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지 : 부산광역시 기장군 철마면 와여리, 송정리, 임기리 동해바다와 인접한 기장에는 의외로 산이 많다. 금정 백양 황령 승학 등 기장을 제외한 전 지역의 산을 합해도 수적인 면에서 버금간다. 동부의 천마산 아홉산(철마) 일광산 달음산을 비롯 서부 철마산 거문산 공덕산, 남부 개좌산 운봉산 아홉산(회동), 북부 백운산 망월산 용천산 석은덤 등등. 한 눈에 압도될 만큼 고봉준령은 아니지만 그저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고 수수하다. 그래서 더 정감이 간다.
거문산(巨文山 545m)~철마산(鐵馬山 605m) 산행의 묘미는 기장의 모든 산뿐만 아니라 동해바다, 금정산, 대운산, 영남알프스 등 부산과 동부경남 일대의 이름깨나 있는 산의 물결을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하산길에 만나는 의양골 계곡은 부산에도 이런 계곡이 있었나 할 정도로 유량이나 규모 면에서 놀랄 만큼 아름답다.
부산에서 오지마을로 통하는 곳이 기장군 철마면이다. 동서남북 산으로 둘러쌓여 도심속의 전원으로 부산의 변방으로 불린다. 그만큼 조용하여 주말이면 많은 등산객과 마라톤 및 야생화 동호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철마면은 철마산에서 유래돼 쇠말산 샛말 소멀미 등의 이름도 갖고 있다.
철마산의 전설은 이렇다. 철마산은 옛날 큰 홍수와 해일로 인해 오랫동안 물속에 잠겨 있었다. 그후 미역바위의 용굴에서 동해용왕의 명을 받은 용마가 나와 물을 다스리고 나서 정작 용마는 물이 없어 환궁하지 못했다. 용마는 점차 굳어져 작은 쇠말이 돼 최근까지 남아 있었기 때문에 쇠로 된 말이 있는 산이라 하여 철마산으로 불리게 됐다. 봄에는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며 소산벌에서 흐르는 홍류동 계곡은 수량이 풍부해 홍류폭포가 걸려있다. 무더운 여름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봄맞이 산행지로 적극 추천한다.
산행은 철마면사무소 정류장에 내리면 사거리. 면사무소를 지나면 갈림길. 정면의 산이 거문산. 왼쪽 와여마을로 향한다. 마을주차장을 지나 철마 가든정육점을 끼고 우측으로 간다. 미륵사를 지나면 갈림길. 왼쪽 휘어진 길로 오른다. 임도 차단기를 넘어 직진한다. 하우스 민가를 지나면서 본격 산길. 곧 갈림길, 오른쪽 오르막길로 향한다.
왼쪽엔 조그만 저수지가 보인다. 직진하면 백기마을로 넘어서고 양지바른 무덤 뒤로 난 길로 능선을 타고 오른다. 이 정도면 들머리를 제대로 찾은 셈. 소나무가 한결같이 곧게 뻗은 모습이 시원하다. 길은 점차 좁아진다. 왼쪽 아래에 다시 저수지. 결국 저수지를 축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에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10분 뒤 길찾기 유의할 곳. 능선길로 치고 오르는 심한 오르막길이 우측에 열려있다. 무심코 가다간 그냥 지나치기 쉬우므로 꼭 노란리본을 살피자.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급경사길. 거의 숨이 넘어갈 정도다. 25분 정도 계속된다. 마침내 514봉. 참호 모양의 큰 홈이 파여 있다. 주변이 온통 산의 파노라마다.
거문산(巨文山) 정상표지석
왼쪽 거문산, 정면 매바위 용천산 문래봉 석은덤. 몇 걸음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기면 함박산 달음산, 그 우측으로 아홉산 일광산 장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본격 거문산으로 간다. 억새와 송림이 반복된다. 15분 뒤 상봉. 정상석이 없어 산행팀은 '거문산 545m'라고 적은 리본을 달았다.
향후 오를 철마산은 왼쪽 방향. 능선이 곧바로 연결돼 있지 않아 산중 마을인 소산벌을 거쳐야 한다. 낙엽길을 따라 15분쯤 걸으면 갑자기 시야가 트인다. 소산벌로 내려가기 위한 끄트머리 500m 암봉이다. 소산벌이 한 눈에 보이고 골프장인듯 파헤쳐진 곳이 시명산 자락이다.
6분 뒤 소산벌 입구 솔밭. 최근 나무를 베어 길을 낸 흔적이 역력하다. 곧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마을로 간다. 길은 신기하게도 조개껍데기로 덮여있다. 우측은 표고버섯 재배 하우스. 300m쯤 가면 왼쪽에 철마산 가는 길이 열려있다. 억새 오름길이다. 20분 뒤 삼거리. 소두방재다. 왼쪽으로 간다.
오른쪽은 매바위, 망월산, 백운공원묘지 가는 길이다. 10분 뒤 최고의 전망대(574m)를 만난다. 진행방향으로 정면 철마산과 장군봉이 우선 눈에 띈다. 가장 멀리 보이는 신어산, 그 앞 오봉산, 토곡산, 어곡산, 천마산, 염수봉이, 그 앞 능선이 낙동정맥인 운봉산, 천성 1, 2산, 그 뒤 정족산, 울산 문수산, 남암산, 그 앞 대운산, 시명산이 보이고, 뒤돌아보면(동쪽) 문래산, 치마산, 함박산, 달음산이, 남쪽에는 방금 지나온 거문산과 개좌산, 운봉산, 아홉산, 황령산, 금련산, 엄광산, 구덕산, 백양산, 금정산 상계봉이 산의 물결을 이룬다.
여기서 억새군락을 지나 20분 정도 걸으면 임도. 소산벌 입구에서 임도 차단기에서 이어지는 길이다. 계속 임도를 따라 가면 매바위의 망월산, 백운산 가는 길. 차단기 옆 내리막 산길로 향한다. 20여분 뒤 갈림길. 철마산 정상은 왼쪽, 우측길은 정상에 오른 후 다시 내려와 하산하는 길이다.
정상은 여기서 3분 뒤. 조그만 정상석(605m)이 서있다. 발밑으로 금정경륜장 금정체육관 노동포지하철역이, 정면(동쪽)에 거문산이, 남쪽 회동수원지가 확인된다. 하산길은 시종 내리막. 일부 구간 길찾기가 곤란하므로 리본을 따라가자. 30여분 뒤 계곡과 만난다. 의양골이다. 이젠 계곡따라 내려가면 된다.
유량도 풍부하고 너른 반석이 이어져 경관이 수려하다. 몇 차례 계곡을 건너면 '임기마을 식수사용' 팻말이 붙어있다. 계곡수를 따라 14분. 임도에 닿는다. 사실상 산행 끝. 지장암 입구를 지나 15분 뒤 임기마을. 임기교를 건너 임기버스정류장까지는 다시 15분 정도 걸린다. - 국제신문 -
철마산은 부산의 산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고, 정관신도시 일대를 내려다보고 있는 망월산 역시 철마산의 명성에는 뒤처지지만 웬만한 이는 알고 있는 산이다. 근교산 시리즈에서도 철마산은 코스별로 2, 3회 답사한 바 있고 망월산 역시 철마산~백운산 종주산행 편에서 다룬 바 있다. 또다시 이들 산으로 답사를 나선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바로 억새 때문이다.
이번 코스에서 만날 수 있는 억새밭은 신불산 재약산 화왕산의 그것처럼 광활한 수준은 아니다. 아담하다고 할 정도로 작은 규모다. 하지만 억새 산행지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보니 상대적으로 한적해 여유롭게 가을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부산 시내에서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근할 수 있고 배낭도 가볍게 꾸려 부담 없이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물론 기존에 답사했던 길은 최대한 피했다. 철마산으로 오르는 길과 망월산 지나서 하산하는 길도 새롭게 잡았다.
들머리 겸 날머리는 부산 기장군 철마면 임기리 버스 종점이다. 코스를 전체적으로 요약하면 임기버스종점~임기마을회관~지장암 입구~지장암(삼성각 오른쪽으로 진입)~갈림길~쉼터~무명묘~서봉 밑 능선 이정표~전망대~철마산~안부 이정표~임도~574봉(소산봉)~소두방재~헬기장~매암산~망월산~철탑~해밋고개(이정표)~임도~용화사(다빈원)~상곡마을~임기저수지~지장암입구~버스 종점 순이다. 산행거리는 13㎞로 그렇게 길지도 짧지도 않다. 초반과 후반, 합쳐서 4㎞ 정도의 임도를 걷게 되고 억새밭 주변도 거의 평지나 마찬가지여서 크게 힘든 구간이 없다. 휴식을 포함해 5시간이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코스다.
임기리 버스 종점에서 마을 쪽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마을회관을 만난다. 다리를 건너 임기천 왼쪽 길을 타고 마을을 통과하면 계곡 옆 임도를 따라 지장암 입구까지 10분가량 걷는다. '상수원보호구역'을 알리는 현수막이 여러 개 보인다. 임기천과 상류의 임기저수지는 임기리 주민들의 식수로 사용되기 때문에 절대로 오염시키는 행동을 하지 말자.
지장암 입구 초소 앞에서 오른쪽 다리를 건너 200m만 오르면 지장암이다. 무량수전 앞에는 철마가 얹힌 작은 바위 앞에 '철마탑'이라는 안내판이 있다. 옛날 동해 용궁 용왕의 명을 받은 용마가 잦은 해일과 홍수로 피해가 큰 이 지역에 출현해 물을 다스리고 수해를 없앤 후 미처 환궁하지 못하고 서서히 몸이 굳어 철마가 됐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이 전설은 바로 철마면과 철마산의 지명 유래에 얽힌 유명한 이야기다.
무량수전 위 삼성각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물 마른 작은 지계곡이다. 길도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계곡을 따라 30여 m만 올라가면 횡으로 달리는 훌륭한 산길을 만난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오른쪽 직진 방향을 잡고 10분쯤 가면 의자 역할을 하는 작은 바위가 2~3개 있는 쉼터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지능선을 타고 오른다. 여태까지와는 달리 제법 경사가 가팔라진다.
20분 후 무명묘를 지나 10분만 더 오르면 이정표가 있는 서봉 아래 능선 갈림길. 주능선에 오른 셈이다. '철마산 0.3㎞' 표시를 보고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3분 후 오른쪽 조망이 탁 트이는 전망대에 서면 다방봉에서 장군봉 계명봉 고당봉 원효봉 의상봉 대륙봉 상계봉까지 이어지는 금정산 주능선이 모두 드러난다. 또 회동수원지와 회동아홉산 윤산은 물론이고 멀리 백양산과 장산 영도 봉래산 등 부산 시내 대부분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기막힌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용왕에서 파견된 용마의 전설이 깃든 철마산 정상까지는 2분이면 족하다. 정상을 지나 내리막을 따르면 2분 후 만나는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계속되는 내리막 10분 후 이정표가 있는 안부 갈림길. 왼쪽은 우영골을 따라 임기마을로 하산하는 길이다. 수년 전 거문산~철마산 코스를 답사할 때 하산했던 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직진 방향 능선을 택해 약간의 오르막을 탄다.
10분 후 이정표가 있는 임도를 만나면 일단 임도를 건너 산길을 탄다. 이곳부터 서서히 억새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어느샌가 억새 군락지로 변한다. 곳곳에 쉼터를 겸한 벤치와 목제 울타리가 보인다. 주변은 온통 억새 천지다. 15분 정도 줄곧 억새밭을 끼고 걷다보면 돌 무더기가 있는 574봉에 닿는다. 일명 소산봉으로도 불리는 이 봉우리에 서면 정관신도시와 문래봉 달음산 동해까지 한눈에 드러나고 북쪽으로는 매암산과 망월산 백운산까지 조망된다.
망월산 방향인 북쪽으로 길을 잡아 3분만 내려서면 벤치 4개와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 즉 소두방재다. 옛날 정관 주민들이 동래까지 왕래할 때 개좌고개와 함께 주요 통행로로 사용했다는 고개다. 오른쪽은 소산벌과 문래봉 달음산 중리 방향이지만 계속 직진한다. 3분 후 키 작은 소나무가 드문드문 자라고 있는 헬기장에 반가운 '준·희' 표지판이 보인다. 본지 근교산 취재팀의 제2대 산행대장을 역임한 최남준 선생이 설치한 이 표지판에는 '용천지맥 555·0m'라고 표기돼 있다.
널따란 길을 따라 3분쯤 더 가면 두 번째 헬기장 직전에 이정표를 보고 오른쪽으로 40m쯤 들어가면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큰 바위 위에 올라서 있음을 알게 된다. 매암산 정상석이 있는 곳이다. 매가 살았다고 매바위 또는 산을 닮은 바위라고 해서 뫼바위라고도 불렸던 이 바위는 현재 매암바위 또는 매암산으로 불린다. 기장 8경 중 제6경인 소학대(巢鶴臺)가 바로 이 매암바위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소학대란 학이 둥지를 짓고 살았다는 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북쪽에 우뚝 솟은 바위 절벽에 망월산 정상이 보이고 발아래로는 정관신도시, 고개를 들면 달음산과 동해바다 문래봉 장산 등이 그려내는 풍광이 시원스럽게 드러난다. 매암바위에서 다시 이정표 앞으로 나와 임도처럼 널따란 길을 따른다.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한 능선상의 방화선 역할을 하는 길로 보인다.
이쯤에서 억새밭은 거의 끝난다. 5분 후 우뚝 솟은 바위봉 앞에서 소학대 안내판을 끼고 오른쪽 바위 위로 오르면 망월산 정상이다. 산불감시초소와 정상석이 있다.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나 전망을 살피니 이번 산행 코스 중 최고의 조망을 보여준다. 기존의 풍광들과 함께 조금 전 거쳐온 매암바위의 절경이 펼쳐지고 북쪽으로는 울산 대운산, 북서쪽에는 양산 천성산까지 눈에 드는 절대 조망처다.
왼쪽으로 하산하는 길을 따라 1분쯤 내려서면 다시 넓은 능선길이다. 이제는 백운산 방향인 북쪽으로 길을 잡는다. 15분 후 철탑을 지나고 5분만 더 내려서면 안부 갈림길이다. 일명 해밋고개. 이곳에서 직진하면 백운산으로 가는 길이지만 새로운 하산로 개척을 위해 왼쪽으로 꺾어 계곡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60m쯤 내려서서 임도를 만나면 가로지른 후 계속 계곡 쪽 산길로 내려선다.
10분 후 T자형 갈림길. 임도처럼 보이는 널따란 길이다. 왼쪽으로 꺾어 이 길을 계속 따르면 10분 후 용화사와 다빈원 간판이 함께 있는 임기천 최상류에 닿는다. 차량 통행도 가능한 널따란 임도다. 오른쪽으로 꺾어 임도를 따르면 임기저수지를 지나 지장암 입구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이곳에서 임기마을 버스정류장까지는 15분 정도 잡아야 한다. - 국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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