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2년 영국의 화학자인 제임스 듀어는 액체로 된 화학 약품을 오랜 시간 온도의 변화 없이 보관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최초의 보온병인 진공 플라스크였다.
듀어는 한 플라스크를 다른 플라스크 안에 넣은 다음, 두 용기 사이의 공기를 없애 진공 상태로 만들었다. 진공 상태에선 열 전달이 이뤄지지 않아 안쪽 플라스크에 담긴 액체의 온도가 변하지 않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듀어가 처음 만든 이 보온병은 지금도 런던의 왕립 과학 연구소에 보관돼 있다.
가정용 보온병을 상품화한 사람은 듀어와 함께 일했던 유리공 레인홀트 부르거였다. 부르거는 듀어의 진공 플라스크가 따뜻한 음식이나 음료를 보관하는 데 유용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정용 보온병 개발에 뛰어들었다.
1903년 부르거는 '진공 공간을 지닌 이중 벽으로 구성된 유리 용기'로 독일에서 특허를 따냈으며, 1904년에는 '서모스'(그리스 어로 '따뜻한'이란 뜻)란 이름으로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부르거의 서모스는 1906년부터 미국과 캐나다, 일본 등 전 세계로 수출되기 시작했다. 특히 1909년 미국의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영국의 어니스트 섀클턴이 각각 아프리카와 남극을 탐험할 때 보온병을 사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