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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미국, 러시아 3국의 여류작가들이 올해로 다섯 번째 공동 전시회를 열고 있다. 작년 미국, 재작년 러시아에 이어 올해는 우리나라 경북대 미술관에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은 박남희 경북대 교수의 작품 'Light, Fantasy & Color' 옆에서 찍은 전시장 풍경. |
ⓒ 정만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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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국, 러시아 세 나라 여류화가 79명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경북대학교 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제5회 한미러 여류작가 감성의 교감전'이 바로 그 자리.
세 나라 여류작가들이 참여하는 국제적 여류작가 네트워크인 관계로 전시회도 나라들을 돌아가며 연다. 작년에는 미국 포틀랜드에서, 재작년에는 러시아에서 열렸다. 올해는 우리나라, 그중에서도 대구에서 열린 만큼 대구 경북 일원에서 활동하는 여성미술가가 40명 참여했다. 그리고 광주를 대표하는 여성미술가 9명, 미국에서 20명, 러시아연방미술가협회(IRIDA)에서 10명이 왔다.
한국작가들은 광주와 대구에서 지역을 뛰어넘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여성미술의 정체성을 구축하려고 애써 온 미술가들이 주로 참여했다. 미국작가들은 주로 오레곤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들로, 장르를 뛰어넘어 사회적 메시지와 유미주의, 평면과 오브제가 어우러져 각자의 다른 목소리를 내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러시아 IRIDA 작가들은 오랜 예술적 전통과 잠재력을 시사하면서, 특유의 미의식과 논리적 요약, 절제된 감성과 구축적 자연해석으로 우직하게 심미주의를 고집하는 그림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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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미 작 '정(情)-봄'. (기자 주) 사진은 촬영했거나 또는 리플릿의 것을 스캔한 것이기 때문에 본 작품과 같을 수 없습니다. 이하, 다른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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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숙 작 '두둥실 3'(왼쪽)과 김명옥 작 'Amaz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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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작가들이 직접 나서서 전시회를 방문한 애호가들과 대화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대구 지역 애호가들로서는 국내 작가만이 아니라, 외국 여류화가의 생생한 음성이 실린 그림 해설을 듣는 기회까지 보기 드물게 얻은 셈이다. 기자가 전시장을 찾은 16일 오후 3시경에는 화가 낸시 히긴스(Nancy Higgins)가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물론 주최 측은 우리말로 번역을 해주는 전문가를 배치하여 애호가들이 알아듣기 쉽도록 배려했다.
이번 한미러 여류작가전을 준비한 경북대 박남희 교수는 "한국을 중심으로 지구본의 오른쪽과 왼쪽에 위치한 3국의 여성 미술가들의 투쟁 어린 작품들을 통해 현대 여성 미술을 이해하고 21세기 여성미술의 정체성을 가늠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국제전의 의의를 규정하면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등 2011년이 대구로서는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국제적 도시로서의 위상을 감안하여 올해는 대구에 전시회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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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 여류작가의 직접 해설을 듣고 있는 미술 애호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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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ncy Higgins 화가의 작품에 대한 해설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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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하루 전에는 국제학술 세미나도 열려
한편, 전시회 개최 하루 전인 15일에는 경북대 조형관 103호에서 '여성주의미술과 여성미술가'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세미나도 열렸다. 경북대 예술대 미술학과와 경북대디지털아트컨텐츠연구소, 한국현대여성미술가회 공동주최로 열린 학술세미나는 앨리스 두비엘(Alice Dubiel, 미국 화가), 안미희(광주비엔날레 전략기획팀장), 박남희(경북대 교수), 유나 킴(Una KIM, 미국 포틀랜드주립대 교수)의 페미니즘 관련 주제발표로 이루어졌다.
학술세미나에서는 라리사 코시아코바(Larisa Kosiakova, 러시아 화가)의 '지난 20년간 IRIDA(러시아연방미술가협회)의 주요 성과'에 대한 보고도 있었다. 코시아코바의 발표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IRIDA는 1988년부터 200개가 넘는 전시회를 열었다. 1993년부터는 재능있는 여성화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해마다 '스프링 살롱(Spring Salon)' 프로젝트도 개최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지금까지 2500명이 넘는 화가들이 참여했다. 1993년부터는 또 독일,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그리고 유럽 전역을 다니면서 지속적으로 국제 교류전도 열었다. 직접 외국 동료들과 (전시장을 찾아오는) 방문자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2008-2009년의 '투 레인보스(Two Rainbows)'는 대구와 모스크바의 여류화가들이 서로 상대국을 오가면서 연 교류전이다. 마지막으로, IRIDA는 그림을 팔아서 많은 기부활동도 펼쳤다는 사실을 말해두고 싶다.
16일 시작된 한미러 여류작가전은 오는 23일까지 계속된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외국 여류작가들의 작품 전시인 만큼 미술애호가들은 발길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문의는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담당자, 전화 053-950-7968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