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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19일 토요일...
예정대로라면 난 오늘 나리타행 비행기를 타고 이미 도쿄에 가 있어야 하는데...;;;
할 일도 없는 토요일에 출근해서 심심하기도 하고 아쉬움에 푸념처럼 이러고 앉아 있다... ;;;;;;;;;;;;;
뭔 소리냐구???
그게 말야... ;;;;;;;; 그게... ;;;;;;;;;; 그러니까... ㅡㅡ;;;
남들이 들으면 참 할일 되게 없나 보네 할 만큼 참 특이한 취미(?)를 가진 나...
친구들은 어찌 이해할까??? ^^;
내 얘길 듣고 친구들의 이해는 물론 고맙지만 비난은 성깔이 좀 있는 관계로 열은 좀 나겠지만... ^^;;
그 동안 쌓은 나름의 내공으로 시크하게 다 받아주마... ㅋㅋㅋ
우리친구들 모두가 이해 할 수 없다 해도 음악하는 정현이는 혹 이해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쉽지만은 않은 내 얘기를 해보려 해... ^^;;; 아... 쑥스럽다... ^^;;;;
우리가 서로 못 보고 지낸 세월동안 이 친구에게 이런 일이 있었구나... 이런 면도 있구나 정도로만 이
해해 줬으면 좋겠다... ^^
*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1999년 12월 30일...
그날 저녁엔 웬일로 아이녀석 둘 다 일찌감치 자길래 오랜만에 홀가분한 맘으로 TV를 켰지...
KBS 연말 가수대상 시상식을 하더라...
그 자리엔 오래전에 후배들을 위해 대상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조용필이 나왔기에 어머! 웬일??? 하
면서 반가운 맘에 방송을 지켜봤지... 이날 아마도 조용필이 20세기 최고가수상을 받은거 같아...
그리고는 그가 직접 대상을 발표 했는데... ‘조성모’라고... 참 앳되어 보이고 참하게(?) 생긴 낯선 친구가
대상을 받기에... 대상을 받을 정도면 누구나 다 알아야 정상 아닌가??? 하면서 그동안 내가 너무 음악
프로 하고 거리를 두고 살았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
내가 음주가무에 젬병이라 노래를 잘 부르진 못해도 듣는 건 아주 좋아해서 결혼 전엔 조용필, 이문세,
이선희등 가수들이 창원에서 가끔씩 콘서트를 하면 더러 가긴 했었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그런거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았거든... ^^;
그가 대상 트로피를 안고 감격에 겨워 앵콜송을 부르는데...
물론... 나는 노래 제목도 모르고 그날 처음 듣는 생소한 노래였지...
♬아마 오셨을텐데... 우릴 위해 축복해 줄 사람들...
그냥 그렇게 믿어... 우리 밖에 없다고 여기면 안돼...
이제 서약해야해... 일생동안 사랑하겠노라고...
넌 대답 안 해도 돼... 내가 두 번 말하면 되니까...
눈물 흘린 거니? 내 품에 안은 네 사진이 젖었어...
왜 좋은 날에 울어 너까지 이제 마지막 네 소원이었잖아...♬
딱 여기쯤이었어... 노래를 듣는데 가슴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 들더라...
나도 모르게 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고 노래가 끝날 즈음 난 아예 흐느끼고 있었지...
내가 무슨 남모를 사연을 안고 사는 사람도 아닌데... 그 가슴 시린것 같은 느낌은 지금도 생생한 듯하
다... 이후에 그 곡이 ‘For Your Soul (슬픈영혼식)’ 이란걸 알았지...
세상에...
무슨 남자가 노래를 저렇게 애절하게 불러???...
무슨 놈의 노래 가사가 저렇게 슬퍼???
조성모라고??? 너 도대체 누구니???
그날 늦게까지 가슴이 마구 뛰더라... 그의 팬이 되는 시간까진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어...
그 다음 날로 당장 레코드가게로 뛰어가서 조성모 1집, 2집을 사들고 왔고 그에 대한 정보를 여기저기
서 모았지... 알고 보니 그는 GM이라는 기획사 소속이었고 1998년 10월 ‘이소라의 프로포즈’라는 프
로로 첫 방송데뷔를 했고 ‘To Heaven'이라는 곡으로 얼굴을 알리지 않은 채 뮤비만을 공개해 화제가
됐든 인물이라 했어... 그 뮤비가 바로 우리나라 뮤비 판도를 바꾸어버린... 최초의 ‘드라마타이즈’를 표
방한 뮤직비디오였지...
그렇게 나의 팬질(^^;)은 시작된거 같아... ^^;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게 올해로 벌써 10년 세월이다...
그를 알고 나서 해마다 가을을 기다렸지...
여느 사람들에게 가을은 고독의 계절이고 남자의 계절이고 추수 뒤의 메마르고 황량한 벌판을 먼저 떠
올리고 바람에 이리저리 뒹구는 낙엽과 따뜻한 커피를 생각나게 하는 계절이지만...
내게 가을은 언제나 그를 데려다 주는 아름다운 계절이었지...
늘 새로운 음반과 공연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 주었거든...
때때로 어떤 문제로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 그를 만날 수 있기도 했지만 그 기다림 마저 행복이었지...
그의 노래엔 언제나 가을 냄새가 배어 있는 듯 했고 애틋한 사랑얘기와 이별얘기가 가슴을 울렸지...
새 음반이 나오면 CD와 부클릿을 무슨 보물마냥 껴안고 살았고 보통 12곡 이상 되는 수록곡의 가사들
을 3일 만에 달달 외웠더랬지... ^^;
집이든 차 안이든 그의 음악은 늘 켜져 있었고 세상의 수많은 소음 속에서도 미세하게 들리는 그의 노
랫소리는 귀신처럼 알아내는 특이한 귀를 갖게 되었고 길을 가다 그의 노래가 들리면 그 자리에서 그의
노래가 끝날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 이상한 버릇도 생겼지...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도 알고 보면 조성모... 그 때문이었어...
음반을 내고 활동을 시작하면 팬들의 조직적인 홍보가 필요한데 요즘처럼 인터넷 시대엔 블로그가 상당
한 역할을 하거든... 그에 관한 기사 포스팅이나 음반소개, 공연일정, 공연 후기등을 주로 올리지...
거기에 내 개인적인 관심사나 편지등 개인적인 내용도 많아서 평소엔 내 개인적인 카테고리는 비밀글로
등록해놔서 볼게 별루 없지만... 특히 요즘처럼 활동을 안 할 땐 모든 항목을 볼 수 없게끔 해놓았어...
와봐야 전혀 새로운게 없으니 어쩌다 오는 사람들도 짜증나거든... ^^;
*
한 4~5년째까지는 남편과 우리언니 외엔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든거 같아...
그래서 자주 얼굴 보고 만나는 사람들도 그 사실을 전혀 몰랐지...
그땐 나의 팬질 영역이 그리 넓지 못 했든 이유도 있었지만 왠지 쑥스러웠거든... ^^;;;
내가 꼭꼭 숨겨놓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우리 집에 오는 사람들이 몇 개 되지도 않는 조성모의 흔적
을 용케 보고는 “조성모 팬이세요???”한다... 내가 “아... 네~!” 하면 여자들은 공통분모처럼 “저도 조성
모 좋아해요...” 내지는 “저도 조성모 CD 몇 개 갖고 있어요...” 한다...
내가 같은 직장에 꽤 오래(?) 있다 보니 저절로 사무실 남자들이 내가 조성모 팬이라는 걸 알게 되었더
랬지... 조성모 콘서트 기사가 뜨거나 어떤 기사에 오르내리면... 아예 작정하고 대체로 이런 질문들을
늘어놓는다... 그럼 난 처음엔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을 하지... ^^;
직원 : “조성모가 당신 알아요???”
나 : “글쎄... 대놓고 아는 척 한적 없으니 안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누구세요???“ 한 적도
없으니 모른다고 할 수도 없겠지...”
직원 : “팬 한지 오래됐다면서요???
나 : “하지만... 난 아마도 수많은 모래알 중 하나일걸... ㅋ”
직원: “근데 왜 좋아해요???”
나 : “글쎄... 딱히 찝어 말하긴... 10년 세월이니 다 좋아서라기보다는 애증이 있나 보지 뭐... ㅋ” ^^;
직원: “조성모에 대해 얼만큼 아세요???”
나 : “흠... 20년 가까이 알아온 내 남편도 때때로 낯설어 보이고 너무나 잘 안다고 생각한 내 형제자매
도 생뚱맞을 때가 있는데 하물며... 어떻게 다 안다 할 수 있겠어...”
직원 : “남편이 좋아요??? 조성모가 좋아요???” ㅡㅡ;;;
나 : “그건 아마도 아이에게 만원짜리 1장이 좋아? 오천원짜리 2장이 좋아? 묻는거랑 같을걸...ㅋ”
직원 : “혹시 남편.. 아니... 가정생활에 뭐 문제 있어요???” ㅡㅡ;;;
나 : “참나~! 한 대 얻어맞고 싶나???... Never~~~!!!” ㅋㅋㅋㅋㅋ
질문이 이 정도에서 끝나면 좋은데 계속 이 질문 저 질문 하면 솔직히 귀찮고 성가셔서리... ;;;;;;;;
“저기... 미안하지만... 그냥 난... 나 살든 대로 앞으로도 쭉~ 살거니까 날 이해하려고 애쓰지마라...
고마 아예 신경 꺼는게 댁 정신건강에 좋을끼다~!...” 한다...
아니 내 남편이 괜찮다는데... 문제없다는데... 자기들이 왜 그러실까??? ㅋㅋㅋ
실은 이 문제로 남편과 어느 날 심각하게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이날 이전까지 남편은 내가 조성모의 크고 작은 공연이나 행사에 가는 걸 불편해 했고 나는 남편이 때
때로 배타고 나가서 위험한 낚시를 하는 걸 무척이나 싫어했지... 때마다 서로 하고픈 걸 하기 위해 약
간의 신경전을 벌였지... 그날의 대화로 결국 합의점을 찾은게...
서로의 취미 생활에 테클 걸지 말고 배려해주기... 대신 서로의 취미생활로 인해 집안 대소사에 지장
주지 말기... 스케줄 없는 날은 항상 가족과 함께하기...등 별루 어렵지도 그렇다고 쉽지도 않은 약속을
하게 되었지...
근데 그 약속이후...
왜 진작 이렇게 하지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ㅋ
내가 서울로 대전으로 멀리 일본까지 날아다닐 때 남편은 아이들 밥 챙겨주고 집안일 하고 큰일(?) 하
러 다니는 마누라 역까지 데려다 주고 새벽에 데리러 온다 해서 감동(^^;) 주기도 하고 어쩌다 조성모가
TV에 얼굴을 비추면 부엌에서 일하는 나 보라고 불러 주기도 하고 때때로 창원에서 시댁까지 가는 동
안 1시간 넘게 쉬지 않고 내내 조성모 얘기로 수다 떨어도 잘 들어줘서 고마운 맘 들게도 하더라.. ^^;
난 남편이 좋아하는 낚시 맘 놓고 갔다 오라고 새 낚시대에 비싼 구명조끼에 낚시가방... 외투까지 아낌
없이 해주고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따뜻한 커피 보온병 가득 담아주고 때때로 김밥도 말아줬고 용돈도
챙겨 주고 더운 여름 저녁엔 시도 때도 없이 진해로 창원 귀산동으로 낚시를 따라 다녔었다... ㅡㅡ;;
근데 그렇게 서로에게 배려를 해주니깐 한 개도 짜증이 안 나고 즐거운 맘으로 하게 되더라... ^^
*
팬질 10년의 세월동안 수없이 많은 일들이 있었지...
굳이 몰랐으면 좋을 일도 더러 알게 되어 속상할 때도 있었고 팬이라서 남 보다 좋은 소식 먼저 듣게
되어 기쁠 때도 있었지...
데뷔부터 수년간 최고의 정점에 있든 그에게 세상은 언제까지나 1위를 허락하지는 않았지... 그가 어린
나이에 최고의 자리에 올라 조금씩 조금씩 아래로 내려오는 모습을 안타까운 맘으로 지켜봐야 했고 연
예인이라는 이유로 세상이 그를 마구 흔들 땐 속도 상했고 무대 위에서 열정을 다하는 그와 보이지 않
는 곳에서의 인간적인 모습도 보았지...
이젠 어느덧 중견가수라 할 만큼 세월이 흘렀고 아이돌이 넘쳐
나는 음악시장에서 그가 음반 판매량이나 차트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고 한국과 일본을 넘어 더 넓은
곳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는 멋진 뮤지션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때는 그의 음악을 좋아하고 공연을 보러 다니는 건 나 스스로에게도 보는 이들에게도 꽤 괜찮은 취미
로 이해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사람 자체를 좋아하는 건 어떻게 이해될지... 더군다나 사람을 좋아
하는게 취미가 될 순 없지 않은가... 게다가 외기러기 사랑이라니... 이 문제에 대해 나름 고민한 적도
있지만... 이젠 둘 다 조화롭게 아우르는 방법을 나 스스로 터득한지라 모든게 편하다...
전엔 그런 생각도 했었어... 이 열정을 다른 곳에 쓰면 훨 낫지 않을까???
예를 들면 아이들 공부에 더 신경을 쓴다든가 집안일과 남편에게 더 애정을 쏟고 좀 더 나은 직장을 위
해 시간을 투자한다든가...
이 문제에 대해선 정말 진지하게 고민 했었는데 결론은 지금보다 더 좋을 순 없다였지... ㅋ
나의 이모든 열정을 포기해서 아이에게 매달린다고 아이 성적이 월등 해진다는 보장도 없고 집안일은
지금도 주변사람들이 고만 쓸고 닦아라! 몸도 생각해라! 할 지경이고 남편과의 관계는 솔직히 말해 나
는 애들 보다 남편을 더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상한 엄마라 여기서 더 뭘 어떻게 하는 건 집착이 될 거
같고...^^; 더 나은 직장으로 간다 해도 지금처럼 시간 좋고 맘 편한 직장일지 의문이 들더라...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이윤 다 좋게 생각해서 나로 인해 아이 성적이 오르고 돈을 좀 더 번다해서...
내가 과연 행복할까??? 글쎄... 나 스스로는 별루 행복하지 않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이기적인 건진 모르겠지만 나도 얼마든지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니깐... ^^;
그동안 수도 없이 이제 그만... 하고는 돌아서서 마음을 다잡았었지만 결국은 다시 돌아가게 되더라...
지금은 내 감정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순응하면서 살고 있어... 팬이 아닌 일반인으로 돌아
가려 나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 않고 때론 조금 멀리서 그냥 지켜보는 여유도 갖게 됐지....
사람들은 보통 연예인을 좋아하는 건 사춘기 청소년들이 감기처럼 잠깐 그러다 마는 것 또는 돈 많고
할 일 없고 생각 없는 여자들이 떼로 몰려다니는 일이라고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는거 같아...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친구들에게만은 얘기 해주고 싶어...
다른 팬들의 경우는 어떤지 사실 잘 모르지만... 오랜 시간 동안 봐오고 만나온 내 주위의 조성모팬들은
위에서 열거한 사람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더라...
일단 조성모의 경우 팬층이 굉장히 다양해...
엄마의 영향으로 뱃속에서 부터 조성모의 음악을 듣고 자란 꼬맹이부터 연세 꽤 있으신 할머니까지...
그중에서도 30~40대가 가장 많은데 대체로 직장여성이 대부분이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꽤 있
더라... 더러 전업주부가 있긴 하지만 수적으론 일부인거 같아...(여기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건 전업주부
를 집에서 노는 사람으로 취급 하는건 정말 잘못된 인식이라고 봐... 전업주부도 여느 직장여성 못지않
은 사회적 역할을 한다는 걸 우리나라 남자들은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니깐 일단 할 일 없고 노는 사람들이 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지... ㅋ
그리고 돈...
공연을 다니고 음반을 구입하는 일련의 행위등...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 서포트 하는데 비용이 얼마나
들까???
어느 날 나 스스로도 궁금한 적이 있어서 꼼꼼하게 체크 해 본 적이 있는데 팬마다 참여 정도와 가수의
활동기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참석율이 평균치 이상인 내 경우 ...
음반, 음원 구입비와 공연 티켓비 외에 교통비, 기부금, 기타등등... 조성모와 관련된 모든 일체의 것을
포함한 금액이 월평균 12만원정도 소요되더라... 물론 일본 공연 같은건 아주 특별한 경우니까 예외지
만... 사람에 따라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12만원 투자 하는게 사치고 허영이
라고 보는 건 무리 아닐까???
12만원이면 웬만한 여성복 브랜드 블라우스 1장 값 정도이고 자기관리를 위해 수영이든 헬스를 하려 해도
그 정도 비용은 들 것이고 내 사무실 근처 아무 미용실에서 괜찮은 퍼머 한 번 해도 그 정도 비용은 보통이고
남자들 하루치 술값도 안 되는 금액에 종교 활동에도 그 정도는 충분히 든다고 알고 있어...
나의 경우 특별한 종교도 없고 미용실은 6개월에 한 번 정도 머리 자르는게 다고 운동이라곤 숨 쉬기와 저녁
산책, 가끔 남편이랑 정병산에 오르는 등 일단 돈 안 드는 것들이고...^^; 옷은 딸내미가 버린 옷 주워 입는
데 꽤 쓸만한 옷들이 많아 별 문제 없거덩...ㅡㅡ;;;
그니까 돈 많은 여자들이 하는 일이라고 매도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본다... 글고 난 애당초 돈 있는 여
자 축에 끼지 못하는 지라 돈이 많이 들었다면 아무리 좋아도 그렇게 오래 하진 못했겠지... ㅡㅡ;;
아무리 그래도 기본적으로 밥 먹고 살만해야 그런 것도 하지... 살기 바빠 봐라 그런게 눈에 들어오는
지...그렇게 말하고 싶은 친구도 있을거야... 맞는 말이다... 아주 큰돈이 들진 않는다 해도 기본적으로
돈이 드는건 사실이다... 내 주위에 오래하든 팬들이 보기 힘들어 지는 가장 큰 이유가 맘이 떠나서라기
보단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맘의 여유가 없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그래서 오래하는 사람들이 대부
분 직장여성인지도 모르겠다... 경제적인 이유로 좋아하는 걸 접어야 하는건 참 슬픈일이다... 그래서 늘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
자기합리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를 포함한 내가 아는 그들은 단지 심심해서.. 남아도는 시간
을 때우려 공연장에 가고 음반을 사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가수가 뮤지션이 되고 아티스트가 될 수
있도록 뒤에서 마음을 모아주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 내가 봐온 그들은 누구보다 열심
히 자기 일을 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다하는 사람들이었어...
나 스스로도 내가 좋아하는 이일 보다 우선은 내 가정이라는 원칙은 꼭 지키려 해...
시댁이나 친정식구들 아무도 눈치 못 챌 만큼 집안 대소사는 다 챙겼으니까...
엄마 생일은 잊어 먹으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 생일 선물을 챙긴다는 건 누가 봐도 넌센스고 웃기
는 일이라고 보거든...
여튼... 우리 친구들만이라도 그런 선입견에서 벗어나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
작년 이맘때 오사카와 도쿄에서 조성모 대형 콘서트가 있었지...
그 공연에 너무 가고 싶어 미리 얘길 해두었는데도 말끝을 흐리는 남편을 구슬려 결국 다녀온 도쿄...
그때 만났든 일본 팬들과 그 곳에서의 추억이 너무 좋아 올 해 다시 가기로 약속되어 있었는데...
그날이 바로 오늘인데... 오늘은 도쿄에서 공연이 있는데... ㅠ
예상치 못했든 조성모의 발목 골절 사고로... 전국투어 콘서트와 일본 콘서트... 24일엔 부산에서의 멋
진 크리스마스 콘서트... 세종문화회관에서의 초대형뮤지컬 모차르트등... 가을부터 꽉 짜여있든 모든 일
정이 취소되어 버렸어... ㅠㅠ
어쩌다 보니 올 가을은 그와 우리 팬 모두에게 너무도 잔인한 계절이 되어 버렸다... ㅠ
아마도 내년 5월까진 까만 blink 상태로 보내야 할 거 같아 많이 우울하다...ㅠ
살다 보면 쉬었다 가야 할 때도 있고 좀은 느리게 가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니까... ㅠㅠ
살면서 특별한 어떤 문제가 없어도 때때로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마음의 감기...
그걸 이기는데 조성모의 노래와 공연만큼 좋은걸 찾지 못했어... 아마도 그가 음악을 계속하고 내 신변
에 크게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도 나의 팬질은 계속되겠지... 그랬으면 좋겠다...
내게 숙제가 있다면 나이 들어 남편과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취미를 갖는 건데 남편이 낚시를 너무 좋아
하니 내가 낚시를 같이 하든가 내가 조성모와 조성모 공연을 너무 좋아하니 남편이 공연장에 함께 하는
건데 전자는 나만 좀 희생(?)하면 될 거 같은데 후자는 남편에게 영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아님 둘
다 산에 가는 걸 좋아하니 서로에게 부담 안 주는 등산을 하든가... 돈 좀 있는 내 아는 사람이 골프 어
쩌구 저쩌구 하면서 권하길래 “돈 없다 고마!!!” 며 일언지하에 잘라버렸다... ㅋㅋㅋ
쓰다 보니 좀 길어졌네... ㅋ
우습지??? 너 정신연령이 몇 개냐고??? 놀리고 싶을지도 몰라...
나도 가끔씩은 내 정신연령이 몇 개인지 묻고 싶을 때가 더러 많으니깐... ^^;;;;
주말인데... 난 공연 못 가서 우울한 맘 달래려 가족들이랑 영화를 보러 가든지 마트를 가든지 하튼 뭐
라도 해야 할거 같아... 다들 가족들과 좋은 주말 보내고 월요일에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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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내생각엔 나쁘다고 생각지 않는다...니 말대로 이젠 한 남자의 아내이고
아이들의 엄마니까 가족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이상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건 널 위로하려고 하는말도 아니다..
난 집사람에게도 왠만하면 하고픈걸 놔두는 편이다..
단 애들이나 가정에 불편함을 주지 않는 한도내에서...
그것으로 인해 자신에게 활력소가 된다면 가정에
더욱 충실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내가 오히려 더욱 동호회 같은데 가입해서 즐거움을 찾으라고 한다.
그리고... 팬이 있어야지만 그 가수는 살아갈수 있는 힘이 되고 더욱 더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조성모! 필링은 정말 좋아...힘내라...골절인데 뭐...홧팅.!!
그렇게 말해 주니 정말 고마운걸... 웬만한 남자들은 그렇게 생각지 않거든... ^^
영미야 그러지말고 니 소설함써보면안될까잘은모르지만 글솜씨가 넘좋은것같아
왜이러셩...ㅋ 부끄럽다... ^^;
갑짜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숲이 생각이 난다.
처음에 도입되는 부분이 그냥 지난 이야기를 흘리며 시작되는 부분에서
Dr. John이 부르는 남부특유의 Jazz 음이 뒤석이고
비에 흠뻑 젖은 길가에 11월의 단풍이
너무나도 깊은 과거 속으로 나를 던져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참 신나게 글을 적고있는데
왠지, 나를 툭치면서
"어제 무했노?"
정말 멍하게 한데 맞은 것 같다.
아... 이판우! 또 어렵다... 판우 네가 소설 쓰라... ^^;;;
허걱*@#$%^&*
내생각을 정리했다
어렵다고 생각하다는 것에 정말 허걱하지만
그냥 저놈은 저렇터라고 생각해라
그냥
니글을 읽어면서 무라카미 하루키와
예전에 11월 교토에서 비를 맞으며
단풍이 셋빨같케든 길을 걸어가다
쇼바를 묵고나오는 것이 생각이 많아 났다
그리하여 그냥 적은 것이다
걸어가는 곳에 셋빨간 단풍이 참 좋았읍니다
그렇다고 그 소설은 읽지말아라
그냥 통속적인 일본소설이고
수준이 그냥 질낮은 P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글 읽고 나니 어린왕자 생각난다..
자기 마음속에 한가지의 소원! 소망! 희망! 바렘같은것들..
아마모두 가지고 있으리라고 생각해!...
그런 마음속을 들여다 본것 같다.... (순수 했던 어릴적 친구니까.) 내 마눌님에게도 앞으로 그런 마음으로 대해야겠다...
영미야. 너의 감수성과 너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나두 한때 아주많이 좋아했던 배구선수가 있어 팬레터도 써보곤했는데 너처럼 팬질은 못했다...너의 그마음과 그열정이 영원히 지속되길....
나는 너한테 조성모 좋아한다는 얘길 들었던거 같은데...
잊어버리고 있다가 다시 생각났다.
얼마전 TV에서 너처럼 팬질(?)하는 아줌마들을 조명한 방송을 봤는데
정말 순수하게 맘을 전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맘이 그럴수 있다는것에 대해 부럽다.
영미야,,, 너의 글을 만나면서, 또 다른 널 만나곤한단다... 잘 읽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