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알프스 지킴이들이 영남알프스 들레길 1구간 옛 이야기가 있는 산행이 2013년 7월 13일 있었다.
언양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 사람은 모두 mbc PD 2명을 포함하여 20명이었다. 그리고 중간에 농부시인 이우정과 신불산 이도사가 합류하여 총 22명이 둘레길 1구간을 걸었다.
영남알프스 1구간은 양산시와 울산시의 경계인 방기마을 OK목장에서 시작하여 명촌에서 끝나지만, 이날은 가천의 장제마을에서 시작하여 소가천의 송태관 별장, 그리고 자수정 동굴, 작수천, 시루성을 거쳐 언양성당, 언양읍성까지 였다.
30여길의 대장정을 여름날의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걸었다. 도로포장 길을 걸을 때에는 더위로 하악거렸지만, 숲길을 걸을 땐 안온했다.
둘레둘레 바라보며 걷는 둘레길은 오로지 산의 땅만 걷는 정복형 산행과는 다르다. 먼곳을 보면 눈맛을 바람맛을 그리고 꽃맛을 보는 길이다. 역사와 마을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의 길을 걷는 것은 단지 걷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구간은 마을길과 도로포장길, 숲길이 엉켜있다. 아직 교통편이 불편하다. 그리고 연결연결 구간이 자연의 길이 아니라 인공의 길이기에 걷는 발바닥이 아프기도 하다. 둘레길이 자연과 더 한층 가까운 길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다. 그만큼 날씨가 더웠다. 20대 초반부터 70대 어르신까지 같이 하는 길에는 직장인, 방송인, 교사, 작가, 민화가, 숲 해설가 등등 다양한 사람이 있으니 또한 다양한 이여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것이 둘레길의 또다른 맛이다.
9시40분 언양버스터니널에서 영남알프스 지킴이들이 삼남면 삼남중학교 가는 12, 13번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10시, 삼남중학교에 도착하여 오늘의 산행 일정을 간략히 배성동 안내인이 소개하다.
가천 강당마을 돌담길에서 영남알프스 산세와 금강골, 단조성에 대해 이야기하다.
농부시인 이우정의 집을 방문하다.
영축산과 금강골, 이 골짜기에 울산 함양고속도로를 위한 터널이 생길 예정이다. 영남알프스에 바람구멍이 생긴다. 사람은 편리하지만 산은 그 구멍으로 계속 신음소리 낼 것이다. 10시 50분, 장제마을에서 이농부와 마을 주민의 이야기를 듣다.
배내오재 가운데 가장 험한 금강골을 걷다. 하지만 이날은 산행이 아니라 둘레길로 간다. 산은 오르막이지만 걸을만한다.
둘레길에 있는 "온달네 집"이다. 즉 평강공주의 집이다. 온달이 교통사고로 많이 다쳤다고 한다. 이 집과 이농부가 친하다. 그래서 이 집 안방벽에는 이 농부 시가 가득하다. 11시 15분
이 농부가 시를 읽고 있다.
<관포지교> 전략 ~ 진시황 양귀비도 이 세상없고/ 흘러간 시냇물은 다시 못오니/ 한세상 좋은 친구 서로만난 건 / 자갈 속 좋은 옥을 찾은 것이니 / 사람들 이런 것을 알지 못하네/ 억겁의 세월흘러 다시 만나길 / 해변의 석인 모래 찾고 말리라.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한적하다. 농부들이 없어서인지 묵은 밭과 논이 드문드문 보인다.
마을로 들어서다, 호두나무 아래를 걷는다.
호두나무의 할배, 아버지 격인 가래나무 열매이다.
낚시터 쉼터에서 쉬다가, 어느방향에서 보아도 삿갓모양인 고장산에 대해 설명하다. 이 산에는 호랑이가 엎드려 마을 장자골을 바라보는 형상의 바위가 있다. 장자골에는 남자아이들이 많이 태어나서 지은 이름이다. 혹 아들을 원한다면 이농부에게 물어보라. 아마 좋은 집을 소개할 지 모른다.
고장산은 신불산으로 가는 열두쪽뱃길의 입구이다. 그 산을 내려오니 신불산 이도사가 기다리고 있다. 그는 신불산에 1997년부터 살고 있는 자칭 신불산 이도사이다. 이름은 이강우이다. 패셔니스트적인 복장과 걸죽한 입담이 대단하다.
신불산 이도사가 신불산의 지형의 설명하다.
신불산이다. 어떤 형상을 하고 있는가 느껴보라. 저 산자락 계곡에 이도사의 신불산갤러리가 있다. 산 아래는 마치 여인의 그곳을 닮은 듯하다. 산의 기운이 기행인들에게 오는 듯 산의 바람이 불어 시원함과 기의 충만함을 느끼게 하였다.
송태관 별장으로 가는 길에는 폐가가 많다. 하지만 그 주변에는 배밭이 가득하다. 봄날 배꽃향기를 맡고 싶다면 이 길을 걸어가라. 비록 한적하여 무섬이 있다하여도 꽃향기에 취해 간다면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다.
송태관 별장, 누구는 재실이라고 하지만 별장 규모이다. 그 아래 못이 소가천 못이다. 1925년 경에 조성되었다. 별장도 마찬가지이다. 신불산의 불꽃같은 기를 막기위한 못으로 조성되었다.
송태관은 이등박문의 통역관, 고종의 비서실장을 지낸 일제강점기때 가장 부유한 일본의 상공인이다. 아마 친일의 댓가로 엄청난 땅부자가 되었고 충남의 서산에 간척 사업도 하였다. 아버지는 친일이었지만 그의 아들 석남 송석하는 민속학자로서 우리의 민속 연구의 선구자로 활동했다. 아버지의 부를 그는 우리 민속학의 초석을 쌓는 데 사용하였다. 송석하의 출생지는 상북면 양등마을이다.
점심을 먹고, 각자 자기 소개를 하다. 이름도 얼굴도 몰랐던 사람들이 이렇게 인연을 맺고 산다. 13시30분
송태관 별장의 옹벽은 마치 왜성의 형태를 띠고 있다. 성을 축조하듯 3단으로 된 축대위에 별장을 조성하였다. 건물은 한옥으로 온돌방이다. 내부는 지금은 과거의 영화를 알수는 없지만, 그 영화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정도이다. 1925년대 그의 재력이 얼마였는가를 충분히 알 수 있는 집이다. 그리고 이 집 준공식에는 당대의 고관대작들이 다 모였다는 증언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돌보지 않는 퇴락한 건물이다. 후손들이 불편한 역사때문일까. 울산시나 울주군에 기증한다면 송태관이 아닌 송석하 기념관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송태관 별장 앞 소가천저수지 옆을 따라가다 보면 등억으로 가는 길, 자수정 동굴로 가는 길이 있다. 길은 하악거릴 정도이다. 특히 여름날의 햇살은 뜨거웠다.
산 중턱에서 신불산 이도사가 문수산, 소가천저수지, 신불산에 앍히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 산에는 중간 중간 작은 계곡 물이 흐른다. 더위에 지친 몸을 잠시 씻는다. 이럴때 남자는 참 편하다. 화장 지워지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14시20분, 지친 시간이다.
자수정 동굴, 일제강점기때문 이 자수정으로 인해 이 일때가 흥청망청했었다. 지금은 위락시설이 들어서있다. 동굴 안에는 보트를 타고 다닐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언양 작천정이 있는 작수천(작궤천)에는 벌써 여름아이들로 가득하다. 기행인들도 지쳐 아이스크림을 먹고 재충전하였다. 아이스의 힘으로 다시 걸을 수 있는 힘을 가졌다. 1천원의 행복이 바로 이런 것이다.
언양읍으로 향하는 봉숫길, 우측에 봉화산이 있고 우측에 시루성이 있다. 햇살은 내려쬐이고 걸음은 무겁다. 걷는 주변에 논의 벼는 무럭무럭 자란다. 3시30분
멀리 간월재가 보인다. 이 길은 간월재로 가는 길이다. 장꾼들이 아낙들이 저 산너머에서 이 길을 통해 언양장으로 갔다. 이 길은 삶의 길이었다. 어머니가 생선한마리, 옷한벌 사오는 그 길을 아이는 문앞에서 설레는 맘으로 기다렸을 것이고 아낙은행복한 미소띠며 기달릴 아이들 얼굴에 힘든 줄 모르고 걸었을 것이다.
천전리에 있는 용화사. 신라미추왕때 청앙대사가 창건한사찰이지만, 모든 것은 새롭다. 엄성미 동화작가가 이 절의 옛 이야기를 해주었다. 16:00
언양 청구아파트, 남천의 봇디미다리 이야기를 듣다. 언양이다.
언양의 지석묘, 엄청난 규모의 지석묘이다. 직접 눈으로 보면 느낄 것이다. 그 맞은 편에 지금 오영수 문학관 공사가 진행중이다.
17:00 언양읍성이다. 읍성은 평지에 세운 성이다. 처음에는 흙으로 만든 토성이었다가 나중에 돌로 쌓은 석성이 되었다. 성안에는 벼농사와 미나리 농사를 짓는다. 그 물은 석남사에서 흘러온 물이다.
마지막 인사를 하는 오늘의 안내자. 배성동 작가....
길은 끝이 없다. 길은 끝이 있는 듯하지만 길은 또다른 길로 이어져있다. 오늘 이 길이 끝나면 내일 우린 또다른 길을 걸어갈 것이다.
사진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은 자기 사진을 찍을 기회가 참으로 없다. 그것이 사진가를 든 사람의 운명이다. 그는 숨은 사람이며, 그림자이다. -이병길 2013.07.14 적다.
첫댓글 참으로 바쁘게 사는 모습이 대단합니다...언제 이런 글까지 곁들여...고마워뇨..좋은 추억거리와 볼거리가 참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신불산의 속살을 본 느낌도 함께 가졌답니다...
부지런하십니다. 잘 읽고 갑니다. ^^
함께 걷는 이들이 있어 좋았던 길입니다.
삶의 이야기가 있는 둘레길 여행, 아름답습니다.
후기 남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영남알프스, 한발작씩 다가갑니다.
오던 곳 설명 참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찍고, 메모하시고, 사람들 챙기고 정작 본인은 숨은 그림...
다시 사진 올리고 후기글 정리하는 일들이 쉽지만은 않은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