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5구간(21번국도-돌고개-굴머리고개-245.1봉-고려산-전의산연수원-골프장입구-덕고개)
1.일시: 2012년 4월 14일 토요일
2.참가인원: 구름님, 하늘님, 그윽한 미소, 딱선생, 바람 그리고 나.
3.날씨: 아주 맑은 날씨는 아니나 시계가 그런대로 트이고 봄바람이 살랑 살랑 불어 산행하기 좋은 날씨임.
4.주행거리및 시간: 주행 거리 약 14km 소요시간은 간식및 식사 시간 포함 6시간 40분 걸림.
출발
지난 4구간과의 시차가 있어서 그런지 그때와는 사뭇 다르게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다. 기후가 봄 가을이 실종이 되고 아열대 기후로 변하려는가 보다. 간절기가 있다는 것이 사람이나 동 식물들에게 계절의 폭력을 막아 주는 완충 작용을 하는 것인데,
이런 것이자꾸 실종되니 자연이고 사람이고 모두 다 몸살을 앓는 것 같다.
급변 사태는 정말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준비 할 수가 없으니...
오늘은 우리가 산행 거리를 짦게 잡은 인연으로 '하늘' 님과 '하늘' 님 친구분이 동행하기로 한 날이기도 하다.
보통 산행 거리를 잡을 때 가야 할 기본 거리와 그 거리를 넘어 탈출이 용이한 곳으로 잡는데, 이번 구간이 바로 딱 적당한 거리로 당첨된 것이다.
이런 적당한 곳에서 더 가자고 하면 봄 아지랭이 피는 언덕에서 뒈지게 맞을까봐 내가 살자구 거리 조절을 했다. 그 덫에 '하늘' 님의 친구 분이 '딱'하고 걸려 든 것이다.
그러니까 오늘의 출발은 한쌍씩 편을 갈라 세팀이 각기 다른 방법으로 천안 터미널에 집결하기로 했다.
우리의 '딱선생' 과 나는 전철 창밖으로 스쳐 지나는 '기찻길 옆 흐드러지게 핀 노란 개나리를 보고 있는데' 이것이 봐도 봐도 전혀 질리지가 않는다, 왜일까? 같은 풍경이 없으니까...
그새 천안에 도착하여 택시로 천안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아직 아무도 도착하지 않았다. '그윽한 미소'팀은 20분 정도 늦을거라는 연락이 왔고 조금 있으니 '하늘' 님 팀이 도착했다.
'하늘' 님 친구 분과 초면 인사를 하는데 뻘쭘 쭈삣했다. 내외 하나?
간단하게 '딱선생' 과 김밥으로 아침을 때우고 식당에서 나오니, '하늘' 님의 친구 분(후에 닉네임을 '왕십리'로 할 지 '구름' 으로 할 지 고민을 거듭해 결국은 '구름' 으로 낙찰 봄. 이후 닉네임을 '구름' 으로 명명하겠음)과는 그새 뻘쭘은 사라지고 '그윽한 미소' 팀의 지각비를 책임지고 받아내겠다 신다. 허거걱! 나도 못받았는디!
조금 있으니 '그윽한 미소'팀이 도착하여 천안 시외버스 터미널 바로 앞에서 400번 버스를 타고 4구간 탈출 장소인 세광아파트 정거장으로 출발함.
'그윽한 미소'의 옹골진 착각으로 한 정거장 지난 동우 아파트 앞에서 하차하여 한 정거장을 거슬러 올라 가는데, '구름' 님은 어느덧 스스럼 없이 자연과 더불어 우리 일행의 울타리에 동화되고 있다. 이렇게 탁 트인 공간에서는 누구나 옹이 생길 이유가 없다 생기지도 않을 뿐더러...
이렇게 2주일에 한번씩이라도 주기적을 콧구멍에 바람을 넣어 줘야 온 몸에 생기가 돈다 이건 역마살과는 다른 것이다.
지기를 받는 것 그리고 거풍을 시킨다는 것은 역마가 아니라 자연의 안마다.
오늘의 산행 기점인 21번 국도에서 벗어난 산자락이다. 여기 저기 땅바닥에는 비집고 올라 오려는 야생초들로 아우성이다.
출발 시간은 9시 50분.
해발 216m로서 이름을 부여 받은 산은 이 왕자봉(어떻게 '왕자봉'이란 이름을 얻었는지 신기한다 아무리 봐도 왕자는 아닌데...)이 처음이 아닌지 싶다. 마음도 고으신 '하늘' 님이 바닥에 널부러진 정상 표지판을 옆에 있는 나무에 정성껏 달아준다. 봄이라지만 성질 급한 놈들만 몇몇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아직 녹음 방초는 조금 지나야 할 것 같다.
아직 바닥은 지난 가을의 낙엽이 뒹구는데, 진달래는 '나는 모른다' 하고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돌고개 도착 10시 41분. 차량 통행이 뜸한 도로다.
돌고개 바로 다음 180봉 근처에서 간식함. 간식 수준이 아니라 주식 수준이다. 간식의 양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특히 '바람' 이 무척 좋아한다 먹는 것을 좋아 하는 것이 아니라 쉬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겠지만...
어떻게 저런 샛노란 꽃이 땅속에서 나오는 것일까? 정말 신기하고 기이한 일이다. 이꽃은 '양지꽃'이라고 하는데, '뱀딸기'와 다른점은 꽃받침대가 '뱀딸기'가 더 크다. 그리고 '돌양지'는 바위 틈에서 자라고 이 '양지꽃'은 주로 들판을 주름잡는다.
또 간식? 주식 수준의 간식. 부침개는 '하늘'님 작품이고 빵은 '구름'님이 그리고 묵과 고추는 '그윽한 미소'가 가져온 것 들이다.
'바람'과 '딱선생' 그리고 나는 먹을 때 제일 중요한 입을 가지고 왔다.
에미가 고개 도착 12시 42분.
제비꽃
현호색. 산행기가 오늘은 식물도감 수준이구만!
고려산 정상석은 없고 돌탑만이 덩그러니 홀로 서있다.
사람들은 가고 역사만이 남아있다.
냉이꽃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황골도로 도착 1시 36분. 밥때가 지났는데 밥 먹자고 조르는 사람들이 없다 다들 간식을 너무 거하게 먹었나 보다. 조금 있으니 쉬고 싶은지 '바람'이 점심 먹을 자리를 물색하고 있다. 자고로 경치좋고 물좋고 정자좋은 곳은 없다. 이중 한가지라도 충족되면 그냥 먹어야 한다. 아니면 장고 끝에 악수 둔다고 다들 아사할 것이다.
경부 고속 철도가 지나가는 고등 터널 바로 위에 잘 만들어진 평상이 있어 다소 바람은 불지만 그냥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오늘은 정말로 주식이 더 초라하다. 나올 카드는 이미 다 나와 버려 더 이상 기대할 무엇이 없다! 한명이 더 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밥이 남았다. 새로 오신 '구름'님이 양이 적어 음식이 남은 것이다. 간식 두번에 주식 한번은 적은 양은 아니다.
저 힘은 어디서 오는걸까? 정말 봐도 봐도 신기할 뿐이다. 얘 이름은 그이름도 찬란한 '원추리' 되시겠다.
전의산 수련원 정문. 기독교와 관련된 수련원인 것 같다. 비룡산은 정맥길에서 약간 비켜있어 확인은 할 수 없었는데, 어디를 가나사람사는 동네는 똥개들이 저들 있다고 주장들이다. 조용한 곳에서 공기를 찢듯이 짖어댄다.
img내셔널 골프장 주차장에서... 주차장에는 고급차들이 즐비한데, 사실 시간과 돈만 있으면 골프만큼 재미있는 운동도 다시 없는디!
골프장 진입 도로를 따라 10여분 나가다 보면 왼쪽으로 170봉으로 정맥길이 열려 있다. 이 진입로 입구에 커다란 은행나무가 서있는데, 따는 사람이 없었는지 떨어진 은행 열매가 지천이다. 이걸 놓치고 갈 '하늘'님이 아니기에 '딱선생'과 내가 은행을 주워드렸다. 알이 튼실한 것이 밥에다 두어 먹으면 이건 분명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다. 특히 공짜니깐!
산에는 없더니 산을 다 내려서니 노오란 개나리가 우리를 반긴다.
저밑으로 보이는 고가도로가 우리가 다음 구간에 가야 할 정맥길이다. 오른편 경부선 철길로 정맥 표지기가 붙어 있어 유심히 보니 철길을 가로 질러 가도록 되어 있다. 정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법을 찰떡같이 준수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민된 도리가 아닐까싶다.
덕고개에서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바람'이 제일 좋아하는 것 같다 입이 귀에 걸렸다. '바람'이 좋아하는지 마는지 나는 현재는 취침중이다. 도착시간 4시 41분.
덕고개 정거장에서 천안으로 나가는 버스를 기다리니 10여분 후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 버스 번호가 500번인지 700번인지 도통알수가 없다.
버스안에는 버스의 현 위치도가 스크린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이곳에는 500번으로 되어 있고 버스 정면에는 700번으로 표기되어 있으니 어느것이 맞는 것이여 시방!
우연히 내 좌석 바로 앞 자리에 음택 풍수의 혜안을 가진 어르신이 어느 산에 다녀오느냐고 물으신다. 금북정맥을 탄다고 하니, 땅의 지맥을 말씀하면서, 능선길을 유심히 보고 다니면 반드시 음택을 보는 혜안이 열릴 것이라고 한다. 사람이 들어갈 자리는 주위의 땅 색깔과도 다르고, 세로 2m 가로 50cm안에 정확하게 들어가기만 하면 후손이 발복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정확히 맞춰 들어갈 수가 있단 말인가? 지맥은 정확히 사람이 들어갈 자리만큼 그러니까 머리 부근에서 끊어졌다가 다리 부분에서 이어져 흐른다고 한다. 그걸 찾으면 된다는데 어느 세월에...
만약 그리 하지 못하면 차라리 화장을 하고 나쁜 땅에는 모시지 말라는 것이다. 후손에게 악 영향을 미친다면서...
보는 방법은 얘기 안해주시면서 열심히 보구 다니라고만 하신다. 그러면서 일언반구도없이 그냥 내리신다. 허거걱! 그냥 가시면 어떻게 해요 가르쳐 주셔야지!
천안역에서 내리니 '하늘'님과 '구름'님은 집안 일 때문에 뒷풀이 참석을 못하게 되어 이곳에서 작별을 하고, 우리는 노량진까지 무궁화로 이동함.
오늘의 메뉴는 쭈꾸미 샤브샤브와 새우 구이다. 이곳 노량진 수산시장은 언제나 인산 인해다. 불경기다 뭐다 하지만 이곳으로 봐서는 도저히 불경기가 상상이 안갈 정도다 어느 횟집이건 와글 바글이다.
역시 제철 쭈꾸미는 샤브 샤브가 제격이다. '그윽한 미소'의 집도(데친 쭈꾸미를 손질하여 하나씩 접시에 잘라 주는 것)아래 편하고 맛있게 잘 먹었다. '하늘'님과 '구름'님이 눈에 밟히기는 했지만, 먹는데 집중하느라 미안함이 금방 나의 뇌리에서 사라져버렸다. 후식으로 당구 한 게임을 했는데, 오늘은 나의 날인 모양이다. 식스볼 세 게임에서, 스킬 한번에 그냥 한번 도합 두번을 일등한것이다. 마지막 판은 '그윽한 미소'가 가져갔다. 다음번 후식에는 분명 '딱선생'은 쓰리 쿠션하자고 난리칠 것이다.
각오해야지 뭐! '구름'님 '하늘 님 오늘 수고하셨읍니다!
나의집 도착 12시 반
첫댓글 송편과 부침개가 참 먹음직 해 보인다. 4월 봄기운 때문인지, 다 들 얼굴이 편안해 보이니 좋구나. 쭈꾸미 선전하는 청학 목소리도 맑고...길상이 생일 축하한다. 어차피 혼자 살 거 아니라면, 알맞은 때에 날 잡기 바란다...
잘지내지? 봄기운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가까운 산으로 가서 지기를 좀 받아라! 발바닥이 간질 간질하다.
산행기를 참 자세히도 맛있게 써주셔서 읽다보니 두번 산행을 한 기분이 드네요.
담요에 싸인 밥과 먹기 좋게 썰어져 그릇에 담긴 오렌지와 테이프로 붙여놓은 이쑤시개, 환상이었습니다.
그 이쑤시개 아이디어는 어제 바로 써먹어서 쫌 센스있는 엄마가 되었답니다.
역시 사람은 어디서나 배울 점이 있는것 같은데, 특히 여러분들은 더욱 그런것 같습니다...( 완전 아부!!!)
친구와 함께 행복한 산길을 갈수있게 배려해주셔서 안빈낙도 회원님들 감사했습니다.
" 좋다 카는데 싫어할넘 없다" 는 옛말이 하나도 틀린게 없는것 같습니다.구름님의 아부! 썩 기분이 괜찮습니다. ㅠㅠㅠ
쭈꾸미 맛있었는데..정말 맛 좋았는데..캬!!! 아쉽습니다..다음번엔 꼭 같이 하십시다..즐거운 봄 산행이었습니다..
청학 ! 이번에도 고생했네... 붓다미소 항상 건강하지!!! 모두모두 건강하고 즐겁게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