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농경시대의 시작과 함께 했다.수확한 곡물을 끓여 죽을 쑤고 여기에다 사냥한 수조어육류와 산나물 등을 섞어 끓여 먹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였다. 곡물 음식중에 그 역사가 깊다.
한국에 특히 죽 음식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숟가락으로 먹는 식사문화와 유교사상을 들 수 있다. 유교의 가르침의 기본은 웃어른에게 예를 다하는 것이다. 죽은 소화하기 좋은 음식이기 떄문에 부모님이 건강하기를 바라는 자식의 도리로서 죽요리를 다양하게 연구했을 것이다. 우리 전통 식단에 젓갈류나 양념류에 절인 짭짤한 밑반찬이 많은 것도 죽과 어울렸기 때문이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그 조리법도 다양한데 문헌이 수록되어 있는 죽만도 40여종이 된다.
농도에 따라 그 명칭이 다른데 우리가 죽이라 부르는 것은 곡물의 낟알이나 가루에 물을 많이 붓고 끓여 걸죽하게 한 것이다. 미음은 이것을 체에 걸러 국물을 먹는 것이고 응이는 곡물을 갈아 가라앉은 전분을 말려 두었다가 물에 풀어 쑨 고운 죽이다. 응이는 의이(薏苡)라고도 하는데, 의이는 본래 율무를 가리키는 것이었으나, 곡물을 갈아서 얻은 녹말로 쑨 죽을 통틀어 의이 또는 응이라 하게 되었다. 응이는 매우 부드럽게 마실 수 있으므로 노약자나 아기에게 적합하다.
재료에 따른 종류로는 흰죽,타락죽(駝酪粥:우유를 섞은 죽),채소죽,열매죽(견과류죽),수조어육류죽,약이성재료를 넣고 끓인죽 등이 있는데, 쇠고기에 홍합을 넣고 끓인 것을 따로 담채죽(淡菜粥)이라한다.
죽,미음,옹이는 모두 곡물로 만드는 유동식 음식이다.궁중에서는 죽이니 응이니 아픈 사람을 위한 환자식보다는 수라 이전에 이른 아침에 내는 초조반상이나 점심 전의 낮것상으로 낸다.
*맛있게 죽을 끊이려면
맛있는 죽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주재료인 곡물을 2~4시간 물에 충분히 불린다. 죽을 끓일 때는 불의 세기가 중요한데 중간불 이하 불에서 서서히 장시간 가열하고 뜸을 들여 전성이 높아지게 한다.
죽에 넣는 물의 양은 6~8배가 적당하고 죽을 끓이는 조리도구는 잘 눌러 붙지 않게 되도록 두꺼운 것이 좋다. 너무 빠르게 자주 젖지 않고 나무 주걱을 사용한다. 처음부터 물의 양을 맞게 넣어야지 중간에 넣으면 부드러운 맛이 떨어지게 된다.
가장 기본이 되는 흰죽은 불린쌀을 참기름에 볶다가 물을 붓고 끓이면 된다.
소화력이 높은 찹쌀과 우유를 섞은 타락죽은 밤새 비워둔 위를 부드럽게 한 다음 아침 수라를 들게 하는 약 죽이었다. 우유에는 '카제인'등 우수한 동물성 단백질이 많으며, 필수 아미노산도 다량 포함돼 있다. 우유에 다량 함유된 무기질 칼륨은 소변을 통해 염분을 배출하는
데도 기여한다. 또한 타락죽은 입안에 염증과 열을 내리는 것을 도와주는 이유식으로 고단백
요리라 염증을 빠르게 회복시킨다.
위의 방법을 기본으로 해서 다른 죽을 끓이는데 호박죽은 물을 넣을 때 껍질을 벗기고 씨를 제거한 호박을 같이 넣어 끓이고 어패류나 고기류를 첨가할 때는 먼저 그것이 우러나오도록 한소끔 끓인 후 쌀을 넣어 같이 끓인다. 그 외에 호두둑이나, 잣죽은 불린쌀과 함께 믹서에 갈아서 끓인다.
일본식 죽은간을 하지 않지만 우리나느 전통죽은 죽이 완전하게 호화되어 부드럽게 퍼진후 약하게 밑간만 한다. 다 끓인 죽에는 김가루와 깨소금을 살짝 얹어서 내면 맛이 좋다.
죽 상차림은 간장이나 소금, 꿀을 종지에 담고 동치미나, 나박김치 같은 찬국물을 같이낸다. 마른반찬과 장조림 젓갈류는 죽과 잘 어울리는 반찬이다. 죽은 조리방법과 벅을 때는 간단하지만 조리시간이 오래 걸리고 손이 많이 가는 슬로 푸드다.
*죽의영양
녹차로 만들어진 일본식 퓨전죽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피로회복을 도와주고 부기를 빼주기 떄문에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좋다.
발아현미죽은 밥과 비교해 양이 같은데 칼로리는 3배 정도가 적고 위에 부담이 적어 야참 대용으로 많이 먹는다. 또한 현미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있고 수분을 잘 흡수해 내장을 튼튼하게 하고 혈행을 좋게 해주는 작용이 있어 심한 설사로 탈수증이 있거나 체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적합한 식품이다.
참치죽은 완전식품으로 일컫는 참치의 영양이 고스란히 담긴 죽이다. 참치는 뇌 기능을 돕는 DHA,간장 기능을 강화하는 아미노산,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불포화 지방산이 듬뿍 들어 있어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의 아침 식사 대용으로 인기다.
동지에 먹는 팥죽은 단백질, 지방. 당질, 회분, 섬유질 등과 비타민 B1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 예부터 각기병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높다고 알려져 왔다.
산모는 출산 후 미처 회복되기도 전에 아기를 돌봐야 하므로 피로가 겹쳐 입맛을 잃기 쉽다. 산모가 음식을 잘 먹지 못하면 회복도 늦어질 뿐 아니라 아기에게도 좋지 못한데 이때 부드러우면서도 소화가 잘되는 죽이 입맛을 돋울 뿐 아니라 영양도 고루 섭취할 수 있다.특히 홍합죽은 여성의 요통이나 냉대하증, 산후 회복식으로 좋다.
줏의 재료는 무궁무진하니 자신이 좋아하는 재료로 죽을 만들어 먹는 것도 흥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불황에도 죽 시장은 후끈
요즘 웰빙 열풍으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엄체가 죽 체인점이다. 이제 죽은 간식 혹은 별미에서 주식으로 자리잡았다. 가장 오래된 '본죽'은 2년 전 국내에 처음 죽 시장을 개척 현재 전국 250여 개에 달하는 체인점을 가지고 계속 확장중이다.
본죽은 완제품을 납품하는 다른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다르게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재료를 구입 그때그때 만드는 전통 죽 끓임 방식을 따른다. 또한 죽 카페라고 불릴 정도로 세련된
실내 인테리어 때문에 여성 고객도 많다. 양이 많아 한그릇이지만 식사 대용으로 거뜬하다. 전통 건강죽인 전복죽, 흑임자죽, 잣죽, 녹두죽과 영야 맛죽인 해물죽, 삼계죽, 버섯굴죽, 등 30여개가 넘는 다양한 메뉴가 특징이다.
작년까지 동원 F&B가 거의 독점해오던 인스턴트 죽 시장에 Cj(주)와 농심이 참여,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이는 죽 인기를 반영한 것으로 인터넷 죽 사이트와 죽 배달업도 성업이다.
더이상 죽은 간식이나 별미가 아니다. 어려운 시절 적은 양의 곡물로 많은 사람들이 먹고자 쑤던 죽도 아니다. 영양가 있고 다양한 죽은 이제 당당한 주식으로 우리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