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춘호 (본명 김영호)가 3집 '사랑했는데'로 다시 돌아왔다. 1집 '춘호야'와 지난해 발표하며 주목받았던 '벌써 나를 잊으셨나요'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음반이다.
새 앨범이 나올수록, 앨범 속 그의 열정과 신선함은 점점 청년의 그것과 닮아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수 춘호는 마흔을 넘긴 나이에도 구김살 없이 맑은 미소를 머금은 영락없는 청년이었기 때문이다.
언더그라운드를 대표하는 베테랑 연주자 지난 2003년 1집 '춘호야'로 가요계의 첫 선을 보인 데뷔 3년 차 '신인 가수' 춘호는 사실 20여 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연주자이다.
가난한 가정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인 1980년경, 야간업소 밴드의 베이스기타 주자로 음악계와 인연을 맺는다.
생계를 위해 입문한 음악생활이었지만, 음악은 어느새 그에게 고단한 일상을 잊게 하는 삶의 목적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10여 년의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거치며 그는, 현란한 베이스 연주와 열정적인 보이스를 자랑하는, 손꼽히는 뮤지션으로 이름을 알린다.
탁월한 음악성이 알려지며 한때 가수 제의를 받을 정도로 전도유망했던 춘호, 그러나 그는 어느 날 갑작스레 음악계를 떠나며 적지 않은 세월 외도의 기간을 가지게 된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긴 것이 이유였어요. 당시만 해도 음악을 한다고 하면 '딴따라' 소리를 듣던 시절이라... 내 아내와 아이를 위해서 큰 결심을 했던거죠..."
인생 백과사전이 되다
늦은 나이에 데뷔하는 트로트 가수들이 종종 자신의 본업을 따로 갖고 있는 것은 그리 놀라울 것 없지만, '인생백과사전'으로 불리는 춘호의 역정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가족들을 위해 음악을 버리겠다 결심한 그는 닥치는 데로 일을 시작했다.
이 시기에 그는 택시기사, 보험설계사, 정수기 영업사원, 옷장사, 미용사, 보따리 장사 등등 무려 서른 가지가 넘는 직업을 가져봤단다.
드라마와도 같았던 그의 인생 역정은 그가 1집 활동을 하던 시절 SBS-FM의 '김정일의 트로트 하이웨이' 프로그램에 매주 고정 출연하며 청취자들에게 소개되기도 한다.
물론 평생 음악만을 해오던 그가 다른 일이 잘 되기란 힘들었다. 손에 대는 일마다 쓰라린 실패를 맛본 춘호는 결국 '음악 이외에 내 길은 없다'는 사실만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그렇게도 '딴따라'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어했는데 말이죠. (웃음) 정작 음악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실패를 맛보면 맛볼수록, '이게 내 길이 아닌데…'하는 생각만 와 닿더군요. 지금의 제가 이젠 철이 들었다고 해야 되는건지, 여전히 철이 안 든건지…(웃음)"
주위의 권유에 마음을 다잡은 그는 이번에는 연주자가 아닌 가수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작곡가 박현진의 트레이닝을 거쳐 2003년 12월 꿈에 그리던 첫 앨범 '춘호야'를 발표하고 가수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된다.
가능성을 선보였던 1, 2집
본명 '김영호'로 발표한 트로트곡 ‘춘호야’의 반응은 제법 괜찮았다.
타고난 끼가 돋보이는 열정적인 무대 매너, 그리고 남성미 물씬 풍기는 그의 보이스는 음악팬들에게 신선함을 전해주었다.
그러나, 춘호는 불과 1년 남짓 활동을 마치고 첫 앨범 활동을 정리하고 만다. 팬들의 호평과는 다르게 정작 본인은 ‘트로트 가수 김영호’에 만족을 못한 탓이었다.
‘나다운 음악을 하자’는 결심을 굳힌 그는 2005년 그룹 '야생마'의 동명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2집 앨범 '벌써 나를 잊으셨나요'로 다시 돌아온다.
본명 대신 새 이름 '춘호'로 다시 돌아온 그는 소울 풍의 원곡을 그룹 시절의 역동적인 비트로 새롭게 리메이크하며 또 한번 가요 팬들에 신선한 충격을 전해주었다.
1집 이상의 호평 - 하지만, 춘호는 이번에도 역시 다음을 기약하고 만다.
정작 기성곡을 리메이크하여 활동하다 보니 이번에는 '자신만의 노래'에 목마르게 된 것이었다.
두 장의 앨범 활동을 일찍 정리하고, 잠시 침체기에 빠져있던 그에게 행운이 찾아온 것은 그 시점이었다.
다름아닌 방송 모니터링 집계 및 종합 엔터테인먼트 업체 ㈜스타앤스타 (차트코리아)의 소속가수로 전격 발탁이 된 것. 든든한 후원자를 얻은 가수 춘호는 2006년 12월 자신의 음악적 욕심을 마음껏 드러낸 세 번째 앨범 '사랑했는데'로 당당히 컴백하였다.
7,80년대 언더 록 음악의 향수가 담긴 3집 ‘사랑했는데’
타이틀곡으로 선보이게 될 '사랑했는데'는 박강성의 '내일을 기다려', 임종환의 '그냥 걸었어' 등을 작곡한 작곡가 김준기의 곡으로 춘호의 야성적인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하는 복고풍 락 스타일의 곡이다.
'이치현과 벗님들'의 퍼커션 연주자 출신이기도 한 김준기의 작품답게 ‘사랑했는데’는 박진감있는 리듬감과 간결하고 흡인력 강한 후렴부분이 인상적이다. 물론, 야성미가 물씬 풍기는 춘호의 파워풀한 보이스 역시 이전 곡들보다 한층 생동감과 윤기를 머금고 있다.
타이틀곡 이외에도, 앨범에는 이장희의 히트곡 '어머님의 자장가', 그리고 신중현 사단의 골든 넘버 '님은 먼 곳에' 등이 새로운 감각으로 리메이크되었다.
3집 앨범 전체를 통해 펑키(Funky), 록, 소울, 블루스 등 지난 7,80년대를 관통하는 언더 음악의 애정과 향수가 강렬히 느껴진다.
언더그라운드의 베테랑 연주인답게 춘호는 이장희, 사랑과평화, 벗님들 등 7,80년대 밴드 음악에 강렬한 오마쥬를 보내고 있었다.
"마음 속으로 항상 그 시절 그룹사운드의 열정과 순수함을 담고 싶었거든요. 지금의 성인가요를 듣는 세대라면 아마 제 노래에서 그 시절의 생동감을 함께 느끼고 즐기실 수 있으실 겁니다.”
마흔 살의 피터팬, 나래를 펴다
현재 방송 활동을 앞두고 있는 춘호의 3집은 모니터링 과정에서 관계자와 팬들의 극찬을 받으며 전작 이상의 밝은 전망을 드러내고 있다.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앨범을 "현재 성인가요에서 실종된 밴드 음악의 순수한 열정과 생동감을 맛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작품"이라 평가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때 수 십가지의 직업을 전전하며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기에 ‘자신을 찾은’ 지금이 그는 너무도 행복하단다.
"이제서야 신인가수로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뿐입니다. 제 음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잊고 있던 젊음과 희망을 얻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이 마흔을 훌쩍 넘기며 숱한 세파를 거쳐온 그였지만, 여전히 해맑은 미소와 천진난만한 꿈을 머금은 그는 영락없는 동화 속의 '피터팬'이었다.
그리고, 그의 개구진 미소는 어딘가 모를 흐뭇함과 든든함을 필자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프로필
20여 년 라이브 경력의 베테랑 연주인으로 강렬한 보이스 칼라와 록, 펑키, 블루스 등, 다양한 음악적 역량을 자랑하는 성인가요계의 차세대 기대주!
성명 : 춘호 (본명 : 김영호)
20여 년 무대 경력의 베이스기타 연주자 겸 보컬 2003년 12월 본명 김영호로 1집 ‘춘호야’ 발표 2005년 2집 ‘벌써 나를 잊으셨나요’ 발표 2006년 12월 3집 ‘사랑했는데’ 발표
특이사항
방송 모니터링 집계 및 종합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스타앤스타의
소속가수
가수 데뷔 전, 30여 가지 직업의 외도를 가졌던, 말 그대로 ‘인생백과사전’. 2004년 SBS-FM ‘김정일의 트로트 하이웨이’에 고정출연, 자신의 사연을 소개하며 청취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