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 우리가 야영했던 장소는 아래 그림 65번입니다. 노란 선은 정문에서 텐트사이트까지 가는 길입니다.
Hiker/Biker Tent Site는 63, 64, 65번 이며 이용료는 1인 1박에 6불인데 State Park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샤워는 쿼터(1/4달러)에 보통 1분 내지 1분 30초 정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쿼터 4개(1달러)를 넣으며 5분 정도 샤워를 하게 되는데, 어떤 때는 비누칠도 제대로 못 합니다.
이것도 State Park마다 다릅니다. 가끔 공짜도 있습니다.
잠 자다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2번씩은 꼭 일어나는데, 하늘의 별들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초롱초롱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며, 저 별은 내별! 저별은 네 별! 하면서 낮 동안의 고단함도 잊은 채 마냥 즐겁기만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텐트 옆 숲에는 거미줄이 쳐져있고
탁자 위에는 민달팽이(?)가 올라와 식사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밤 사이 이슬이 얼마나 많이 내렸는지 텐트가 젖어 물기를 닦아내고 잠간이나마 햇빛에 말렸습니다.
슬리핑백, 옷들도 이슬에 직접 젖진 않았지만 눅눅했는데, 이슬에 젖은 물기도 문제지만 무게때문에 더 걱정이 되었습니다.
야생화는 조금이라도 짐 무게를 줄이기 위해 LA로 보낼 짐을 챙기고 있습니다.
가져 온 물건 모두가 꼭 필요한 것이지만 당장 급하지 않은 것은 보내기로 했습니다.
LA에서 Seattle에 올 때 가지고 온 물건 중에서도 20kg을 LA로 보냈는데, 아직도 너무 무거워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야생화는 아침 식사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저는 이슬에 젖은 텐트의 물기를 제거하느라 바뻤습니다.
처음 이슬을 보았을 때는 반갑고 신기해 했으나 장비가 온통 이슬에 젖은 것을 보니 징그러워졌습니다.
준비해 간 쌀과 마른 국거리로 밥을 짓고 국을 끓여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모든 짐을 챙기고 출발 준비 완료!!!
출발 직전데 어제 저녁 늦게 도착햇던 Mattew와 Pam부부가 찾아왔습니다.
오늘 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 해보니 서로 방향이 달랐습니다.
그들은 내륙 루트로 해서 Astoria, OR로 가고, 우리는 여기서 바로 태평양 해안으로 가서 Astoria로 가는 route거든요.
어쨌든 그들이나 우리나 샌디에고까지 갈거니까, Astoria 이후에 만날 수 있겠다며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졌습니다.
기념 찰영!!!!
그들과 함께 차를 운전하고 온 미국인도 축하한다며 기념 촬영!
표정, 태도가 재밌지요. 야생화를 보더니 바로 무릎 꿇고 앉으며 작은 키 자세로 포즈를 취합니다.
헤어지며 하는 인사 말 "Have a good trip!", "Good luck!" 이후에 수 없이 들은 말입니다.
중간 이후에는 "You are crazy!", "Wonderful!"도 수 없이 들었지요.
Belfair 시내에서 일부 짐(10pound, 4.5kg)을 보낼려고 물어 물어 우체국을 찾아 갔더니 오늘 토요일은 휴무라고, 어휴!
다시 UPS를 물어 찾아가서 LA로 보냈습니다. 아래 사진 오른 쪽이 UPS사무실입니다.
그렇지만 아직고 마음을 비우지 못한 초보 여행자일 뿐입니다. 사실 오늘도 짐 때문에 매우 힘들었거든요.
Belfair에서 오늘의 야영장소인 Potlatch State Park로 가기 위해서는 3번 highway로 가다 106번 도로로 가야합니다.
그런데 106번도로로 가다가 grocery가 보이기에 간식이나 먹을까하고 들어갔는데 한국인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서로가 한국인 임을 확인하는 과정이 짧은 영어 실력 때문에 우습습니다.
나 (머리를 극적이며) "어! I want to eat hamburger." 주인 "???"
나(지도를 보여 주며) " 저, 참, Where am I now?" 주인 "Are you Korean? "
나 "네! 맞아요. 한국사람입니다. 한국 분이세요?" 주인 "지금 자전거 여행 중이세요?"
나 "네! 반갑습니다." 이후부터는 어디서 언제 출발, 어디까지 가느냐? 대단하다. 얼마나 힘드냐? 뻔한 질문 답변이 계속됩니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 처럼 반가운 나머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자녀 교육 때문에 주거 환경은 물론 교육 환경이 좋은 이곳까지 왔답니다. 고향은 인천이고.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미국인 손님들이 수시로 들어왔다. 성업 중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주머니까지 나오셔서 "대단하다. 고생 많다. 자전거여행하는 한국사람은 처음이다."면서 며 계란, 과자, 빵 등을 막 챙겨 주신다.
눈물이 찔끔. 힘든 여행이지만 우리가 선택한 것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다니는데 과분한 칭찬과 대접을 해주시다니.
사양하는 아주머니는 빼고 사장님과 기념 촬영.
헤어질 때는 이름과 전화 번호를 적어 주면서 어려움에 처하면 언제든지 전화하라 하신다.
마음이 찡해진다. 어제 여행 첫 날부터 짐때문에 고생한 것은 싹 잊고 가벼운 마음으로 목적지를 향해 페달을 밟았다.
주변 지역은 Belfair 시내에서 5~6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한적한 주거지역입니다.
이러한 고급 주택가에 정착한 한국인 젊은 부부가 자랑스럽습니다.
드디어 오늘 야영장소인 Potlatch State Park에 도착해서 정문에 가보니 직원이 없다.
한쪽에 "Pay Here"라는 조그만 통이 하나 보이고, 영어로 뭐라고 써놓았는데 알아 볼 수가 있어야지요.
사무실로 가보아도 직원이 안보이고, 이리 저리 돌아다녀보니 RV차는 여러 대 보이나 텐트는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Hiker/Biker Only가 보인다. 올커니, 여기가 맞구나 하고 짐을 풀었다.
짐을 내려 놓고 텐를 칠려고 히는데 바로 옆 RV차에서 나이 든 부부가 다가오더니, 영어로 무슨 마을 하는데, 가만히 들어보니,
여기 공원 이용은 자율 시스템(내가 지은 말. 사실은 예약제가 원칙이며 예약을 안하고 왔을 경우에는 입구에 비치된 신청서를 작성하고 이용료를 통에 넣고 이용하는 제도)이라며 신청서를 가져다 써주고 돈을 달라더니 봉투에 넣고는 나보고 정문에 비치된 함에 넣고 여기에 텐트를 치란다.
Thank you very much! 그러면 즉시 답이 온다. You are welcome! 그리고 이어지는 말 "It's my pleasure!"
참고로 미국 State Park의 Biker/Hiker만은 예약제가 아니고 선착순입니다. 아마 시간을 지키기가 어려워서 그렇겠지요.
친절한 미국인의 안내로 테트를 치고, 잠을 자는데 새벽 2시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화들짝 놀라 일어나 텐트를 철거하거 짐을 모두 들고 화장실로 이동했다.
주변 RV 차에서는 불빛 하나 보이지 않고 모두 잠들었는지 조용하다 못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적막만 흐른다.
준비한 헤드랜턴과 손전등을 비추면서 간신히 짐을 화장실 안으로 몲겨 놓고 화장실 앞에서 잠을 청했다.
피곤함 때문인지 잠이 잘 왔다. 가끔 화장실에 오는 사람도 있지만 그들이나 우리나 서로 상관하지 않았다
깜깜해서 텐트 사진은 찍지 못했다. 아래는 화장실 앞에서 자다가 먼저 일어난 내가 살짝 찍은 사진!!!
그래도 아침에는 비가 멈춰서 밥을 해 먹고 출발 준비를 마쳤다.
힘들고 피곤함에도 식사 준비를 빠트리지 않고 챙겨주는 야생화가 고생이 많다.
태평양해안 일주 자전거여행 첫 날에 이어 오늘도 시련의 연속이었다.
아직도 길은 낯 설고, 짐은 무겁고 거기에 비까지 내리다니 걱정이 태산이다.
하늘에는 검은 구름이 낮게 깔려 있어 불안하긴 하지만, 우리는 아침이면 길을 떠나야하는 여행자. 여기에 머물 수 없다.
라이딩 거리 : 오늘 48km, 누계 80km
첫댓글 장거리여행에서 봇짐은 어쩔 수 없는 선택...
중간에 짐을 보낸건 현명한 판단으로 보입니다. ^^
두 번째 날이 문제였죠. 우리는 어리둥절하여 이 곳 저곳을 기웃겨렸지만 직원은 없고, 알고보니 Potlatch SP는 무인시스템이였습니다.
옆에 RV차 여행자의 도움을 받아 요금을 내고 집을 짓고 저녁도 해 먹고 자는데 비가 우두둑 텐트에 마구 떨어져 당황한 나머지 화장실로 옮겼습니다. 새벽2시였습니다.
구만리 혼자 집을 나르고 애쓰는 동안 화장실앞에서 새벽 2시에 서 있기도,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있기도 그렇고 해서 들어 누워 우산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요.
지금 생각해도 웃음만 나옵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