고 앉아 있었던 격이다:두 사람의 견지가 모두 구멍 없는

쇠망치43)와 같다는 뜻이다. 그러나 금색두타(가섭)가 손해를 본 것은 어쩔

수 없었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잘못을 봐주고 그냥 넘어가 버렸다’라고 했

던 것이다.

?悟:鍾不擊云云者, 文殊迦葉打鼓弄云云也. 迦葉至坐斷者,

一等無孔鐵槌也. 爭奈金色頭?落節, 故云, 可惜放過.

43) 무공철추(無孔鐵槌). 본서 417則 주석5) 참조. 문수와 가섭이 서로 대립되는 듯

    이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관문을 견지하고 아무도 통과하지 못하게 지키고 있

    는 가섭과 세상 누구도 운신하지 못하도록 눌러앉아 있는 문수의 방식은 모두

    ‘구멍 없는 쇠망치’와 같다.


원오극근의 소참


“문수보살은 한 번의 하안거 기간 동안 세 곳에서 여름을 지냈다. 한

달은 마구니의 궁전에 있었고, 또 다른 한 달은 장자의 집에서 보냈으

며, 마지막 한 달은 창녀촌에 있었다. 세 곳에서 여름을 지냈으면서 다

시 세존의 회중에 들어와 해제를 맞이한 것은 대단히 공평하지 못한

처사였다. 그런 까닭에 가섭은 백추를 울려 대중에게 알리고 문수를

쫓아내려고 하였으나, 이러한 생각이 들자마자 회중에는 수많은 석가

와 수많은 문수와 수많은 가섭과 수많은 망치가 있는 것을 보았다. 가

섭은 이러한 광경을 보고는 눈을 멍하게 뜨고 입이 벌어지고 말았다.44)

왜 그랬을까? 한도를 벗어난 사람45)에게는 한도를 벗어난 견해가 있고

한도를 벗어난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금색두타라 할지라도 이 경

계에 이르러서는 손을 오므리지도 못하고 손을 펼 수도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순간은 크고 원만한 깨달음 안에 있을까? 아니면 크

고 원만한 깨달음 밖에 있을까? 사방으로 막힘없이 통하는 작자라야

증명할 수 있다. 왜 그런가? 이것은 문수와 보현의 대인경계이기 때문

이다. 만약 문수와 보현의 경계를 참구한다면, 끝이 없는 향수해46) 전체

와 헤아릴 수 없고 티끌의 수만큼 많은 불국토가 모두 안거하는 장소

가 되어 끝없이 무수한 몸을 나타내어 곳곳에서 가거나 머무르거나 앉

거나 누워도 방해받지 않고 조금도 손을 쓸 필요가 없는 경지에 이르

게 될 것이다. 바로 이러한 때에 본분의 소리를 알아듣는 자라면 들려

주는 순간 곧바로 알아차릴 것이다. 내가 대중과 함께 비록 90일 동안

안거를 보냈지만, 그 궁극적인 까닭을 여러분은 알겠는가? 여러분이

만약 꼭대기부터 밑바닥까지 꿰뚫었다면 그것은 문수와 보현의 경계

일 것이며, 꼭대기부터 밑바닥까지 꿰뚫지 못했다면 그것은 가섭의 경

계일 것이다.47) 그렇다면 문수와 가섭의 경계를 벗어나서 원인을 거두

고 결과를 맺는 한 구절은 어떻게 말하겠는가? 알겠는가? 90일 동안의

공부를 이제 모두 채웠으니 포대를 활짝 풀고 나와 각자 마음껏 돌아

다녀라.48)”

又小參云,“ 文殊菩薩, 一夏三處度夏. 一月在魔宮, 一月在長

者家, 一月在?坊. 旣三處度夏, 却入世尊會中解制, 極爲不

平. 所以, 迦葉欲白槌?出文殊. ?擧此念, 見會中有無量釋

迦, 無量文殊, 無量迦葉, 無量?槌. 迦葉旣見伊?, 直得目?

口?. 何故? 過量人, 有過量見, 有過量用. 雖金色頭?, 到者

裏, 縮手不得, 展手不去. 只如伊?時, 是大圓覺裏耶? 大圓覺

外耶? 須是通方作者, 始能證明. 何故? 此是文殊普賢大人境

界. 若?得文殊普賢境界, 則盡無邊香水, 無量無數微塵佛刹,

悉爲安居處, 乃至現無邊身, 處處行住坐臥, 亦不相妨, 亦不犯

手. 正當伊?時, 若是知音者, 擧起便知. 所以天寧, 雖與大衆,

九十日安居, 畢竟諸人還知?? 諸人, 若透頂透底去, 卽是文

殊普賢境界;若不透頂透底去, 卽是迦葉境界. 離却文殊迦葉,

收因結果一句, 作?生道? 還委悉?? 九十日功今已滿, 豁開

布袋各優遊.”

44) 목징구거(目?口?). 눈앞에서 분명히 보고 있는 장면이지만 어떤 수단도 부릴

    수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고 생각으로도 헤아릴 수 없는

    궁극적인 경지를 묘사한다. 원오는 다른 곳에서도 이 표현을 즐겨 쓴다.『?悟語

    錄』권1 大47 p.718a18, 권2 p.721a12,『碧巖錄』57則「著語」大48 p.191a7 

    등 참조. “밭가는 농부의 소를 몰아가고, 배고픈 사람의 밥을 빼앗는 이것이 바로 

    선대로부터 내려온 발톱과 이빨과 같은 수단이다. 그 아라한이 허다하게 많은 신

    통과 묘용을 갖추었지만 앙산의 면전에 이르러서는 눈을 멍하게 뜨고 입은 벌어진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던 것이다.”(『仰山語錄』大47 p.586b3. 驅

    耕夫之牛, 奪飢人之食, 是從上爪牙. 這羅漢, 具許多神通妙用, 到仰山面前, 直得目

    ?口?.)

45) 과량인(過量人). 모든 분별의 한도를 벗어나 범부와 성인의 경계를 자유자재하

    게 출입하며 본분을 발휘하는 경지에 이른 사람. 원오는 다른 부분에서도 이 말

    을 쓴다. “산승이 하나의 소식을 드러냈지만, 한도를 벗어난 사람이라면 이렇게

    한도를 벗어난 본분사와 하나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悟語錄』권10

    大47 p.757a6. 山僧露箇消息去, 也須知過量人, 契此過量事.)

46) 香水海. 향기로운 물로 가득 찬 바다. 세계에는 아홉 개의 산과 여덟 개의 바다

    가 있는데 그 중앙에 수미산이 있고, 주변에는 여덟 개의 산과 여덟 개의 바다

    로 둘러싸여 있다. 여덟 번째 바다만 짠 물이며, 그 나머지는 모두 공덕수(功德

    水)로 채워져 맑고 향기로운 덕이 있으므로 향수해라 한다.『俱舍論』권11 大29

    p.57b29 참조.

47) <설화>에 설명되듯이 이는 원오가 고의적으로 가섭을 낮추고 문수를 올려서 우

    열을 갈라놓았을 뿐 실제로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우열이 없는 곳에서 우열을

    나누는 선사들의 장치이다.

48) 안거하는 90일 동안은 어디도 다니지 못하도록 규정된 금족(禁足)이 풀린 것을

    말한다. 안거를 맺는 것을 ‘포대 속으로 들어간다’고 하며, 해제를 ‘포대를 풀고

    나온다’라고 하는 말은 모두 금족과 관련된다. 원오가 결제상당에서 “원숭이가

    포대로 들어갔다.”(『?悟語錄』권8 大47 p.748a15. ??入布袋.)라고 한 비유

    나, 대혜가 해제 때 “포대의 매듭을 오늘 풀었다.”(『大慧語錄』권8 大47 p.843b3. 

    布袋結頭, 今日開.)라고 한 표현에 그 예가 보인다.


[설화]

문수의 대인경계를 나타내었다.

문수와 가섭의 경계를 벗어나서 ~ 어떻게 말하겠는가:바로 이전에 문수가 우월

하고 가섭이 열등한 듯이 말했기 때문이다. 우열의 차별을 떠나는 것은

원인이고, 우열의 차별이 없는 것이 결과이다.

90일 동안의 공부를 ~ 마음껏 돌아다녀라:이전 그대로 움직이는 것이 바로

문수와 보현의 경계이다.

又小參, 現文殊大人境界也. 離却文殊迦葉云云者, 前云文殊

迦葉, 似有優劣故. 離却優劣是因, 無優劣是果也. 九十日功

云云者, 依舊是文殊普賢境界也.


불안청원(佛眼淸遠)의 소참


하안거를 마치는 날 소참49) 때 이 공안을 들고 말했다. “대중들이여!

당시에 안타깝게도 그대로 하도록 허용하여 기꺼이 보잘것없는 법을

즐기는 자가 되었다. 만약 이 망치 한 방을 내리쳤다면 문수는 말할 것

도 없고 석가노자50)일지라도 몸을 보전할 길이 없었을 것이다. 여러분,

이 망치 한 방이 귀착되는 뜻을 알겠는가? 만약 안다면, 온 세상의 모

든 중생과 사생육도51)까지 한꺼번에 굽지 않은 젖은 벽돌이 부서지고

봄날 얼음이 녹듯이 털끝만큼의 흔적도 볼 수 없게 사라질 것이다. 만

약 어떤 납승이 나와서 ‘화상께서 그렇게 손을 써 주시기 바랍니다’라

고 말한다면, 그에게 ‘움직이는 것은 고요하게 있는 것만 못하니, 한번

봐주고 넘어간다52)’라고 대답할 것이다. 왜 그런가? 저녁놀은 한 마리

들오리와 나란히 날고, 가을 강물은 아득한 하늘과 같은 빛깔이다.53)”

佛眼遠, 解夏小?, 擧此話云,“ 大衆! 當時可惜放過, 甘爲樂

小法者. 若下得者一椎, 莫道文殊, 假使釋迦老子, 亦無容身之

處. 諸人, 還知者一椎落處?? 若知得, 盡大地一切衆生, 四生

六道, 一時瓦解氷消, 無絲毫可見. 或有箇衲僧出來道,‘ 請和

尙試下手看.’ 卽向他道,‘ 動不如靜, 放過一着.’ 何故? 落霞

與孤鶩齊飛, 秋水共長天一色.”

49)『精選 선어록』진각어록 주석218) 참조.

50) 釋迦老子.『精選 선어록』백운어록 주석31) 참조.

51) 四生六道. 사생은 태생(胎生)·난생(卵生)·습생(濕生)·화생(化生) 등 윤회의

    세계에 출생하는 네 가지 방식, 육도는 지옥(地獄)·아귀(餓鬼)·축생(畜生)·아

    수라(阿修羅)·인간(人間)·천상(天上) 등을 윤회하며 태어나는 여섯 가지 세계

    를 말한다.

52) 방과일착(放過一着). 바둑을 둘 때 상대가 잘못 둔 수를 한 수 물려준다는 말. 상

    대가 잘못 반응한 것을 한번 눈감고 넘어간다는 뜻으로 전화되었다. 여기서는

    직접 손을 써 달라는 요청에 잘못된 점이 있지만 방편으로 한마디 해 준다는 뜻

    이다.

53) 왕발(王勃)의「?王閣序」에 나오는 구절이다. 선어록에 빈번하게 인용된다. 우

    열이 없는 양자가 전체의 조화를 성립시키는 서로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의

    미로 쓰인다. 저녁놀과 들오리, 가을 강물과 하늘이 서로 다르게 자신의 모습을

    가지면서 동일한 풍경 안에 서로 어울리듯이 가섭과 문수도 이 공안의 진실을

    드러내는 각자의 역할을 가지고 있다.


[설화]

털끝만큼의 흔적도 볼 수 없게 사라질 것이다:망치 한 방을 내리쳐 법령을 남

김없이 시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움직이는 것은 고요하게 있는 것만 못하다:이 망치 한 방을 내리치는 행위 또

한 움직이는 것이니, 상대의 잘못을 한번 봐주고 넘어가는 것이 더 낫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문수와 가섭은 ‘저녁놀’이라 운운한 시구의 내용처럼 서

로 어울리는 관계이다.

佛眼小?:無絲毫可見者, 下一椎令盡行, 始得. 動不如靜者,

下這一椎, 亦是動也, 不如放過一着也. 然則文殊與迦葉, 是落

霞與云云也.


대혜종고(大慧宗)의 상당


하안거를 시작하는 날, 법좌에 올라앉아 말했다. “문수는 세 곳에서 안

거를 보냈고, 지공54)은 한가로운 화상이 아니었으며, 가섭은 바른 법령을

시행하고자 했으나 눈앞에서 귀신을 보는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말해 보

라! 나의 문하에서 지금의 일은 어떠한가? 법좌에서 내려오면 모두들 세

번 절55)을 한다.”

雲門?, 結夏, 上堂云, “文殊, 三處安居;誌公, 不是閑和尙;

迦葉, 欲行正令, 未免眼前見鬼. 且道! 徑山門下今日事, 作?

生? 下座後, 大家觸禮三拜.”

54) 誌公. 주장자 끝에 가위를 달고 다녔던 금릉보지(金陵寶誌)를 가리킨다. “머리털

    은 몇 치가량 기르고 항상 맨발로 다니면서, 석장 하나를 들었는데 그 끝에 가위

    와 한 척 크기의 거울을 걸고, 한두 척 길이의 비단을 매달았다.”(『空谷集』12則

   「評唱」卍117 p.545b11. 髮長數寸, 常跣足行, 執一錫杖, 頭?剪刀及尺鏡, 懸一

    二尺帛子.);“지공은 한가한 화상이 아니었으니, 가위가 언제나 침상 머리에 놓여 

    있었다.”(『?悟語錄』권17 大47 p.795c11. 誌公不是閑和?, 剪刀只在臥床頭.) 

    잘 때도 늘 무엇이건 잘라 없애는 가위를 두듯이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법령을 엄하

    게 시행한다는 뜻.

55) 촉례삼배(觸禮三拜). 좌구(坐具)를 접어 바닥에 놓고 그곳에 이마를 대고 올리

    는 절을 말한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촉례삼배를 올리면 윗사람은 답례로

    촉례일배를 한다. 좌구를 다 펼치고 세 번 올리는 대전삼배(大展三拜)와 비교하

    여 약식의 절이라 하여 약배(略拜)·즉례(卽禮)·속례(速禮) 등이라 부른다. 百

    丈淸規』권3 大48 p.1124a13 참조.


[설화]

문수는 세 곳에서 ~ 귀신을 보는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문수와 지공과 가섭 등

그 누구도 하는 그대로 방임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지공은 한가로운 화상이 아니었다:‘한가로운 스님이 아니었다면 여러 곳을

마구 돌아다녔던 까닭이 무엇이었을까?’라는 뜻이다.

모두들 세 번 절을 한다:문수와 가섭에게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 그들은

숲속에 들어가도 풀잎 하나 흔들지 않고, 물에 들어가도 물결을 일으키지

않는 언행을 시행했다는 뜻이다.

雲門:文殊三處至見鬼者, 皆不放過也. 誌公不是閑和上者,

不是閑和上, 爲什?亂走之義也. 大家觸禮三拜者, 文殊迦葉,

有什?過? 入林不動草, 入水不揚波也.


밀암함걸(密庵咸傑)의 거


이 공안과 더불어 훗날의 존숙들이 ‘망치 한 방을 내리쳤어야 했는데

도리어 상대가 하는 그대로 놓아 두어 기꺼이 소승인이 되고 말았다’56)

라고 한 염(拈)을 제기한 다음 말했다. “존숙들이 이렇게 평가한 말은 맹

인이 코끼리를 더듬고 제각각의 느낌을 말하는 꼴이다.57) 나는 올해 여

름 장산(蔣山)에서 하안거를 시작해서 포선(褒禪)에서 하안거를 중도

에 그만두고58) 화장(華藏)에서 하안거를 마쳤다. 말해 보라! 문수와 같

은가, 다른가? 만약 같다고 한다면 그에게 진실을 꿰뚫어 보는 하나의

59)이 붙어 있다고 인정해 줄 것이며, 만약 다르다고 말하더라도 그에게

진실을 꿰뚫어 보는 하나의 눈이 붙어 있다고 인정해 줄 것이다. 만일 남

의 말에 속지 않는 자가 나타나 ‘장로이시면서도 이다지 모호한 입장60)

시군요’라고 한다면, 다만 그에게 ‘모호함 속에 분명한 점이 있다’라고 대

답할 것이다. 절박하게 (나의 게송을) 들어라!61)

세 곳으로 장소 옮겨 시비를 판정하려 의도했거늘,

딱딱하게 굳은 마음 완고하여 조금도 바꾸지 못하네.

모호하게 뒤섞인 말62) 누구에 의지하여 이해할까?

무쇠 이마와 구리 머리의 사람도 눈썹 찌푸리리라.63)”

密庵傑, 擧此話, 連擧後來尊宿拈,‘ 好一槌, 又却放過, 甘作

小乘人.’ 師云, “尊宿伊?, 也是盲人摸象. 傑上座, 今夏蔣山

結夏, 褒禪破夏, 華藏終夏. 且道! 與文殊, 是同是別? 若道是

同, 許他具一隻眼;若道是別, 也許他具一隻眼. 忽有箇不受

人?底出來道,‘ 長老也好? .’只向他道‘, ? 中有箇分曉

處.’ 急須聽取! 三處移場定是非, 頑心全不改毫釐. 胡言漢語

憑誰會? 鐵額銅頭也皺眉.”

56) 장로종색·원오극근·불안청원 등의 견해에 나타난다.

57)『長阿含經』권18 大1 p.128c11,『大般涅槃經』권32「師子吼菩薩品」大12 p.556a8

    등에 나오는 비유. 맹인들이 각자 손으로 감촉한 부분만 가지고 코끼리의 온전

    한 모습을 추정하는 것을 비유로 들어 자신의 집착에 근거하여 내세우는 허망

    한 주장과 분별을 나타내고 있다.

58) 파하(破夏).『禪林象器箋』권3 禪藏 p.158에 “금족의 규정을 지키지 않고 수행처

    밖으로 벗어나 돌아다니는 것”(不守禁足之制,出界外遊者.)이라고 정의했다.

59) 일척안(一隻眼). 원래 하나의 눈 곧 외눈박이를 가리키지만, 진리를 꿰뚫어 보는

    탁월한 안목 또는 뛰어난 식견(識見)이나 견해를 가진 사람을 가리킨다. 두 개

    의 육안(肉眼)과 다르다 하여 제3의 눈이라 하고, 정문안(頂門眼)·정안(正眼)·

    활안(活眼)·명안(明眼) 등이라고도 한다.

60) 다르다고 해도 인정하고 동일하다고 해도 인정하는 입장을 비판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정 자체가 하나의 화두이며, 동일성과 차이성을 모두 하나의

    몰자미(沒滋味)로 귀착시키는 화두 참구의 관점에 따른다.

61) 1구는 문수, 2구는 가섭의 입장을 나타낸다. 3구는 문수와 가섭을 평등하게 아

    우른 밀암의 화두, 4구는 총괄적으로 문수나 가섭 그리고 밀암 자신의 화두는

    아무리 탁월한 지혜를 가지고도 분별하지 못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는 뜻을 전

    한다. 한편, 1구와 2구는 오조법연(五祖法演)의 말을 활용한 것이다.『五祖法演

    語錄』권2 大47 p.657b6, 古尊宿語錄21 卍118 p.428b7 참조.

62) 호언한어(胡言漢語). 외국어와 중국어가 뒤섞여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 이래도 옳고 저래도 옳고, 이래도 틀리고 저래도 틀리다는 식으로 제시되는

    화두를 가리킨다. 이 말에는 밀암이 이 공안을 평가하기 위하여 동일성과 차이

    성으로 제기한 또 하나의 화두가 압축되어 있다.

63) ‘무쇠 이마와 구리 머리’는 냉정하여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지를 성취한

    사람을 나타낸다. 그러한 사람일지라도 알아듣지 못하여 고민한다는 뜻이다.


[설화]

나는 올해 여름 ~ 화장에서 하안거를 마쳤다:앞에서 ‘한 달은 황도에서 보냈고,

다른 한 달은 황도의 먼지 나는 길에서 지냈다’라고 한 말과 같다. 그렇다

면 문수의 경우와 같은가, 다른가? 같다고 해도 되고 다르다고 해도 된다.

게송의 제1구:세 곳으로 안거 장소를 이전했기 때문에 시빗거리를 남겼

다는 뜻이다.

게송의 제2구:철저하게 완고하고 어리석다는 뜻이다.

게송의 제3구:외국 땅을 다니는 동시에 중국 땅을 달린다는 것을 가리킨

다. 외국어와 중국어가 모두 증득과 교화를 나타내는 말이다.

게송의 제4구:비록 무쇠 이마와 구리 머리라 하더라도 어찌할 수 없다는

말이다.

密菴:今夏蔣山, 至華藏終夏者, 上一月皇都, 一月紫陌之義

也. 然則與文殊, 同耶別耶? 同亦得, 別亦得也. 三處移場云云

者, 三處移傳故, 有是非也. 頑心云云者, 徹底頑愚也. 胡言云

云者, 指胡地上行, 漢地上走. 胡漢亦證化也. 鐵額云云者, 雖

是鐵額銅頭, 奈何不得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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