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섬을 사랑합시다
문섬은 제주도 서귀포 항에서 배를 타고 5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편편한 테라스가 있어 동시에 수 백 명이 내려 편안한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수심도 다양하여 갖가지 산호류와 식물, 어류들이 사계절 풍부하고 화려한 수중 경관을 연출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포인트다. 이런 이유로 문섬은 연중 많은 다이버들은 물론 낚시꾼들도 즐겨 찾는다. 문섬의 장점은 바람이 불어 파고가 높아도 새끼 섬이나 한개창에서 다이빙을 진행하는데 별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문섬이 최근 이곳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방파제 공사로 인해 환경이 바뀌면서 수중 동식물들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조류의 세기도 강해지고 조류의 흐름 역시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면서 여기에 대처하는 수중 동식물이나 다이버들 모두 어려움과 위험을 느끼고 있다. 특히 들물 때 동남풍이 불면 조류의 세기가 얼마나 빠른지 수중에 있는 로프를 잡고도 돌아오기 힘들 정도다. 때문에 많은 다이버들이 떠내려가는 불상사가 비일비재하다.
문섬이 건강해야 낚시를 즐기는 낚시꾼이나 다이빙을 즐기는 다이버들이 붐빌 것이다. 그리고 연간 수십만 명이 찾는 잠수정도 지속적으로 관광객이 찾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문섬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 늘 안타깝다. 이제 국가의 중요 정책 사업인 서귀포 방파제의 확장에 대해 우리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단계는 벗어났다. 하지만 현재 우리들이 찾고 앞으로도 동고동락해애 할 문섬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되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가 많지만 문섬은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아마도 문섬이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에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대접받고 있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로 홍보 되고 보호받고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양학자들이 문섬의 수중을 둘러보고는 이구동성으로 극찬을 하는 것만으로도 문섬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다.
문섬은 문화재청, 해양수산부, 환경부, 서귀포시청, 유네스코에서 7개 법률과 조례로 보호받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보호 받기보다는 방치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낚시꾼들의 낚시 줄에 수백 년 자란 해송이 뽑혀져 올라오고 어민들의 자리그물에 약 150cm 정도 자란 해송이 잘려 나가는 사례도 있다. 얼마 전에는 다이버의 칼에 의한 자상(?)을 입은 넙치가 헤엄치고 있는 장면도 보았다. 더욱이 총상(?)을 입은 어류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수온 상승으로 그동안 보이지 않던 다금바리가 터를 잡는 듯 하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필자는 일반인들에게 문섬의 소중함을 설명하기에 앞서 문섬에 무엇이 있는지 알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얼마 전 “내셔널 지오 그래픽” 프로그램에서 해양의 소중함을 알고 보호 하려면 “수중에 무엇이 있는지 알릴 필요가 있다”는 저명한 학자의 말을 듣고 깊이 공감을 한 적이 있다.
문섬은 국가에서 법으로 보호하기 위해 성문화되어 있지만 실상은 부처 이기주의로 국가에서 훼손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실이 이러하기에 문섬 수중을 잘 알고 있는 우리들이 자발적으로 문섬 보호에 앞장 서야 한다. 즉, 몸살을 앓고 있는 문섬 수중의 식구들의 아우성을 대변하고, 우리들 스스로 수중에 있는 쓰레기 하나라도 주워 나오는 성숙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문섬에서 칼로 어류를 찌른다든지 삼지창으로 어류를 상처 내는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또한 어민들이 산호를 훼손하거나 산란철에 어류를 대규모로 잡아내는 잘못된 관행도 시정해야 한다. 낚시하는 사람들도 산호가 많은 곳에서는 낚시를 하지 못하게 선도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것들이 누구 하나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뜻이 맞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누가 누구의 잘못을 지적하고 공격하는 게 아니라 사전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필자는 이 땅에 진정으로 문섬을 사랑하고 아끼는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유도할 수 있는 모임이 생겨나길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아름답고 건강한 문섬 수중에서 대형 어류와 작은 어류들이 자연의 법칙 안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잘 가꾸고 보호하여 우리들만이 아닌 우리의 후손들도 지금과 같이 건강한 바다에서 함께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첫댓글 저도 문섬 못 가봤습니다. 익히 보고 듣긴 했지만...요즘엔, 제주도 가는 것 보다는 필리핀 가는 것이 더 싸고, 대우받고 다이빙하고, 어차피 비행시간 준수 문제로 약간 순위에서 밀리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게다가,,,,서귀포항의 확장공사로 엄청난 "난조류" 가 생기고 있다는 보고도 들은봐 있습니다. 여기에 해군문제까지... 중국, 러시아에서 다이빙 관광객을 유치하기에 딱 좋은 위치였던 제주도인데, 점 더 환경을 생각하는 쪽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떤 분들은 문섬에서도 작살질을 하던데, 상처난 돔도 너무 많고, 산호는 중간중간 "절단! " 나 있는 모습을 보면서 좀 더 성숙한 다이빙 문화가 절실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작살....우리집에도 하나 있는데..흠...
음...정말 문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