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 국가의 오명은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올해도 어김없이 물 부족 사태를 불러 왔다. 못자리 만들 무렵부터 모내기와 이앙하기까지 물이 부족해서 제 때 일을 못하기도 했지만 지금도 물이 부족해 말라가는 논이 더러 보였다.
밭작물 또한 마찬가지다. 수분이 부족해서 제대로 발육을 하지 못한 마늘, 양파, 감자 등이 예전보다 수확이 적어 가격이 상승하고 생활물가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이다 보니 가뭄의 피해가 심히 우려스럽고, 심어 놓은 작물들도 말라가다 보니 제대로 발육이 되지 않을뿐더러 때 아닌 진딧물 같은 병충해가 극심하여 제대로 수확이 될지 심히 걱정스럽다.
하루하루 하늘만 쳐다보며 살아야 하는 농심도 농심이지만 얼마나 다급했으면 기우제까지 지낼 정도일까. 일기예보대로라면 이미 비가 내렸어야 하는데 계속 이글거리는 태양으로 인해 때 아닌 열대야가 발생하고, 우리 경주는 전국의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 요즘 날씨다. 형산강 상류 지류인 남천이 바닥을 드러낸 지도 오래고 웅덩이를 파서 양수기로 물을 퍼 올리는 광경까지 보이다 보니 마을회관 방송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폭염주의보가 발생했으니 시원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라고 하고, 물이 부족하다고 물을 아껴 쓰자는 방송까지 하는 요즘 물로 인해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도 순탄하지는 않다.
지난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50년만의 최악의 가뭄이라는데,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강수량이 300mm가 넘어야 하는데 평년의 55%정도 왔으니 아직도 150mm정도는 부족한 상황이고, 기록에는 전국 평균 강수량이 5월에 5.8mm, 6월 53.7mm 내려 10년 이래 최악의 가뭄사태라고 했고, 경주지역에는 지난 5월까지 누적 강수량이 평년대비 39.9%(102.9mm) 수준에 그쳤으며 주요 저수지의 저수율도 55.3% 수준에 머물고 있어 향후 가뭄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실 장마가 시작되면 또 다른 걱정거리도 생기기 마련이지만 이미 제주지방부터 장마가 시작되었다는데 경주에는 언제쯤 속 시원한 비가 내릴 까? 그래서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기는 하지만 폭우로 인한 수해 걱정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나 올해 여름은 작년보다 더 덥다고 하는데, 땀을 흘리고 나서 물 한바가지 마음껏 덮어 쓸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현재로서는 물을 아껴야 하는 형편이고 보면, 물 절약에 대해 모든 지혜를 동원해야 하는 처지에 다다른 것이다.
행정당국에서도 농업용수 확보 대책을 점검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이 모든 마음을 달래기에는 비가 더 내려야 하는데, 이것 또한 이상기후의 징조이니 우리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재해가 아닐까? 다행히도 지난 주 새벽에 24.6mm 새벽비가 내렸고 그저께 51.3mm 내려 우선 가뭄 극복에는 도움이 됐으나 아직 저수율은 부족한 상태이다. 장마시기에 집중 호우가 내린다는 것은 불안하지만 농업용수 부족에 이어 생활용수까지 부족한 사태는 오지 말았으면 한다. 그래도 물을 아껴서 사용해야 하는 것은 우리들의 지혜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