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6구간(만월산 터널입구-철마산-비루고개-성주산-하우고개-여우고개-소사고교-민들레농원 철계단)
1.일시: 2011년 7월 23일 토요일
2.참가인원: 언제나 한결같이그윽한미소와 딱선생과 바람과 그리고 나
3.날씨: 대체적으로 후덥지근하고 맑지는 않지만 햇볕은 간간히 비춘다.
4.소요시간 및 거리: 알바를 한구간에 한번 정도는 항상 있으려니 생각하고 있는데, 이번 구간에는 세번에 걸쳐 알바를 했다. 맞아 죽는 줄 알았다 날도 더운데... 약 9시간 걸림.
출발
이구간이 지나면 내게는 다시 거리상의 호사는 없을 것이다. 슬픈 일이다! 또 다시 접근부터 시작해서 탈출로까지 서울을 거쳐서 다시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행복 끝 불행 시작이다.
오늘 만나기로 한 장소가 백운역인데, 우리집에서 불과 30분 정도의 거리니 정말로 이런 호사가 어디 있는가?
'그윽한미소' 는 엇저녁 늦은 회식 때문에 30분 정도 늦었고 '바람' 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윽한 미소'와 엇비슷했는데, 그래도 '딱선생' 만이 약속 시간에 근접해서 나타났다. 점점 약속시간을 안지키고 있다 이런 쓰벌!
보통 정맥을 하고는 다음주 월요일이면 산행기를 작성하는데 카메라에 저장된 사진들을 이상하게 불러 올 수가 없었다.
이런 일이 없었는데 발생한 것이다. 나는 보통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기억의 한계에 봉착하기 때문에 뭘 했는 지 도통 생각이 나질 않는다. 생각을 불러 오려고 머리를 쥐어 뜯어 보지만 뜯는다고 안 나는 생각이 나겠는가?
없는 머리털만 더 빠질 뿐이지...
불행중 다행으로 오늘에서야 사진을 불러 올 수 있었으니 나의 기억 한계를 원망할 수 밖에...
해서 사진을 불러내 보고 있자니 스스로 한심한 생각이 자꾸드는 거다. 전에는 바늘 끝 만큼의 기억도 또렷하게 생각이 났었는데
지금은 커다란 줄기만 그것도 가물 가물이다.
이렇게 산행기라도 쓰질 않으면 아마도 뭘하고 다녔는 지 조금만 지나면 암흑 천지가 될 것이다.
백운역 2번 출구로 나오면 20번 버스 종점으로 이 버스를 타고 만월산 터널 입구에서 하차하면 된다. 버스가 언덕에 서주면 좋으련만 불행히도 이곳에는 버스 정거장이 없다. 이곳은 현재 부평 공단이 들어서 있어 공장 소음으로 시끄럽지만 예전에는 이곳이 나환자촌이었다고 한다.
어린아이의 생간을 내어 먹으면 나병이 낫는다는 속설 때문에 진짜로 생간을 내어 먹었다는 설도 있다. 납양 특집이 아니라 실화다. 현재는 나병이 알약 한알만 먹으면 안걸리는 세상이 되었지만 그시절에 그병은 '천형'이나 다름 없었을 것이다.
만월산 터널 입구에서 sk주유소 옆으로 정맥길이 열려있다. 여기가 나환자촌이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의 회원들은 신경을 안쓰는 모양이다.
부평시립묘원을 왼쪽에 두고 능선길을 따라 가면서 포장도로가 능선 길위에 뚫려있다.
뭘보고 이렇게 놀란 토끼눈들이야!
여기가 정맥길인줄 알고 '바람' 이 사온 자두를 간식으로 하나씩 먹고 즐겁게 이빨을 까고 있는 우리의 회원들.
그러나 여기는 정맥길이 아니고 첫번째 알바를 한 곳이다.
철마산 도착 10시3분. 사진을 찍어 줄려고 했더니 모두들 마다한다. 이것도 산이냐는 얘기다.
그래도 해발이 202m다.
옆부대에서 계속해서 총소리가 들리는데 신병 교육 훈련중이란다. 산행을 하면서 토요일에는 총소리를 들어보지 못햇는데 이곳 사단장은 제멋대로인가 보다. 능선으로 총알이 날아오면 어쩌려고 토요일에 사격훈련이란 말인가! 신병들은 사람들이 아닌가?
예전에 우스갯소리로 군인은 사람도 아니라는 말도 있지만 지금이 어떤시대인가?
능선상으로 총알이 핑 핑 날아 오는 상상을 하니 등골이 오싹하다. 국민들에게 왜 사소한 것까지 신경쓰게 하는가? 욕이 치밀어오른다.
그 바람에 또 다시 알바를 했다. 원래는 군부대 후문을 거쳐 비루고개로 나오는 것이 정상이나, 군부대로 인해서 우회길을 이용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이 우회길을 잘못들어서 만수동의 미추홀 외고있는 방향으로 나와 버린 것이다.
하는 수 없이 도로를 따라 걸을 수 밖에...
뒤에서 무수한 욕의 화살들을 파파팍 날리고 있다. 오늘 왜 이러는 것이여 청학! 어제밤에 뭐 했어! 그냥 잤는데...
버드나무집 간판 오른쪽으로 굴다리가 뚫려 있는데 이곳을 지나 도로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정맥길이다.
우리의 간식. 우리의 얼굴보다는 차라리 자두와 옥수수의 얼굴이 훨 보기 좋을 것 같아서...
굴다리 지나자 마자 왼쪽으로 도로로 올라가는 길이 정맥길이다. 여기에다 표지기 장착.
거마산에서 간식함. 비루고개에서 보면 반대편에 유격장 지지대가 세워져 있다. 그곳을 목표로 계속 진행하면 유격장을 거쳐 군부대정문이 나오고 이곳에서 좌측 철조망을 따라 오르면 거마산에 오를 수 있다.
시원한 막걸리 두병에 벌써 취했는가? 여기가 무릉도원인지 저기가 구름위인지 취생몽사라!
그저 쉬면서 안개밥 먹고 구름 똥싸는 얘기만 하면 우린 신선과 동격이다.
배도 고플 시간인데 알코올의 위력은 역시 대단하다. 다들 입이 귀에 걸렸다 뭐가 그리 좋은겨!
여기가 바로 인천과 부천이 경계가 되는 하우고개다.
예전에는 장꾼들이 한남정맥을 이용하여 물류를 움직였다는 것인데, 지금보다는 정맥 개념이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자동차가 주인인 현 도로 사정으로 볼 때 이런 고개는 사실 없어져야 할 걸림돌이다.
정맥을 살리는 것은 바로 사람이 배제된 것에서 인본으로 되돌아 가자는 절실한 몸의 외침이다.
구름다리 위에서...
술꾼이여 병나발 불게!
이미 와서 진을 치고 있는 아줌마들이 먹다 남은 고추와 쌈장을 주기에 '바람 이 전령이 되어 바람같이 갔다 왔다.
물물교환으로 우리는 먹다 남은 자두 세개를 줬다. 이자두는 지저분한 개굴창 물로 닦은 거지만 먹을 만은 할 것이다. 모르니까!
병나발을 불더니 또 그냥 잔다!
이나무가 뭔 나문지 아시는 분. 오동나무 같은데 '딱선생' 이 부득 부득 우긴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니까!
여우고개 도착 3시 48분.
마지막으로 알바를 한 뒤의 얼굴 표정들이다 말을 안해서 그렇지 아마도 거꾸로 들고 탈탈 털면 입에서 욕이 마구 쏟아질 판이다. 얼글들을 자세히 보라 욕이 안나오게 생겼나!
여우고개 지나 122봉 고지 위에 정자가 있는데 이곳에서 좌측 길을 잡아야 하는데 그냥 직진해 버린 것이다.
죄측길만 잡으면 10분이면 소사고교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을 1시간 이상을 뙈약볕 위에서 헤맸다. 오늘 왜 그러는 겨 청학! 어제밤에 뭐 했어! 아무 것도 안했는디...
그러니까 소사고교를 중심으로 원점 회귀를 한 것이다. 거꾸로 민들래 농원가는 철사다리를 거쳐 소사고교로 되돌아 간 것이다.
이렇게 헤매니까 정맥길에서도 팥빙수도 먹을 수 있는 거여! 얼마나 시원해 뙈약볕에서 혀빼물고 있다가 팥빙수 들어 가니!
드디어 소사 고교 도착 5시 45분.
한시간만 헤매지 않았어도 당구 한게임은 할 수 있었다며 '딱선생' 이 안타까와 했지만, 나랑 '바람' 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덕분에 우리는 만원을 벌었다. 거꾸로 '딱선생' 은 만원을 잃었다 자기 돈 될 것이 내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니...
여기서 소사역으로 나가는 63번 버스를 타고 이동함.
지난번 약속한 용현동 물텀벙이를 먹으러 동인천까지 전철로 이동하여 동인천에서 용현동까지 버스탐. 택시를 타자는 '바람' 의 강력한 요구를 목살하고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대중 교통을 이용하여 용현동 물텀벙이 단지로 이동하였다.
유명한 '성진 물텀벙이'를 배제하고 그뒤에 허름한 '복천'이란 곳으로 갔다.
'성진'보다는 이곳 '복천'이 맛이 좀 더 나은 것 같고, 우리가 아니더라도 '성진'은 워낙 유명한 곳이라 피했다.
마산의 아구는 말린 것을 쓰지만 인천의 물텀벙이는 생아구를 쓴다. 나는 개인적으로 말린 것보다는 생아구가 식감이 훨씬 좋다.쫄깃 쫄깃한 것이 좋고 그리고 무엇보다 여타의 곳은 녹말을 너무 많이 넣어 재료 고유의 맛을 상쇄시키는데 이곳은 녹말을 전혀쓰지 않는 것 같다. 맛의 달인 '그윽한 미소'도 맛있다고 하니 평균점은 되는 모양이다.
이집의 짠지가 나는 그중 제일 맛 있는 것 같다. 아삭아삭한 것이 짜지도 않고 계속 손이 가게 만든다.
나 복천에서 돈 안받았음!
첫댓글 I am at BangKok, Thailand again, will back to Vietnam this friday.
거기는 비 안오니? 여기는 비때문에 난리다. 지구 문닫을라고 그러나 보다.
비가 이젠 싫어질라고 한다.
송원 원제 방콕을 또 갔냐? 자유인인 네가 부럽다..방콕 날씨가 정말 궁금하다...여행 잘하고 좋은사진있으면 올려줘...청학 어째 글이 안올라 온다 했더니만 속사정이 있었구만 여하튼 수고했다...딱선생은 8월5일-6일 수입천 천렵일정 올려줘라..
청학 참 물텀벙이 맛있게 먹었다....청학이 쏘니 정말 더 맛잇는것 같다.....
더운날 알바도 하셨나봅니다.그래도 알바하며 고생한 산행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더군요....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