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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는 www.beatlesj.co.kr 이지만 작성자는 윤민님입니다.)
Help! (1965)
TRACKS
1. Help!
2. The Night Before
3. You've Got To Hide Your Love Away
4. I Need You
5. Another Girl
6. You're Going To Lose That Girl
7. Ticket To Ride
8. Act Naturally
9. It's Only Love
10. You Like Me Too Much
11. Tell Me What You See
12. I've Just Seen A Face
13. Yesterday
14. Dizzy Miss Lizzy
REVIEW
Beatles For Sale을 통해 이미 드러났던 비틀즈의 호소는 급기야는 'Help!'라는 외침에까지 이르게 된다. 전란중에 태어나 어릴때부터 가난을 맛보며 Liverpool 촌구석에서 자라난 이 4명의 젊은이들은 이제 모든 것을 갖게 되었다. 이들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꿈조차 꿀 수 없었던 엄청난 돈을 얻게 되었고, 전세계 젊은 여성 팬들의 섹스 심볼이 되기도 했다. 더이상 바랄 수 없는 부와 명예를 갑자기 손에 거머쥔 것이다. 하지만 "돈만 있으면 자유도 얻을 수 있다"고 노래하던 이들은 결국은 자유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실제로 당시의 비틀즈에게는 매일매일이 일의 연속이었다. 공연을 마친 후엔 극성 팬들을 피해 경찰의 보호하에 호텔로 피신해야 했고, 거의 감금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해야 했다. 그리고 다음날도 공연을 하거나 스튜디오로 가서 녹음을 하거나... 한마디로 공연장 - 호텔 - 스튜디오를 왔다갔다 하는 단순한 생활의 연속이었던 것이다(집 - 회사를 오가는 나의 생활과 비슷하다는 생각). 물론 이들도 음악을 일로 생각하지 않고 즐겼지만, 그것도 하루이틀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실제로 비틀즈는 1966년 8월 29일, 샌프란시스코의 Candlestick Park에서 마지막 공연을 할때까지 무려 1,400여회의 공연을 했다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 숫자다. 이들은 라이브 공연 중 목숨을 잃을뻔한 적도 한두번이 아니라고 한다. 이들의 옷깃이라도 스치기 위해 달려드는 극성 팬들은 물론이고, 실제로 테러위협까지 받은적도 있다. 1966년, '지금의 비틀즈는 예수보다도 인기가 더 높다'고 말한 John의 악명높은 발언이후 공연중 폭탄테러 위협을 받아보기도 했고, 필리핀 공연중에는 당시 마르코스 대통령의 영부인 이멜다가 초청한 자리에 나가지 못해 필리핀 팬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사실 이때 비틀즈는 자신들이 초청된 사실 자체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었다고 하는데, 결국 출국시에는 공항에서 분노한 필리핀 시민들의 주먹질과 발길질을 받으며 탈출해야만 했다. 물론 필리핀 입국시부터 이들을 경호했던 필리핀 경찰들은 이미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 뒤였다. 이러한 상황을 더이상 견딜수 없던 이들은 결국 도움을 청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호소를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러한 와중에 비틀즈는 두번째 영화를 찍게 되는데, 영화 자체는 참패로 돌아가게 되지만 이들의 음악은 가일층 성숙하게 된다. 자, 그럼 이제 Help!의 수록곡을 살펴보면서 비틀즈가 다시 일어서게 되는 과정을 지켜보자.
Help! : 시련을 거치면서 열매를 피운 John의 명곡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특히 삶이 힘들고 허무하게 느껴질 때 들으면서 위안을 얻는 곡이기도 하다. 하지만 의미심장한 가사를 담고 있는 곡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팬들은 흥겨운 멜로디만 들었지, 가사는 자세히 음미하지 않고 있었다. 이 곡은 John과 Paul이 공동으로 작곡한 곡들 중 두 작곡가 모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몇 안되는 곡들 중 하나다. 훗날 John은 이 곡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 "이 곡을 만들 때 저는 제 마음속에 느끼고 있던 것들을 그대로 표현했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이 곡은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John의 사후 Paul은 이렇게 당시를 회상했다 : "John이랑 같이 Help!를 작곡했던 시간은 정말 신비 그 자체였어요. 정말 그때 그시절이 그립습니다. 아무도 이 소중한 추억을 빼앗아갈수는 없을거예요." 물론 이 곡의 대부분은 John이 작곡했다. Paul이 John의 집에 도착했을 때 John은 이미 곡의 전체적인 아웃라인을 잡아놓은 상태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곡에서 돋보이는 백보컬을 제안한것은 Paul이었다고 한다. John의 버젼은 원래 느린 편이었다고 하는데, 영화 사운드트랙의 타이틀인만큼 최종 녹음과정에서 빠른 템포로 녹음하게 되었다고 한다. John은 이같은 조치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고 하는데, 결국은 고집스런 John도 양보하게 된다.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Help! 역시 싱글발매 직후 정상을 향해 질주하게 된다.
The Night Before : 전형적인 Paul의 곡으로 그리 큰 특징은 없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John이 Paul보다 먼저 음악적으로 성장했다고 본다. 물론 Paul도 All My Loving, And I Love Her 등, 불후의 명곡이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곡들을 이때까지 다수 작곡했지만, 아직까지는 John보다 한수 아래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팝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곡이라 일컬어지는 Yesterday를 발표하면서 Paul도 비로소 John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You've Got To Hide Your Love Away : 자신을 자해하는 듯한 가사로 이루어져 있는 John의 곡으로, 가사의 해석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곡이기도 하다.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벽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 John... 사람들은 그를 손가락질하며 웃어댄다. 사랑하는 여자로부터 버림받은 것에 대해 슬퍼하자 다른 사람들이 여자에게 채인 못난 남자라고 비웃는 내용인데, 일부에서는 이 곡을 최초의 동성연애 곡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당시 John을 사모하고 있었던 Brian Epstein에게 보내는 John의 경고라는 주장도 그럴듯 하다). 타이틀곡 Help!와 마찬가지로 당시 John의 내면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곡으로 보는 것이 올바른 해석일듯 싶다. 곡의 끝부분에 삽입된 플룻 연주가 일품인데, 이때부터 비틀즈는 록음악의 전통적인 악기인 기타, 베이스, 드럼 외의 악기들을 자신들의 음악에 본격적으로 도입하게 된다. 이 곡은 또한 최초로 비틀즈의 음반에 외부 뮤지션이 게스트로 참여한 곡으로 기록되기도 한다(무명시절 Love Me Do의 오리지날 버젼에서 드럼을 담당한 Andy White와 간간히 피아노 연주를 담당했던 George Martin은 제외).
I Need You : With The Beatles의 Don't Bother Me에 이은 George의 두번째 작품으로, 이전보다 따뜻한 인상을 주는 곡이다. Don't Bother Me가 차갑고 왠지 냉소적으로 느껴졌다면, 이 곡은 John과 Paul류의 감미로운 곡이라 할 수 있다. 이 곡은 또한 최초로 Eric Clapton이 대중화시킨 일명 '와우와우' 주법이 사용된 곡이기도 하다. George는 Help! 앨범에 2개의 자작곡을 선보이게 되는데, 이때부터 꾸준히 앨범당 평균 2곡을 선보이게 된다. 하지만 Something, Here Comes The Sun 등을 작곡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되는 1960년대 말에 가서는 앨범당 2곡으로 고정된 자신의 할당량에 대해 불만을 품게 된다. 한번은 George가 John에게 자신의 이러한 처지를 한탄한적이 있다고 하는데, John은 George가 하고싶은 것을 다 할수 있도록 그룹 활동과는 별개로 솔로 활동을 병행할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프로듀서 George Martin도 비틀즈 해체 후 다음과 같이 말하며 탄식했다고 했다 : "제가 John과 Paul에만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George에게 너무 소홀했던게 가장 큰 실수였어요. 가엾은 George..."
Another Girl : The Night Before와 맥을 같이하는 Paul의 곡으로, 굉장히 시원하고 그루비한 느낌을 준다. 정말 Paul에게 another girl이 생긴 것일까? 이 당시 Paul은 1964년 A World Without Love로 빌보드 1위를 차지하며 나름대로 명성을 얻고 있었던 인기듀오 Peter And Gordon의 Peter Asher의 여동생인 Jane Asher를 사귀고 있었다(참고로 A World Without Love는 John과 Paul이 작곡하여 이들에게 준 곡이다). John과 Paul은 서로의 집을 오가며 곡을 작곡하면서 음악적 교류를 했는데, 장소가 여의치 않을 때에는 Jane의 집에 가서 일한적도 많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Paul과 Jane의 사랑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비틀즈의 해산 얼마 전 Paul은 결국 애까지 딸린 미국의 사진작가 출신의 Linda Eastman을 배필로 맞아 근 30년간 깨가 쏟아지는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Paul과 Linda는 비틀즈 해체 후 The Wings라는 그룹을 만들어 활동하면서 70년대에도 Fab Four의 명성을 이어가게 된다. Paul은 Linda와 결혼한 후 단 하루도 그녀와 함께 떨어져서 보낸 적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Paul의 사랑도 얼마 전 Linda의 사망으로 끝을 보게 되었으니, 다시 한 번 전세계의 비틀매니어들은 이들과 슬픔을 함께 했으리라...
You're Going To Lose That Girl : 기본적인 선율은 이전의 John의 곡들과 다를 게 없지만, 예전보다 상당히 세련된 듯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 얼른 대시하지 않고 어물쩡거리면 사랑하는 여자를 뺐아버리겠다는 John의 경고를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Paul과 George가 백보컬로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나도 계속 이대로 머뭇거리다간 누구한테 그녀를 빼앗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Ticket To Ride : Help! 앨범이 발표되기 4개월전에 이미 싱글로 발표되었던 곡으로, 라이브 공연시 팬들의 괴성을 자아냈던 곡들 중 하나다. John의 블루지한 보컬과 Paul의 고음 보컬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듀엣곡으로, 타이틀곡과 마찬가지로 차트 정상을 정복한 곡이다. John은 이 곡에 대해 "초기 헤비메탈 곡들중의 하나"라고 침튀겨가며 얘기하기도 했는데, 이 앨범에서 가장 헤비한 넘버임에는 틀림없다. 이 곡의 하이라이트는 귀에 익은 기타연주인데, 흥미롭게도 George가 아닌 Paul이 기타를 담당하고 있다. John은 이 곡에서도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내고 있는데, 혹시 우리나라의 송대관이 이 곡의 영향을 받아 "차표 한 장"을 부른게 아닌가 하는, 말도 안돼는 상상을 해본다. 60년대에 비틀즈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이들을 취재했던 Don Short라는 저널리스트는 이 곡과 관련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 "비틀즈가 1966년 6월에 다시 함부르크를 찾았을 때 저도 동행했었습니다. 당시 함부르크시를 누비고 다니던 '거리의 여인'들은 보건증을 소유하고 다녔는데, John은 여기서 영감을 얻어 'Ticket To Ride'라는 곡을 작곡했다고 저에게 얘기했어요. 글쎄요... John이 워낙 농담을 잘하기 때문에 그 얘기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 그런 얘기를 한 것은 확실하게 기억합니다."
Act Naturally : Ringo는 항상 Fab Four 중에서도 뒤쳐지는 인물이었다. 다른 멤버들처럼 인물이 특출난것도 아니고, 키가 훤칠하게 큰것도 아니고, 음악적인 재능에서도 John, Paul과 George를 따라가지 못했다. 오죽했으면 2살 동생뻘인 Paul한테 구박까지 받으면서 드럼연주를 했을까. 하지만 워낙 낙천적인 성격의 Ringo는 비틀즈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또한 여성 팬들의 집중표적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모성애가 아니었을까?). Ringo는 원래 가수보다는 영화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하는데, 다른 배우들처럼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곡의 내용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그것이 곧 영화가 될수가 있는, 그런 성격을 소유한 사람이었다. 실제 Ringo는 비틀즈 해산 후 자신의 꿈을 성취하기 위해 영화계에 뛰어들어 여러 작품에 출연하게 된다(비록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지만). 비틀즈의 해산 후 Ringo의 팬들은 물론, John, Paul과 George마저도 과연 Ringo가 솔로로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했다고 하는데, 그는 예상을 뒤엎고 Photograph, You're Sixteen 등의 넘버원 곡들과 It Don't Come Easy, Back Off Boogaloo, Oh My My, Only You, No No Song, Snookerro 등 일련의 Top 10곡들을 발표하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비록 Ringo가 작곡한 곡은 아니지만, "역사상 가장 크게 성공한 바보"라는 대목이 왠지 어울리는 듯하다(Ringo가 바보라는 뜻은 아니다. Ringo의 팬들께서는 오해가 없으시기 바란다).
It's Only Love : John은 자신이 작곡한 이 곡을 굉장히 싫어했다고 하는데, "형편없는" 가사가 너무 마음에 안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멜로디는 Paul의 명곡들 못지않게 아름답다. 이 곡은 Paul의 I've Just Seen A Face와 더불어 미국판 Rubber Soul 앨범에 실려있는데, 필자의 생각도 오히려 Help!보다는 Rubber Soul 분위기가 많이 나는 것 같다.
You Like Me Too Much : Everybody's Trying To Be My Baby는 George가 직접 작곡한게 아니니까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면 이 곡에 대해서는 어떤 핑계를 댈것인가? 오늘날의 표현을 빌리자면 George는 정말 "간 큰 남자"다. "네가 나를 너무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다. 나를 떠나겠다고 협박해봤자 진짜로 그렇게 못한다는걸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하며 튕기는 George의 용기는 도대채 어디서 나오는걸까? 아마 이때쯤 Patti Boyd를 자신의 여자로 확실하게 만들어 놓았음이 틀림없는 듯하다. George는 영화 A Hard Day's Night 녹화 첫날 단역으로 출연했던 Patti를 처음 만났는데, Patti는 녹화 셋째날 가서야 비로소 George의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George와 Patti의 로맨스는 급속도로 진전되었고 이들은 결국 1966년에 결혼하게 된다(Patti의 젊었을때 모습은 정말 귀엽다). 하지만 George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Eric Clapton이 남몰래 Patti를 사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당시 영국의 슈퍼 3인조 그룹 Cream에서 활동하고 있던 Eric Clapton은 Cream 해산 후 Derek And The Dominoes(또하나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Duane Allman이 참여했던 그룹으로써 최고의 트윈기타 시스템이라는 평판을 얻어낸 바 있다)라는 그룹을 결성하여 1970년에 이들의 유일한 작품인 "Layla and Other Assorted Love Songs"라는 명반을 발표하는데, Layla가 바로 Patti를 의미했으니, Patti를 향한 Eric의 사모의 정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수년 후 Patti는 George와 이혼하고 Eric Clapton과 재혼하게 되는데, Eric과의 결혼생활도 그리 평탄하지는 않았는지, 다시 이혼하게 된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대중음악 역사상 최고의 기타리스트 2명을 녹여버린 Patti도 대단한 여자라는 생각이 든다.
Tell Me What You See : John과 Paul의 완벽한 하모니가 듣는이를 편한케 하는 곡으로, 가사가 참 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간의 일렉트릭 피아노 연주가 돋보이며, Ringo의 드럼연주도 빛을 발하고 있다. 큰 특징은 없지만, 언제 들어도 좋은 곡이라고 말하고 싶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직접 들어보는 것이 좋을 듯...
I've Just Seen A Face : 앞서 언급한대로 미국판에서는 Rubber Soul에 실린 곡이다. 전체적으로 아주 빠른 컨트리풍의 곡으로, 따라 부르기 가장 어려운 Paul의 곡들 중 하나다. Rubber Soul의 표지와 아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색깔로 표현하자면 "푸른"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Yesterday :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곡으로 알려진 Paul의 Yesterday는 비틀즈의 팬이든 아니든 남녀노소 모두 즐겨 부르는 곡이다. Paul은 원래 1964년 1월, 프랑스 파리의 George V 호텔에서 묵던 당시 꿈에서 이 곡을 들었다고 한다. 앞서 이미 언급했지만, 비틀즈는 이때 여러번의 실패끝에 가까스로 미국의 Capitol사와 계약을 맺고 프랑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파리에 머물고 있는 중이었다. Paul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침대곁에 있던 피아노에 올라앉아 꿈에 들었던 선율을 연주했다고 한다 : "저는 아마 전날 밤 어디서 들은 곡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그래서 3주동안 선율을 흥얼거리며 만나는 사람들마다 혹시 이런 노래 들어본 적이 없느냐고 묻고 다녔죠. 하지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저도 어떻게 제가 이 곡을 작곡했는지, 얼떨떨할 따름입니다." 당시의 가사는 'Scrambled eggs, oh, you've got such lovely legs'였는데, Paul이 어딜가나 Scrambled Eggs를 흥얼거리는 바람에 다른 멤버들이 완전히 질려버렸다고 한다. Paul은 이 곡을 George Martin에게 들려준 후 "Yesterday같이 한 단어의 타이틀을 붙이는게 어떨가 생각되는데요. 그런데 Yesterday라는 제목은 좀 유치한거 같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George Martin은 "괜찮은 제목인데 뭘..."이라고 답변했고, 다른 멤버들도 처음 들려주었을 때보다는 훨씬 좋아했다고 한다.
팝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곡으로 평가되는 이 곡이 왜 뒤늦게 1965년에 발표되었는지는 최대의 미스테리 중 하나다. Yesterday는 영국에서는 싱글로 발표되지도 않았고, 영화 Help!에도 삽입되지 않았다. 그저 Help! 앨범 B-side의 끝에서 두번째 곡으로, 마치 "덤"으로 추가된 곡 취급을 받았던 것이다. Paul은 원래 어쿠스틱 기타 하나만을 가지고 이 곡을 녹음했는데, 나중에 오케스트라 부분이 삽입되었다고 한다. 현악 4중주의 삽입을 제안한 것은 다름아닌 George Martin이었는데, Martin의 제안에 대해 Paul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비틀즈는 록그룹이라구요! 어떻게 오케스트라를 집어넣어요?" 이에 대해 Martin은, "우선 한 번 시도해보고, 그때도 싫으면 빼면 되지 않겠냐"고 설득했다고 한다.
물론 Paul은 오케스트라의 효과를 실제로 들어 본 후 매우 흡족해하며 Martin의 뜻을 따랐다. 1987년에 가진 한 인터뷰에서 Paul은 Yesterday가 늦게 발표된 경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
"Yesterday하고 Michelle이 싱글로 발표되지 않은 이유는 당시 비틀즈의 스타일과 어울리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어요. 특히 Yesterday같은 곡은 저 혼자서 한 곡이기 때문에 자칫 Paul McCartney의 솔로작품으로 오해받을 소지도 있었어요. John도 그걸 원치는 않았어요." 프로듀서 George Martin은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 "누군가 매니저 Brian Epstein에게 이 곡의 Paul의 솔로작으로 발표하는게 어떻겠느냐고 물었죠. Brian은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단호하게 'no!'라고 대답했어요." 타이틀곡 Help!, Ticket To Ride와 더불어 본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Yesterday는 가사도 듣는이의 심금을 울릴 정도로 아름답다. 단순하면서도 마음속 깊이 와닿는 가사의 내용은 어떻게 보면 John의 Help!과 비슷하다. "When I was younger, so much younger than today, I never needed anybody's help in any way"라고 노래하는 John이나, "Yesterday, all my troubles seemed so far away/Now it looks as though they're here to stay"라고 노래하는 Paul이나 마찬가지로 아무런 걱정없이 마음이 편안했던 과거를 그리워하고 있다. Yesterday는 비틀즈가 발표한 수많은 명곡들 중에서도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기록(정확한 숫자는 모르나, 수천회 이상임)을 보유하고 있다. 한가지 아이러니컬한 것은, 비틀즈가 해체되고 나서 수십년이 지난 후 Paul이 자신의 솔로 앨범에서 Yesterday를 다시 녹음했을 때 곡에 대한 로얄티를 지불해야 했다는 사실이다.
Dizzy Miss Lizzy : 마치 전작의 Mr. Moonlight을 연상시키는 John의 찢어지는 듯한 보컬이 분위기 전체를 주도하는 곡이다. 개인적으로는 본 앨범에서 "옥의 티"라고 생각하는 곡이다. 곡 자체가 잘못되었다기 보다는 앨범의 분위기와는 잘 안어울리는 듯하다. With The Beatles의 분위기와 오히려 더 잘 맞지 않을까?