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여행] 다른 행성에 온 듯한 느낌 카파도키아

[꿈의세상]

사프란볼루에 도착한 후 석준이가 돈을 잃어 버렸단다. 친구들은 100달러 환전해서 대략 230리라가 있었는데 그중 100리라를 잃어버렸단다. 카파도키아에 도착한 후 이번에는 가은이가 돈을 잃어버렸단다. 지갑을 버스에 두고 왔단다. 대략 5~60리라. 이렇게 여행하다보면 아이들은 돈을 잘 잃어버린다. 주변 지인들에게 달팽이 여행한다며 똑딱이 카메라를 선물받았는데 사실 달팽이여행하면서 아이들이 모두 잃어버렸다.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아이들의 버릇을 어떻게 고쳐야할까 라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아이 부모 모두 슬퍼지기 시작한다. 물론 물건을 잃어버리면 속상하다. 하지만 잃어버린 당사자가 마음이 가장 아프다. 그 마음을 공감하면 된다.

석준이도 가은이도 마찬가지다. 돈을 잃어버려서 참 안타깝고 힘들다는 공감한 후 결론은 언제나 그렇듯 "좋은 경험했다. 어떻게 할거야?" 문제해결은 아이들 스스로 해야한다. 돈이 없어도 살아가기 힘들거라 생각하지만 전혀 아니다. 특히 혼자가 아닌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기에 오히려 돈을 잃어버리는 것이 교육효과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친구들의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고. 사회 또한 더불어살아가야한다. 갈수록 개인화되고 공동체가 파괴되고 있지만 세상을 윤리적이며 정의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복원이 참 중요하다. 석준이가 돈을 잃고 난 후 재민이가 도와주고 이스탄불로 다시 돌아가서는 재민이가 돈을 잃어서 석준이가 도와주었다. 가은이도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았단다.

특히 석준이는 돈을 잃어버린 후 꼼꼼하게 돈의 지출을 기록하고 돈을 잘 보관하면서 계획적으로 낭비하지 않고 사용하였다. 이 얼마나 좋은 경험인가.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에도 나오는 카파도키아, 로마와 이슬람의 박해를 피해 기독교인들이 만든 지하동굴과 자연이 만든 기괴한 암석들과 집들이 조화를 이루어 다른 행성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5박 6일간 있어야 할 곳이기에 동굴호텔이 있는 제법 괜찮은 숙소를 찾아나섰다. 다행히 비성수기이고 단체 그리고 장기간이라서 꽤 괜찮은 금액에 좋은 호텔을 찾을 수 있었다. 전망 또한 아주 좋다. 아침 식사는 거의 최고 수준이라고 할 만큼 먹을 것이 풍부하였다. 사진은 우리가 묵었던 호텔이다. 정원과 1층은 식당이 있으며 전망이 참 좋다.

가은이가 개인 협상을 하러 왔다. 돈을 잃어버려서 필요하다고 한다. 나름 필요한 이유를 이야기 한다. 돈을 잃고 난 후 곧바로 친구들 도움없이 돈을 달라는 것은 좋은 생각은 아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협상 결렬..그래도 가은이는 굶지 않았다. 가은이 외 다른 아이들도 돈이 없었을 때도 있었지만 돈이 없어서 굶은 적은 없다.

다음날 벌룬투어를 예약하였다. 겨울은 날씨때문에 벌룬이 뜨는 날이 많지 않다. 기회가 있을 때 바로 타는 것이 좋다. 5시 50분에 픽업하러 오기때문에 5시 40분까지는 준비가 완료되어야한다. 새벽 아이들은 모두 눈을 뜨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굳이 깨우지 않아도 잘 일어난다. 그런데 어떤 연락도 없고 아무리 기다려도 차는 오지 않는다. 7시가 되어도 하늘엔 벌룬이 없다. 기상때문에 취소가 되었나보다. 모두 다시 자자. 그렇게 새벽잠을 설치고 아침을 먹고 난 후 취소된 벌룬은 내일 다시 하기로 하고 그린투어를 하기로 하였다. 그린투어는 먼 곳에 떨어진 명소 특히 으흘라라 계곡이나 셀레메 수도원 데린쿠유 지하도시를 점심 포함 저렴한 가격에 돌아볼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신청한다. 분명 이동하는 대중교통이 많다면 천천히 돌아보겠지만 대중교통 또한 마땅찮다.

가이드의 설명을 먼저 듣는다. 송하야 영어로 하니 무슨 말일지 하나도 못알아듣겠지.

데린쿠유 지하도시, 깊이 85미터에 지하 8층 약 2만명이 살았다고 한다. 곳곳에는 침입자를 막기 위한 돌문이 있으며 교회, 부엌,학교 등등 없는게 없다. 가축들도 키웠다고 한다. 로마와 이슬람의 박해를 받았는데 돈은 반대로 이슬람을 믿는 터키인들이 벌고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많다. 네팔 포카라의 티벳난민촌에 갔을 때 직접 손으로 만든 카펫 등 직물을 관광온 중국인들이 와서 대거 구매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도 팔레스타인 문제나 시리아의 IS, 곳곳에서 종교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오늘날 종교의 역할은 어떻해야할까? 내 생각은 평화다. 십자군전쟁에 대해 사과한 교황은 신앙을 위해 폭력을 쓴 것은 분명 잘못되었다고 한다. 때문에 현재 성직자들이 해야할 역할은 신앙도 중요하지만 그 신앙으로 발생한 폭력에 대해 조명하고 더이상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힘써야한다. 오직 신앙만 남는다면 제2,3의 폭력은 나올 수 밖에 없다.

터키에는 많은 한국인들이 성지순례를 위해 관광온다. 가끔씩 눈쌀찌푸린 모습을 본다. 셀축 에페스에서 원형극장에 갔을 때 한국 성지순례에 참가한 사람들이 이곳에서 한국말로 찬송가를 부르는 것이었다. 그것도 단체로 크게 불렀다. 이런 것은 신앙이 아니라 사실 폭력에 가깝다. 다른 종교,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존중할 때 자신의 종료도 배려받을 수 있다. 이슬람이든 힌두교든 불교든 카톨릭이나 기독교든 모든 종교가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 예전에 종교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무신론자라고 했지만 요즘은 모든 종교를 다 믿는다고 답한다. 성당에가면 하느님께 절에가면 부처님께 힌두사원에 가면 비슈누신께 이슬람 사원에서는 알라신에게 기도한다. 세상의 평화를 아이들에게 평화를.. 그리고 나에게 기도한다. 나 또한 나 자신의 평화를.

으흘라라 계곡, 계곡을 따라 양쪽으로 펼쳐진 바위산들이 절경을 이룬다.  

또하나의 교회를 찾아가기 위해 열심히 올라갔다. 카파도키아 곳곳이 이렇게 박해를 피해온 기독교인들의 집, 교회, 수도원들이 엄청나게 있다. 이들에게 종교란 무엇일까?

셀리메 수도원이라고 하는데 역시 가이드에게 간단히 설명을 듣고~~다들 알아들었니? 영어설명. 간단히 끼리가 영어번역을 해주었다.

셀리메 수도원은 스타워즈를 찍기위해 조지루카스 감독 등 스텝들이 방문했던 곳이라고 한다. 터키 당국이 여러가지 이유때문에 영화는 찍지 못했지만 이곳을 모티브삼아서 세트장을 다른 곳에 만들었다고 해서 스타워즈의 배경이 된 수도원이라고 한다.

영찬아~ 여긴 어디야? 아마도 화장실? ㅋㅋ

날샌돌이 유현아~ 어딜가노?

저 뒤로 우치사르 성이 보인다. 우치사르 성은 높고 괴뢰메 마을은 낮고 이곳의 소통수단이 된 것은 비둘기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 사이가 비죤밸리다.

다음날 또 새벽에 일어나야했다. 또 취소되지는 않을까? 혹시 5일동안 계속 새벽에 일어나야하는 건 아닌지 걱정되었지만 다행히 벌룬투어를 할 수 있었다. 야호~~

겨울이라 추워서 중무장을 했지만 발이 시려운가보다. 벌룬투어 하면서 때론 앉기도 했지만 그래도 하늘을 올라가는 것은 색다른 느낌인가보다.

벌룬투어를 하면서 하늘에서 맞는 일출~

겨울이라 레드밸리가 그야말로 그림이다.

수많은 벌룬 또한 또 하나의 장관을 이루고 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벌룬투어~

벌룬투어가 끝나고 난 후 무알콜 샴페인도 한잔 마시고 기념으로 뱃지도 받고~~

벌룬투어 한 날은 그냥 쉬었다. 쉬면서 아이들은 밀린 일기도 쓰고 때로는 산책도 나갔다. 저녁 먹기 전 일몰을 보기위해 괴레메 마을 전망대에 올랐다. 역시 날씨가 좋아서 일출 또한 멋지다. 붉은 빛깔의 일몰을 보면서 아이들은 무엇을 생각하였을까?

멀리 우치사르 성이 보인다. 하늘이 붉게 물들어 참 곱다.

괴레메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석준이 자세 좋은데..ㅎㅎ

뒷쪽으로는 이름처럼 레드밸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카파도키아에서 벌룬투어를 마친후 아이들이 가진 돈이 거의 다 떨어져갔다. 이제 필요한 돈을 협상해야한다. 이날은 별다른 일정이 없었다. 오전은 아이들 스스로 얼마가 필요한지 토론한 후에 나와 아이들 이렇게 단체 협상을 하기로 하였다. 그럼 단체 협상을 시작해 볼까? 과연 돈이란 무엇일까? 없어서는 안되고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모두가 돈을 벌기 위해 정신없이 일을 한다. 나 또한 돈이 필요하다. 아주 소중한 돈이지만 돈때문에 내 인생을 저당잡히면서 살아가기는 싫다.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여전히 나에게는 숙제이지만 현재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많은 돈을 벌기보다는 어떻게 지출을 줄이면서 삶을 더 풍요롭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있어야하지 않을까? 부자는 돈을 많이 쓰는 사람이 부자가 아니라 돈을 적게 쓰는 사람이 부자라고 한다. 돈은 필요한 만큼 있으면 오히려 삶은 더 여유롭다. 정답은 없지만 그렇게 살다보니 나 또한 더 여유롭게 풍요로와졌다. 결혼도 집도 차도 없지만 필요한 곳에 돈을 쓰고 아껴쓰다보니 이렇게 아이들과 여행도 떠나고 간혹 혼자여행도 하고 문화생활도 다른사람보다 더 많이 즐길 수 있다. 어쨌든 여행을 하기 위해 돈은 필요하다. 과연 아이들은 카파도키아 남은 기간동안 얼만큼 돈이 필요하고 왜 그런지 이제 협상을 진행해볼까.

아침에 아이들끼리 협상하는 동안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까 책을 펼치는데 계속 아이들이 들어온다. 일기와 대화(일기검사보다는 이 말이 느낌이 훨씬 좋아서)를 위해 차례로 올라온다. 끝나고 난 후 또 다른 아이가 온다. 아마 이것도 협상 작전인가보다. 소위 피곤한 꾸미를 더 피곤하게 하라. 뭐~여러 작전이 있는데 이건 협상 당사자로 생각하면 별로 좋지않는 작전인듯, 상대방의 약점을 노리는 것은 어떻게 생각할까? 협상하면서 아이들과 토론하였다. 물론 말그대로 작전이기에 답은 없지만 그래도 좋은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다.

저녁 17리라 2끼 34리라(17000원) : 카파도키아는 관광지라 비싸기 때문이고 저녁은 좀 거하게 먹어야함.

점심은 10리라 3끼 총 30리라 그래서 밥값은 64리라인데 1리라 더해서 65리라~

그리고 빨래 5리라, 물, 음료수 등등 20리라. 와인도 이곳에는 유명하니까 한잔씩만 먹자며 5리라. 과일 5리라.

처음 아이들은 126리라를 요구하였다. 물은 단체로 제공하기로 하고 와인도 마지막 파티때 원하는 사람 조금씩 마실 수 있게 해 준다고 하면서 조금씩 조정을 하였다. 그래서 100리라고 최종합의하였다. 물론 개인적으로 아이들을 위하여 합리적으로 야기를 하였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 반응은 조금 달랐다. 내가 협상할 때 반론을 못할 정도로 수긍하게 만든다고 한다. 나름 아이들과 협상하면 늘 내가 진다고 생각하였다. 때로는 내가 아이들에게 돈을 너무 많이 주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 아이들 각자가 다 돈 씀씀이가 다르지만 보통 여자아이들은 아껴쓰는 편이고 남자들은 늘 돈이 모자른다. 이 중간쯤 그렇지만 충분히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준다고 하는데 돈은 역시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은 인간심리인가보다. 그렇게 아이들과 줄다리기를 한 후 모두들 돈을 받고 나서 맛있는 것 사먹는다며 휙~~나간다. 역시 돈의 힘은 위대하다.

아이들과 여행하며 나 또한 돈의 쓰임에 대해 기록한다. 개인적으로 사용되는 돈의 지출을 살펴보면 사실 아이들이 받은 돈보다 적다. 하지만 늘 한잔의 맥주와 맛있는 밥을 충분히 먹는다. 다만 군것질, 과자, 음료수는 거의 먹지않고 세끼 식사를 충분히 하다보면 더 저렴하지만 풍요롭게 생활할 수가 있었다. 이또한 여행하면서 좋은 경험을 하고 실패하기도 하면서 배우는 것이리라~~

다음날 이제 짧은 트레킹을 하기로 하였다. 벌룬투어하면서 보았지만 러브밸리를 걸어서 갔다. 눈길에 제법 미끄러웠지만 경치가 너무 좋다.

러브밸리의 신기한 바위들. 한국말을 가만히 살펴보면 직설적인 표현이 참 많다. 화장실 갈 때 '똥 사러 간다' 고 하지만 영어는 '자연이 부른다 (Nature calls me)'라며 비유적인 표현을 한다. 러브밸리 또한 한국식으로 하면 아마도 남근석이라고 하였을 것이다.

천천히 걸으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이제 걷는 것도 재미있어지려나?

마지막날은 레드밸리와 로즈밸리. 역시 경치는 아름답다.

밸리 트레킹을 나갈 때 서윤이가 아팠다. 화장실과 친구했다며 혼자 숙소를 지키고 있다 아이들이 오면 또 놀고. 이렇게 고양이랑 친구하기도 하면서 지냈다고 한다. 다음날은 막내 수경이가 약간의 몸살끼가 있어서 함께 있었다. 아이들아 아프지마. 나도 많이 아파.

다행히 마지막 저녁 파티를 했는데 모두 말끔히 나아서 맛있는 닭고기 바베큐를 먹을 수 있었다. 함께 있는 사람은 호텔 주인이다. 결혼을 5번 하였는데 모두 국적이 다르다고 한다. 헉..부러워~

터키의 남성들은 연애를 할 때 정말 잘해준다고 한다. 다정다감하고 부드럽고 친절하고. 그렇지만 결혼한 후에는 모든 가정일은 아내가 해야한단다. 아마 1부 다처제의 이슬람의 영향도 있는가보다. 호텔주인이라 경제력도 있고 여행온 여성들과 많은 썸씽이 있었나보다. 지금은 자녀둘과 함께 지내며 아내 없이 지내고 있다고 하는데 보통 터키에서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남자들의 과잉친절이라고 한다. 너무 지나칠 정도의 친절을 배푸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여자들에게. 그래서 여성들이 터키에 갈 때는 이런 점을 조심해서 정확히 의사표현을 하라고 한다. 이런 경우 외에도 늘 의사표현을 잘해야 하지만.

카파도키아에서의 마지막 날은 숙소에서 예약한 닭고기 바베큐를 다함께 먹었다. 적당히 와인도 먹고..물론 아이들에게 절대 와인을 주진 않았다. 그들이 내가 마시는 와인을 뺏어서 맛을 보았을뿐. 으..아까운 내 와인~~

(다음은 콘야 이야기입니다)

[작은악마]

음...약속했던 와인을 약속대로 마신걸두고 뺏어갔다고 하심 애들이 조금 억울?할것같은데요...
술을 술로만 볼 필요가 있을까요?
그저 음식인걸요..ㅎ

[꿈의세상]

사실 술은 늘 조심스럽습니다. 법에도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하면 안되지요. 억지로 강요하지도 않고 자연스러운 것이 되어야겠지요. 그래서 약속은 약속이고 뺏어먹는다는 것도 사실이지요. 저 사주었다고하면 처벌받아요. ㅠㅠ. 처벌이 무서운건 아니나 자연스러운게 가장 좋지요. 늘 여행하며 한번도 사준적이 없고 늘 뺏어먹었다고 하지요. 언제 명촌에서 한잔해야지요? ㅎㅎ

[차홍산]

버섯모양 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