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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숙 지음
[사설시조조 한국소설]
2. 사설시조에 내포된 서사적 특성
장순하는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비롯한 일련의 신체시나 「혈의 누」를 비롯한 이인직, 이해조의 신소설들, 그리고 원각사에서 처음 상연된 「설중매」 「은세계」 등 신파극 같은 것들은 전통적인 고대시가나 고대소설, 고대극의 계승 발전을 기도하고 시작된 운동이 아니라 도리어 한국 고대의 것에 반기를 들고 서구식의 그것을 이식하려는 일종의 변혁운동이었으니…(중략)… 주요한의 「불놀이」나 김동인의 소설 창작 태도는 저간(這間)의 소식(消息)을 웅변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의 고전문학에 갑자기 밀어닥친 서구식의 근대문학과 쉽게 융합되기 어려운 이질적 요소가 많았고 또 하나는 신문학의 기수들이 새로운 것에 현혹되어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도입해버린”19)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논지를 펼쳤다. 김제현은 “한국문학에 있어서 산문시의 형태를 최초로 보인 시가는 장시조였으며 이는 곧 현대 자유시의 저류였고 그 이론적 배경을 이룬 것은 주요한의 「불놀이」였다.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 근대시의 출발을 의미한다. 장시조가 서구의 사조와 문학적 방법의 영향 아래 변형 발전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 「불놀이」였으며 주요한을 비롯한 한용운‧정지용‧이상화‧박두진 등의 시에서 현대 자유시의 일맥이 장시조의 자연스러운 전승위의 창작임을 알 수 있다”20)고 말한다. 그렇다면 ‘무비판적으로 도입해’버렸으며 ‘장시조의 자연스러운 전승위의 창작’에 해당한다는 주요한의 작품에서 순수 우리 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 사설시조 형식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신소설’로 분류되는 이인직의 유일한 단편소설 「빈선랑의 일미인」은 「3. 산문서술의 판소리 성향과 ‘신소설’」에서 조명해보기로 하고, 여기서는 주요한의 두 작품을 고찰해보기로 하는 것이다.
인경이 운다. 장안 새벽에 인경이 운다.
안개에 싸인 아침은 저 높은 흰 구름 우에서 남모르게 밝아오지마는 차디찬, 벗은 몸을 밤의 앞에 내어던지는 거리거리는 阿片의 꿈속에서 허기적거릴 때, 밤을 새워 반짝이는 빨간 등불 아래 노는 계집의 푸른 피를 빠는 歡樂의 더운 입김도 식어져갈, 장안의 거리를 東西로 흘러가는 葬事 나가는 노래의 가-는 餘音이 바람 치는 긴 다리 밑으로 스러져갈 때, 기름 마른 등불이 힘없고 긴 한숨소리로 過去의 嘆息을 겨워하면서 껌벅거릴 때, 꿈속에서 꿈속으로 웅웅하는 인경소리가 울리어간다. 새벽 고하는 인경이 울리어간다.
눈이 녹는다. 東大門 높은 지붕 우에 눈이 녹는다. 청기왓장 냄새, 낡아가는, 丹靑 냄새, 멀리 가까이 일어나는 닭소리에 밤마다 뚝딱이는 도깨비떼들도 아름드리 기둥 사이로 스러졌건마는, 門 아래로 기어드는 바람소리는 아직도 悽愴한 反響을 어둑신한 天井으로 보낼 때마다, 아아 무슨 설움으로 가슴막힌 바람소리를, 들으라 저기 헐어져가는 돌담장에서, 해마다 뻗어나는 머루잎 아래서 바람이 슬프게 부는 피리소리를. 흩어지는 눈에 섞여서 슬픈 그 소리가 나의 마음속에 부어내린다. 아아 눈이 녹는다. 새파란 이끼 우에 떨어지는 눈이 녹는다.
까치가 운다, 장안 새벽에 까치가 운다. 三角山 나무 수풀에 퍼붓는 눈에 길을 잃고서, 어제 저녁 지는 해 빨간 구름에 표해두었던 길을 잃고서, 눈 오는 장안 새벽을 까치가 울며 간다. 까치가 운다.
아, 인경이 운다, 은은히 일어나는 인경소리에 눈이 쌓인다. 장안에 넓고 좁은 길이 눈에 메운다. 님을 못 뵈고 죽은 색시의 설움에 겨운 눈물이 눈이 되어 나린다. 먼저 해 봄바람에 지고 남은 흰 복사꽃이 죄 품은 선녀의 뜨거운 가슴에서 흘러나린다. 안개에 싸인 아침은 저 높은 구름 우에서 남모르게 밝아오지마는, 바람조차 퍼붓는 눈은 장안거리를 가로막고 외로 메운다. 그침없이 끝없이 쌓인다, 쌓인다, 쌓인다…….
-주요한, 「눈」 21)전문
아아 날이 저문다, 서편 하늘에, 외로운 江물 우에, 스러져 가는 분홍빛 놀…… 아아 해가 저물면 날마다, 살구나무 그늘에 혼자 우는 밤이 또 오건마는, 오늘은 四月이라 파일날, 큰길을 물밀어가는 사람소리는 듣기만 하여도 흥성스러운 것을, 왜 나만 혼자 가슴에 눈물을 참을 수 없는고?
아아 춤을 춘다. 춤을 춘다, 시뻘건 불덩이가, 춤을 춘다. 잠잠한 城門 우에서 나려다보니, 물냄새, 모랫냄새, 밤을 깨물고, 하늘을 깨무는 횃불이 그래도 무엇이 不足하여 제 몸까지 물고 뜯을 때, 혼자서 어두운 가슴 품은 젊은 사람은, 過去의 퍼런 꿈을 찬 江물 우에 내어던지나, 無情한 물결이 그 그림자를 멈출 리가 있으랴?……아아 꺾어서 시들지 안는 꽃도 없건마는, 가신님 생각에 살아도 죽은 이 마음이야, 에라 모르겠다, 저 불길로 이 가슴 태워버릴까, 이 설움 살라버릴까, 어제도 아픈 발 끌면서 무덤에 가보았더니 겨울에는 말랐던 꽃이 어느덧 피었더라마는 사랑의 봄은 또다시 안 돌아오는가, 차라리 속시원히 오늘밤 이 물 속에……그러면 행여나 불쌍히 여겨줄 이나 있을까……할 적에 퉁, 탕, 불티를 날리면서 튀어나는 매화포, 팔떡 精神을 차리니 우구우구 떠드는 구경꾼의 소리가 저를 비웃는 듯, 꾸짖는 듯, 아아, 좀더 强烈한 熱情에 살고 싶다, 저기 저 횃불처럼 엉기는 煙氣, 숨 막히는 불꽃의 苦痛 속에서라도 더욱 뜨거운 삶을 살고 싶다고 뜻밖에 가슴 두근거리는 것은 나의 마음……
四月달 따스한 바람이 江을 넘으면, 淸流碧, 모란봉 높은 언덕 우에 허여케 흐늑이는 사람떼, 바람이 와서 불적마다 불빛에 물든 물결이 미친 웃음을 웃으니, 겁 많은 물고기는 모래 밑에 들어박히고, 물결치는 뱃슭에는 졸음 오는 [이즘]의 形象이 오락가락…… 어른거리는 그림자 일어나는 웃음소리, 달아논 등불 밑에서 목청껏 길게 빼는 여린 기생의 노래, 뜻밖에 情慾을 이끄는 불구경도 이제는 겹고, 한잔 한잔 또 한잔 끝없는 술도 이제는 싫어, 지저분한 배밑창에 맥없이 누우면 까닭모르는 눈물은 눈을 데우며, 간단없는 장고소리에 겨운 男子들은 때때로 불 이는 慾心에 못 견디어 번뜩이는 눈으로 뱃가에 뛰어나가면, 뒤에 남은 죽어가는 촛불은 우그거진 치마깃 우에 조을 때, 뜻있는 듯이 찌걱거리는 배젓개 소리는 더욱 가슴을 누른다…….
아아 강물이 웃는다, 웃는다, 괴상한, 웃음이다. 차디찬 강물이 껌껌한 하늘을 보고 웃는 웃음이다. 아아 배가 올라온다. 배가 오른다, 바람이 불적마다 슬프게 슬프게 삐걱거리는 배가 오른다.
저어라, 배를 멀리서 잠자는 綾羅道까지, 물살 빠른 대동강을 저어오르라. 거기 너의 愛人이 맨발로 서서 기다리는 언덕으로 곧추 너의 뱃머리를 돌리라 물결 끝에서 일어나는 추운 바람도 무엇이리오, 怪異한 웃음소리도 무엇이리오. 사랑 잃은 靑年의 어두운 가슴 속도 너에게야 무엇이리오. 그림자 없이는 [밝음]도 있을 수 없는 것을―. 오오 다만 네 확실한 오늘을 놓치지 말라.
오오 사르라, 사르라! 오늘밤! 너의 발간 횃불을, 빨간 입술을, 눈동자를, 또한 너의 빨간 눈물을……
-주요한, 「불놀이」 22)전문,
이지엽 교수는 우리나라 최초 근대자유시로서의23) 「눈」과 「불놀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평설하고 있다.
「눈」은 중장이 길어진 사설시조로 볼 수 있다. 제1단락(눈이 녹는다. 동대문 높은 지붕 우에 눈이 녹는다)에서 눈이 녹는 사실적 묘사가, 제2단락(청기왓장 냄새~나의 마음에 부어내린다)에서는 서정자아의 아픈 자각으로 마음속에 부어내리며, 제3단락(아아 눈이 녹는다~눈이 녹는다)에서는 아쉬움과 탄식의 결구로 맺고 있다. 이를테면 세 단락은 전체적으로 연쇄적 관계를 보여주는 의미구조를 갖는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시조(사설시조 포함)의 의미구조에 흔히 보이는 것이다.…(중략)…이 작품이 사설시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그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겠다. 제2단락에서 보여주는 반복적인 어조와 휴지(休止)의 사용에서 무질서하지만은 않은 가락을 쉽게 느낄 수 있는 것 또한 이를 반증한다 할 것이다.…(중략)…이 작품을 사설시조로 보지 못할 하등의 이유를 발견할 수 없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설시조인 것이다.…(중략)…사설시조에서 ‘사설’의 속성을 ‘엮음’으로 볼 때, 「불노리」에서 보게 되는 연결의 고리들도 바로 이러한 사설의 속성을 십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우리의 근대 자유시 생성 동인을(生成動因)을 서구문화 이식이나 전통 단절론에 입각하여 생각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24)
우리나라 최초 근대자유시로 일컬어지는 시가 사설시조 형식을 주 모토로 한 것이라는 이 논의는 좀 더 구체적인 입증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두 작품을 사설시조 형식으로 보면 「눈」은 4수, 「불놀이」는 8수의 사설시조 형태로 나타남을 알 수 있는데, 장과 마디를 일일이 구분하여(읽기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한문 표기는 모두 국문으로 교체하여) 전개하면 아래와 같다.
「눈」
(1) (초) ①인경이 ②운다. ③장안 새벽에 ④인경이 운다.
(중) ⑤안개에 싸인 아침은 저 높은 흰 구름 우에서 남모르게 밝아오지마는 차디찬, 벗은 몸을 밤의 앞에 내어던지는 거리거리는 ⑥아편의 꿈속에서 허기적거릴 때, 밤을 새워 반짝이는 빨간 등불 아래 노는 계집의 푸른 피를 빠는 환락의 더운 입김도 식어져갈, ⑦장안의 거리를 동서로 흘러가는 장사 나가는 노래의 가-는 여음이 바람 치는 긴 다리 밑으로 스러져갈 때, ⑧기름 마른 등불이 힘없고 긴 한숨소리로 과거의 (종) ⑨탄식을 ⑩겨워하면서 껌벅거릴 때, ⑪꿈속에서 꿈속으로 웅웅하는 인경소리가 울리어간다. ⑫새벽 고하는 인경이 울리어간다.
(2) (초) ①눈이 녹는다. ②동대문 ③높은 지붕 우에 ④눈이 녹는다. (중) ⑤청기왓장 냄새, 낡아가는, 단청 냄새, 멀리 가까이 일어나는 닭소리에 밤마다 뚝딱이는 도깨비떼들도 아름드리 기둥 사이로 스러졌건마는, ⑥문 아래로 기어드는 바람소리는 아직도 처창한 반향을 어둑신한 천정으로 보낼 때마다, 아아 무슨 설움으로 가슴 막힌 바람소리를, ⑦들으라 저기 헐어져가는 돌담장에서, 해마다 뻗어나는 머루잎 아래서 바람이 슬프게 부는 피리소리를. 흩어지는 눈에 섞여서 슬픈 그 소리가 나의 마음속에 부어내린다. ⑧아아 눈이 녹는다. (종) ⑨새파란 ⑩이끼 우에 떨어지는 ⑪눈이 ⑫녹는다.
(3) (초) ①까치가 ②운다, ③장안 새벽에 ④까치가 운다. (중) ⑤삼각산 나무 수풀에 퍼붓는 ⑥눈에 길을 잃고서, ⑦어제 저녁 지는 해 빨간 구름에 표해두었던 ⑧길을 잃고서, (종) ⑨눈 오는 ⑩장안 새벽을 ⑪까치가 울며 간다. ⑫까치가 운다.
(4) (초) ①아, ②인경이 운다, ③은은히 일어나는 인경소리에 ④눈이 쌓인다. (중) ⑤장안에 넓고 좁은 길이 눈에 메운다. ⑥님을 못 뵈고 죽은 색시의 설움에 겨운 눈물이 눈이 되어 나린다. ⑦먼저 해 봄바람에 지고 남은 흰 복사꽃이 죄 품은 선녀의 뜨거운 가슴에서 ⑧흘러나린다. (종) ⑨안개에 ⑩싸인 아침은 ⑪저 높은 구름 우에서 남모르게 밝아오지마는, 바람조차 퍼붓는 눈은 장안거리를 가로막고 외로 메운다. ⑫그침 없이 끝없이 쌓인다, 쌓인다, 쌓인다…….
「불놀이」
(1) (초) ①아아 날이 저문다, ②서편 하늘에, ③외로운 江물 우에, ④스러져 가는 분홍빛 놀…… (중) ⑤아아 해가 저물면 날마다, ⑥살구나무 그늘에 혼자 우는 밤이 또 오건마는, ⑦오늘은 四月이라 파일날, ⑧큰길을 물밀어가는 사람소리는 듣기만 하여도 흥성스러운 것을, (종) ⑨왜 나만 ⑩혼자 가슴에 ⑪눈물을 ⑫참을 수 없는고?
(2) (초) ①아아 춤을 춘다. ②춤을 춘다, ③시뻘건 불덩이가, ④춤을 춘다. (중) ⑤잠잠한 성문 우에서 나려다보니, ⑥물냄새, ⑦모랫냄새, ⑧밤을 깨물고, (종) ⑨하늘을 ⑩깨무는 횃불이 그래도 ⑪무엇이 부족하여 ⑫제 몸까지 물고 뜯을 때, (3) (초) ①혼자서 ②어두운 ③가슴 품은 젊은 사람은, ④과거의 퍼런 꿈을 찬 강물 우에 내어던지나, (중) ⑤무정한 물결이 그 그림자를 멈출 리가 있으랴?……⑥아아 꺾어서 시들지 안는 꽃도 없건마는, ⑦가신님 생각에 살아도 죽은 이 마음이야, ⑧에라 모르겠다, 저 불길로 이 가슴 태워버릴까, (종) ⑨이 설움 ⑩살라버릴까, ⑪어제도 아픈 발 끌면서 무덤에 가보았더니 ⑫겨울에는 말랐던 꽃이 어느덧 피었더라마는 사랑의 봄은 또다시 안 돌아오는가, (4) (초) ①차라리 ②속시원히 ③오늘밤 ④이 물 속에…… (중) ⑤그러면 행여나 불쌍히 여겨줄 이나 있을까……할 적에 ⑥퉁, 탕, 불티를 날리면서 튀어나는 매화포, ⑦팔떡 정신을 차리니 우구우구 떠드는 구경꾼의 소리가 저를 비웃는 듯, 꾸짖는 듯, 아아, 좀더 강열한 열정에 살고 싶다, ⑧저기 저 횃불처럼 엉기는 연기, 숨 막히는 불꽃의 고통 속에서라도 더욱 뜨거운 삶을 살고 싶다고 (종) ⑨뜻밖에 ⑩가슴 두근거리는 것은 ⑪나의 ⑫마음……
(5) (초) ①4월달 ②따스한 ③바람이 ④江을 넘으면, (중) ⑤청류벽, 모란봉 높은 언덕 우에 허여케 흐늑이는 사람떼, ⑥바람이 와서 불적마다 불빛에 물든 물결이 미친 웃음을 웃으니, ⑦겁 많은 물고기는 모래 밑에 들어박히고, 물결치는 뱃슭에는 졸음 오는 [이즘]의 형상이 오락가락…… ⑧어른거리는 그림자 일어나는 웃음소리, (종) ⑨달아논 ⑩등불 밑에서 ⑪목청껏 길게 빼는 ⑫여린 기생의 노래, (6) (초) ①뜻밖에 ②정욕을 이끄는 ③불구경도 ④이제는 겹고, (중) ⑤한잔 한잔 또 한잔 끝없는 술도 이제는 싫어, ⑥지저분한 배밑창에 맥없이 누우면 까닭모르는 눈물은 눈을 데우며, ⑦간단없는 장고소리에 겨운 男子들은 때때로 불 이는 욕심에 못 견디어 번뜩이는 눈으로 뱃가에 뛰어나가면, ⑧뒤에 남은 죽어가는 촛불은 우그거진 치마깃 우에 조을 때, (종) ⑨뜻있는 ⑩듯이 찌걱거리는 ⑪배젓개 소리는 더욱 ⑫가슴을 누른다…….
(7) (초) ①아아 강물이 웃는다, ②웃는다, ③괴상한, ④웃음이다. (중) ⑤차디찬 강물이 껌껌한 하늘을 보고 웃는 웃음이다. ⑥아아 배가 올라온다. ⑦배가 오른다, ⑧바람이 불적마다 슬프게 (종) ⑨슬프게 ⑩삐걱거리는 ⑪배가 ⑫오른다.
(8) (초) ①저어라, ②배를 ③멀리서 잠자는 ④능라도까지, (중) 물살 빠른 대동강을 저어오르라. 거기 너의 애인이 맨발로 서서 기다리는 언덕으로 곧추 너의 뱃머리를 돌리라 물결 끝에서 일어나는 추운 바람도 무엇이리오, 괴이한 웃음소리도 무엇이리오. 사랑 잃은 청년의 어두운 가슴 속도 너에게야 무엇이리오. 그림자 없이는 [밝음]도 있을 수 없는 것을―. 오오 다만 네 확실한 (종) ⑨오늘을 ⑩놓치지 말라.
⑪오오 사르라, 사르라! 오늘밤! 너의 발간 횃불을, 빨간 입술을, 눈동자를, ⑫또한 너의 빨간 눈물을……
「눈」은 최초 창작시 중 한 편이고, 「불놀이」는 한국 최초의 자유시로서 시문학사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다.25) 그런데 주목할 사항은 이 두 작품이 모두 사설시조 양식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가 최초로 발표한 시조는 1925년 11월 19일자 동아일보에 발표한 「빛깔 없고 말 없은」이다.…(중략)…시조집 봉사꽃[鳳仙花]은 1930년 10월 20일 세종서원에서 발행한 4․6판 반양장의 32면의 시조와 소곡(小曲)집이다. 표지에 “조선 십삼도 방방곡곡이 봉사꽃 아니 핀 집이 없다네”란 글이 있는데 시조집 제목을 붙인 연유를 짐작케 한다.…(중략)…등 모두 66편을 수록하였는데 그 중 45편은 시조다. 26)
위 글에서 인식한 바와 같이 주요한의 이 시기 시세계는 ‘자유시’보다는 ‘시조’ 쪽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1925년부터 1940년까지의 활발한 시조 발표현황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첫 시조 발표 6년 전의 두 작품에 사설시조 형식을 불어넣겠다는 의도가 있었던지는 불분명하고 무의식 상태(우연히)에서 사설시조의 형식이 나왔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신문학을 추구하였다 하더라도,27) 그래서 그 작품이 최초의 자유시로 문학사에 남게 되었다 할지라도, 기실 작가 당사자가 특유의 전통적 리듬을 완전히 탈피할 수 없었다는 현상은 “뿌리박힌 전통 리듬의 우수성”을 입증한 경우라고 볼 수는 있다. 이러한 예에서 인식한 바와 같이, 어떠한 문학행위도 장르의 넘나듦과 해체의 소용돌이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사설시조와 가사(歌辭)가 산문적인 시가로 분류됨은 지배적인 견해다. 그것은 단지 둘 다 문장이 길다는 사실에 근거함일 것이다. 그러나 “시 텍스트의 산문적인 성격은 텍스트의 길이가 길고 짧은데서 연유하는 게 아니라 그 텍스트를 구성하는 문장의 길고 짧음이 시성과 산문성을 논의할 수 있는 기준이다”28)라는 견해는 서사가 내재한 시가(김종해의 천노, 일어서다 등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를 고려하지 않은 협의의 판단이라고 본다. ‘시성(詩性)’의 성향은 단적으로 말해 명명백백 산문으로 분류되는 ‘소설’ 한 권 전체에서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글 “사설시조 텍스트를 무작위로 선택하여서 본 구문적 특성은 문법성이 강하다는 것 외에 문장 하나가 아주 길다는 점을 들 수 있으며, 흔히 사설시조의 문체적 특성으로 지적되는 장광설(長廣說)․다변성(多辯性)은 바로 이런 점에서 비롯되는 특성”이라는 주장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지니지만, 이 역시 사설시조에 내재한 서사기능(사설시조 그 자체가 서사시일 수는 없다. ‘서사시’와 ‘서사시적’은 그 의미가 다르다)을 불식한 데서 온 논거이다. 평시조의 균형 잡힌 틀과는 많이 다른 형태를 통해 익살과 풍자를 함유한 적나라한 삶의 현장을 표현하는 사설시조는, 정적인 세계, 공식성으로 나타나는 평시조와는 달리 자유로운 삶의 역동성을 담고 있다. 평시조가 보편적으로 인생의 단적인 면을 표현한다면 사설시조는 현실적인 삶 속에서 제재를 선택하여 ‘사람 사는 다양한 이야기’를 엮어가는 시(詩)라는 말이며, 이야기가 내재한 사설시조는 ‘다운’ 사설시조이고 이야기가 부실한 사설시조는 ‘답지 않은’ 사설시조라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고정옥(1949)과 박철희(1980)의 견해를 두고 분석한 이 논자의 주장(p.148)은 다음과 같다.
사설시조는 더러 ‘이야기가 있는 시가’ ‘이야기적 노래’ 등으로 언급된 바 있다. 그러나 이야기라 하더라도 단일우화적인 것에서부터 무수한 삽화가 복합적으로 얽힌 것에 이르기까지 그 층위가 다양한데, 사설시조의 이야기가 어떤 종류의 것인지에 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사설시조의 이야기는 줄거리를 요약한 듯한, 이야기의 골격만 갖춘 것이 대부분이다. 가장 단순한 형태의 이야기가 수용되어 있을 뿐, 복합적이고 복잡한 사건들의 전개는 사설시조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사설시조는 한층 폭 넓은 변용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단 한 페이지의 사설시조라면 이야기의 전말을 모두 실을 수는 없다 하겠지만, 사설시조를 연시조, 또는 장편시조 식으로 엮어 실험해보면 아무리 긴 소설도 모두 ‘사설시조화’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복합적이고 복잡한 사건들의 전개는 사설시조로는 불가능’한 게 아니라 ‘사설시조이기에 가능하다.’라고 보아야 하며, 사설시조 형식이야말로 복합 복잡한 사건들을 바로 ‘엮음’의 방식으로 ‘1수’ ‘2수’…… ‘첫째마당’ ‘둘째마당’…… 등의 체계를 잡아 전개시킬 수 있는 우수한 문학적 질료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체득, 논증해야 합당할 것이라고 본다.
소설은 산문이다. 그러나 엄밀히 분석하면 운문소설이 산문소설을 발전시켰다는 점이 나타난다. 구전설화를 토대로 한 고전소설 형성 발전의 특징과 언어 특성에 따라 산문소설과 운문소설로 구별되는데, 이야기책의 전통을 계승 발전한 형식으로서 장화홍련전, 콩쥐팥쥐, 숙영낭자전, 숙향전, 채봉 감별곡 등이 산문소설, 판소리 대본에 기초하여 발전한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 토끼전, 장끼전, 배비장전, 변강쇠전 등은 운문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책이라는 이유로 산문소설이라고 구분되는 장화홍련전 등을 무대에 올릴 경우, 이 산문소설은 희곡(戱曲), 즉 운문소설화의 필연성을 지니게 된다. 따라서 그 기원이 주로 판소리 대본(희곡)이라 여겨질 만큼, 고전소설은 문체에 가락이 함유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작가의 진술과 등장인물들의 대화연결에서 현대의 산문소설(서구지향의 소설)과 다른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기도 하다.
……멀끔한 대낮에 연놈이 훨썩 벗고…(중략)…옥문관을 들여다보며 “이상히도 생겼다. 맹랑히도 생겼다. 늙은 중의 입일는지 털은 돋고 이는 없다. 소나기를 맞았던지 언덕 깊게 파이었다.…(하략)…” 저년이 반소(半笑)하며 가품을 하노라고 강쇠기물 가리키며, “이상히도 생겼네. 맹랑히도 생겼네.…(중략)…고초찧던 절굿댄지 검붉기는 무슨 일고. 칠팔월 알밤인지 두 쪽 한데 붙어있다.…(하략)…” 강쇠놈이 대소하며 “둘이 다 비겼으니 이번은 등에 업고 사랑가로 놀아보세.” 저 여인 대답하되, “천생어지(天生於地)라니 낭군먼저 업으시오.” 강쇠가 여인업고 가끔가끔 돌아보며 사랑가로 어룬다. 29)
남녀의 성기에 관해 해학과 풍자가 적나라한 위의 예문은 지문과 대화를 직접 연결시킴으로서 근대성을 띠게 되는 과정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운문소설은 율격 조화를 위한 반복법, 대조법, 왕복법, 연쇄법, 점층법, 풀이법, 물음법 등의 문체론적 기법을 충분히 활용함을 알 수 있는데, 사건진행에서 긴박감을 주기 위한 반복법, 풍자적 표현을 위한 전도법30) 등은 사설시조의 주요특성이기도 하다. 고전소설과 일맥상통한 사설시조의 이러한 성질은 “사설시조의 이야기는 줄거리를 요약한 듯한, 이야기의 골격만 갖춘 것이 대부분”이라는 논지를 ‘재고(再考)’하게 만든다.
일련의 공상과학 소설을 제외한 ‘소설’은 ‘사람 사는 이야기’ <서사문학>이다. 서사, 서사물, <서사문학>이라는 개념이 확립되기 위해서는 서사라는 말의 의미가 분명하고 엄밀하게 규정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긴요한데, 서사는 일차적으로 ‘사건의 서술’을 뜻한다. 한용환은 그의 저서 소설학사전에서 서사문학의 범주 안에 드는 전통적 장르들로 소설, 희곡, 서사시가 등을 들고 있다. 그런 견지에서 ‘사설시조는 서사시가의 범주에 있다’라고 하기 쉬운데, 그것은 단견이다. ‘시가란 고조된 감정을 상상과 직관에 의하여 음악적 형식으로 표현한 것을 의미한다.’31) 일각에서는 현대시조가 ‘노래하는 시’에서 이탈하여 ‘읽는 시’로서의 속성을 지니게 되었다고 하지만, 그렇더라도 음악성을 완전히 배제해서는 시조(사설시조)가 시조다워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소설, 희곡, 서사시가’의 성분이 ‘공존’해있는 것이 시조, 특히 사설시조의 정체성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소설이란 사건이 일어나는 세계에 다름 아니며, 종류와 양상은 다르지만 그것들이 모두 사건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고, 사설시조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사설시조는 ‘소설적이고 희곡적인 서사시가’라고 보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서사시, 서정시, 극시란 고대 그리스 시대의 문학을 분류한 장르 개념들이다. 그런데 그리스 시대에 정립된 이들 서사시와 서정시 그리고 극시는 로마, 중세를 거치는 동안 일시 해체되어 사라졌다가 이후 르네상스시기를 전후해 서사시는 소설로, 서정시는 시로, 극시는 드라마로 재통합되어 오늘에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현대의 서사시는 소설이며 현대의 서정시는 시(poetry)이다.”32)라는 오세영의 말과 사전의 해석은 소설이 서사시의 뒤를 이어받았다는 근거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소설에 시적 흐름이 있는 것은 자연스런 이치일 것이며, 서구 영향을 배제한 한국소설이 사설시조 형식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 또한 타당성을 지닐 수 있다.
앞에 언급한 바와 같이 소설이나 마찬가지로 사설시조 또한 산문시라고도 한다. 그러나 사설시조 범주에서 산문적 사설시조, 운문적 사설시조로 나눈다면 모르되, 사설시조 자체를 산문시라고 평가함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사설시조가 애초부터 운문이라는 점은 보편적인 논문33)에서도 나타나는데, 중장과 종장에서 본래 모양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구의 수가 늘어남으로써 격식화된 평시조의 형식이 무너지고, 바로 이러한 형식이 소설로도 나타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설시조를 쓸 때의 내용 측면엔 주지하다시피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중장을 길게 하든지 중장 종장을 같이 길게 하든지, 그 작품 안에는 이야기, 또는 사건34)이 들어가야 할 것이다. 초장에는 이야기의 발단이나 무슨 내용인지의 암시가 놓여진다. 중장에는 본 이야기 내용이 전개되며, 종장에서는 반전, 또는 결말의 매듭이 지어진다. 해학, 풍자가 보태진다면 금상첨화일 것이고 철학적인 메시지가 담긴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 즉 사건의 진술보다는 묘사에만 치중하였다면 아무리 음보35)율에 맞는다 하더라도 그것은 완성도가 떨어지는 사설시조로 취급될 수 있다.
소설과 사설(시조) 두 장르는 간과할 수 없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문헌은 우리 역사상 소설이라는 이름이 가장 먼저 쓰인 것은 고려 말 이규보의 백운소설 36)에서라고 적고 있다. 조선조에 들어와서는 ‘소설’의 유사 명칭으로 패설(稗設), 소록(小錄), 잡기(雜記), 총화(叢話) 쇄록(鎖錄) 야언(野言) 설림(設林) 등이 쓰였는데, 그 당시의 이른바 소설은 음탕하고 황당무계한 이야기들이었다고 한다. 중국의 소설 명칭 시작은 장자의 소설(小設), 공자의 소도(小道), 도청도설(道廳塗設), 순자의 소가진설(小家珍設), 사설(邪設), 간언(奸言)등이었다고 하며, 소설에서의 소(小)는 질적으로 낮은 글이란 뜻으로 군자라면 소설을 읽어서는 아니 된다고 엄히 충고를 하였다고 전해진다. 그 또한 허구와 음탕한 이야기 일색이었기 때문이겠지만, 최초의 국문소설인 허균의 홍길동전37)은 소설에 대한 그러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고도 남음이 있다. 사설시조의 처음도 소설의 처음과 유사한데, 일종의 가극이라 알려진 고려속요 「만전춘별사」에 사설시조의 특성이 내포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세종실록은 고려 충혜왕이 하찮은 무리들과 더불어 후전에서 음탕한 노래를 지어 불렀다고 하며, 따라서 「만전춘별사」는 음탕하고도 긴 노래라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소설과 사설시조가 상기와 같은 성질만을 고수해왔더라면 오늘날의 두 분야는 그야말로 저급한 장르로 취급되었을 것이다’라고 가정해본다면, ‘음탕함’과 ‘황당무계’는 소설 또는 사설시조의 여러 성질 중 한 부분으로만 있어온 것이지,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해답을 얻게 된다.
장덕순은 “그것이 양반문학인 시조와 야합하였기 때문에 시조 아닌 파격시조를 낳게 되었다.…(중략)…서민들의 산문화의 의욕이 귀족의 생활감정을 노래한 가장 짧은 서정시형에 담으려니 거기에는 무리가 없을 수 없었다.”38)라고 하면서 사설시조의 발전이 수필문학으로 정착되었더라면 더 적격의 형식을 얻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는 사설시조 양식의 소설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제함이기도 하지만, 사설시조가 단지 짧은 시형이라는 관점에 고정된 사고방식의 발로이기도 하다. 사설시조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엮음’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데서 온 견해일 것이다. 또한 지구상 예술문명 중에 문학 분류의 정체성은 ‘산문’ 이전에 ‘운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단견에 속한다고도 볼 수 있다. 만약 사설시조를 ‘수필문학’에 정착시킨다면 아무리 형식만을 수용한다 하더라도 내재적인 특성이 제거되는 현상이 일어나서 그것은 이미 사설시조가 아니게 되기 쉽다. 이는 사설시조의 여러 특성이 그리 단순한 내용이 아니라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한데, 만약 사설시조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은 채로 이른바 산문화를 시키게 된다면, 그것은 소설이다. 둘은 ‘이야기’문학이라는 동류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공통분모의 장르이기 때문이다. 고전문학에 있어서의 단편소설은 대개 판소리 마당을 한 바탕 벌일 수 있는 이야기 형식이었다는 점이 그 근거에 해당된다. 그것들은 대부분 사설시조의 특성과 판소리가락이 내포되어있는 양식인 것이다.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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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현대문학 제14권 3호, 1968, pp.65~77.
20) 『현대문학』제25권 제3호(1979. 3.) pp.313~321. 21) 1919년 1월 1일자 발간 동경 유학생 기관지 학우에 발표된 주요한(1900~1979)의 최초 창작시 「시내」, 「봄」, 「눈」, 「이야기」, 「기억」 중 1편. 이 작품은 1931년 新生①에 발표된 시조 「눈오는 날」(평시조 7수)의 습작 같은 느낌을 주는데, 이는 시조 장르에서 사설시조가 먼저였고 평시조가 뒤에 발생되었을 수 있다는 가설을 낳는 경우다.
22) 창조 (창간호, 1919.2)
23) 일반적으로 「불놀이」를 한국 최초의 자유시라고 하나, 그 일 년 전인 1918년 태서문예신보에 황석우, 김 억 등의 자유시가 있으므로 이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김해성 편저, 현대 한국시사전, 1988, pp.201~203). 24) 이경영, 「시조가 근대 자유시에 미친 영향」 초록, 한국현대문학의 사적 이해, 시와 사람, 1996, pp.18~19. 25) 김해성 편저, 현대 한국시사전, 대광문화사, 1988, p.406. 주요한은 조선문단 통권 1호(1924. 10.)에서 자유시의 첫 작가로 1917년경 학지광에 창작시를 발표한 유암(流暗) 김여제를 꼽고 있다. 다음으로 창조 창간 이후의 시작(詩作) 경향에 관하여 개괄 요약하였으며, 자신의 「불놀이」에 대하여 ‘외국문학의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자평하고 자유시라는 형식적 특징을 지녔다고 말하였다. 26) 박을수, 한국시조문학전사, 성문각, 1978, pp.270~272. 27) 임선묵 편저, 근대 시조대전, 홍익사, 1981. 주요한의 시조가 15년에 걸쳐(1925~1940) 47편이 각 문예지에 실려 있음을 볼 수 있다. 28) 신은경의 사설시조의 시학 연구, p.59 29) 김기동 ․ 전규태 외 한국고전소설선, 새글사, 1965. (「변강쇠전」, pp.379~380.) 30) ‣“암행어사 출두야!” 외치는 소리 강산이 무너지고 천지가 뒤집히는 듯, 초목 금수인들 아니 떨랴. 남문에서 “출두야!” 북문에서 “출두야!” 동서문에서 출두 소리가 청천에 진동하고(춘향전,반복법) ‣ “어 추워라, 문 들어온다 바람 닫아라 물마른다 목 들여라”(춘향전,전도법) 31) 김안서,『조선문단통권 7호, 1925, pp.23~27. 32) 오세영, 「한국 현대시의 성찰」, 오세영 외, 한국현대시사, 민음사, 2007, pp.33~34. 33) 김기종의 우리말의 문체론과 수사학, p.43. 34) 이정우, 사건의 철학, 철학아카데미. 2003. pp.19~22. 35) 이지엽의 현대시조쓰기, pp.21~22. 시조에서 음보의 音은 소리고 步는 걸음으로서 한 걸음 한 걸음의 율격을 나타내지만, 역시 걸음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영시의 음보 foot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영시에서의 음보는 한 행에서 반복되는 운율단위를 만드는 하나의 강한 강세와 그와 연합되는 하나 또는 몇 개의 약한 강세들의 조합이지만, 우리 시조의 음보는 롯츠 J. Lots가 분류한 음수율, 고저율, 강약율, 장단율의 어느 것과도 다른 시간적 등장성에 근거한 것이다. 사람이 평상시 걸어다닐 때의 걸음걸이는 그 보폭이 대개 비슷비슷하다. 이 걸음의 시간에 개념을 얹었다고 생각해보자.…(중략)…시간적 등장성이란 율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한 걸음 옮기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범주까지 가능한 것이다. 36) 고려23대 고종 때 ‘백운산인’ ‘백운거사’라는 호를 지녔던 문장가 이규보가 지은 책. 당시에 유행하던 시화(詩話)를 모아 적은 것으로 김부식, 정지상의 이야기도 자세히 기록되어 있음. 37) 연세대 허경진 교수(국문학)가 최근 현대어로 옮긴 홍길동전(책세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홍길동전과는 사뭇 다르다. 일본 동양문고가 소장하고 있는 이 책은 필사본(손으로 베껴 쓴 책) 3권. 원본보다 훨씬 분량이 많다. 홍길동이 율도국을 정벌하는 전쟁과정이 따로 한 권을 차지할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되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각권 마지막에 “다음에 펼쳐질 이야기는 다음권을 구해보시라. 신축년 11월 사직동 세책집의 세책”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고, 첫머리에는 ‘세책 독자를 위한 전편의 요약’이 들어있다. “이런 책을 ‘세책본(貰冊本 ‧ 빌려주는 책’이라고 하죠. 이런 종류의 소설책은 18세기말 처음 나타나 20세기초까지 서울을 중심으로 유통됐습니다.(하략)(조선일보 제25893호 「놋대야 맡기고 빌려읽던 ‘홍길동전’의 감칠맛…」이선민기자 smlee@chosun.com) 38) 장덕순, 한국문학사, 동화문화사, 1980. p.343. 39) 강한영 편역, 단편소설 선(한국고전문학대계⑬), 민중서관, 1978. 주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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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뭔가 대단히 큰 계획을 세웠을 때는 이런 거창한 작업을 우선적으로 하시는 난정님...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