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12월 3일, 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로공사 대 KGC인삼공사의 경기, 직관 다녀왔습니다.
연말 바쁜 업무로 오후 1시까지도 갈까말까 고민했었는데, 올시즌 KGC 선수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 시간을
냈습니다. 제가 11월 26일 '현대건설 대 인삼공사' 경기 승부예상글을 쓰면서 언급했었죠. KGC엔 제가 오래 전부터 응원하고 있는
유희옥 센터와 박상미 리베로가 뛰고 있습니다. 오늘 꼭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세트스코어 3대0, 홈팀 도로공사의 완승으로 끝난 오늘! 경기의 자세한 흐름은 보도자료가 잘 나와있어 참고해주시면 되겠고요.
저는 경기를 쭉 지켜보면서 느낀 점이나 실제 직관 후기 위주로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제목: ‘4연승 질주’ 도로공사, KGC인삼공사 완파…여자부 선두 등극
http://sports.news.naver.com/volleyball/news/read.nhn?oid=530&aid=0000002179
■ 1-2세트는 도로공사가 일찌감치 앞서나가기 시작했습니다. 3세트는 초반 KGC가 리드를 잡았지만 곧 세트 중반에 도로공사가 역전을 만들어낸 후 그대로 쭉 달려나갔습니다.
우선 이바나-문정원 선수의 스파이크 서브! 정확도 & 세기가 모두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단순히 서브에이스(이바나 3, 문정원 2개)가 많았던 것만이 아닙니다. 두 선수의 서브는 KGC의 리시브라인을 뒤흔들고, 또 KGC가 리시브한 공이 곧바로 다시 도로공사로 넘어와 공격기회를 만들어내거나 배유나 선수의 다이렉트 득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몇 차례 있었습니다.
이바나-문정원 선수의 서브 타임 때 기~인 연속득점이 계속되었습니다. 두 선수는 공격에서도 순도 높은 득점력을 보여줬고(이바나 20득점, 문정원 9득점), 중간중간에 터져나온 배유나 선수의 블로킹(6개, 오늘 16득점)은 오늘 경기를 확실히 도로공사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문정원 선수는 수비에서도 잘 버텨줬습니다(리시브 11개, 성공률 52.38%). 문 선수가 받아올린 공은 이효희 선수의 손을 거쳐 배유나 선수의 속공과, 또는 노마크로 왼편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던 박정아 선수(15득점)에 정확하게 전달되었습니다. 3세트까지도 도로공사는 거의 완벽한 경기력. 단 1시간 10분만에 경기를 끝냈습니다.
■ 원정팀 KGC인삼공사 이야기를 좀 해보면, 지난 29일 GS칼텍스에 3대0 완패했던 경기력이 또 나왔습니다.
도로공사의 강력한 서브에 리시브가 완전히 흔들렸고(전체 리시브성공률 17% : 한송이 선수 11%, 오지영 리베로까지 18%대 성공률) 이에 주포 알레나 선수조차 제대로 써볼 수 없었습니다(12득점, 공격성공률 27.03%). 무엇 하나 제대로 본인들의 플레이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오늘 경기 단 한 가지 희망적이었던 것(?), 신선했던 것(?)은 새로운 선수의 등장.
오늘 경기 지민경도 최수빈도 아닌,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뉴페이스 박세윤 선수(사진)에
대해 이야기 좀 하려고요.
인삼공사에서 처음 보는 얼굴인데, 야무지게 공을 때려내는(흥국생명 이한비 선수만큼의 파워는 아니었지만, 좀 더 정확도는 있는 느낌?) 모습이 인상적이라 정보를 찾아봤습니다. 178cm의 레프트자원, 2016-17년도 신인 전체 2라운드 5순위 지명자로 1998년생이네요(20살).
데뷔 후부터 오늘이 다섯 번째 경기 출장(PO포함)이니 샛별은 샛별입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왼쪽으로 크게 휘어져나가는 움직임이 뛰어났던 스파이크 서브도 꽤 인상적이었습니다(서브에이스 1점). 앞으로 자주 봐요~~^^
■ 다시 도로공사로 돌아가면, 확실히 오늘 경기 MVP문정원 선수! 공격-수비-서브에 블로킹까지 거의 문정원 선수가 보여줄 수 있는 99점짜리 경기력이었습니다. 여기에 이바나 선수도 공격 & 서브 완벽했고, 배유나 선수도 도로공사에서 보여줄 수 있는 한 경기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박정아 선수도 승부처마다 완벽한 왼쪽에서의 공격. 여기까지 토스를 확실하게 전달해준 이효희 세터의 공헌도 컸고요.
중간중간에 교체로 들어가 후방을 강화했던 유서연 선수의 디그(시도8/성공7)도 팬들의 탄성과 박수를 이끌어내는데 충분했고, 신인 이원정 세터와 정선아 센터도 반가웠습니다.
■ 이제 본격적으로 경기 말고 직관 후기 적습니다.
오늘 2시 40분쯤 경기장에 도착했는데(4시 경기), 지난 경기들보다는 관중이 적은 느낌이었습니다. 입구 제일 가까운쪽에 주차하고
같은 대구 출신인 전새얀 선수 현수막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한 장 찍었습니다(그렇게 잘생긴 얼굴은 아니라 사진 업로드는 생략).
오늘은 서포터즈 티켓을 매표소가 아니라 바로 옆 서포터즈 물품 수령처에서 나눠주시더군요. 나눠주시는 분 말씀이 "서포터들 줄 서서 기다리시지 마시라고"라 하셨는데, 감사한 배려였습니다. 바로 표를 받아 경기장에 입장했습니다.
오늘은 사진으로 보시는 각도의 자리에
앉아봤습니다. 3구역과 4구역이 나뉘는
E구역이었고, 제일 앞에서 세번째 줄에
앉았습니다
(더 앞쪽에 앉으면 사진에서도 보이는 철제 난간에 시야가 방해를 받습니다. 딱 제 눈높이에서 사진을 찍었으니 직관 가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전에는 지정석(사진 왼쪽편에 보이는 광고판 뒤쪽), 또는 반대편의 벤치 뒤쪽으로 앉아보기도 했는데, 오늘은 오른쪽 모서리 방향쪽에서 새로운 뷰(view)였습니다.
p.s. 빨간 화살표는 KGC 박세윤 선수가 서브 했을 때 공의 궤적을 그려본 겁니다.
경기 전 양팀 선수들이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고요. 사진 왼편으로 관중이 많죠?
오늘 경기 3200명이나 체육관을 찾았다고
하네요. 대단한 김천의 배구열기입니다.
왼쪽 사진은 경기가 한창 진행중일 때의 도로공사 응원석. 요즘 성적도 좋고 오늘 경기력도 좋아서였는지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반면 KGC인삼공사 원정팀 응원석(오른쪽 사진)은 내내 초상집 분위기. 지난 번 IBK나 현대건설은 그래도 그쪽 치어리더와 응원단이 자리해서 원정팀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었는데, 오늘 인삼공사 치어리더는 못봤습니다.
왼쪽 사진 화살표가 가리키는 선수는 KGC인삼공사 박상미 선수. 소속팀 주전 선수들의 작전타임동안에도 쉴새없이 몸을 움직이며 출전 준비를 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도로공사의 유서연 선수도 그렇고, 저는 이렇게 열심히 하는 선수들 좋아합니다.
오른쪽 사진은 도로공사의 미래 백채림 리베로(1998년생)와 이원정 세터(2000년생, 오른쪽). 두 신인이 중간에 몸푸는 모습입니다.
너무들 귀엽고 예뻐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그리고 경기 후, 오늘도 기다렸던 시간. 경기를 마치고 나오는 선수들을 만나봤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끝난 경기로 경기장 바깥이 아직 크게 어둡지 않았던 좋은 점은 있었으나, 동행이 없었던 관계로 선수들과 사진은 못찍었습니다. 그래도 박상미, 유희옥, 최수빈(이상 KGC), 임명옥, 배유나, 이바나, 하혜진 선수 사인은 열심히 받았습니다.
데뷔 시즌(2012-13) 때부터 지켜봐온 박상미 선수는 TV로 전해지는 이미지 그대로 밝고 활달한 성격이시더군요. 팬의 응원에 오늘 경기 졌지만 그래도 밝은 목소리로 화답해주셨습니다. 많지 않은 기회이지만 교체로 코트를 밟을 때마다 그냥 내 일처럼 반갑고 또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은 선수입니다.
역시 IBK 때부터 지켜봐온 유희옥 선수는 급히 버스에 올라야 해서 인사는 제대로 못했습니다. 사인만 받았습니다. 크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히 항상 제몫을 다하는 선수로 좋아합니다. 조금 거북이를 닮은 외모도 매력있고요(칭찬입니다).
이어서 경기장을 나온 도로공사 선수들 사인도 받았습니다(오늘은 구단 팬북이 아니라 KOVO 미디어북에 사인 받았습니다).
요즘 수비에 다시 물이 오르고 있는 임명옥 리베로 사인, 그리고 주포 이바나 선수 사인. 이바나 선수를 만났을 때는 왜 그렇게 '축하한다(Congratulation)'는 단어가 안 떠오르던지.... 대학 때까지 열심히 영어 공부해도 다 소용이 없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그래도 '사인 좀 해달라'거나 '승리를 축하한다'는 말. 기본적인 한국말은 다 알아듣고 또 "여기, 여기?"하고 이바나 선수가 사인 위치를 정확하게 되물어봐 주니까 영어 잘 못하셔도 용기있게 들이대시기 바랍니다.
하혜진 선수는 한참 아버님(前 하종화 선수)과 함께 있기에 방해 안하고 있다가 버스에 오르기 전에 사인 받았고요. 많은 팬들 마음과 같이 하루 빨리 부상에서 완쾌해 코트 위 뛰는 모습 보고 싶습니다. 지난 대표팀에서의 맹활약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배유나 선수 사인. 바깥이 어둡기도 어둡고 구단 버스가 곧 출발하려는 차에 보디가드 분들도 조금 재촉하시고, 저도 급해진 마음에 자꾸 박정아 선수 사진 위에 사인 해달라고 해서 미안합니다. 두 선수 키도 비슷하고 외모나 이미지도 비슷한데다 상황도 그러하다보니 실례를 범했습니다. 다음 직관 때는 "배유나 파이팅"만 집중적으로 목놓아 부르겠습니다.^^
여튼 오늘 혼자 서두르며 급히 직관 다녀오긴 했지만, 많은 선수들 만나 재미있었고요. 도로공사의 승리와 1위 등극 축하합니다.
KGC 선수들도 다음 경기 승리를 거두며 다시 활짝 웃는 모습 보여주세요. 감사합니다.
벌써 올시즌 김천만 세번째 다녀왔네요(18일은 장충 직관 때문에 못가고). 남은 주말 김천 경기도 최대한 다 가볼 생각입니다.
혹시 김천 직관 다니시는 팬 분들. 또는 대구에서 직관 생각하고 계시는 분들! 글 남겨주세요. 혼자 보다는 또 여러명이 재미있지 않겠습니까?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여자배구, 즐겁게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