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학용-감자꽃

[오동춘]

감자꽃

최 학용

흰 감자는 흰색 꽃

자주감자는 자주색 꽃

초록이 짙어가는 6월경

무성한 잎과 함께 꽃잎도 웃는다.

감자를 먹는 것 보다

꽃을 보기 위해 감자를 심는다는

귀농한 친구의 마음이 내 맘 같다

감자 캐는 밭에 서서

팍신팍신 찐 감자를 상상해 본다.

둥그런 감자전도 군침이 돈다.

지금도 가끔

자주색 고운 감자꽃이 마음을 흔든다.

바로 이 색이야 자주색 스웨터를 고르던 날도

감자꽃을 떠 올렸다

소녀 시절 자칭 문학소녀였던 나

그 꿈을 보랏빛 감자 꽃잎에 새겨 본다.

한 잎 한 잎 보랏빛 오늘을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