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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피가 맑아야 건강하다 원문보기 글쓴이: 행심
최근 우리 나라의 각 일간신문에 인간의 21번 염색체 Q부위의 전체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대한 기사로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이것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과학 전문 주간지인 "네이처(Nature)"란 학술지에 게재된 한 연구논문(Nature, 1992년 10월 1일)을 소개한 기사로서, 프랑스 유전자다형연구소(CEPH)의 코헨박사와 11개국의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수행한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연구결과이다. 이 연구결과는 인간이 처음으로 달에 착륙한 것과 같은 업적으로 비유하여 온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었다. 인간의 21번 염색체는 인간 게놈 23쌍의 염색체들중 가장 작은 것인데, 이 염색체에는 유전적 정신박약 질환인 다운 증후군과 노인성 정신질환인 치매증(알츠하이머병) 등 신경계 질환과 관련된 많은 유전자들과 다른 많은 효소와 생체활성물질들의 유전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유전병 관련 유전자들과 신경관련 유전정보의 확보를 위해서 세계 의학계에서는 이 21번 염색체에 대하여 많은 연구 노력을 기울여 왔던 것이다. 이번에 코헨박사와 그의 동료 연구자들이 수행한 연구내용은 인간 21번 염색체 Q부위의 유전정보를 포함하는 8백10개의 DNA절편을 분리하여 이들을 이용하여 이 염색체의 유전자 지도를 작성하고, 이들 8백10개의 DNA절편의 염기서열을 결정한 것이다.<그림 3>
이를 위하여 실제로 연구팀이 다룬 DNA의 총 길이는 약 300억 염기로 인간 게놈 전체 길이의 약 10배에 해당하는 분량이었다. 이 일을 위해서 얼마만한 많은 노력이 투입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연구진이 채택한 새로운 유전자 지도 작성법과 거대 DNA조작 기술 등은 앞으로 인간 게놈 연구의 표준 방법으로 활용될 것이다. 이번에 완성된 유전자 지도는 생명의 설계도와 같은 것으로서 도서관의 도서목록색인이나 생물학적 백과사전 처럼 활용할 수 있으며 이 염색체내에 저장된 많은 질병관련 유전자와 유용 유전자의 추적을 매우 용이하게 해 줄 것이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는 다음 6가지 연구내용이 포함된다. 첫째 게놈의 유전자 지도의 작성, 둘째 게놈 DNA의 염기서열 결정, 셋째 새로운 실험기기 및 연구방법의 개발, 넷째 실험결과의 분석 방법 및 전산화 프로그램의 개발, 다섯째 유전자의 기능 분석, 여섯째 게놈프로젝트로 대두되는 윤리, 사회적 문제 등이다. 이 중 유전자 지도 작성과 DNA염기 서열 결정에 대하여 좀더 구체적으로 언급하고자 한다. |
<그림 3> 효모를 이용한 간염백신 생산 |
1877년 플레밍이 염색체에 대해 처음 언급한 이래, 과학자들은 염색체가 유전현상과 유전병에 관련됨을 알고 수많은 연구를 수행해 왔다. 그 결과 독립된 유전자들이 염색체 위에 일렬로 배열돼 있음을 알게 되었고, 특정유전자가 특정염색체 위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예로 1911년 윌슨은 색맹과 관련된 유전자가 X염색체 상에 위치해 있음을 처음으로 찾아냈으며, 사실상 이것이 유전관련 염색체 지도의 효시라 할 수 있다. 그 후 많은 연구자들이 유전병과 관련된 유전자가 어떤 염색체 위에 있는 지를 규명하였으며 현재 2천개 정도의 유전자를 염색체 위에 나타낸 염색체 지도가 작성되어 있다.
유전자 지도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유전자 연쇄지도와 물리적 지도가 그것이다. 유전자 연쇄지도는 염색체 상에 존재하는 기능유전자의 위치를 나타내 주는 지도이다. 이 지도를 통해 유전형질 인자인 DNA에 관한 정보뿐 아니라 효소, 호르몬, 면역조절물질 등 생체활성단백질의 구조에 관한 정보, 새로운 유전기능정보 등 상당히 포괄적인 유전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유전자 연쇄지도는 기능유전자의 순서와 연결정보를 명확히 알려준다. 그러나 유전자 연쇄지도에는 수학적인 거리의 개념이 내포돼 있지 않아서 방대한 인간게놈의 유전정보를 이해하고 연구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거리의 개념이 포함된 지도를 제작하고 있는데 그것이 물리적 지도이다. 이 지도는 특정 염기수마다 하나의 표시를 함으로써 보다 수월하게 유전자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면 유전적 지도와 물리적 지도는 왜 필요한가. 이는 어떤 사람이 새로운 지역이나 타국에 갔을 때 지도가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약 30억 개의 염기로 구성된 방대한 양의 인간 유전정보를 어디에서부터 접근하고 어디를 관찰해야 하는가를 정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인간 게놈의 적절한 위치에 표시를 하고 구획을 나눔으로써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유전적 지도는 어떤 지역의 관광지도와 같이 특정기능위치에 관한 사항만을 나타낸다. 이에 비해 물리적 지도는 정확한 거리측정에 따른 등고선이 나타나 있고, 도로 등과 같은 특정한 지형지물의 순서에 따라 표기되어 있는 일종의 정밀지도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두 지도는 따로 제작되고 있다.
물리적 지도는 특정위치의 DNA를 전달하는 제한효소로 한 염색체를 분할한 뒤, 여기서 생긴 DNA절편이 다시 연결되는 순서를 표식해 놓은 것이다. 정밀지도에도 여러 종류의 저해상도와 고해상도의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가장 정교한 물리적 지도는 A, C, G, T로 표기되는 유전염기서열 그 자체이다.
인간 게놈은 일직선 거리에 1.5m 정도이지만 실제로 눈으로 볼 수 없는 분자수준의 생물 유전정보물질들의 집합이다. 이렇게 미세한 물질을 분석해 유전정보를 찾아내고 염색체 위에서의 상대적 위치를 정하는 작업이 생각처럼 간단히 수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1980년대에 들어와 급속히 발전한 분자유전학과 유전공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유전자 지도 작성속도가 현저히 빨라졌다. 최근에는 10가지 이상의 유전자 지도 작성기술이 개발되어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특히 제한효소절편의 다형(RFLP)(제8장 참조)과 원위치 혼성화(in situ hybridization : 염색체를 세포외로 꺼내지 않고 세포내에 그대로 둔 상태에서 이미 클로닝된 DNA를 '혼성화'시킴으로써 그 특정 유전자가 어느 염색체상에 어느 위치에 존재하는 지를 직접 확인 할 수 있는 실험방법) 등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그림 4>
<그림 4> 15.8kb의 사이로 글로불린 유전자를 포함하는 플라스미드 검침으로 형광
인시츄하이브리라이제이션. DGI표지를 사용하였음.
앞으로 인간게놈연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더 빠르고 정확한 유전자 분석기술이 새로 선 보일 것이고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유전정보를 알려주는 유전자지도가 등장할 것이다. 인간 게놈에 담겨있는 모든 유전정보를 해독하기에 앞서서 일차적으로 저해상도의 유전자 지도를 작성해야 한다. 이 때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은 일단 일정한 구획을 선정한 뒤 이를 더 세분해 특정염색체나 유전자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게 된다.
이러한 연구과정을 통해 매우 세밀하고 다양한 유전정보가 많이 실려있는 고해상도의 유전적 지도와 물리적 지도가 작성될 것이다. 최종적으로 이 지도를 기준삼아 인간 게놈의 전 염기서열을 결정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인간의 설계도가 완전히 규명되는 것이다.
DNA 염기서열 결정을 위한 방법으로는 샌저(Sanger)등에 의하여 1977년에 개발된 방법이 실험실 단위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은 화학적인 방법에 의한 것으로서 막삼-긴버트(Maxam-Gilbert) 방법이라고 한다.(제 2장 참조)
이 두 방법에서의 공통점은 표시인자로 방사선 동위원소를 사용하는 것이다. 반면 자동화되어진 DNA염기 서열 분석기가 최근 개발되어 이용되고 있는데, 그들의 경우에는 표식인자로 방사선 동위원소가 아닌 다른 형광물질을 이용하고 있다.<그림 5>
DNA 염기서열의 결정은 이제 실험실 수준으로 본다면 그리 큰 문제는 아닌 듯하며 그보다는 오히려 염기서열을 분석하기 위해서 1,000 염기 이하로 서브-클로닝 해야하는 전단계까지가 오히려 더욱 어렵고 또한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게놈의 유전자 지도와 염기서열은 생명체의 모든 생명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생물의 진화과정을 밝힐 수 있는 방대한 자료를 제공해 줄 뿐 아니라, 의학, 농학 등 모든 산업분야에서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기 때문에 지적소유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선진국들뿐 아니라 여러 중진국들에서도 게놈연구가 국가적 프로젝트로 앞다투어 수행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새로운 실험기기 및 연구법의 개발과 실험 데이터의 분석을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도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중요한 부분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게놈 지도 작성법과 염기서열 결정법들은 실험결과의 정확도도 충분히 높지 못하고 실험기간도 오래 걸리며 실험비용 또한 높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연구기법과 자동화된 연구장치의 개발이 필요하며, 실험 데이터의 분석과 실험의 자동화를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의 개발도 필요하게 된다. 그러므로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생명과학자뿐만 아니라 공학자, 정보공학자까지 참여하는 종합적인 연구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라고 해서 꼭 인간 유전자를 가지고 연구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유전자라 할 지라도 목표 달성을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소위 "모델생물체"라는 것을 기용한다.
예를 들면 발생에 관한 유전자들의 연구에 초파리를 이용한다든지, 유전병에 관련된 연구를 위하여 생쥐 유전자를 이용한다든지 하는 것 등이다. 또한, 산업적 이용을 목적으로 동 식물 및 미생물의 게놈 연구를 하기도 한다.
고등생물 게놈 DNA의 30억 염기쌍 중 95% 이상은 아무런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들 게놈 중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는 부분에 연구를 국한시킴으로서 연구비와 연구기간을 단축시켜 연구의 효율을 기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것이 게놈의 cDNA 프로젝트이다. cDNA는 유전정보의 발현에 관여하는 mRNA로부터 합성된 상보적 DNA를 말하는 것으로, 따라서 cDNA 프로젝트는 전체 게놈 중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또 이를 발현하는 DNA 부분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로 실용성이 높은 연구 프로젝트라 할 수 있고 만약 우리나라에서 게놈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면 이 cDNA 프로젝트가 우리의 현실에 가장 맞는 게놈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인간게놈 프로젝트는 1985년부터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거론되기 시작하여 주로 세계 선진국들이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적 연구단체인 HUGO(Human Genome Organization)가 1988년 9월 스위스에서 결성되었다. 여기에는 17개국을 대표하는 42명의 과학자들이 창설 당시부터 참여하고 있다. 이 단체는 한 마디로 염색체 지도를 작성하는 'U.N.'이다.
미국에서는 1990년 10월 1일 인간게놈 연구를 15년 계획(3차 5개년 계획)의 국가 정책사업으로 정식 발표하였다. 이 계획에 의하면 서기 2005년 9월 30일까지는 인간게놈의 전 염기서열이 밝혀지게 된다. 게놈연구의 결과는 곧 산업적 응용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수행으로 얻어진 새로운 유전정보는 특허화 추세에 있다.
특히 선진 각국들이 다발성 유전병의 치료뿐 아니라 암, 당뇨병, 유전자와 관련된 불치병이나 난치병, 노인성 치매 등의 치료를 목표로 인간 게놈 연구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인간게놈 연구에 의하여 밝혀진 인간 유전자 약 3,000개를 미국 특허청에 특허를 신청해 놓고 있으며, 일본은 인간의 21번 염색체 유래의 cDNA 전체를 해석, 현재 특허 출원중에 있다.
인간이 아닌 다른 생물종들에 대한 게놈연구도 산업적 응용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특히 유전공학적 방법에 의한 산업 미생물이나 농작물의 개량에 게놈 프로젝트에서 얻어진 유전정보와 새로운 유전자들이 활용되고 있다. 1991년 한 해 동안 선진 각국의 대학, 연구기관들이 특허출원한 유용유전자들이 약 4,000개가 된다고 하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작금의 국제적 추이는 최근의 "신국제 질서"의 구축 경향과 더불어 게놈연구를 통하여 세계 인류의 복지 향상 및 질병퇴치 등의 이념을 가지고 연구 개발의 국제적 공동 노력을 표방하면서도 일부 선진국에서는 뚜렷하게 자국의 이기주의를 바탕으로 한 기술보호주의를 강화하는 양면성이 나타나고 있다.
그 예로 미국의 미국 국립 보건원(NIH)의 인간 게놈 연구사업 총책임자였던 J. 왓슨(J. Watson)은 세계 어느 나라든지 그 나라의 경제 수준에 상응하는 연구비를 이 연구사업에 투자하지 않으면 연구 결과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또한 노벨상 수상자인 W. 길버트(W. Gilbert)가 게놈조합(Genome Corporation)을 설립함으로써 염기서열과 염색체 지도에 대한 특허권 또는 저작권을 획득하여 상권을 주장하겠다고 계획했던 적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 나라도 우리 실정에 맞는 게놈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여야만 할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 분야의 연구지원에 대한 방법을 모색 중에 있으며 국내 연구자들의 모임인 한국인체유전자 연구회가 1991년 4월 13일에 결성되었다. 이 단체는 국내의 게놈연구의 전략, 방향제시, 연구자의 연구발표와 정보교환, 세계동향파악 등을 통해 연구력 증진과 참여를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게놈연구는 추진되고 있지 않다. 또한 게놈에 대한 연구는 선진국들만 아니라 인도를 위시한 많은 개발도상국가에서도 차이는 있으나 국가 주도로 수행되고 있다. 표1은 최근 게놈연구사업에 대한 해외 연구동향을 요약한 것이다.
이러한 전세계적인 거대 연구는 왜 필요하며 그 결과는 과연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또한 과학적 의의는 무엇인가? 이 연구 결과는 응용적 측면에서 볼 때 역시 의학 분야의 급속한 발전을 가져올 것이며, 학문 분야에서는 생물학 분야 특히 유전학과 분자생물학 분야가 눈부신 성장을 이룩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와 관련된 정보분야, 분석기기분야, 컴퓨터공학, 소프트웨어 등도 발전될 것이다. 그러므로 본 장에서는 이 연구사업의 필요성 및 의의에 대한 좀더 구체적인 언급을 하려한다.
<표 1> 인체게놈 프로젝트에 대한 해외 연구동향
국 명 |
주관연구기관 |
주 요 과 제 |
투자규모 |
미 국 |
-NIH -에너지성 -각 대학 및 기업연구소 |
-Human Genome Ptoject -Chromosome Research -Disease Theraph Research |
'90 90백만 $ |
일 본 |
-RIKEN -동경대학 -대판대학 |
-Human Genome Project -21번 염색체 -벼게놈 연구 |
'90 10.9백만 $ |
영 국 |
-MRC -SERC |
-Human Genome Project -모델 동물연구 |
'90 17백만 $ |
독 일 |
-국립연구소 |
-Arabidopsis Genome -초파리, 효모, 고초균 |
'89∼'91 75백만 $ |
프랑스 |
-CEPH -Human Genetic Center |
-9, 10, 11번 염색체 -MHC 복합체 연구 |
'90 1백만 $ |
소 련 |
-소련의학협회 |
-염색체 연구 -Mapping, Database |
'90 25백만 $ |
이태리 |
-국립연구소 |
-X 염색체 연구 |
'90∼'94 5백만 $ |
특정질환에 관련된 유전자의 동정 및 그 질병에 관한 예방과 치료
인류는 3,000가지 이상의 각기 다른 유전성 질병에 시달려 왔다. 이들 질병은 모두 인간의 기관, 조직, 생체계 등에 악영향을 준다. 발병양상에 있어서도 출생전에 발병하는 경우, 성인이 되어서만 발병하는 경우, 또 빈번하게 일어나는 경우, 드물게만 일어나는 경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어느 경우든지 그것들은 인간의 건강에 상당히 커다란 영향을 미쳐 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우리들은 이들 질병에 관해 거의 이해를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중 동정 가능한 것은 유전성 질환의 3%에도 달하지 못하고 있다.
거의 모든 경우에 있어서 이러한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는 어떤 단백질을 암호화하고 있다. 현재 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의 산물 즉 단백질을 알고 있는 경우는 재조합 DNA 기술을 이용해서 관련 유전자를 클로닝하여 유전자의 결함을 밝혀내는 것이 가능하며, 이 방법으로 탈라세미아, 겸상적혈구빈혈증, 혈우병, 타이(Tay)병 (흑내장성 가족질환),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의 병에 관한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염색체의 재구성 혹은 부분적 돌연변이에 의해 어떤 질병을 일으키는 특정 DNA 영역을 밝혀냄으로써 그 질환에 관련된 유전자를 동정할 수 있는 단서를 얻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이 방법으로 3종류의 질병, 즉 듀센형 근이양증, 망막아세포증, 만성육아종성질환에 대한 유전자의 동정이 성공되었으며, 이러한 연구접근에 의해 낭포성섬유증, 헌팅폰(Huntington)증, 가족성 알츠하이머병(치매) 등의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에 대한 연구를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여러 가지 형태의 인간 유전자 지도가 있다면 어떤 특이적인 유전병과 관련한 유전자의 탐색은 더욱더 현저하게 진보할 수 있을 것이다. 제한효소절편의 다형(RFLP)을 기본으로 하는 상세한 유전자 지도에 의해 염색체의 여러 영역에서의 질병에 관계된 유전자의 위치를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DNA 클론(DNA 재조합 기술에 의하여 증폭된 특정부위의 DNA 염기서열)과 게놈의 제한효소 지도가 있다면 그 병과 관계있는 유전자가 존재하는 영역에 관해 목표를 정확하게 정하고 고도의 분석을 통하여 정상인과 환자와의 효과적인 비교해석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최종적으로 게놈의 DNA 염기서열결정은 그 영역내의 가능성이 있는 모든 유전자를 동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환자 DNA 시료에서 얻은 염기서열에 대한 평가 자료를 제공하여 준다. 또한 복잡하기는 하지만 같은 방법의 연구접근이 일반적인 복수 유전자의 질병, 즉 한 개 이상의 유전자 병들에도 적용할 수 있으며 고혈압, 어떤 형태의 암, 당뇨병, 정신분열증, 신경 관기형 등이 예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유전자 지도작성 및 서열결정을 통해 질환유전자연구가 전개될 것이다.
질병과 관계있는 유전자를 동정하는 기술의 진보는 유전자 질환의 진단, 예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며, 이러한 질환유전자들이 속속 분리됨에 따라 DNA를 기본으로 한 진단방법도 발전될 것이 이와 더불어 체세포 유전자 치료법의 가능성도 증가할 것이다. 또 특정 유전자 위치에 대한 DNA 탐침(probe)을 얻게 되면 양친들은 자신의 자식들이 어느정도 유전적 결함에 의한 위험성을 갖고 있는가를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질환유전자의 동정 및 특징을 알고 있음으로 직접적 DNA 해석이 여러 가지의 병에 관한 출생 전 진단도 발전할 것이다.(이미 몇가지의 유전자질환에 관해서는 개발되어 있다)
암이라는 것은 세포가 무질서하게 증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과거 10여 년에 걸쳐 분자유전학적 방법에 의한 연구결과에서 세포증식이 제어되지 않는 것은 특정의 유전자의 이상 즉 선천적이든지 후천적이든 증식에 관련된 유전자의 이상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선천성 장애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암유전자가 변이에 대한 감수성이 정상인보다 높은 경우이다.
예로는 망막아세포증, 대장암, 어떤 종류의 신장암, 흑색종 등이 있다. 다른 예에 관해서는 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의 탐색이 아직 시작단계에 있지만 상세한 유전자 지도와 유전자염기서열이 밝혀진다면 커다란 진전을 보게 될 것이다. 어느 유전자가 변이에 대한 감수성이 증가하는 지를 알 수 있다면 개개인의 DNA를 조사하여 암 발생 전단계 혹은 특별한 주의를 요하는 사람을 판별할 수 있게 될 것이며, 그 결과 병의 초기단계에 정확한 치료를 할 수가 있을 것이다. 또한 여러 가지의 유전자 산물 즉 단백질들의 생리적 역할을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선천성 암에 대한 직접적인 사전조치를 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근 몇 년간 암과 관계있는 후천성 유전자 이상에 관하여 많은 것이 밝혀졌다. 체세포의 DNA는 자연발생적으로 혹은 환경에 의한 변이 유발물에 의하여 돌연변이가 일어나며 결과적으로 유전자 염기서열의 치환, 삽입, 중복, 결손 등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돌연변이는 증식을 제어하고 있는 유전자에도 일어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세포가 성장조절로부터 벗어나 증식하기 시작하고 결과적으로 암이 유발되는 것이다. 암과 관련된 유전자들의 정상적인 발현과 기능은 세포내에서 상당히 복잡한 조절을 받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예도 실험적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암유전자 산물들 즉 그 단백질들은 세포에서 세포증식과 관련해서 매우 다양한 기능을 하게되는데 특히 세포증식신호의 전달계, 게놈복제개시신호전달계, 세포증식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조절계, 발현산물들 (mRNA, 단백질 등) 의 분해신호계 등에 관여하고 있음이 알려지고 있으나 그들의 정확한 기능과 기작 등에 대하여 어떠한 상호관계와 조절을 교환하는 지는 아직까지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다.
또한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은 암유전자들도 매우 많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 게놈과 다른 생물체의 유전자 지도 및 DNA 염기서열은 이러한 많은 의문점을 풀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이미 알고 있는 증식관련 유전자와 상동성이 높은 유전자의 분리와 세포의 증식과 분화에 역할을 하고 있는 미지의 유전자의 동정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또한 세포의 증식을 제어하여 종양세포의 형성과 전이에 관련되는 유전자 및 단백질의 특성을 알게 되어 보다 정확한 진단 및 예방이 가능하게 될 것이며 암을 제어하는 새로운 연구접근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게놈구성의 본질에 관해서는 아직도 거의 모르고 있다. 인간염색체는 유전자 기능 외에 염색체구조 형성기능을 위한 영역이 있다. 이러한 영역은 세포분열전에 염색체를 복제하여 정확하게 동일한 게놈을 딸세포에 전달하는데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특별한 영역이다. 포유동물의 염색체에 있어서 이 영역의 성질과 기능이 수행되고 있는 기구에 관해서는 아직 잘 이해되지 않고 있다. 인간 게놈의 물리적 유전자 지도는 이것들의 영역과 또 별도의 요소의 정체 및 역할을 밝히기 위한 실험의 기반이 될 것이다. 게놈 구성에 관한 연구, 즉 유전자가 염색체에서 어떠한 순서로 생겨, 다른 여러 가지의 구성성분과 서로 어떻게 관계하고 있는가는 물리적 유전자 지도 작성에 의해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거의 모든 경우에 있어서 어떤 염색체상의 유전자 배열순서가 기능발현상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동시에 발현되는 유전자를 가깝게 위치시켜 놓은 선택적인 우월이 생물에는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하여도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하고 있다. 사람과 생쥐염색체 중의 상대적인 유전자 구성을 비교한 한정된 연구결과에서 유전자의 큰 불럭구성은 상당히 보존되고 있다는 것은 나타났지만 유전자가 기능을 잘하는 데에서 이것이 어느 정도의 의미를 갖는 지는 모른다. 그러므로 여러 생물의 물리적 유전자 지도를 비교할 수 있게 된다면 종을 뛰어넘어 보존되어 있는 유전자 배열이 기능적으로 어떤 중요성을 갖고 있는가? 그리고 기능적으로 중요한 영역은 어디인가? 하는 것들에 대하여 훨씬 구체적으로 밝혀지게 될 것이다.
생쥐와 인간의 진화에 있어서 공통의 포유류 선조로부터 분기하여 오랜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그 사이에 많은 염기배열은 무작위로 돌연변이를 일으켜 생물의 기능에 있어서 중요하지 않은 염기서열을 포함한 염색체 영역은 커다란 차이를 보이게 된다.
이렇게 사람과 생쥐의 염기서열의 비교를 통해 우리들 염색체의 어느 영역이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는가를 알 수 있게 된다. 특히 중요한 영역에 있어서 이 영역의 염기서열에도 돌연변이는 일어났겠지만 그러나 이러한 변이는 생물에 있어서 유해하기 때문에 변이체는 자연도태에 의해 집단으로부터 제거되어 왔다고 진화생물학자는 생각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생쥐 및 사람 DNA 염기배열의 상동성을 자세하게 비교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으며 따라서 두 개체의 물리적 유전자지도와 유전자 지도의 작성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게놈연구사업에 이용되는 다양한 실험방법들은 분자생물학분야의 발전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 개발되는 새로운 실험방법들은 현재까지 불가능했던 연구들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러 생물체에서 보존된 염기 서열에 포함되는 것은 기능을 갖는 단백질을 암호화하고 있는 유전자의 cDNA(진핵세포에서는 유전자내에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암호화하고 있는 부위 즉 "구조유전자(exon)"과 이를 암호화하고 있지 않으며 발현 도중에 제거되는 "인트론(intron)"이라는 부위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구조유전자"만으로 연결되어 해당 단백질을 암호화하고 있는 유전자를 cDNA라고 한다) 및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고 있는 유전자 내 염기배열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아직까지 기능을 모르는 많은 보존된 염기서열도 여러 생물체간의 물리적 지도와 유전자 지도를 비교해봄으로써 틀림없이 그 기능들이 규명될 것이다. 또한 그것들을 동정함으로써 유전자와 게놈의 기능에 관한 많은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에도 비록 제한된 정보이기는 하지만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들을 DNA 염기서열로부터 찾아낼 수가 있다. 이것은 기능을 갖는 단백질의 첫 번째 아미노산에 대한 암호와 단백질의 합성을 종결하는 암호가 체세포의 경우 특정 서열만을 이용할 뿐 아니라 (단백질 개시부터 종결까지의 암호전체를 학술용어로는 ORF - open reading frame-라고 한다), DNA 염기서열로부터 "구조유전자"와 "인트론"에 해당하는 부위를 유추해 낼 수 있는 특정 염기서열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을 일일이 사람의 눈으로 찾는다면 무척 어려운 일이 되겠지만 최근까지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있으므로 쉽게 "ORF"와 "구조유전자부위"를 찾을 수가 있다.
그러므로 인간 게놈의 유전자 지도 작성과 DNA염기서열 결정으로 인하여 대단히 많은 새로운 유전자와 그 유전자에 의하여 암호화되고 있는 단백질을 동정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떤 특정 염색체상에 그 존재는 알 수 있으나 아직 분리가 되지 않은 유전자에 있어서도 그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도 물리적 유전자 지도가 유용한 것이다.
생물간에 있어서 진화적으로 일치하는 유전자를 동정하여 연구할 수 있다.
유전자는 자주 공통적인 진화의 역사를 기반으로 하여 서로 상동성을 갖고 있다. 최근까지 유사한 기능을 갖는 단백질을 암호화하고 있는 많은 유전자들이 여러 생물체로부터 동정되었으며, 또한 그들의 DNA염기서열이 결정되었다. 그들로부터 얻은 중요한 정보는 그들 단백질들에 있어서 유사한 기능을 갖기 위하여는 아미노산의 특정서열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응하는 DNA 염기서열에 있어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동질성(homology)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게놈의 DNA 염기서열을 알게 된다면 지금까지 다른 생물체로부터 얻어진 활성을 갖는 단백질들의 공통된 아미노산서열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관련된 활성을 갖는 새로운 단백질 및 유전자를 동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는 여러 생물체로부터 얻은 DNA염기서열 뿐만 아니라 아미노산 서열에 관한 많은 데이터베이스가 요구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연구 접근에 의하여 하나의 유전자로부터 유래하는 아미노산 서열에 의하여 형성되는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많은 정보도 아울러 밝혀지게 될 것이다.
생물에 관한 깊은 이해를 얻기 위해서는 생물이 어떻게 진화하여 왔는가를 알 필요가 있다. 인간 진화의 많은 부분이 우리들의 게놈 중에 얽혀져 있다. 그러므로 인간과 다른 생물의 DNA 염기서열이 완전히 해독된다면 우리들은 우리들의 거의 모든 유전자의 기원을 따라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포유동물은 비슷한 세트의 단백질로부터 구축되어 있으므로 사람과 고래를 구축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구조물도 상당히 유사할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포유류의 종간에 존재하는 차이 중 많은 부분은 주로 유전자의 발현의 시간과 수준, 그리고 세포특이성을 통제하는 제어 신호에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 태아가 바른 순서로 분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포계가 다분화능을 나타내는 골수세포로부터 분화하는 때에 특정의 유전자군이 바른 장소 바른 때에 정확하게 활성화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 과정은 적어도 어느 정도 그 유전자의 가까이에 위치하는 조절 DNA 배열의 제어를 받고 있다. 이것들의 염기서열은 일제히 활성화되는 유전자 사이에 균일한 경우가 많다.
인간 게놈의 염기서열을 해석하여 생쥐등 다른 포유류의 게놈 염기서열과 비교하는 것에 의해 조절 DNA의 염기서열을 동정하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 뒤에 유전자의 제어기구를 통합하고 있는 법칙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가까운 포유동물로부터 인간이 분화하여 온 그 진화과정에 일어난 변화에 관해서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요약하면 인간게놈의 유전자 지도 작성과 DNA 염기서열이 작성되면 생물학에 있어서의 많은 기본적인 문제에 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이다. 이 연구를 최대로 하기 위해서는 실험적으로 조작 가능한 생물의 게놈해석을 병행하여 수행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인간에 있어서 동정된 제어서열기능은 적절하게 조작된 유전자가 도입된 변이 생쥐를 사용한 실험에 의해 검사된다. 많은 중요한 지식은 이러한 비교연구로부터 얻어지는 것이므로 중요한 가능성을 갖는 인간 유전자의 기능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다른 수종의 생물을 이용한 검증이 필연적으로 중요하게 될 것이다.
게놈연구가 이미 언급한 것처럼 DNA의 염기서열을 결정하고 특정 유전자들의 위치만 선정하는 일로 끝난다면 그것은 그리 큰 발전의 가치가 없을 것이다. 이 거대한 연구사업을 더욱더 효율적으로 진전시키고 활용하기 위하여는 다양한 관련된 기술들이 협조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이 장에서는 게놈연구 사업을 충실히 실행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여러 관련 산업과 얻어진 결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병행되어야 할 연구들 및 그 파급효과들에 관하여 논하고자 한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앞으로 15년간 모든 인간게놈의 서열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자동화된 염기서열 분석장치가 요구되며 그 분석능력도 최소한 하루에 10만 염기를 분석할 수 있는 속도이어야만 한다.
최근까지 우리는 대장균을 이용하여 2×104염기정도를 포함하는 게놈 단편을 클로닝하였으나 1987년 효모의 인공염색체운반체(YAC vector)가 개발되어 기존에 가능했던 것보다 약 10배 더 긴 DNA단편(2-3×105염기)을 클로닝할 수 있게 되었다.<그림 6>
<그림 6> STS를 이용한 YAC 클론의 순서화
길이 200kbp되는 DNA는 4개의 STS를 가지고 있다.(S1에서 S1까지).각각의 STS는 약 500bp이며 PCR에 이용되는 올리고뉴클레오차이드를 만들 수 있는 말단 염기서열이 알려져 있다. P1과 P2로 명명된 S2가 내용에 자세히 나타나 있다. 유용한 STS 셋(S1,S3)을 이용하여 PCR방법으로 YAC 도서관을 탐색한다. 탐색한 클론은 더 큰 STS를 가지고 탐색을 계속하고 이때 나온 클론들을 순서화 한다.
일본의 이화학연구소에서는 HUGO-1이라는 컴퓨터화된 자동 염기분석기기를 개발하여 배양된 효모로부터 YAC벡터에 클로닝된 게놈의 염기분석을 전자동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 한편 최근 개발된 PCR(제8장 참조)이라는 기계를 이용함으로써 특정염기를 갖는 짧은 DNA단편을 이용하여 다량의 동일 부위를 갖는 DNA를 증폭할 수 있으며 이렇게 증폭된 DNA는 미생물에로의 도입단계를 생략하고 곧바로 DNA염기분석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들 외에도 최근 새로이 개발되고 있는 많은 방법들은 대개의 경우 컴퓨터화되어 있는 기기를 요구하므로 정밀성을 요구하는 분석기기의 컴퓨터화에 기여하고 있다. 분석기기의 컴퓨터화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데이터베이스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개발도 필수적이다. 그 이유는 분석된 DNA염기서열을 염색체의 물리적 지도화하기 위하여는 그 서열을 정확하게 짜맞추어야만 한다. 그러나 30억 개의 염기나 되는 게놈을 분석할 경우 이에 맞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실로 난감한 일이 될 것이다. 더욱이 분석되고 서열이 결정된 유전자의 경우도 이 정보를 저장시키기 위하여는 그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슈퍼컴퓨터가 필요할 것이다.
인간 게놈 연구사업은 이미 그 자체로 끝나고 있지 않다. 그것은 특정 유전자의 위치 및 DNA염기서열이 모두 밝혀졌더라도 그 유전자의 기능이나 변화에 대한 결과를 알아야만 한다. 그렇지만 인간을 이러한 목적으로 교배시킬 수 있겠는가? 이점은 사실 인류유전학자들에게는 오래 전부터의 문제거리가 되어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세계 각국에서는 교배실험을 실행할 대상물로 생쥐를 선정하였다.
생쥐에 대한 연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유전학자나 의학 분야에서 진행되어왔을 뿐 아니라 그 유전자의 기능이나 서열이 인간 게놈과 유사점이 많음이 알려져 있다. 결국 인간 게놈의 염기서열과 생쥐의 게놈서열을 동시에 밝혀 이를 비교하고 생쥐의 교배 및 유전자 변환 실험에 의하여 그 유전자의 완전한 기능을 이해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식물의 게놈연구사업(제6장 참조), 미생물 게놈의 연구 사업도 동시에 진행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식물게놈을 분석하고 식물의 생명현상을 이해함으로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으로 일본(농림수산성)에서는 벼 게놈 연구 프로젝트(Rice Genome Research Program)를, 미국(USDA)에서는 옥수수, 영국에서는 밀, 유럽각국에서는 토마토, 콩 등의 게놈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미생물 게놈의 연구 사업은 크게 나누어 효모, 방선균, 고염성균, 고초균, 대장균에 대한 게놈연구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러한 미생물의 게놈 연구 사업이 완성되고 그 생명현상이 밝혀지면 생물이 가지고 있는 생리 기능물질의 최대 집적제조공장, 직접정보체계, 에너지 전환 등의 기능을 인류를 위하여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전반적인 게놈 연구 수행의 결과로 인류는 생체가 지니고 있는 엄청난 과학 기술을 배우고 활용하는 생체모방기술이 새로 전개될 전망이다.
유전인자 변화에 따른 미래의 변화는 생각만 해도 가공할 만하다. 작은 유전자를 변환하고 위치를 파악함에 따라 인간은 지구상의 모든 질병을 퇴치하고 또한 자신의 천부적 능력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으며 아마 인간의 운명까지도 변경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희망안에는 대담한 신세계의 악몽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인간이 다루고 있는 것은 인간 자신의 DNA이기 때문이다. 결과는 많은 법적, 도덕적, 철학적, 종교적 문제를 수반할 것이다. 즉 "누가 조물주의 역할인 인간의 창조를 마음대로 변형할 수 있을 것이냐"하는 것이다.
이러한 종교적인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작금의 세계 경제, 사회 여건을 돌아볼 때에도 문제점은 발생한다. 즉 생물학자들로서는 이 연구 사업 결과로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겠지만 이 연구에 국가적으로나 전세계적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야 할 필요가 절실한 것이냐 하는 의문이다. 이는 분명히 관점과 인식에 따라 천차만별로 제기될 문제이다.
반대입장에서 보면 현재 세계는 식량문제, 문맹문제, 마약문제 등 당면한 해결해야만 할 문제들이 도처에 존재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인간 게놈 연구사업은 그 우선 순위가 낮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 연구사업의 찬성론자들의 주장은 어려운 사람들일수록 이 연구사업의 결과가 주는 혜택을 더 받게 될 것이며 이 투자 결실의 부가 가치가 훨씬 크다고 주장한다.
예로서 문맹이나 마약문제의 해결을 위한 재정지원은 주로 한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밖에 없지만 인간 게놈 연구사업의 성공으로 얻어질 수 있는 질병 퇴치는 지속적으로 용이하고 저렴하게 될 뿐 아니라 이 사업과 병행 내지는 포함되어 추진되고 있는 벼나 미생물 게놈 연구사업으로 식량문제 및 환경문제 등의 해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윤리적인 면에서는 인간 게놈 연구사업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인간이 인간의 생명현상 및 유전현상에 대한 모든 청사진을 갖게 된다면 앞으로의 인간은 태어나기 전부터 여러 조사에 의해 아들, 딸이 가려질 것이며 정신박약아, 신체장애자, 또는 불치의 병에 걸릴 가능성 등도 밝혀질 것이다. 이는 결국 유산으로 귀착될 것이다. 심지어는 어떤 부모들은 자신들의 완벽한 자식이 태어날 때까지 유산을 계속하리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또 한편 한 인간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가 컴퓨터 은행에 저장되어 법적 제재가 없는 한 회사와 정부기관에서 마음대로 찾아볼 수가 있을 것이다. 극단적으로까지 발전된다면 어떤 유전자에 대하여 좋고 나쁜 것으로 구분할 것이며 좋은 유전자들만 증식시킨다는 미명아래 독일의 제3공화국이 행했던 바와 같은 대학살의 근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술적인 문제도 아직 남아 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DNA 염기서열 분석 능력이라 하겠다. 현재 개발된 자동기계는 하루에 약 1만 6천개의 염기쌍을 해독해 낼 수 있으나 이는 아직도 미흡한 수준이다. 적어도 하루에 10만 염기쌍 해독은 가능해야 이론적으로 이 과업에 착수할 수 있다. 이런 속도까지 기술개발을 할 수 있다면 한 염기쌍을 해독하는 데 드는 비용은 결국 1페니 정도로 감소될 것이다.
일본에서는 벌써 4개의 첨단기술회사가 이 작업에 참여하여 3년 내에 10만 염기를 하루에 해독할 수 있는 기계제작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1988년 1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동력부 과학자들이 특별한 현미경으로 DNA 이중나선을 100만배 확대한 사진을 내 놓은 바 있다. 그러나 직접 염기쌍을 읽기에는 선명도가 떨어졌다. 그러므로 선명도가 직접 읽을 정도로 개선된다면 DNA 염기서열을 결정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획기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반대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있어 왔다. 이 계획에 반대하는 과학자들이 우려하는 문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인간 게놈의 서열을 모두 알아냈을 때 과연 얼마나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즉 전체 게놈의 2∼3%도 안되는 기능을 갖는 "구조 유전자"를 제외하고 유전자와 유전자 사이에 존재하는 아무 뜻 없는 "인트론"과 그 밖의 조절 유전자들의 기능에 대한 분석 방법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게놈의 모든 염기서열을 밝힌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로 생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된 가운데 이미 인간 게놈 연구 사업은 착수되었다. 결국 인류는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이 연구 사업의 결과로부터 발생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이제 스스로 선택하여야만 한다.
이렇게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으나 결국 필요성과 중요성 때문에 인간 게놈 연구사업은 1990년 10월 10일 부로 정식 출범하였으며 2005년 9월 30일까지는 인간 게놈 전 염기서열이 밝혀질 것이다. 게놈연구가 시작되어 1992년 6월까지 이미 결정된 각 생물체의 염기서열은 대장균 게놈의 경우 76%, 효모의 경우 27%, 사람의 경우 0.6% 그리고 쥐의 경우 0.3%이다. 또한 사람의 21번째 염색체의 Q부위의 염기서열 및 그 구조는 완전히 밝혀졌다. 이로 인해 유전병의 하나인 다운 증후군을 비롯 일부 노인성 치매와 또다른 두뇌장애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비록 21번째 염색체는 23쌍으로 구성된 전 염색체의 1%도 안되며 Q부위는 이 1%의 20∼30%에 해당하는 매우 적은 부위지만 어느 한 부분의 염색체 구조가 밝혀짐으로써 다른 염색체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이 연구 사업의 결과가 알려질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반대론 보다는 어떻게 얻어진 결과들을 남용없이 인류의 복지증진만을 위하여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숙고와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인간, 동물, 식물, 곤충류 및 미생물을 포함하는 전 생물을 대상으로 수행되고 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한 인간이 가지는 모든 유전정보를 해독하기 위한 유전자 지도 작성 및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연구로서, 한 마디로 말해 인간이 왜 인간다운 것인가를 생물학적으로 밝혀낼 수 있는 기초자료를 완성하는 연구사업이다. 이 때 게놈연구의 대상을 동 식물로 정하면 그 동 식물에 대한 게놈 프로젝트가 되며 그 대상을 특정 미생물로 정하면 그 미생물의 게놈 프로젝트가 되는 것이다.
게놈연구에는 막대한 연구비가 소요되지만, 그 연구의 결과는 지금까지 유전공학적인 연구에 의해서 얻은 수확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수확을 걷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여기서 창출되는 이익이 투자를 훨씬 능가할 것으로 믿기 때문에 선진국뿐만 아니라 후진국들까지도 정부차원에서 게놈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는 이제 멀지 않아 자신의 생명현상에 대한 설계도를 갖게 될 것이다. 많은 찬성과 반대를 뒤로 한 채 인간 게놈 연구의 결과는 서서히 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결국 인간은 원자력의 발견 때와 같은 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을 때마다 훌륭한 선택을 해왔으며 또한 그것을 발전시켜왔다. 그러므로 인간 게놈 연구 사업 후에도 인류는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 기대하며 얻어진 모든 결과의 혜택을 전 인류가 보편적으로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작금의 추세는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그것은 이 연구 사업 자체가 워낙 돈과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선진국들은 자국 보호주의 원칙에 입각하여 사업 결과 얻어진 혜택은 물론 정보조차 공유하지 않으려고 한다. 최근 선진국들은 얻어진 결과로 특허를 신청하려고 하며, 이로 인하여 강대국들 간의 영토점령을 위한 전쟁이 아닌 유전자 전쟁을 시작한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그 예로써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벤터(Craig Venter)박사 연구팀이 인간의 뇌세포에서 합성되는 단백질들의 유전자에 해당하는 cDNA들의 염기서열을 부분적으로 밝힌 후 1991년 6월과 1992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총 2천 7백 23개의 cDNA에 대하여 특허를 신청했으며 영국의 의학연구소(MRC)에서도 약 1,000여 개의 cDNA에 대하여 특허신청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NIH의 게놈연구사업을 이끌어왔던 노벨상 수상자인 왓슨(James Watson)이 cDNA 특허신청을 추진한 힐리(Bernadine Healy) 원장과의 의견대립으로 금년 4월에 사임했다.
이처럼 게놈연구사업에 실질적이며 상징적인 존재인 왓슨의 사임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NIH의 cDNA 특허에 대한 입장은 매우 강경한 것이다.
현재 선진국의 연구 수행능력과 관련기술 개선 속도를 감안하여 볼 때 인간의 10만 가지 유전자뿐 아니라 지구상의 대부분의 단백질 유전자들은 21세기에 들어서기도 전에 미국, 유럽공동체(EC), 일본 등 선진국에 의하여 선점되고 말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와 같은 후발국들은 이제 설 땅조차 상실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인간 게놈 연구사업과 관련된 연구 사업에 뛰어들지 않으면 당연히 유전자 전쟁의 패망국이 될 것이며 선진국 G7에 진입은 커녕 G7을 따라갈 수도 없는 위치가 될 것이며 생명에 관한 한 선진국의 종속국이 되어 버릴 것이다. 우리 생활 주변의 편리한 전자 제품들이야 능력이 안되면 사용 않고 살아갈 수 있겠지만 우리의 생명은 포기하고 살 수 없지 않겠는가.
이러한 상업적 관점 외에도 인간 게놈연구로부터 얻어지는 신기술들은 분자생물학의 발전에도 막대한 공헌을 할 것이다. 이러한 신기술의 축적없이는 현 수준 이상의 빠른 학문적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분야에 있어서 국내의 인력 및 기술은 지난 10여 년간 많이 축적되어 이제 선진국에 비하여 별로 뒤지지 않고 있지만 열악한 연구비 때문에 연구 속도와 규모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연구 투자만 이루어진다면 우리 나라도 이러한 유전자 전쟁에서 승리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우리 나라의 경제적 여건과 여러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게놈연구의 직접적인 투자보다는 관련된 신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며, 특히 cDNA 개발에 우선적으로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예산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이 기간 중에 우리 나라에서 꼭 수행하여야 할 유전자를 선정하는 작업도 의학자, 유전학자, 생화학자 그리고 분자생물학자들이 힘을 모아 이루어야 할 과제일 것이다.
이제 우리의 선택은 자명한 것 같다. 인간 게놈 연구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많은 투자와 연구를 수행해야만 한다. 그리하여 다가오는 21세기에는 모든 인류의 복지증진에 큰 기여를 하고 국가의 위상도 높일 수 있기를 희망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