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과도한 침상안정으로 인한 척추관절유착을 치료하는 방법(관절가동과 PNF기법)
허리디스크 발생 후 척추 불안정기(spinal instability stage)에는 악화방지(avoid aggravation)를 위해 철저한 침상 안정(bed rest)을 시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의료인에 의해 습관적으로 행해지는 침상안정(bed rest)과 그로 인한 고정화(immobilization)는 우리의 추체관절의 유착과 디스크-신경근 유착 등 두 가지의 유착(adhesion)이 발생합니다.
첫째, 추체(vertebral body)와 추체에서 추체-디스크-추체(vertebral body-herniated disc- vertebral body)의 유착(adhesion)입니다. 척추 관절의 유착은 최적화 움직임 회복을 방해하는 주범으로 허리의 가동성을 줄입니다. 허리디스크를 앓는 환자들은 대부분 허리의 가동성이 저하되어 있는데, 원래부터 굴곡(flexion)이 저하되어 있던 환자는 허리디스크로 척추관절의 유착이 발생하여 더욱 더 허리 가동성(ROM)이 줄어들어 듭니다.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우선 척추관절의 유착을 해소하여 허리 움직임 저하를 막고 이후 허리 가동성 회복을 위한 치료를 해야 합니다.
그림. 척추관절의 유착(디스크가 깨져 유착된 그림)
둘째, 탈출된 디스크(herniated disc)와 신경근(nerve root)의 유착입니다. 이는 경막 유착(epidural adhesion)과 비슷합니다. 디스크와 신경근 유착을 떼어주지 못한다면 하지 방사통(radculopathy)은 호전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탈출된 디스크와 신경근이 붙어있는 것을 어떻게 떼어줄 수 있을까요?
허리디스크로 인한 통증은 최소한 한 달 이상 지속되기 때문에 척추관절의 유착과 디스크-신경근 유착의 방지는 치료과정을 단축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허리의 약화로 인해 척추가 불안정해지고 다른 부위에 추가로 디스크가 발생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2분절 이상에서 디스크가 탈출되고 척추관 협착으로 진행되면 100m를 걸으면 하지의 통증과 저림으로 더 이상 걷기가 불가능해지는 신경인성 파행(neurogenic claudication) 보행이 나타납니다. 파행보행까지 나타나는 환자는 치료 목표를 100미터 걷는 환자 300미터 걷게 하기, 혹은 300미터 걷는 환자 500미터 걷게 하기로 삼아야 할 만큼 치료가 어렵습니다.
척추의 퇴행화로 척추관이 좁아지고(spinal stenosis), 그로 인해 신경근이 포착되어 발생한 하지 신경통(radiculopathy) 치료법은 다음 장 신경가동 기법(neural mobilization) 치료법에서 후술합니다.
그림. 탈출된 디스크-신경근 유착
허리디스크가 발생하여 요통, 하지 방사통이 발생하면 인체는 본능적으로 허리 움직임을 줄이고 활동을 줄입니다. 이것은 인체의 자연스러운 보호반응입니다. 관절의 불안정성으로 허리디스크가 더 탈출되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자연치유과정입니다. 허리디스크가 진단되면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인도 침상안정을 권유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습관적으로 침상안정(bed rest)이 오랫동안 시행된다는 것입니다.
무심코 진통제를 처방하며 침상안정을 권하는 의료인은 침상안정의 결과로 나타나는 척추관절유착, 디스크-신경근 유착의 가혹한 결과를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인체의 관절, 근육, 인대가 움직이지 않고 한 달, 두 달이 지나면 얼마나 허리가 약해지는지 그 상태가 10년, 20년이 지나면서 진행되는 척추관 협착증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침상안정, 고정화로 인한 결과는 인간의 신성인 "움직임"을 잃어버리게 하는 의료적 재앙입니다. 의료인들은 이러한 재앙적 상황을 무심코, 습관적으로 방치하고 있지는 않는지 진지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재앙을 막기 위해 관절의 안정성 원칙을 바탕으로 가능한 빨리 치료적 재활운동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허리를 움직이지 않고 한 달, 두 달 지속하면 인체의 관절, 근육, 인대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척추관절의 유착은 고철이 녹스는 것과 비슷한 현상입니다. 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허리의 최적화 움직임을 회복한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인체의 관절, 근육은 하루만 움직이지 않으면 고정화(immobilization)로 인해 약화(weakness)와 유착(adhesion)이 시작됩니다. 근육, 인대의 약화와 척추관절 유착은 동시에 진행되는데, 약화되고 유착된 척추는 움직임 장애가 초래되고, 척추 불안정성으로 진행됩니다. 움직임을 줄이면 줄일수록 관절은 더 뻣뻣해지고 약해지고 불안정해지면서 만성통증이 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심각한 결과를 야기하는 척추관절 유착을 치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크게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먼저 비(非)의료인도 시행할 수 있는 척추관절 유착 해소 방법입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치유자는 환자 옆에 앉아 요추를 잡고 앞뒤로 움직여줍니다. 가볍게 천천히 움직여주면 됩니다. 하루 3회 이상, 한 번 시행 시 최소 3분 이상 시행해야 합니다. 움직일 때 능동, 신경조절 안정화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환자는 허리근육에 힘을 주고, 움직임을 인식하면서 시행하면 안정성이 확보되고 더욱 효과적입니다.
사진. 허리잡고 앞뒤로 움직이기
다음은 관절가동성이 떨어진(hypomobile) 척추체를 수건을 이용하여 관절운동성을 치료하는 관절 가동법(joint mobilization)입니다. 척추체 관절 가동법(joint mobilization)은 관절유착을 예방할 수 있지만, 잘못하면 척추체의 불안정성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의료인들도 조심스럽게 시행해야 합니다.
사진. 수건을 이용한 관절 가동법
- 방법 설명..
다음은 고유수용성 신경근촉진법을 응용하여 척추관절 유착을 치료, 예방하는 방법입니다. 환자는 주의집중하여 움직이려는 의도(intention)를 가지고 자신의 움직임을 인식하면서 허리를 움직이고 , 이때 의료인이 저항을 줍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척추 근력은 강화되고, 적절한 움직임은 회복되는 것입니다. 자세한 방법은 고유수용성 신경근 촉진법에서 후술합니다.
사진. 뒤로 밀면서 저항
사진, 앞으로 밀면서 저항
사진 - 회전저항
그리고 앞에서 소개한 골반후방 경사운동은 척추 불안정성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척추관절의 유착을 방지할 수 있는 치료법입니다. 척추 불안정기를 지나 통증 완화기에는 좀 더 동적인 움직임으로 복부크런치를 시행하면 됩니다.
또한 척추 안정화운동을 시기 분류별로 적절하게 시행하는 것도 척추관절의 유착을 막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척추관절의 유착은 침상안정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척추관절의 유착은 수동 안정화시스템을 강화하고 능동, 신경조절 안정화시스템을 완성하여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 상황이 유연성과 안정성의 역설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입니다.
참고)고정화(immobilization) 결과로 찾아오는 유착
디스크 탈출로 발생한 통증이 치유되는 과정은 염증기(inflammation stage), 증식기(proliferation stage), 재형성기(remodeling stage), 이 세 단계가 연속적으로 반복되는 과정을 밟습니다.
염증 단계는 손상 발생 후 약 3-5일 동안 일어나는데, 손상 부위에 면역물질을 투입하여 안정화시키려고 하는 과정입니다. 염증기는 치료 과정에서 필수적이지만 염증이 정상 치유시간을 지나 만성화 되면 인체에 큰 피해를 줍니다. 증식 단계는 대개 2주에서 4주 동안 일어납니다. 염증 단계에서 대식세포(macrophage)는 잔여물 제거뿐만 아니라 섬유모세포, 성장인자 등을 분비하여 교원질(collagen)을 형성하기 시작합니다. 이 작업이 완성되면 다음 단계는 새 혈관과 육아 조직이 성장하면서 염증 단계처럼 증식단계에서도 세포와 화학요소간의 상호적인 반응이 일어나고, 섬유화현상이 일어납니다. 재형성 단계는 6개월 에서 18개월까지도 지속되는데 세포외 기질(extracellular matrix)이 재구성되고 교원질의 합성과 퇴행이 모두 증가하여 수축력과 탄성도가 떨어집니다.
허리디스크로 인하여 침상안정 등 고정(immobilization)이 오래 지속되면 결합조직이 비활동성에 의해서 교원질 변화, 육아조직 생성 등으로 수축력과 탄성도가 떨어지는 방향으로 변화를 일으키게 됩니다. 그 결과 교차결합이 증가하고, 기질이 손실되고, 섬유증(fibrosis)이 발생하여 결합조직의 유연성을 떨어뜨려 인체 움직임의 제한을 초래합니다.
오랜 고정화는 연부조직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연부조직은 움직이지 않고 1주일만 지나면 변화가 일어납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교원섬유사이에 많은 교차결합이 형성됩니다. 섬유망의 수축으로 조직은 치밀하고 단단해져 유연하지 못하게 됩니다. 정상관절을 4주만 움직이지 않아도 치밀 결합조직이 생기고, 그에 따라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힘들게 됩니다. 움직이지 않고 2주가 지나면 손상된 관절은 결합조직으로 변하기 때문에 동작을 못하게 됩니다.
비활동성은 조직의 재생능력 손실뿐만 아니라 구조적 약화를 초래합니다. 이 약화는 교원질량의 감소 때문에 일어나는데, 교원질섬유는 결합조직의 망상섬유(reticular fiber)사이에서 형성되며, 이러한 변화는 근막을 뒤틀리게 합니다. 또한 근육과 건은 피하조직에 대해 자유롭게 움직이는 능력을 잃고, 인대는 관절낭에 들러붙게 됩니다.
오랜 고정화는 근조직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고정화로 신체활동이 줄어들면 근섬유 크기, 근육내의 근원세사의 수, 산화능력이 감소됩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근육 내의 섬유증과 지방조직이 늘어나고 근육 안에서 모세혈관 밀도가 감소하고, 근육이 보다 작아지고 약해지는데, 이러한 변화들은 1~2주만 움직이지 않으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사실 중요한 문제는 수동안정 구조물인 인대의 약화와 고유수용감각 기능상실로 평형감, 협응성 등 미세 움직임기능을 손상시키는 것입니다.
고정화로 인한 근육내 조직학적 변화들은 ATP, ADP, CP, 크레아틴 그리고 글리코겐의 수준을 감소시키고, 미토콘드리아의 감소와 함께 근육의 산화능력이 떨어져 근육이 쉽게 피로하게 됩니다. 가장 분명한 변화는 근육의 크기가 작아진다는 것입니다. 또 강도 높은 수축이 불가능해지고 자극에 대한 반응시간도 길어지게 됩니다. 근섬유 크기 감소와 미토콘드리아 생성 감소는 움직이지 않고 5일이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근 위축율은 각 근육마다 달라서 무릎 고정(gibs)을 하면 속근인 대퇴사두근이 자세유지근인 햄스트링보다 빨리 약해져 무릎의 불안정성을 초래합니다.
고정화가 오래 지속되면 관절연골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비 활동성으로 인해 관절 연골은 얇아지고 콜라겐아세포(proteoglycan)의 농도와 치밀 구조가 감소합니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 내 섬유지방조직이 증가하여 관절의 구축(contracture)을 일으킵니다. 관절주위의 결합조직은 인대, 관절낭, 근막, 건, 윤활막과 같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연부조직인데, 이러한 조직들은 비 활동에 의해 위축, 섬유화, 구축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결합조직에 대한 재가동의 영향
고정(immobilization)을 풀고 관절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비정상적인 콜라겐의 교차결합 형성을 저지하며, 결합조직의 세포외 간질에 있는 체액을 증가시킵니다. 그렇게 손상된 근육을 적극적으로 움직여 주면 활동하지 않아 생긴 문제를 빠르게 보상합니다. 놀랍게도 움직임은 혈종(haematoma) 흡수를 빠르게 하고, 인장력(tensil strength)을 증가시키며, 근섬유의 재생능력을 개선시켜 빠른 회복을 가져옵니다. 관절을 움직이면 관절연골의 변성이 효과적으로 지연되며, 관절주위 결합조직의 비정상적인 교차결합 형성 또한 예방됩니다. 그리고 움직임은 세포 외액 기질의 체액량을 유지시켜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고, 섬유길이를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게 합니다.
이렇게 침상안정, 고정화로 인한 결과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움직임"을 잃어버리게 합니다. 의료인들은 환자들이 이런 심각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관절의 안정성 원칙을 바탕으로 치료적 재활운동을 가능한 빨리 시행해야 합니다. 다음 장에서는 관절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최적화 움직임을 회복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