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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31일, 목요일, Kolkata Howrah 기차
(오늘의 경비 US $25: 아침 60, 점심 150, 식료품 10 버스 3, 릭샤 25, 10, 10, 10, 10, 기차표 688, 261, 기차표 환불 173, 환율 US $1 = 44 rupee)
Gorakhpur 행 기차를 4월 3일까지 기다리는 것은 너무 길고 기차표가 "Confirm" 된 표가 아니라 안심이 안 된다. 4월 3일에 못 갈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묘안이 안 떠오른다. 오늘도 책방은 다 닫아서 인도 Lonely Planet을 살 도리가 없다. 인도 Lonely Planet을 살 수 있으면 남인도 안에서라도 움직일 수 있는데.
혹시나 비행기로 갈 수 있을까 해서 버스를 타고 걷고 해서 Indian Air 항공사 사무실로 갔다. 기다리는 사람들은 많은데 일하는 사람은 단 둘이다. 질문 하나 하는데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번호표를 받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내 후에 온 외국 여자 한 명이 기다리다가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매니저 방으로 가서 도움을 받는다. 새치기를 한 셈이다. India Air 항공사는 국영이라 서비스 정신은 제로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도 서두르는 기색은 하나도 없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와서 네팔 Kathmandu 항공권 가격을 물어보니 $500이 넘는다. 너무 비싼 가격이라 간단히 포기했다.
다시 기차역으로 가서 Enquiry에 상의를 했다. Gorakhpur에 가는데 4월 3일 전에 갈 수 있는 방도가 없느냐는 상의다. 질문을 하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서 내 질문처럼 복잡한 질문은 싫어하는 것 같다. 기다리라고 하고 다른 사람들의 질문을 먼저 받는데 끝이 안 난다. Howrah 기차역을 거쳐서 갈 수도 있다는 힌트를 이용해서 기차 시간표 책을 가지고 연구를 해보니 답변이 나온다. Howrah 기차역은 Kolkata의 (Calcutta의 새 이름) 기차역 이름이다. 어제 샀던 4월 3일 출발하는 Gorakhpur 직행 기차표를 취소하고 오늘 떠나는 Kolkata의 Howrah 기차역을 거쳐서 가는 Gorakhpur 기차표를 샀는데 단 40 rupee만 손해를 봤다. 그런데 어제는 왜 Gorakhpur 직행 기차만 생각하고 다른 도시를 거쳐서 가는 기차는 생각을 못했는지 모르겠다. (후기. 오늘과 3월 30일 경비의 기차표 요금과 환불이 이해가 안 된다. 그리고 인도 Lonely Planet은 네팔에 가서 사기로 한 것 같다.)
Trivandrum-Howrah 기차표와 Howrah-Gorakhpur 기차표를 샀는데 SL급 침대차로 하니 내가 외국인이라 "Confirmed" 된 기차표가 있단다. Tourist Quota 때문에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Tourist Quota의 도움을 받은 셈이 된다. 인도 기차의 Tourist Quota 제도는 참 좋은 제도이다. Howrah 기차역에 모래 4월 2일에 도착하고 Gorakhpur에는 4월 3일 오후 5시 40분 도착한다. 3일 조금 더 걸리는 긴 기차 여행이다. Howrah 기차역에 도착해서 기차를 갈아타는데 약 6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지겨운 여행이 될 것 같다. 그러나 오늘밤에 떠나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4월 3일 Gorakhpur에 도착해서 하루 밤을 보내고 다음 날 네팔 입국이다.
더위여 안녕! 남인도여 안녕! 그러나 남인도는 나중에 다시 와야 하니 당분간만의 안녕일 뿐이다.
2005년 4월 1일, 금요일, Kolkata Howrah 기차
(오늘의 경비 US $3: 점심 35, 저녁 30, 식수 10, 커피 10, 과자 10, 바나나 10, 아이스크림 25, 환율 US $1 = 44 rupee)
어제 오후 3시 반쯤 기차에 올라서 30분 정도 기다린 후에 기차가 출발했다. 그런데 내 자리가 안 좋다. 서향이라 오후 햇빛이 비치고 차가 가는 반대 방향으로 앉게 되어있는 것도 맘에 안 든다. 다행히 승객이 별로 없어서 Trivandrum을 떠날 때는 아무 데나 앉아서 갈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 역에서부터 사람들이 많이 타기 시작하면서 내 자리로 돌아왔다. 해가 지고 차안이 선선해질 때까지 햇빛 때문에 더워서 고생했다. 창가 자리인데도 차가 달리는 반대쪽으로 향하고 앉아있으니 바람도 나에게 안 온다. 천장에 돌아가는 선풍기는 소리만 클 뿐 바람은 약하다. 내 앞자리에 앉아 가는 친구는 얼굴에 바람을 시원스럽게 맞으며 가는 것이 부러웠다.
Trivandrum을 떠나고 TTE가 (Travelling Ticket Examiner, 검표원) 기차표를 검사를 할 때 AC 칸으로 (에어컨 칸) 돈을 더 내고 자리로 바꿀 수 있나 물어봤더니 Trivandrum에서 떠날 때 딱 한자리가 비어 있었는데 누가 차지했다며 다음 번 큰 역인 Ernakulam에서 다시 물어보란다. Ernakulam에서 다시 물어봤지만 알아보겠다는 말만하고는 소식이 없었다. 저녁이 되고 침대에 드니 시원해졌다.
어제 밤은 그런 대로 편히 잤다. 앞자리에 앉은 청년은 Howrah까지 간다는데 영어도 잘하고 아주 싹싹하다. 오늘 한 사람이 기차 안에서 동냥을 다니는데 차림이 하도 괴상해서 앞자리의 청년에게 물어봤더니 고자란다. 자세히 보니 남잔데 여장을 하고 있다. 멀쩡하게 보이는 친구인데 동냥을 하고 사람들은 보통 거지들에게보다 돈을 더 잘 주는 것 같다. 무슨 종교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아침에 기차가 Chennai에 도착하여 반시간 정도 쉬는데 무척 덥다. 다행히 Chennai를 떠날 때 내 자리는 그늘이 되고 어떻게 된 일인지 기차는 내가 앉은 방향으로 달린다. 나는 바람이 잘 와서 시원한데 내 앞자리에 앉은 청년은 바람이 전혀 없어서 더워한다. 어제와는 정 반대 상황이 된 것이다. Chennai를 떠나서 Bay of Bengal 해안을 따라서 북상하는 동안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남미 Pampas 평원 풍경과 비슷하다. 지금 막 추수가 끝났는지 벌판이 모두 노란 색이고 집처럼 큰 볏단을 쌓아 놓은 것이 여기저기 보인다. 소들이 떼를 지어서 논바닥에 떨어진 볏단을 먹고 있다.
어제 저녁과 아침을 바나나와 커피로 때웠다. 점심은 차에서 파는 35 rupee 짜리 음식을 사 먹었는데 먹을 만했다. 맛은 둘째 치고 우선 배가 채워지니 만족이다. 맛도 그런 대로 좋았다. Vegi와 non vegi 선택이 있었는데 내가 선택한 non vegi는 계란 두 개가 더 나온다. 기차 안에는 거지들이 동냥을 자주 다닌다. 어린 거지 한 놈은 다른 사람은 다 제쳐놓고 나한테만 와서 조른다. 외국 사람들은 어린이 거지들에게 동냥을 잘 주는 모양이다.
기차 안이 더워서 고생스럽고 재미없는 기차 여행이다. 그러나 매일 조금씩 네팔이 가까워지니 결국 더위가 물러갈 것이라는 희망으로 차있다. 그리고 인도라도 북쪽으로 갈수록 날씨가 조금이라도 시원해질 것이다. (그런데 안 그랬다. 더위는 고도가 높은 Kathmandu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되었다.) Kolkata의 Howrah 기차역에 도착해서 쉬는 동안 Gorakhpur에 가는 기차표를 에어컨 칸으로 바꾸어 봐야겠다. 조금이라도 더위를 피해서 가고 싶다. 남인도 여행은 계절을 잘 못 맞추었다. 남인도 4월이 이렇게 더울 줄은 몰랐다.
기차 창밖으로 보이는 마을 풍경
흰 새들이 있는 늪이 제법 깨끗해 보인다
그러나 마을은 지저분해 보인다
도시는...
더 지저분하고...
길가에 천막촌도 보인다
집채만 한 볏짚 더미들
흙탕물에 옷을 빨아서 말리고 있다
소 떼, 식용은 아닐 것이고 젖소들인가, 일하는 소들인가?
옥수수 밭 너머로 야자수들이 보인다
강을 건너고 있는 기차
식당차 직원이 식사를 분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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