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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화경(묘법연화경) : 1. 서품(序品) - 1 |
| 후진(後秦) 구자국(龜玆國) 삼장법사(三藏法師) |
| 구마라집(鳩摩羅什) 한역 |
| 이운허 번역 |
| 1. 서품(序品) |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1)의 기사굴산(耆闍崛山)2) 가운데서 큰 비구 대중 1만 2천 인과 함께 계셨다. |
이들은 다 아라한(阿羅漢)3)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여 다시는 번뇌가 없고 자신의 이로움을 얻었으며, 모든 존재[有]의 결박으로부터 벗어나 마음에 자유로움을 얻은 이들이었다. |
그들의 이름은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마하가섭(摩訶迦葉)·우루빈라가섭(優樓頻螺迦葉)·가야가섭(伽耶迦葉)k |
| ·나제가섭(那提迦葉)·사리불(舍利弗)·대목건련(大目犍連)·마하가전연(摩訶迦旃延)·아누루타(阿樓馱)·겁빈나(劫賓那)·교범바제(憍梵波提)·리바다(離婆多)·필릉가바차(畢陵伽婆蹉)·박구라(薄拘羅)·마하구치라(摩訶俱絺羅)·난타(難陀)·손타라난타(孫陀羅難陀)·부루나미다 |
| 1) 범어 Rjagha의 음사. 인도 마갈타국의 수도이다. |
| 2) 범어 Gdhraka의 음사. 왕사성 동북쪽에 있는 산 이름. 영취산(靈鷲山)이라고도 한다. |
| 3) 범어 Arhan의 음사이다. 응공(應供)·살적(殺賊)·불생(不生)·이악(離惡)이라 한역하고, 존경받을 만한 성자를 말하며, 대승불교에서 소승의 성자를 이렇게 부른다. 또 부처님의 열 가지 다른 이름 중의 하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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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수보리(須菩提)·아난(阿難)·라후라(羅羅) 등이니, 이렇게 여러 사람이 잘 아는 큰 아라한들이었다. |
또 아직 배우는 이와 다 배운 이[學無學]4)가 2천 인이나 있었고, 마하파사파제(摩訶波闍波提)5) 비구니는 그의 권속 6천 인과 함께 있었으며, 라후라의 어머니인 야수다라(耶輸陀羅) 비구니도 또한 그의 권속들과 함께 있었다. |
또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6) 8만 인이 있었으니,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7)에서 물러나지 아니하였으며, 다라니(陀羅尼)8)와 말 잘하는 변재를 얻어서 물러나지 않는 법륜(法輪)9)을 굴렸으며, 한량없는 백천 부처님을 공양하였고, 여러 부처님 계신 곳에서 모든 덕의 근본을 심었으므로 항상 여러 부처님께서 칭찬하셨으며, 자비로써 몸을 닦아 부처님의 지혜에 잘 들어갔으며, 큰 지혜를 통달하여 피안(彼岸)10)에 이르렀고, 그 이름이 한량없는 세계에 널리 들리어 무수한 백천의 중생을 제도하는 이들이었다. |
그들의 이름은 문수사리보살(文殊師利菩薩)·관세음(觀世音)보살·득 |
| 4) '아직 배우는 이'라는 말은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 사람을 가리키고, '다 배운 이'라는 말은 더 배울 것이 없는 경지이니, 곧 아라한을 지칭한다. |
| 5) 범어 Mah-prajpati의 음사. 대애도(大愛道)라고 한역한다. 석존의 어머니인 마야부인(摩耶夫人)의 동생이나 언니인 마야부인이 죽은 뒤, 정반왕의 부인이 되어 석존을 양육하였다. |
| 6) 범어 Bhodhisattva-Mahsattva의 음사. 보살과 마하살이 결합된 말로 보살은 대승불교의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각유정(覺有情) 또는 도중생(道衆生)이라 번역하며, 마하살은 위대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대중생(大衆生) 혹은 대유정(大有情)이라 번역한다. 결국 같은 말이나 보살의 많은 계위(階位) 중 10지(地) 이상의 보살을 표시하기 위해서 다시 마하살이라 한다. |
| 7) 범어 Anuttara-samyak-sabodhi의 음사.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이라 번역한다. 위없이 바른 깨달음, 곧 부처님의 지혜를 말한다. |
| 8) 범어 dhrai의 음사. 총지(總持)라 번역한다. 진언(眞言)이나 주문(呪文)을 말한다. 번역하지 않고 범문(梵文) 그대로 적어서 외우는 것이다. |
| 9) 범어로는 dharmacakra. 전륜성왕(轉輪聖王)이 가진 보배로 된 바퀴[輪寶]가 온갖 것을 다 물리치듯, 부처님의 법은 모든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뜨리므로 이렇게 부른다. |
| 10) 범어로는 pramit. 중생들의 미혹된 세계를 차안(此岸)이라 하는 데 대한 깨달음의 세계를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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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세(得大勢)보살·상정진(常精進)보살·불휴식(不休息)보살·보장(寶掌)보살·약왕(藥王)보살·용시(勇施)보살·보월(寶月)보살·월광(月光)보살·만월(滿月)보살·대력(大力)보살·무량력(無量力)보살·월삼계(越三界)보살·발타바라(跋陀婆羅)보살·미륵(彌勒)보살·보적(寶積)보살·도사(導師)보살 등이니, 이러한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 8만 인과 함께 있었다. |
그 때 석제환인(釋提桓因)11)은 그의 권속 2만의 천자(天子)12)와 함께하였고, 또 명월천자(名月天子)·보향(普香)천자·보광(寶光)천자·사대천왕(四大天王)13)이 그들의 권속 1만 천자와 함께하였으며, 자재(自在)천자·대자재(大自在)천자도 그의 권속 3만의 천자와 함께하였고, 사바(娑婆)14)세계의 주인이며 범천왕(梵天王)15)인 시기대범(尸棄大梵)과 광명대범(光明大梵)이 그들의 권속 1만 2천의 천자와 함께하였다. |
또 여덟 용왕이 있었으니, 난타용왕(難陀龍王)·발난타(跋難陀)용왕·사가라(娑伽羅)용왕·화수길(和修吉)용왕·덕차가(德叉迦)용왕·아나파달다(阿那婆達多)용왕·마나사(摩那斯)용왕·우발라(優鉢羅)용왕 등이 각각 백천의 권속들과 함께하였다. |
또 네 긴나라왕(緊那羅王)16)이 있었으니, 법(法)긴나라왕·묘법(妙法)긴나라왕·대법(大法)긴나라왕·지법(地法)긴나라왕도 각각 백천 권속들과 함께하였다. |
| 11) 범어 akra-devn Indra의 음역. 수미산(須彌山)의 꼭대기에 있는 도리천(忉利天)의 주인인 제석천(帝釋天)을 말한다. |
| 12) 범어로는 sura. 천상계(天上界)에 사는 사람. |
| 13) 사왕천(四王天)의 주신으로 수미산의 4주(洲)를 수호하는 신이다. 동방의 지국천(持國天), 남방의 증장천(增長天), 서방의 광목천(廣目天), 북방의 다문천(多聞天)을 관장하는 네 왕으로 제석천의 명을 받아 불법을 수호한다. |
| 14) 범어 Sabh의 음사. 인토(忍土)·감인토(堪忍土)라 번역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말한다. 괴로움이 많아 참아야 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
| 15) 범어로는 Brahma. 범왕(梵王)·대범천왕(大梵天王)이라고도 한다. 색계(色界) 초선천(初禪天)의 주신. 제석천왕과 함께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이다. |
| 16) 범어 Kinara의 음사. 의인(疑人)·인비인(人非人)이라 번역한다. 생긴 모양이 사람인지 짐승인지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같이 말한다. 노래를 담당하는 신으로 가신(家臣)·가악신(歌樂神)·음악신(音樂神)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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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네 건달바왕(乾闥婆王)17)이 있었으니, 낙(樂)건달바왕·낙음(樂音)건달바왕·미(美)건달바왕·미음(美音)건달바왕이 각각 백천 권속과 함께하였다. |
또 네 아수라왕(阿修羅王)18)이 있었으니, 바치(婆稚)아수라왕·가라건타(佉羅騫馱)아수라왕·비마질다라(毗摩質多羅)아수라왕·라후(羅)아수라왕이 각각 백천 권속과 함께하였다. |
네 가루라왕(迦樓羅王)19)이 또 있었으니, 대위덕(大威德)가루라왕·대신(大身)가루라왕·대만(大滿)가루라왕·여의(如意)가루라왕이 각각 백천 권속들과 함께하였다. 또한 위제희(韋提希)20)의 아들인 아사세왕(阿闍世王)도 백천 권속들과 함께하였다. |
이들은 제각기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다. |
이 때 세존(世尊)21)께서는 둘러앉은 사부대중[四衆]22)으로부터 공양과 공경과 존중과 그리고 찬탄을 받으시면서 여러 보살들을 위하여 대승경을 설하셨으니, 그 이름은 『무량의경(無量義經)』이었다.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하시는 바였다. |
부처님께서 이 경을 다 설하신 뒤 결가부좌(結跏趺坐)23)하시고 무량의처삼매(無量義處三昧)24)에 드시니, 몸과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하였다. |
| 17) 범어 Gandharva의 음사. 심향(尋香)·식향(食香)이라 번역한다. 술과 고기는 일체 먹지 않고 향기만 먹고 살므로 이같이 말한다. 제석천을 섬기고 음악을 담당하는 신이다. 언제나 부처님이 설법하는 곳에 나타나 찬탄하고 불법을 수호한다. |
| 18) 범어 Asura의 음사. 비천(非天)·부단정(不端正)이라 번역한다. 싸우기를 좋아하는 귀신이다. |
| 19) 범어 Garua의 음사. 독수리같이 사납게 생긴 새로, 용(龍)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금시조(金翅鳥) 또는 묘시조(妙翅鳥)라고 번역한다. |
| 20) 범어 Vaidehi의 음사. 중인도 마갈타국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의 부인이며, 아사세왕(阿闍世王)의 어머니이다. |
| 21) 범어 Bhagavat의 음사. 부처님을 지칭하는 열 가지 이름 중의 하나. 부처님은 세간을 이익케 하고 세상의 존경을 받으므로 이렇게 부른다. |
| 22) 사부중(四部衆)이라고도 한다. 출가 승려인 비구(比丘)·비구니(比丘尼)와 재가 신자인 우바새(優婆塞)·우바이(優婆夷)를 말한다. |
| 23) 앉는 법의 한 가지로, 먼저 오른발을 왼편 넓적다리 위에 놓고 왼발을 오른편 넓적다리 위에 놓고 앉는 자세를 말한다. |
| 24) 범어 ananta-nirdea-pratihna-samdhi의 음역. 한량없는 가르침의 실상이라는 이름의 삼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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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하늘에서는 만다라꽃·마하만다라꽃·만수사꽃·마하만수사꽃을 내려 부처님 위와 대중들에게 흩으며, 넓은 부처님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六種震動]25)하였다. |
그때 모인 대중 가운데 있던 비구·비구니·우바새(優婆塞)26)·우바이(優婆夷)27)와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摩羅伽)28) 등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人非人]과 소왕(小王)·전륜성왕(轉輪聖王)29) 등 모든 대중들이 전에 없던 일을 만나 환희하여 합장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을 뵈었다. |
그 때 부처님께서는 미간의 백호상(白毫相)30)으로 광명을 놓으시어 동방으로 1만 8천 의 세계를 비추시니, 두루하지 않은 데가 없어 아래로는 아비지옥(阿鼻地獄)31)과 위로는 아가니타천(阿迦膩吒天)32)에까지 이르렀다. |
이 세계에서 저 세계의 여섯 갈래 중생들을 다 볼 수 있고, 또 저 세계에 계신 부처님들을 볼 수 있었으며, 여러 부처님들께서 설하시는 경법(經法)33) |
| 25) 세간에 상서로운 조짐이 있을 때 대지가 진동하는 여섯 가지 모양. ① 동(動) : 한쪽으로 움직이는 것, ② 기(起) : 아래에서 위로 흔들려 올라오는 것, ③ 용(涌) : 솟아오르고 꺼져 내려가고 하는 것, ④ 진(震) : 은은히 소리나는 것, ⑤ 후(喉) : 꽝 하고 소리를 내는 것, ⑥ 각(覺) 또는 격(擊) : 큰 소리로 깨닫게 하는 것이다. 앞의 세 가지는 모양이 변하는 것이고, 뒤의 세 가지는 소리가 변하는 것이다. |
| 26) 범어 upsaka의 음사. 재가(在家)의 남자 신자이다. |
| 27) 범어 upsik의 음사. 재가의 여자 신도이다. |
| 28) 범어 Mahoraga의 음사. 머리는 뱀 같고 몸은 사람과 같다. 용의 무리에 딸린 음악의 신이다. |
| 29) 범어로는 Cakra-varti-rja. 윤왕(輪王) 또는 전륜왕(轉輪王)이라고도 한다. 하늘로부터 받은 전지전능한 보배 바퀴[輪寶]를 굴려 수미산의 4주를 다스리는 대왕이다. |
| 30) 32상(相)의 하나로 부처님의 두 눈썹 사이에 난 흰 털 덩어리이다. 오른쪽으로 감겨져 있으며, 끊임없이 광명을 발한다고 한다. |
| 31) 범어 avicika의 음사. 무간지옥(無間地獄)이라고도 한다. 팔열지옥 중 가장 밑에 있는 지옥이다. |
| 32) 범어 Akaniha의 음사. 색구경천(色究竟天) 또는 유정천(有頂天)이라고 번역한다. 색계(色界) 18천(天)의 맨 위에 있는 천이다. |
| 33) 경의 가르침, 곧 부처님의 가르침을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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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들을 수 있었고, 아울러 그 여러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들이 여러 가지 수행으로 도를 얻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여러 보살마하살들이 가지가지 인연과 가지가지 믿음과 가지가지 모습으로 보살의 도 행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여러 부처님들께서 반열반(般涅槃)34)에 드신 뒤에 그 부처님의 사리로 7보탑을 일으키는 것도 볼 수 있었다. |
그 때 미륵보살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
'지금 세존께서 신기한 모습을 나타내시니,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를 일으키시는 것일까? 이제 부처님 세존께서 삼매에 드시니, 이는 부사의하고 희유한 일이다. 마땅히 누구에게 물어야 하며, 또 누가 능히 대답할 것인가?' |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
'문수사리법왕자(文殊師利法王子)35)는 일찍이 지난 세상에서 한량 없는 여러 부처님을 공양하고 친근하였으므로, 반드시 이렇게 희유한 모습을 보았으리니, 내가 이제 이 일을 물어보리라.' |
그 때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여러 하늘·용·귀신들도 이렇게 생각하였다. |
'부처님의 광명과 신통한 모습을 이제 누구에게 마땅히 물어야 할까?' |
그 때 미륵보살이 자기 의심도 결단하고, 또 사부대중인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여러 하늘·용·귀신들의 마음을 살펴 알고서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
"무슨 인연으로 신통한 모습의 이런 상서가 있으며, 큰 광명을 놓으사 동방으로 1만 8천 세계를 비추어 저 부처님 세계의 장엄을 다 볼 수 있게 합니까?" |
미륵보살은 이 뜻을 거듭 펴려고 게송(偈頌)36)으로 물었다. |
| 34) 범어 parinirvna의 음사. 입멸(入滅)·멸도(滅度)·원적(圓寂)이라 번역한다. 완전한 열반, 부처님의 죽음이다. |
| 35) 문수사리는 범어 Ma juri의 음사로, 부처님의 지혜를 상징하는 보살이다. 법왕자는 법왕, 곧 부처님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문수보살을 부처님의 아들에 비유한 것이다. |
| 36) 게(偈)는 범어 gth의 음사인 게타(偈陀)의 준말이고, 송(頌)은 그 번역이다. 경(經)이나 논(論)에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는 시구(詩句)를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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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사리보살이여, |
| 도사께서는 무슨 일로 |
| 양 미간의 백호상에 |
| 큰 광명을 비추시며 |
| 만다라꽃·만수사꽃 |
| 비오듯 내려오고 |
| 전단향 맑은 바람 |
| 여러 마음 기뻐하니 |
| 이와 같은 인연으로 |
| 땅이 모두 엄정하며 |
| 이러한 세계마다 |
| 여섯 가지로 진동합니다. |
| 그 때에 사부대중 |
| 서로 모두 환희하여 |
| 몸과 뜻이 쾌락하니 |
| 처음 보는 일입니다. |
| 미간으로 놓은 광명 |
| 동방으로 멀리 비춰 |
| 1만 8천 나라마다 |
| 금빛처럼 찬란하니 |
| 아래로는 아비지옥에서 |
| 위로는 유정천(有頂天)37)까지 |
| 37) 주 32)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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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여러 세계 중에 |
| 여섯 갈래 중생[六道衆生]38)의 |
| 나고 죽어 가는 곳과 |
| 선악의 업과 인연, |
| 곱고 밉게 받는 과보 |
| 이 모두를 봅니다. |
| 또 보니 여러 부처님 |
| 성주(聖主)이신 사자(師子)들이 |
| 연설하는 그 경전은 |
| 미묘하기 제일이며 |
| 그 음성이 청정하여 |
| 부드러운 말씀으로 |
| 수도 없는 여러 억만 |
| 보살들을 교화하며 |
| 범음(梵音)39)이 깊고 묘해 |
| 듣는 사람 기뻐하고, |
| 각각 여러 세계에서 |
| 바른 법을 설하실 |
| 가지가지 인연들과 |
| 한량없는 비유로써 |
| 38) 중생들이 지은 업(業)에 따라 윤회하는 여섯 가지 세계로 지옥(地獄)·아귀(餓鬼)·축생(畜生)·아수라(阿修羅)·인간(人間)·천상(天上)을 말한다. |
| 39) 범성(梵聲)·범음성(梵音聲)이라고도 한다. 맑고 깨끗한 소리로, 부처님이 교법을 설하는 소리를 가리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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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을 밝게 밝혀 |
| 많은 중생 깨우치며 |
| 어떤 사람 늙고 들고 |
| 죽는 고통 싫어하면 |
| 열반법(涅槃)40)을 설하여 |
| 그 괴로움 끊게 하고 |
| 만일 복 있는 이 |
| 부처님께 공양하며 |
| 수승한 법 구하면 |
| 연각법(緣覺)41)을 설해 주며 |
| 만일 어떤 불자 |
| 가지가지 행을 닦아 |
| 무상(無上) 지혜 구하면 |
| 청정한 도 설해 주니 |
| 문수사리보살이여, |
| 여기에서 보고 들은 |
| 천억 가지 많은 일을 |
| 이제 대강 말하겠습니다. |
| 내가 보니 저 세계의 |
| 항하 모래와 같은42) 보살 |
| 40) 범어 nirva의 음사. 멸(滅)·적멸(寂滅)이라 번역한다. 모든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 불생불멸의 법을 체득한 경지를 말한다. 절대적 편안, 깨달음의 경지이다. |
| 41) 범어로는 pratyeka-buddha. 벽지불(辟支佛)이라고도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하지 않고 혼자 깨달은 사람을 말한다. 그래서 독각(獨覺)이라고도 한다. |
| 42) 항하(恒河)는 인도의 갠지스강을 말한다. 무수히 많은 것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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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가지 인연으로 |
| 부처님 도 구하며 |
| 어떤 이는 베풀되 |
| 금과 은과 산호와 |
| 진주와 마니보배 |
| 차거(車渠)며 마노와 |
| 금강석과 여러 보배와 |
| 남종과 여종과 수레들과 |
| 보배로 된 연[輦]과 가마 |
| 환희하여 보시(布施)43)하며 |
| 불도에 회향(廻向)44)하여 |
| 삼계(三界)45)에서 제일가는 |
| 대승을 구할 적에 |
| 여러 부처님 찬탄 받고 |
| 혹은 어떤 보살은 |
| 네 말이 끄는 보배 수레 |
| 난간과 화개 있게 |
| 꾸민 것을 보시하며 |
| 43) 범어로는 dna. 아낌없이 모든 것을 베푸는 것이다. 보시에는 재시(財施)·법시(法施)·무외시(無畏施)가 있다. |
| 44) 자기가 닦은 선근 공덕을 널리 다른 이들에게 돌리는 것이다. |
| 45) 범어로는 trayo-dhtava. 미혹된 세계를 셋으로 나눈 것이다. ① 욕계(欲界) : 음욕·식욕·탐욕 등이 치성한 세계, ② 색계(色界) : 욕계와 같이 탐욕은 없으나 미묘한 물질의 세계, ③ 무색계(無色界) : 물질의 세계마저 초월한 미묘한 정신적 세계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