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20분 역시 일어납니다. 화장실은 2개 샤워실도 2개 하지만 대부분 6시쯤 길을 나설 수 있지요. 6시 5분전인데 늦었어. 어떻게 해. 규칙은 딱딱할 필요가 없습니다. 똘레랑스라고 프랑스의 관용이 소개된 적이 있지요. 굳이 그것을 지키려고 하기보다는 내용과 하고 있는 행동들을 지켜보면 사실 규칙은 별 필요없습니다. 때문에 약간 늦은 6시 15분쯤 출발했지만 하루 길을 나서는데 큰 문제가 없지요.
어제 가기로한 트리아카스텔라에서 아침을 먹었지요. 백프로 오렌지주스와 빵 버터로 아침을 해결 빵이 맛있다고 다들 좋아하네요. 자기돈보다 제가 사준다고 더 좋아하는 것 같네요. 이럴땐 정말 짠돌이가 따로 없습니다.
산길과 도로 그리고 어김없이 나타나는 돌담길과 동화책속 그림같은 집 근대 양치기를 위해 농부를 내쭟은 유럽역사를 느끼듯 광대한 목초지가 걷는데 심심하지 않게 합니다.
중간쯤 마을 집안 달걀 빵 주스 과일 등등 먹을 것 가득한 곳에 도네이션이라 적혀있네요.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는 친구들 참 좋아하며 각자 알아서 기부하며 음식을 먹습니다. 사실 사람을 믿으면 더 많은 돈이 들어오지 않을까요. 우리만 하더라도 먹는 양보다 휠씬 많은 돈을 기부했으니까요. 이런 정신이 참 좋습니다. 돈이 없는 사람들은 신경쓰지않고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까요. 주인 또한 따뜻하게 맞이해주고 나갈땐 깊은 포옹까지 해주네요.
삼일째 많이 걸어와서 적게 걸을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정한 숙소는 주위 식당이 너무 멀고 또 1km 넘게 왔지만 방이 없네요. 어쩔수없이 사리아 도시까지 24km넘게 걸었네요. 그래도 걸어온 구력이 있는지 잘 걷습니다.
대도시답게 숙소 또한 깔끔하네요. 씻고 저녁 먹고 대성당까지 또 걸어가서 순례자여권 도장을 찍고 왔습니다. 유럽은 과일 등 생필품이 정말 쌉니다. 저같은 사람은 천국일듯 하네요. 맥주값도 싸네요. ㅋ 내일 먹을 과일을 조금씩 싸오는데 사과 복숭아 체리 조금해서 1.7유로밖에 안하네요.
뭐 조금씩 물집도 늘어나고 근육통에 힘들어하면서도 숙소오면 언제 그랬냐듯 시끄럽게 놀고 있습니다.
핸드폰이 없으니 당연 이야기는 늘어날 수밖에 없지요. 모임하면 가끔씩 제 말투 흉내도 냅니다. "애들아 스스로 생각해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직 여행초반입니다. 천천히 이야기보따리 풀어보아야 하겠지요.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친해지고 그러다 또 싸우기도 하고. 저 또한 어떻게 풀어가야할지 늘 고민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있는 그대로 가만히 두고 들어주면 스스로의 힘이 생기더라구요. 앞에서 천천히 걷다보면 뒤 아이들 이야기가 들립니다. 대부분 학교이야기지요. 미안하지만 부모님이야기는 거의 없습니다. ㅋㅋ 그래서 자식 키워보았자 쓸모없다고 하는가봅니다. 그래도 내리사랑이겠지요. 더 주고 싶은 마음이 부모이니까요. 그 감정은 유지하되 삶은 더 떨어져 바로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리사랑이 지나쳐 집착일때가 많다고 생각이 들때가 참 많습니다.
이제 5ㅡ6일정도 남았네요. 생각보다 빨리 걸어서 더 여유있게 걸을 계획입니다. 남은 기간 또 생각하며 이야기하며 걷겠지요. 다 이유는 다르지만 같은 길을 함께 걷기에 모두가 친구인듯 올라! 부엔 까미노 (좋은 순례길)를 외칩니다.
삼삼 오오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걷다 이야기하며 이야기하며 걷는다.
훌륭한 식사에 낼 수 있는 만큼 또는 필요한 만큼 먹는 도네이션.
마을마다 한나씩 이상은 꼭 있는 성당
가방없으니 더 신나는 듯. 도시에 와서도 씩씩하게 마을을 돌아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