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9-5/20 불수사도삼 산행후기
언제부턴가 산악회마다 종주산행이 봇물 터지듯 진행되고 있다. 개인적으론 불수사도삼을 5년간에 걸쳐 매년 1회이상 종주를 했지만 오늘 불수사도삼은 전혀 알지 못하는분들과 산행이라서 긴장이 된다.
서울의 진산인 삼각산을 필두로 한 주변의 山群을 아우르는 5산종주를 해 보리라 마음먹고 있던 차에... 대발이님의 초청을 받아 흔쾌히 좋다고 하면서 몸을 맹글구 3번에 걸친 구간별로 사전답사의 산행도 무사히 마치고...
드디어 20시간 내외의 시간을 정하고 종주에 임해 본다.
도락산님이 많이 늦으시는 관계로 이동통로에서 만나기로 하고 들머리인 소공원으로 이동하여 각자 간단한 소개를 하고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대발이님이 준비하신 종주 포지기를 배낭에 단단히 질끈 부여 매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드디어... 19:00에 출발을 하여 오름짓이 시작되는 분위기는 사뭇 긴장감이 돈다..
1시간여만에 불암산을 우리에게 대문을 활짝열어주었다. 석장봉에서 파는 막걸리를 한잔씩 한다. 동물이동통로에서 불암산쪽으로 20분쯤 홀로산행한 도락산님을 만난다.
깜깜한 밤이라서 그런지 눈에 뵈는게 없어서인지... 산행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신선한 밤공기에서 느끼는 기분은 정말 최고다. 다소 물기가 채 가시지 않은 바위는 간간히 긴장을 하게 한다. 수락산 정상에 3시간 30분만에 도착하여 사진한장 박고 홈통바위 내려가고...
그러기 전에 오랜만에 참여하신 도락산님의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부득이 도솔봉을 지난 3거리지점에서 홀로 하산을 하기로 하였다. 창백해지신 얼굴에서 너무 힘든 것이 역력히 느껴진다. 첫 번째로 중도하차가 생긴다. 나머지 12명은 다시 마음을 추스려 수락정상을 지나 수락의 마지막 봉우리인 509봉에서 잠시 쉬고 곧 출발을 한다.
순간... 악~~~! 하는 비명이 들린다. 혼비백산하여 둘러보니 밧줄이 둘러진 곳을 따라 가야하는데 선두 일행이 그 밑을 빠져서 바위가 부스러져 굵은 모래같은 것이 많은 경사진 바위를 내려간 것이다. 그 뒤를 따르던 홍일점 미소님이 미끌어진 것이다. 달려가 보니 얼굴에서 고통을 읽을 수 있다. 잠시 앉은 채로 있다 일어나는데 쉽게 일어나질 못 한다.
앞으로의 산행이 순탄치 않을 것 같다. 갑자기 속도가 떨어진 미소님의 저속산행이 동막골까지 이어진다. 회룡역 음식점에 도착하니 새벽1시 불암산을 출발한지 6시간이 걸렷다.
회룡으로 내려선 일행은 예전의 단골집이 없어진 관계로 꿩 대신 닭이라 했던가. 해물탕도 하는 음식점에 여장을 풀고 잠시 주린 배를 채우고 사패산, 도봉산을 하기로 한다. 낙지수제비 1인분에 5,000원 보리밥까지 제공된단다. 아줌마~ 여기 낙지 한마리 수제비로 12개! (제갈 낙지 한 마리 수제비/호원점) 먼저 보리밥을 조금 비벼서 입맛을 돋우고 이어 커다란 질그릇에 담겨 나오는 낙지수제비의 양과 맛에 또 한번 놀란다.
모두가 잠을 청하고 있을 시간에 우리 종주꾼(?)들은 아파트 사이를 지나 범골 들머리로 향한다. 시멘트 포장이 된 호암사가는 경사길을 조금 전에 식사를 해서인지 힘들게 오른다. 입구에서 기면 사진 한방 더 찍고 능선을 올라선다.
회룡역에서 사패산까정 쉬지않고 1시간 30분만에 도착하여 정상에서 간단히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사진한장 찍고...
이제 본격적인 사패능선을 오르며 도봉의 등줄기인 포대능선으로 향한다. 중간에 도봉의 7부를 통과하는 지름길로 간다고 하여 잠시 뒤 우측길로 빠져든다. 10여분 뒤에 안 것이지만 너무 일찍 빠진 것이다. 25분 정도의 알바를 한 것이다.
다시 뒤돌아 사패능선에서 조금 더 진행하다 제대로 찾은 우측 길로 접어 들어 사선으로 능선 줄기를 넘나 든다. 그 길이 너무나 좋다. 가을에 단풍이라도 들면 환상적인 산책길이 되기엔 너무 황송한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 가을 그 길을 꼭 다시 가보고 싶다.
하늘은 이미 밝아 해가 훤~히 비쳐 든다. 여명이 틀 무렵이면 늘 느끼지만 하품이 나오고 졸음이 엄습해 온다는 걸 알기에 애써 참고 졸음을 쫓아 내려 안간힘을 써 본다. 각자 조금씩 지쳐가는 기색이 역력하고 현재 위치를 확인을 하니 너무 일찍 올라 선 것이다. 도봉산 정상인 자운봉까지는 아직 600미터를 더 가야 한다.
Y계곡을 우회하여 조망이 좋은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그곳 끝자락에서 보는 오봉능선과 구름이 감싸고 있는 아침의 삼각산이 너무도 멋지다.
선두와 후미는 1시간이상 차이가 난것 같다. 우이동에 내려오니 9시다. 이제부터는 인내력싸움이다.
버스 종점 입구음식점에서 김치찌개에 밥도 한공기묵고 이슬이도 한잔하닌까 용기가 다시난다. 택시에 몸들 싣고 도선사로 향한다.
함께 종주길에 올랐던 모든 분들께 존경과 환희의 박수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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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허허실실 원문보기 글쓴이: 허허실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