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안 드림
Hawaiian Dream
미국의 50번째 주민 하와이에는 6개의 주요 섬이 있다. 그중 와이키키 해변과 호노룰루로 유명한 오아후 섬과 원시의 자연이 살아 있는 빅 아일랜드를 다녀왔다. 사람들이 하와이를 꿈꾸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 이유가 여기 있다.
원시의 자연이 펼쳐진 코올라우 산맥의 무지개 아래,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뚱뚱한 남자가 서 있다. 하와이안 문양의 살롱을 두르고 하와이 전통 악기인 우크렐레 기타를 친다.
200kg 이 넘는 거구의 그는 하와이 출신의 작곡가 겸 가수인 이즈라엘 카마카위올레. 그가 부른 Somewhere over he rainbow는 세기를 뛰어넘는 명곡으로 무심한 듯 가볍고 평온하게 부르는 음성이 인상적이다.
그는 하와이를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지만 엄청난 몸무게로 인해 스스로 오래 살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그는 과체중으로 인한 호흡 곤란으로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남겨두고 38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의 목소리만 들으면 거대한 체구도 죽음에 이르는 절망도 떠올릴 없다. 하지만 또 가만히 듣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슬픔이 서려 있다. 노래는 평온한듯 하지만 동시에 슬프도록 아름답다.
하와이의 바다에 누운 이즈라엘. 그의 거구가 기볍게 뜬다. 바다는 그를 다 안아주고도 넓고 또 넓다. 내가 떠올리는 하와이는 이즈라엘이 누운 그 넓은 바다과 무지개로 제일 먼저 다가온다. 하와이안 항공을 타고 호노룰루로 가는 길. 그 넉넉한 바다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다.
左: 와이키키 해변으로 이러지는 곳에 위치한 힐튼 하와이안 빌리지. 바닷물로 이루어진 호수와 90개가 넘는 상점이 들어선 말 그대로 열대 빌리지다.
右上:힐튼 하와이안 빌리지 내에는 라군 타워. 칼리아 리조트. 그리고 2008년에 완공된 그랜드 와이키키안이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 클럽으로 운영되고 있다
右下:하와이의 갑부들이 모여사는 산동네 카할라의 전경. 우리나라 지도와 생김새가 매우 비슷하다.
오아후의 반은 드라이브로, 반은 날아서
하와이는 하나의 섬이 아니라 모두 13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이다. 이 섬들중 관광이 가능한 6개의 섬. 오이후와 빅아일랜드, 마우이, 카우아이, 라나이, 몰로카이를 합쳐 하와이라 부른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가는 하와이의 섬은 오아후. 하와이 인구의 80%가 이 섬에 살고 있고 주도인 호놀룰루와 그 유명한 와이키키 해변도 이곳 오아후에 있다.
화산섬으로 이루어진 하와이는 섬 일주가 가능하다. 동남쪽의 코발트 블루빛 바다를 감상하며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는 코스가 일품이다. 해발 230m 높이에 위치한 사화산, 다이아몬드 헤드에서 와이키키시내의 해변과 전망을 한 눈에 담는다.
40분 정도 걸리는 하이킹에 도전하면 용암동구로가 계단을 통과해 정상까지 오를 수도 있다 다시 차를 타고 나선 드라이브 길. 고급주택가이면서 해양 스포츠의 메카인 하와이카이 지역을 지난다.
산 중턱으로는 부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산동네 카랄라가 보이는데 멀리서 보기에도 집들이 별장같고 대저택 같다. 좀 더 달려가면 우리나라의 지도와 매우 흡사한 모양으로 집들이 모여 있는 별동네도 나온다. 그 생김개사 우리나라 땅모양과 너무도 비슷해 백이면 백 다들 신기해 하는 곳이다.
하와이안 전통 무용인 훌라춤을 보며 만찬을 즐기는 ‘루아우’. 통째로 구운 돼지고기칼루아 피그와 로미로미 연어들을 즐기며 힐튼 하와이안 빌리지 안에서 루아우를 즐겼다
가장 근사한 전망을 보여주는 곳은 하나우마 베이다. 하와이를 상징하는 이곳은 좀 멀리서 봤을 때는 마치 산 속에 호수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산호초가 파도와 거친 해류를 막아줘 최적의 스노클링 지대를 이룬다.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면 바람이 강하고 파도가 높은 샌드비치가 나온다. 서핑의 메카인 북쪽의 선셋 비치. 반자이 비치와 함께 서퍼들의 집합지인 이곳은 하와이 출신인 오바마 대통령이 유녕시절 서핑을 즐긴 곳이라 해 더욱 명소가 됐다. 물살이 세고 파도가 높아 초보 서퍼들이 타기에는 벅찬 곳이다.
72번 해안도로를 타고 더 올라가면 나오는 마카푸우 포인트에서는 토끼섬, 거북섬 등의 여러 섬이 바라다 보이는 전망이 끝내주고, 영화 <쥬라기 공원> <고질라>, <로스트>의 촬영지였던 쿠알로아 목장은 원시의 계곡과 숲 드넓은 초원이 그림 같다. 승마, ATV, 정글, 퉁 등 다양한 헤포츠와 해양 스포츠가 모두 가능한 곳이라 인기다.
오이후에 있는 힐튼 하와이안 빌리지 안에는 스노쿨링과 카누를 할 수 있는 라군이 만들어져 있다.
오아후 섬의 동쪽 산맥을 이루는 코울라우 산맥을 가로질러 우리는 서쪽 끝으로 헬기 투어에 나섰다. 지구상에서 가장 늦게 만들어진 섬. 하와이를 상공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기회다. 헬기는 지금껏 타본 것 중 가장 작고 눈부셨다.
장 뚜껑이 유리로 되어 있어 직사광선이 그대로 내리쬔다. 하와이에서 가장 높은 카알라 산 주변을 비행하며 웅장한 산의 자내와 드넓은 바다를 쉴 새 없이 내려다보았다. 앞에서 운전하던 비행사가 하얀 물보라가 이는 바다를 보라고 일러줬다.
그곳에선 고래가 물을 뿜고 있었다. 비행사는 고래를 더 찾는 듯 하더니 2마리나 더 찾아주었다. “지금은 고래가 많이 보이는 시기예요. 12월에서 3월 사이에 고래들이 하와이로 휴가를 오죠. 그래서 크루즈를 타고 고래를 보는 투어도 겨울에 많이 한답니다.”
섬 일주 드라이브와 헬기 투어. 거기다 고래를 만나는 크루즈까지 이 정도면 완벽하다 싶겠지만 와이키키의 뜨거운 해변과 밤은 또 어쩔 것인가. 우리의 일정은 턱없이 짧기만 했다.
빅 아일랜드 <혹성탈출>급 활화산 국립공원
오아후에서 30분동안 국내선을 타고 가장 남쪽에 있는 빅아일랜드로 간다. 이 섬의 정식 명칭이 하와이. ‘빅 아일랜드’라는 별칭처럼 하와이의 섬 중 가장 크고 가장 늦게 생성된 섬이다.
하와이 제도의 나머지 섬들을 다 합친 것보다 2배나 크지만 불모지가 많아 거주 인구는 15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빅아일랜드는 크게 세 지역으로 구분된다. 서쪽의 코나시를 중심으로 한 카알루나 코나(Kailuna Kona)지역과 비가 많은 동쪽의 힐로(Hillo)지역. 그리고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 같은 대규모 리조트가 들어선 코힐라 코스트(Kohala Coast)지역이다.
또 섬 북쪽과 남쪽에는 각각 4000m가 넘는 고봉 마우나케아와 마우나로아가 버티고 있는데 이 두 산은 해저에서 9km 이상 위로 솟은 고산으로 ‘흰산’이라는 뜻이 있는 마우나테이는 12월에서 5월까지 정상에 눈이 남아있는 하와이의 최고봉 이른 아침에는 산등성이에서 스키를 타고 오후에는 서핑을 하는 곳이 바로 빅아일랜드인 것이다.
일행은 활화산 국립공원이 있는 남쪽의 마우나로아로 향했다. 야자수만큼 높은 나무들은 국립공원이 가까워질수록 키가 낮아지더니 이내 메마른 들판을 드러낸다. 이 지역은 땅이 너무 뜨거워서 나무가 크게 자라지 못하는 것. 사방이 용암으로 뒤엎여 형성된 검은 현무암으로 대지를 이루었다.
비현실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마치 외계의 행성에 불시착한 듯한 우주적 괴리감마저 밀려온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킬라우에아 칼데라가 한눈에 들어오는 자가 박물관(Jaggar Museum) 앞의 전망대.
끝없이펼쳐진 칼데라 가운데에는 하양 연기를 내뿜는 힐레마우마우 분화구가 움푹 꺼져 있다. 아직도 땅 밑에는 마그마가 끓고 있는 살아있는 분화구다.
마그마가 터져 용암이 흘러나오면 그곳에 살고 있는불의 여신 ‘펠레’도 다시 모습을 보일지 모른다. 미신이 많은 하와이에서 펠레는 가장 두렵고 강한 신이다.
용암이 흘러내려 굳은 머리가 인상적인 펠레의 여신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마그마가 머리카락을 이루고 있는 펠레는 질투의 여신이기도 하다. 옛날, 마우나로아 화산에 살고 있던 목수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다 실패한 펠레는 그를 나무로 만들어 버린다.
거리고 목수를 살리기 위해 찾아간 그의 연인 ‘오우아레이아’를 그 나무의 꽃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렇게 해서 핀 꽃 이름이 불의 꽃인 ‘오우아 레이아’ .빅 아일랜드 사람들은 이 꽃을 보면 그리운 연인을 만나게 된다고 믿고 있다.
빅 아일랜드는 차를 렌트해 드라이브하면서 숨겨진 원시의 자연을 만나기 좋은 여행지다
자가박물관 전망대에서 지도를 챙겨 다시 차에 올랐다. 국립공원투어를 떠날 시간이다. 투어는 약 18km에 이르는 순환도로 그레이터 림 드라이브를 차로 이동하면서 중간중간에 표시된 지역에 내려 다양한 화산지대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
잠깐잠깐 보는 것이 못내 아쉬운 여행자들은 쿠레이터 길을 따라 트레킹에 나서기도 한다.
그들은 배낭과 전문 장비를 갖추고 크레이터 속으로 한 점이 되어 간다. 그들이 사라지는 모습은 불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신비롭기도 하다. <혹성탈출>의 3D버전을 보는 듯하다. 아니 사실 그보다는 몇 백배 더 생생한 광경이다.
양옆으로 검은 용암 대지가 펼쳐진 길에 멈춰 일행도 울퉁불퉁한 현무암 사이를 걸어다녔다. 단단하게 굳은 현무암에서 피어난 고사리과 식물과 꽃을 보면서 이국의 아니, 우주의 기운을 느껴보고자 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 도로변에는 까만 현무암에 하얀돌로 누군가의 이름이 쓰여있다. 이름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검은 돌만 있었다면 단조로웠을 풍경인데 도로를 따라 난 갈대풀과 그 이름들 때문에 빅 아일랜드는 다른 어느 자연과도 구별되는 풍경이 되었다.
上:도토루 마우카 메도 커피농장에 있는 커피하우스. 직접 커피 볶는 작업을 한다
下:7만 8000그루의 커피나무에서 빨갛게 익은 커피콩을 일일이 손으로 따서 작업을 하는 도토루 마우카 메도 커피농장의 일꾼들
돌고래와 입맞춤. 그리고 코나 커피 한잔
하루종인 섬을 탐험하느라 돌아다닌 일행에게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의 힐튼 그랜드 베케니션 클럽은 커도 너무컸다.
챔피언 쉽 골프장까지 갖추고 있는 리조트 단지는 셔틀버스를 타지 않으면 숙소까지 찾아갈수도 없을 지경.
이곳에서 탁 트인 ‘골프코스뷰’를 바라버며 맞이하는 아침은 언제나 눈부셨다.
모처럼 시간을 낸 아침 힐튼 와이콜로아빌리지에서 이색 체험에 도전했다
바로 돌고래와 수영하기. 사실 영화에서처럼 함께 수영을 한다기 보다는 가까이에서 만져보고 돌고래의 몸과 성격에 대해서 배워보는 시간이다. 특이한 것은 바다에서 하는 게 아니고 호텔 안에서 한다는 것. 호텔 안에는 3개의 풀장 외에도 전용 라군이 갖추어져 있어 스노쿨링과 카약까지 즐길 수 있다.
左: 빅아일랜드는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와 와이콜로아 비치 리조트 힐튼 그랜드 베케니션 클럽. 그리고 2개의 챔피언 십 골프장을 갖춘 킹스랜드가 함께 모여 있다. 호텔 안의 라군에서 스탠드 업 패들링을 즐기는 투숙객.
右上: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 안에 만들어져 있는 돌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右下: 해변으로 나가지 않고도 스노쿨링가 카약을 즐길 수 있는 힐튼 하와이안 빌리지의 라군
자가 박물관 앞의 전망대에서 바라다본 할레마우마우 분화구. 주변에는 항상 많은 구름이 끼어있고 연기를 내뿜고 있다.
돌고래를 위한 전용라군에는 총 10마리의 돌고래가 살고 있다. 내가 속한 그룹의 사람들이 만난 고래는 40세의 에바. 덩치가 큰 에바는 현재 임신 중이다.
우리는 에바와 에바의 남친. 님베를 번갈아가며 그들의 배와 지느러미, 잇속까지 조심스레 살펴볼 수 있었다.
또 물이 뿜어져 나오는 등에 손을 올리고 있다가 깜짝 놀라기도 했다. 물을 뿜어낸 에바는 놀란 사람들이 재미있다는 덧 꼬리를 치며 달아났다.
단단한 에바의 피부는 나이가 들었어도 매끄럽고 반들반들해서 기분이 묘했다. 돌고래의 살결을 직접 만져본다는 건. 그리고 도톰하게 튀어나온 고래의 입에 살짝 입맞춤을 한다는 건 생각보다 매우 근사한 경험이었다.
빅아일랜드의 힐로에 있는 켄스 하우스 팬케이크집. 벽 한쪽에는 하와이 역사가 담긴 사진들이 걸려있다.
언젠가는 함께 수영도 하고 싶다는 욕심까지 불러냈다. 여행중 해야할 일이 또 하나 늘었다.
돌고래와 입맞춤한 여운을 마음에 품고 코나 지역으로 향했다.
힐로 반대쪽. 서쪽에 있는 이곳은 코나 커피 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화산에서 바람이 불어 해안으로 내려가는 쪽에 위치해 비가 많이 내리는 힐로와는 대조적으로 코나는 기후가 건조하다,
일본의 유명한 도토루사가 소유한 마우카메도 커피농장에 도착했다. 입구애 있는 8000그루 커피나무 농장과 과일 농장을 지나니, 더 높은 산기슭에 7만 그루의 hsd장이 기다리고 있다.
左:해가 지는 카일루아 코나 동네의 모습
右:호텔 안에 보트와 트램이 지나다니는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커피나무는 지대가 높을수록 잘 자랍니다. 이곳은 아침에 바다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과 오후에 산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의 영향으로 커피 재배를 위한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죠.
코나 커피는 사우나 코나지역의 약 30km에 걸쳐 있는 코나 커피 지대 안에서 생산된 것만을 말하며, 지대 밖에서 나는 커피는 코나 커피라 부르지 못합니다.“
이곳의 대표가 동행하며 세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하나하나 손으로 수확해 코나 커피 원두 100%로 만드는 마우카 메도의 커피. 코나 커피중에서도 최상급 커피가 생산되는 이곳에서 일행은 하와이 기념 선물로 커피를 사느라 정신없이 지름산을 받들고 있었다.
농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코나의 중심지. 카일루아 코나에도 들렀다. 농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코나의 중심지. 카일르아 코나에도 들렀다.
마늘새우와 칠리새우가 유명한 오아후의 길거리 트럭 식당. 맥키스 스위트 쉬림프 트럭(Macky's Sweet Shrimp Truck)
이곳에서 하와이안 맥주를 종류별로 마시며 마지막 밤을 보낸다. 빅 웨이브(Big Wave)와 롱보드(Long Board)와 파이어록(Fire Rock). 큰 파도와 긴 서핑보드와 불을 품은 바위라, 3개를 모아놓으니 그게 바로 하와이다.
에디터:Lee Dong Mi 사진:Roh Chung Hun도움말:Hawaii Tourism Korea -The BC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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